〈 143화 〉 143 비전 검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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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혼자였던 외로운 침대 위, 자신의 옆에서 누군가의 인기척이 들리는 기분이 들었다.
순간 온몸에 소름이 들던 그녀는 주먹을 불끈 쥐고 고개를 돌려 보자 익숙한 사람의 인영이 보였다.
"...?"
분명 자신은 혼자 잠들지 않았던가, 최윤아가 고개를 돌려 보자 남편으로 보이는 이가 자신의 옆에 누워있었다.
이미 오래전 세상을 떠났던 남편이 옆에 있을 리는 없었다. 그래 이건 꿈이구나.
꿈이라는 걸 인지한 그녀는 옆에 있는 남편을 더 꽉 끌어안았다.
"나쁜 사람…. 왜 혼자만 가버린 거야…."
"미안해."
오랜만에 안긴 남편의 품은 바다처럼 넓고 단단했다. 포근하면서도 단단한 그 느낌에 그녀는 눈을 감았다.
남자의 품에 안긴 게 오랜만이라 그런 걸까, 갑자기 김시우와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남편 물건의 거의 두 배는 되어 보이는 게 자신의 안쪽을 찌르던 기억.
그것도 딸의 남자친구가 아닌가, 자신이 했던 행동 때문에 죄책감이 밀려 들어왔다.
"시…. 실수 한번 한 거니까!"
"괜찮아. 다른 사람도 만나야지. 윤아야 그동안 고생했어."
"갑자기 무슨 말 하는 거야?"
깜짝 놀라 눈을 떠보니 남편의 얼굴이 어느새 김시우로 변해 있었다.
상의를 벗고 있는 김시우의 조각 같은 근육과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예술품 같은 몸을 멍하니 보고 있자 당황한 표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머님?"
김시우의 얼굴을 보자 그때의 기억이 더 선명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몇 날 며칠을 굶은 사람처럼 허리를 흔들던 자신의 모습이 겹쳤다.
정신을 차리고 튀어 나가듯 몸을 일으켰다.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서 자신의 옆을 확인해 보니 당연히 김시우는 없었다.
"하아.. 꿈..꿈이구나.."
요 몇 년 동안 꿈에 나오지 않던 남편이 나오더니 이제는 김시우까지.
어제 있었던 일을 떠올리자 확 열기가 올라오는 기분이 들었다.
자신의 나이가 몇인데 그런 행동을 한단 말인가. 어제는 자신의 몸이 아닌 것처럼 제어가 잘되지 않는 기분이었다.
남편과 사별한 지 벌써 수십 년이 지났는데, 한순간의 충동을 참지 못하고 한 행위 때문에 부끄러워지는 그녀였다.
"뭐라고 말해야 하지…. 어떻게 해야 하지?"
만약 김시우와 있었던 일을 강민지에게 들킨다면?
어머니란 사람이 딸의 남자친구를 덮친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나 되는 이야기인가.
부끄러움과 수치심에 그녀는 한참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누워있었다.
민지에게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김시우와는 그냥 얼렁뚱땅 넘어가긴 했지만, 분명 마무리를 하긴 해야 했다.
자신이 정신을 차렸을 때, 괜찮다며 다정한 목소리로 속삭이던 김시우의 모습을 봤을 때, 자신이 아무 말 하지 않는다면 분명 그냥 넘어갈 게 분명했다.
얼굴만큼이나 매력적인 김시우의 목소리.
"추..출근 해야지.."
최윤아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 큰소리가 날 정도로 자신의 뺨을 강하게 내리치고는 출근할 준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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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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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김시우
근력 : 72 + (5)
체력 : 72 + (5)
민첩 : 74 + (10)
정력 : 75
마력 : 79 +(15)
내구성 : 63
[ 스킬창 ]
남은 포인트 : 1663p
보너스 포인트 : 9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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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많이 쌓여있네.'
S급 두 명에 장모님까지 해버렸으니, 업적들이 많이 클리어되어 있었다.
보너스 포인트는 10포인트당 포인트 하나를 올릴 수 있었지만, 지금 당장은 70이 넘어가는 스텟은 올릴 수 없었다.
그래서 일단 남아있는 보너스 포인트를 내구성에 투자했다.
내구성 : 63 > 내구성 70
지금 당장은 내구성에만 투자할 수 있지만, 아마 시간이 지나면 차근차근 해금될 게 분명했다.
내구성이 오는 건 체감하기 힘들었지만, 스텟이 올라서 나쁠 건 없었다. 아무리 상대방의 공격을 다 알고 있다고 해도 피할 수 없는 공격이 있기 마련이다.
그럴 때는 내구성 스텟과 고통 내성 스킬의 덕을 볼 수 밖에는 없었다.
저번에 장모님이 갑자기 매혹에 걸려서 얼마나 당황했던가. 나는 인큐버스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상태창을 조작했다.
[ 특성 : 인큐버스 ]
[ 인큐버스는 이성을 유혹하는데 특화된 악마입니다. 이성을 유혹하고 이성과 관계를 할 때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성을 상대할 때 정력 수치에 따라 매력 보너스를 얻습니다. ]
[ 특성 보너스 : 매력 + 7.5 ]
신체 일부가 최적의 상태로 변형됩니다.
모든 스킬은 정력을 소모합니다.
인큐버스는 여성과 관계 시 만족도에 따라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포인트를 통해 인큐버스 스킬 레벨을 올릴 수 있습니다.
'로그가 비활성화되어 있었네?'
포인트가 남을 때마다 스킬에 투자하긴 했지만, 이것도 로그가 남아있는 줄은 몰랐다.
자세히 보기를 누르자 그동안 비활성화되어 있던 기록들이 남아있었다.
최근에 한 기록이 마지막에 남아있었는데, 거기에는 익숙한 이름들이 보였다.
'다은이.. 서아.. 민지.. 민아.. 윤아..? 장모님인가?'
[ 강민지 : 만족도 보너스 + 62P ]
[ 갑작스럽게 중단된 탓에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
[ 최윤아 : 만족도 보너스 + 223P ]
[ 오랫동안 쌓여있던 성욕을 해결하면서 강한 만족도를 얻었습니다.]
[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강렬한 쾌감에 강한 만족도를 얻었습니다. ]
'흠, 장모님도 만족하신 건가.'
사고긴 했어도, 어차피 했다면 불만족한 것 보다는 만족하는 게 더 좋지 않겠는가.
장모님이 만족하셨다고 생각하니 나름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 종족 고유 스킬 ] +
[ 인큐버스의 눈 : MASTER ] +
[ 인큐버스의 페로몬 : MASTER ] +
[ 인큐버스의 손길 : LV.6 ] +
[ 인큐버스의 목소리 : LV.5 ]
[ 매혹 : LV.3 ]
저번과 달라진 게 있다면 매혹 스킬이 생겼다는 점일까, 저것 때문에 장모님과 그런 관계를 해버리긴 했다.
'성욕이 높을수록 매혹에 걸릴 확률이 올라가는구나. 호감도가 없는 상대면 걸리지 않고….'
무분별하게 걸리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일단은 매혹을 비활성화 상태로 변경했다.
장모님 덕분에 클리어된 업적 때문인지 벌써 매혹 스킬이 LV. 3이 되어 있었다.
'뭐.. 비활성화했으니 이건 괜찮겠고….'
남아있는 포인트를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후보로는 목소리와 손길이 있었는데 둘 다 나쁘지 않은 스킬 이었다.
범용성만 따진다면 손길 쪽이 더 좋긴 했다. 여인의 몸을 다루는 방법에 섬세한 움직임이 필요한 만큼, 손길 레벨이 높아질수록 손기술이 좋아진다.
결국은 손으로 하는 행위에 보정이 들어가기 때문에, 손길에 투자하면 손으로 하는 건 뭐든 도움이 된다는 의미였다.
'남은 건 다 손길에 투자하자.'
히로인들과 관계를 하면서 쌓였던 포인트 들을 모두 손길에 투자했지만, 레벨 상승은 없었다.
그래도 꽤 모여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정도로는 의미가 없는 모양이다. 뭐 주위에 여자가 한두 명 있는 것도 아니고, 금방 쌓이겠지.
당장 급한 일은 아니라 인큐버스 스테이터스는 거기서 종료했다.
'뭐 지금 당장 중요한 건 이 스킬 들이지.'
[ 소드 오러 : LV.6 ]
[ 마나 기초 심법 : LV.5 ]
지금 당장 올리고 싶은 스킬들은 마나 기초 심법과 소드 오러였다. 포인트가 1663P 정도 있긴 하지만, 투자하려고 하니 뭔가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숙련도를 쌓아서 올리는 방법도 나름대로 재미가 있어서 더 그랬다.
한참 생각에 잠겨 있었는데, 옆에서 누군가 건드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지금 수업 중이었구나, 그제야 정신이 들었으나 이미 수업의 진도는 한참 나아간 상태였다.
"너 수업에 집중 안 하고 뭐 해?"
"잠시 다른 생각 좀 한다고…."
다음 필기시험을 위해서 필기라도 해야 했는데, 내가 마지막으로 필기했던 부분은 지나간 지 오래였다.
뭐 로드 스킬이 있으니 시험 걱정은 그렇게 크게 하진 않지만 말이다.
민지가 내 공책을 힐끔 확인하고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끝나고 보여줄게…."
"응?"
고개를 돌려보니 민지의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아닌 척하면서 챙겨주는 게 민지의 매력이 아닐까. 나중에 잔뜩 귀여워 해줘야겠다.
"김시우.. 무슨 고민 있어?"
"아무것도 아니야."
안 그런 척하면서 걱정하는 목소리로 물어보는 민지였다. 빠르게 올라가던 기초 심법이 벽을 만난 것처럼 막힌 상태라고 해야 하나.
그것 때문에 고민하고 있던 게 민지의 걱정을 불러온 모양이었다. 지금은 수업에 집중해야겠다.
*
"또.. 김시우.. 김시우.. 김시우..."
어두운 방 안, 빛이라고는 커다란 모니터밖에는 없는 공간에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그는 커다란 손 때문인지 작아 보이는 마우스를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모니터 화면에는 강민지의 사진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운동복을 입은 강민지의 사진, 스트레칭을 하는 강민지의 사진부터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사진까지.
땀에 흠뻑 젖어 있는 모습부터, 무방비한 사진까지, 하나같이 강민지의 동의를 받지 않고 찍힌 사진이었다.
그래도 그들은 강민지의 사생활은 건드리지 않기로 약속해 아카데미에서만 사진을 찍기로 합의를 내린 그들의 정체는 강사모, 강민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사나운 고양이상의 얼굴에, 육감적인 몸매, 웬만한 남자들도 두려워하는 일도 거침없이 뛰어드는 모습에 매료된 사람들.
연예인을 좋아하는 것처럼 팬심에서 시작되었던 비밀 모임은 어느새 그 본질이 흐려져 있었다.
팬심으로 시작된 그들은 어느새 집착으로 변해 이렇게 강민지의 사진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그들은 선을 넘지 않았다. 그 기간 동안 강민지가 남자에게 어떻게 반응하는지 잘 알고 있었던 그들은 멀리서 지켜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그러나 그들이 정한 선을 넘는 남자가 나타났다.
"시발 김시우 새끼!!! 죽여 버릴 거야!!"
최근에 찍혀 있는 사진에는 빠지지 않는 인물이 있었다.
김시우, 그 전부터 김시우의 존재가 거슬렸으나 건드릴 가치도 없는 인간이었다.
하지만 최근 각성을 하면서 급히 부상하기 시작하더니, 저렇게 강민지와 함께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이 시발!!!"
강민지와 함께 있는 사진을 볼 때마다 피가 거꾸로 쏟는 기분이 들었다.
운 좋게 강민지의 파트너가 돼서 저런 호사를 누린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자신이 가질 수 없다면 그 누구도 가져서는 안 된다. 그게 강사모의 규칙이 아니던가.
과거에는 정신 나간 녀석들이 선을 넘으려 했던 적이 있었으나, 그런 놈들은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하지 않았던가.
"감히.. 감히.."
남자는 이를 갈며 김시우를 노려보았다.
"선은 넘지 말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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