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6화 〉 076 비밀친구 (1)
* * *
*
"잘하고 있으니까. 너무 급하게 생각할 거 없어."
"하아.. 하아..응!"
계속되는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졌다.
내 과거 모습과 비슷해서 그런지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진다.
'다은이가 왜 저렇게 못 피하는지 알겠네.'
[ 인큐버스의 페로몬 : 이다은이 중독에 걸렸습니다. ]
조금만 지켜봐도 이다은의 문제점을 알 수 있었다.
다은이가 움직일 때마다 가슴이 격렬하게 출렁거렸다.
커다란 가슴이 출렁이며 움직임을 방해하는 탓에 정석적인 자세들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다은이와 비슷한 민지도 그것 때문에 배틀 슈트나 압박 붕대로 고정해 둔다고 들었다.
그런 게 없으니, 제대로 움직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으읏! 아... 그게 아파서.. 헤헤.."
가슴에 공을 맞은 이다은이 야릇한 소리를 냈다. 아마 페로몬의 효과 때문에 민감해져 그런 모양이다.
"흐읏!... 아, 내가 왜 이러지.."
솔직하게 진지하게 도와주고 싶어서 페로몬을 비활성화할까 고민도 했지만, 처음에 불안해 보이는 표정을 생각하면 그럴 수 없었다.
'안정감 때문에 표정은 좋아졌으니까.'
계속되는 실패에도 아까처럼 좌절하지 않는 것도 페로몬의 영향일 거다.
민감해진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은 안정감과 행복감이 중요했다.
솔직히 조금씩 조언해 주면서 그냥 다은이가 하는걸 지켜보는 게 다였지만, 응원 때문인지 호감도가 쭉쭉 올랐다.
이상한 점만 빼면 말이다.
[ 이름 : 이다은 ]
[ 호감도 : 49 + (13) ]
49부터는 상승되도 저렇게 표시 됐다. 다른 애들은 이런 적이 없었다.
'이거는 어떻게 적용되는 거야?'
[ 일반적으로는 62 호감도이지만, 특정한 상황이나 본인의 생각에 따라서는 49로 적용됩니다. ]
강주원에 대한 애정을 지우기 전에는 연애까지 가는 건 힘들다는 말 같았다.
그래도 호감도가 의미가 없지는 않았다. 눈빛이나 말투가 달라진 게 눈에 띄었으니까.
'목말라 보이네?'
열심히 하는데 이런 거라도 챙겨 줘야지. 나는 창조 스킬을 발동했다.
[ 결과물의 상세속성을 설정해 주세요. ]
바로 마실 수 있도록 살짝 얼어있는 얼음물.
'창조.'
[ 개연성과 인과율을 계산 중입니다….]
[ '얼음물'이 창조되었습니다. ]
가벼운 소모와 함께 얼음물이 인벤토리에 생겨났다.
보통 소모되는 마력의 양은 실제 물건의 가치에 비례한다.
서아에게 만들어줄 포션의 경우 시중에는 존재하지 않는 물건이라서 그런지 효율이 지나치게 떨어졌다.
부작용도 적고, 특정한 음료 맛이 나는 포션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아서 그런 모양이다.
'효과를 좀 올리려니까 효율도 최악이고..'
"다은아 일단 조금 쉴까?"
"그..그래도 될까? 하아.. 하아.."
"이거 마셔."
"어…. 언제 챙겨왔어? 고…. 고마워."
다은이는 목이 말랐는지 물을 받자마자 마시기 시작했다.
[ 이다은의 호감도가 상승했습니다. ]
연습 시간이 길기는 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본인도 아는지 표정이 안 좋아 보였다.
"다은아 한 번에 될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지?"
"아..미안 나 앞으로도 열심히 할게!"
좌절하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다은아 잠깐 여기 앉아볼래?"
"응? 앉으라고?"
"어깨좀 주물러 줄게."
"어.. 자.. 잠깐만.."
평소에는 이렇게 움직여 본 적이 없으니 근육이 뭉쳤을 게 분명했다.
'많이 뭉쳤네.'
땀 냄새가 나긴 했지만 불쾌한 느낌은 없었다. 그냥 긴장한 상태를 유지해서 그런지 꽤 뭉친 상태였다.
제복을 입고 있어도 근력 수치가 높아서 크게 힘든 건 없었다.
"많이 긴장했었어?"
"으..응. 어..어떻게 알았어?"
"이쪽이 많이 뭉쳐있어서, 긴장하면 이쪽이 뭉치는 경우가 많거든."
뭉쳐져 있는 부분은 엄지로 누르고 가볍게 회전시켰다.
처음에는 가벼운 감탄사에서 본인도 모르게 조금씩 진득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흐으.. 아으.."
민감도가 올라간 상황이라서 그런지 조금만 만져도 반응이 좋았다.
"거…. 거기 으응.. 시원해.."
반쯤 녹을 것 같은 표정을 짓는 게 만족스러워 보여서 다행이다.
*
시간이 너무 늦어서 오늘 훈련은 여기까지만 하기로 했다.
훈련 자체는 큰 성과를 본 건 아니지만, 다은이가 만족하면 그걸로 된 거겠지.
거기다 호감도도 상당히 많이 상승했다.
"오늘 정말 고마웠어~ 시우야. 매번 이렇게 도움만 받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이제 같은 팀인데, 얼마든지 도와줄 수 있어."
대충 속마음을 확인하니, 강주원하고 비교하고 있던 모양이다.
[ '시우는 정말 친절하구나.. 주원이보다 더.. 아니 이런 생각 하면 안되!' ]
강주원은 다은이 같은 소꿉친구를 두고서 뭐 하는 건지.
"..."
트레이닝 룸에서 나온 순간 무언가 서늘한 기분이 들어서 고개를 돌려 보니 서아가 서 있었다.
12시가 되려면 한참 남았는데, 오늘은 빠르게 끝날 생각인지 이미 제복을 입고 있었다.
"서아야.. 안녕?"
이다은이 인사를 하니까 받아주긴 했는데, 시선은 이쪽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무표정한 표정은 여전했지만, 조금 화난 것처럼 보였다.
"일 있다고.. 하지 않았어..?"
생각해 보면 서아가 먼저 부탁했는데, 다은이를 도와줘 버렸네.
"그게 다은이가 좀 도와달라고 해서."
"응! 오늘 시우가 훈련하는 거 좀 도와줬어!"
"나는..?"
[ 윤서아의 호감도가 하락했습니다. ]
이거 잘못하면 서아의 호감도에 문제가 생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적당히 다은이에게 인사하고 서아에게 다가갔다.
"다은아 그럼 내일 봐!"
"아.. 응! 둘 다 내일 봐! 오늘 고마웠어~"
뭔가 미묘한 표정이긴 했지만 알아서 자리를 피해줬다.
"일단은 들어갈까?"
"..."
이다은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걸 확인하고서 트레이닝 룸 앞으로 데려갔다.
"민지는 먼저 갔어?"
"..."
여전히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아무 말 없이 트레이닝 룸의 문을 여는 서아.
나도 조용히 서아의 뒤를 따라 트레이닝 룸 안으로 들어갔다.
"우리 서아 화났어?"
"잘 모르겠어.."
뾰로통한 표정 서아의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여전히 표정이 안 좋긴 했지만 내 손길을 거부하지는 않았다.
서아의 얼굴을 잡고 품으로 끌어당기자 힘없이 끌려왔다.
아마 오늘 훈련은 여기서 끝인지, 서아에게서는 익숙한 바디워시 향기가 났다.
__추웁.. 춥..
처음에는 거부하듯 반응이 없었지만, 계속해서 서아의 입에 노크하자 결국에는 입구가 열렸다.
조금 토라져 있는 혓바닥을 툭툭 건드리자, 도망치듯 반대쪽으로 이동했다.
나는 놓치지 않고 서아의 혀를 따라갔다.
__추웁.. 춥.. 추우웁..
점차 타액이 섞이고 호흡이 거칠어진다.
도망치기만 반복하던 서아가 결국 항복한 듯 혀를 비벼오기 시작했다.
__춥.. 하읍.. 추웁..
동시에 목덜미를 자극해 주니 몸을 흠칫 떨면서 날 더 강하게 안았다.
이미 내 품에 들어온 서아의 촉감을 느끼며 더 진득하게 변하는 키스.
마치 어미 새의 먹이를 기다리는 아기 새처럼 내 타액을 거부감 없이 받아 드렸다.
[ 인큐버스의 페로몬 : 윤서아가 중독에 걸렸습니다. ]
그렇게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키스가 끝나고 타액이 실처럼 이어졌다.
"하아.. 하아.."
"아직도 화난 거 같아?"
"..."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서아에게 물어보자,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얼굴을 보기 싫어하는 것 같아서 서아를 뒤에서 안은 체로 의자에 앉았다.
목덜미에 내 숨결이 닿을 때 마다 몸을 흠칫 흠칫 떠는 게 사랑스러웠다.
다은이를 도와준 건 팀원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라고 말하니 조금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서아야 사랑해."
"..."
[ 윤서아의 호감도가 상승했습니다. ]
"나는 서아 목소리 듣고 싶은데, 대답 안 해줄 거야?"
서아의 새하얀 목덜미는 조금만 힘을 주면 부러질 것 같이 가냘파 보였다.
부드럽게 자극하자 서아가 입을 열었다.
"나도.. 사랑해.."
무표정한 표정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서아가 화를 풀어줘서 다행이었다.
"시우야.."
"응?"
"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어떤 거?"
갑자기 서아가 말랑말랑한 엉덩이를 비비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내 자지가 자극을 받았다.
"딱딱한 거.. 뭐야?"
"어.. 어.. 그러니까.."
딱히 부끄러움은 느껴지지 않는 평탄한 목소리, 정말 순수한 어린아이가 뭔지 묻어 보는 느낌이 들어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게.. 남자의 성기야..?"
"어.. 응.. 그렇지? 호…. 혹시 불편했어?"
서아를 안으면서 발기하고 있었던 적이 많았다. 그래도 이렇게 갑자기 물어볼 줄은 몰랐다.
"그건 아닌데.. 한번 만져 봐도 돼..?"
"서..서아가 원하면 얼마든지 괜찮지.."
서아가 먼저 말을 꺼낼 줄 상상도 못 했는데, 내 대답을 들은 서아가 품에서 벗어났다.
그리고는 평소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내 자지를 쳐다봤다. 그 표정이 너무 순수해 보여서 죄책감이 밀려올 지경이었다.
"크..흠.."
"괜찮은 거지..?"
"응."
정말로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내 분신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툭, 툭 건드리는 가벼운 터치.
옷을 입고 있어서 그런지 그리 큰 자극은 없었지만, 순수한 서아가 만진다고 생각하니 조금 흥분이 되는 기분이다.
움찔거리자 서아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상해..움직였어.."
"내.. 몸에 달린 거니까?"
"그렇구나.."
서아는 그 뒤로 몇 번 더 쿡쿡 찌르더니 뭔가 원하는 게 있는 표정으로 고개를 올렸다.
"실물로 보고 싶어?"
"응.. 책으로밖에 못 봤어.."
서아의 표정에는 큰 변화가 없어서 알고 그러는 건지, 모르고 그러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서아가 보고 싶다고 했으니까 상관없겠지?'
서아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기 위해 지퍼를 내렸다. 올라간 정력 스텟 덕분에 터질 듯이 발기한 자지.
아까처럼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내 자지를 건드렸다. 아까와는 다른 촉감에 놀랐는지 몸을 떨었다.
만질 때 마다 움찔 꺼리는 게 재밌는지 아까보다 더 강한 느낌으로 건드렸다.
"뜨거워.. 살아있는 거 같아.."
"서아야 당연히 살아있지.."
"책에서 본 거랑.. 달라 더.. 작고 처져 있었는데.."
"..발기해서 그래.."
내 입으로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어서 그런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발기..? 흥분한 거야..?"
"어.."
"왜..?
내 입으로 말하려니까 조금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지만, 서아가 알고 싶다면 대답해 줘야 한다.
혹시 변태라고 생각하고 호감도가 떨어지지 않으면 좋겠는데, 간을 졸이며 대답했다.
"서아 때문에 흥분해서 그래."
"나 때문에..?"
내 대답을 들은 서아의 얼굴이 붉게 상기 되었다.
[ 윤서아의 호감도가 상승했습니다. ]
부끄러움을 느끼는 부분이 살짝 엇나간 거 같기는 하지만, 호감도가 오르면 좋은 거 아니겠는가.
"아파 보여.. 내가 어떻게 해야 해..?"
"아프진.. 한번 손으로 잡아볼래?"
"남성기를..?"
남성기, 성교육 시간에나 쓸법한 용어였다. 그래서 더 흥분되는 기분이 들었다.
"어.. 내 남성기를 잡아 줄 수 있어?"
서아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그마한 손을 뻗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