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7화 〉 087 나비 효과 (9)
* * *
*
'매니지먼트?'
[ 히로인들의 성장에 따라 스텟이 상승하는 시스템입니다. ]
히로인들의 성장에 따라서 나도 스텟이 상승하는 기능이었다.
솔직히 스텟이 높아지면서 포인트 요구치가 높아져서 깡으로 올리기에는 부담되고 있었는데, 잘된 일이었다.
필요한 시스템이기는 하지만, 지금 당장 필요한 능력은 아니었다.
‘지금 당장 도움 되는 건 없어?’
[ 호감도에 따라 얻을 수 있는 보너스 스텟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
[ 한번 변경 시 7일의 쿨타임이 존재합니다. ]
시스템을 조작해서 살펴보니 히로인 마다 보너스 스텟을 선택할 수 있었다.
현재 보너스 스텟으로 민지는 체력 +10, 민아는 마력 +10 , 서아는 마력 +15이 증가된 상태인데, 이게 변경이 가능하다는 말이었다.
아무 스텟이나 가능한 건 아니었다. 서아의 경우는 근력, 민지는 마력을 선택 할 수 없는 등 제한사항이 있었다.
‘서아는 +5씩 3개도 가능하네?’
이렇게 되면 스텟 불균형 문제는 해결 할 수 있었다. 스텟 불균형으로 전투력이 감소할 걱정은 사라졌다.
일단은 스텟창을 열어 현재 스텟을 확인해봤다.
==============
이름 : 김시우
근력 : 46
체력 : 40 +(10)
민첩 : 47
정력 : 53
마력 : 70 +(25)
내구성 : 48
[ 스킬창 ]
운명 포인트 : 512p
===============
확실히 마력만 70이 넘어가면서 문제가 있기는 했다.
스텟을 어떻게 분배할지 고민하다 보니 아래쪽에 쌓여 있는 운명 포인트가 눈에 들어왔다.
‘민지 덕분에 업적이 클리어 되면서 512p...’
서아랑 민지 두명을 공략하면서 얻은 포인트로 인해 꽤 많은 포인트가 쌓여있는 상태였다.
사실 중간에 포인트를 사용할까 고민도 하긴 했지만, 교주가 너무 압도적이라서 일종의 보험을 위해 남겨두고 있었다.
조금 강해진 거로는 이길 방법이 보이지 않는 상대였다. 포인트를 다 써도 이기지 못하면 정신적으로 무너질까 봐 일부러 남겨 두고 있었다.
‘굳이 싸우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민지의 말대로 굳이 정면승부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조금이라도 더 강해지는 게 선택의 폭이 넓어질 거다.
500포인트 정도면 충분히 강해질 수 있지 않을까?
시스템을 조작해서 뽑기 창을 열었다. 저번에 열렸던 확률 업 뽑기가 눈에 들어왔다. 스킬 확률 업 뽑기를 선택하고 과감하게 포인트를 사용했다.
[ 잘 타는 나무 장작 ]
[ 휴대용 대형 텐트 ]
[ 누군가가 사용한 패트병 ]
...
계속 쓸모없는 아이템만 뜨고 있기는 하지만 이건 예상하고 있었다. 확률이 그렇게 높지 않으니까 어쩔 수 없었다.
[ 스킬 : 투척을 획득하셨습니다. ]
[ 투척 스킬의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
무난하게 가지고 있는 스킬이 뜨기 시작했다. 아직은 총알이 많다.
다 때려 넣는다.
...
[ 스킬 : 인큐버스의 목소리를 획득하셨습니다. ]
[ 인큐버스 스킬이 통합됩니다. ]
[ 특성 : '인큐버스'가 추가됩니다.. ]
지금은 중요한 게 아니었다. 다른 스킬은 안 나오나?
포인트가 줄어들 수록 조급한 감정이 커지는 기분이다.
[ 스킬 : 특별한 정액을 획득하셨습니다. ]
[ 특별한 정액 스킬의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
...
[ 먹고 버린 콜라 캔 ]
[ 소화제 ]
[ 다크 히어로 변신 세트 ]
나름 쓸만해 보이긴 하지만 나중에 확인해 보기로 했다.
확실히 500포인트로 시작해서 그런지 아직은 여유가 있었다.
쓸만한 스킬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
...
[ 스킬 : 소드 오러를 획득하셨습니다. ]
[ 특별한 소드 오러 스킬의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
...
[ 스킬 : 오버 클럭를 획득하셨습니다. ]
"오버 클럭?"
*
그동안 쌓았던 포인트가 전부 사라져 버렸다. 뭔가 아쉬운 기분이 들었지만, 확실히 몸이 가벼워졌다.
==============
이름 : 김시우
근력 : 55 + (5)
체력 : 55 +(5)
민첩 : 60 + (10)
정력 : 53
마력 : 65 +(15)
내구성 : 50
[ 스킬창 ]
운명 포인트 : 0p
===============
이전과 비교하면 꽤 강해지긴 했지만, 역시 교주는 무리였다.
마치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 알고 있다는 듯 말하는 것도 그렇고 사용하는 힘도 이상했다.
기이한 문양으로 된 힘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교관들과 교수의 모습은 다시 봐도 이해가 가지 않는 수준이었다.
'그나마 항마의 힘이 통하긴 했지만, 지금은 이길 가능성이 없다고 보는 게 맞겠지.'
소름 끼치는 눈동자로 나와 민아를 훑어 보고는 놈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좌우로 꺾었다.
["이상합니다. 그렇게 위협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데 왜 어째서 제가 당신을 본 적이 없을까요?"]
["빛나는 않는 별이 어떻게.. 아아 혹시 당신이 나비입니까?"]
그때 놈의 눈빛은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소름 끼쳤다.
'놈과 지금 당장 마주쳐서 좋은 건 없어.'
나는 본관 화장실에서 시간을 확인했다. 곧 있으면 홍류석이 이쪽으로 달려올 시간이었다.
"후우.. 좋아 이건 시간 싸움이다."
홍류석을 조지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교장실에는 게이트를 여는 장치가 존재하고 있었다.
다른 곳에도 장치가 존재하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이곳이 가장 핵심적인 장소였다.
"교주 새끼가 넘어오는 게이트니까."
장치를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일정 수치 이상의 마기가 필요했다. 그래서 장치를 작동시킬 홍류석에게 그정도의 힘을 넘겨준 상태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마기를 가진 인물이 아카데미 내부로 들어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훈련을 위해 관리하는 게이트가 있는 만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몬스터를 감지하는 센서들이 설치되어 있다.
마기를 감지하는 방식으로 작동되는 만큼, 홍류석처럼 대량의 마기를 가지고 있으면 무조건 걸리는 수밖에 없다.
'굼벵이도 구르는 제주가 있다고 했었나.'
홍류석에게는 특별한 힘이 있었는데, 본인이 가지고 있는 힘을 완벽하게 숨기는 게 가능했다.
감지 센서에도 걸리지 않고, 남들의 시선도 끌지 않는 최적의 요원이라 할 수 있었다.
나는 이번에 뽑기로 얻은 다크 히어로 변신 세트를 꺼내 장착했다. 흔히 전대물에서 볼 수 있는 벨트처럼 생겼다.
[ 다크 히어로 변신 세트
사람이 살다 보면 정체를 숨겨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 아이템만 있다면 언제든 다크 히어로로 변신이 가능합니다!
상대방의 인식능력을 떨어뜨립니다.
은신 능력이 향상합니다.
모든 이펙트가 검은색으로 변경됩니다.
※ 50% 미만 파손 시 마력을 통해 수리할 수 있습니다. ]
"변신"
벨트가 빛나더니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전체적으로 검은색으로 통일된 베틀 슈트와 함께 얼굴이 가면으로 가려졌다.
"생각보다 잘 보이네."
분명 가면을 쓰고 있는데도 아무것도 쓰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 항마 : 활성화 ]
손끝으로 마력을 끌어올리자 푸른색을 뛰어야 정상인 마력이 검은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좋아, 완벽하네."
놈들은 작전에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 본관에 있는 CCTV를 모두 무력화시켜둔 상태였다.
보안 시스템도 꺼두긴 했지만 놓친 게 있었다.
"3..2..1!"
__삘릴릴리릴리리리릴리리리릴리
__지금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지금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보안 시스템은 모두 끈 상태지만 화재경보기는 깜빡한 모양이다. 미리 설치해둔 연막 때문에 화재경보기가 울렸다.
어제 마력을 때려 넣어서 만든 만큼 일반적인 연막탄하고는 달랐다. 실제로 불타는 냄새가 나는 연막탄을 창조했다.
창문 밖으로 스멀스멀 퍼지기 시작하는 연기 때문인지 사람들이 일제히 달려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__까아아악!!!
헌터 아카데미라고 해서 아카데미의 모든 사람이 헌터는 아니었다.
특히 본관에는 사무직으로 일하는 일반인들도 많았다.
__퍼엉!! 펑!!
사람이 없는 곳에 설치해 둔 폭탄이 터지자 사람들이 혼비백산하며 건물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창조로 만들어서 그런지 연막 성능이 좋긴 하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뿌연 연기가 건물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앞으로 15걸음, 그리고 코너에서 왼쪽으로 턴, 잠시 기다렸다가..'
"이게 무슨 일이야!"
"나..나도 몰라 뭐가 터지는 소리가 들리던데!"
계단에서 내려오는 사람을 잠깐 피해 구석에 숨어 있으니 누군가가 이쪽으로 달려왔다. 은신 효과 덕분인지 기척을 지우고 가만히 있었더니 나는 발견하지 못한 모양이다.
"이쪽으로 대피하세요!"
"여깁니다!!"
경보를 듣고 달려온 경비원들과 교관들이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너희는 누구지?"
"젠장 갑자기 뭐가 어떻게 된 거야!"
가면을 쓰고 있던 놈들이 교관과 경비병가 마주쳤다.
"네 놈 짓이냐!"
"시발..! 못 올라가게 막아!!"
[ 투척 스킬에 의해서 정확도가 증가합니다. ]
폭발하며 주변을 가득 채우는 불길한 연기, 거기에 소음 발생기는 덤이었다.
"시발! 이거 최루탄이잖아!!"
__삐이이이익!!!
"어디야 어디냐고!!"
"최준 교관님 왜 그런 가면을 쓰고 있습니까?"
"이..시발!!"
배신자들과 교관들이 뒤엉키며 싸우기 시작했다.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위로 올라갔다.
'여기서 잠깐 몸을 숨기고..'
"시발 아래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갑자기 폭탄이 터졌어, 교관이고 경비고 이쪽으로 몰려오고 있다고!!"
"막아! 닥치고 막아!!"
'이대로 가면..'
주변이 소란스러워 그런지 날 발견하지 못하고 전부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아래쪽에는 무언가 박살 나는 소리와 함께 요란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대로 빠르게 달려 교장실의 문을 발로 차고 들어갔다.
"어.. 시발 뭐..뭐가 어떻게 된 거야! 넌 또 누구야!!"
거기에는 장치를 작동시킨 홍류석이 서 있었다.
홍류석을 못 막은 건 아쉽지만 지금 타이밍이 한계였다.
'그렇다고 나쁜 건 아니지.'
놈들이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소란이 발생했기에, 대한 아카데미에서도 빠르게 전투태세를 갖출 게 분명했다.
그러면 뒤늦게 놈들이 몬스터가 있는 게이트를 열어도 피해가 적을 거다.
장치 앞에 생긴 게이트가 불안정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아직은 시간이 남아있었다.
'장치를 파괴해도 의미는 없지..'
[ 소드 오러 : 활성화 ]
인벤토리에서 꺼낸 검에 검은색 마력이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무서운 소리를 내며 돌기 시작했다.
"뭐야.. 같은 편이었어요?"
"아니 병신아."
방심하고 있던 홍류석에게 달려가 다리를 그대로 날려 버렸다.
전혀 대비하고 있지 않아서 너무 쉽게 잘려 나갔다.
"아..아아악!!! 씨발!!!!!!!!!!!!! 내다리!!!!!!!!!!"
순간 창밖에서 거대한 창이 날아왔다.
뒤늦게 마기를 끌어 올리는 홍류석을 그대로 차버리자, 홍류석이 있던 위치에 창이 박혔다.
"시..시발.. 또 뭐야?"
익숙한 얼굴이 창문을 부수고 교장실로 들어왔다. 묵직한 중저음의 목소리, 다은이를 죽였던 창지기 새끼였다.
"너는 누구지?"
"이번에는 안 진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