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화 〉 061 2학기 시작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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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 위크 자유게시판에 평범한 사진이 한 장 올라왔다.
강민지와 김시우, 그리고 윤서아가 함께 트레이닝 룸으로 들어가는 사진.
방학이 끝나가다 보니, 사람들이 많아진 만큼 3명의 조합은 시선을 뺏기 충분했다.
[ 얘 누군데 강민지랑 윤서아랑 같이 다님? ]
철벽 여왕이라 불리는 강민지가 처음 보는 남자와 같이 다니는 사진, 거기에 말이 없기로 유명한 윤서아까지 함께 있다 보니 가십거리로는 최고였다.
[ 와.. 저 ㅅㄲ 뭔데? 여신 2명이랑 같이 다님? ]
ㄴ [ 뭐냐 김시우는 버려진 거? ]
ㄴ [ 걔 자퇴한 거 아님? ]
[ 김시우 불쌍한 사람 개추! 일단 나부터 ]
ㄴ [ 한 학기 같이 다녔으면 포상이지 ㅅㅂ ]
ㄴ [ 하나도 안 불쌍함 ㅅㅂ ]
김시우의 외모가 방학 동안에 변한 탓에,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사진 속 남자에 대한 궁금증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 와.. 미쳤다. ㅜㅜㅜ 혹시 이름 아는 사람 있어요? ]
ㄴ [ 주원 오빠보다 잘생긴 듯 ㅜㅜㅜ ]
ㄴ [ 그 정도는 아님!! 잘생기긴 했어도 주원이가 최고야! ]
ㄴ [ 와 미쵸.. 우리 주원 오빠랑 비슷하신 거 같아요 ㅜㅜ ]
유명인사 두 명에, 인큐버스의 눈으로 매력이 올라간 김시우까지 더해지자 성별에 상관없이 게시글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김시우의 정체를 알고 있는 사람도 나타났다.
[ 저거 김시우임 ]
[ 내가 방학 동안 매일 트레이닝룸 이용했는데 ]
[ 3명 같이 다니는 거 많이 봄, 둘 다 김시우라고 부르더라. ]
ㄴ [ ㅈㄹㄴㄴ 김시우 저렇게 안 생겼음 ]
ㄴ [ 나도 듣긴 했음, 다른 날에 찍은 사진 있는데 올릴까? ]
ㄴ[ 저게 김시우라고? 인증 ㄱㄱ ]
하나둘씩 목격담과 인증 사진이 올라오면서 김시우의 모습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 저게 전교 실기 꼴찌 김시우라고..? ]
ㄴ [ 이제 꼴찌 아님 ]
ㄴ [ ㄹㅇ임? ]
ㄴ [ ㅇㅇ 성적 발표된 거 봤는데, 필기 공동 1등임 ]
ㄴ [ 중간 때는 그 정도 아니지 않았음? ]
현재 남아있는 1학년 인원 1,500명 중 1등이 김시우라는 사실에 놀란 사람들이 많았다.
[ 와.. 김시우, 윤서아가 공동 1등이네? ]
ㄴ [ 헌터가 필기 잘해서 뭐 함, 실기가 중요하지 ]
ㄴ [ 필기도 중요하긴 해, 실제로 필기 기준 올리면서 사망자 줄어든 거 통계적으로 증명됐음 ]
ㄴ [ 누구 물어본 사람? ]
ㄴ[ 이 ㅅㄲ ㅈㄴ 꼬였네!]
[ 그냥 동명이인이 아니라 진짜 김시우임? ]
ㄴ [ E등급으로 나오는 거 보니까. 김시우라서 맞음 ]
ㄴ [ 와, 김시우 용 됐네, 그럼 실기 점수는 어떰? ]
1학기의 실기 평가는 마력, 근력, 체력 등 일정 기준을 넘어설 경우 등급을 매기는 방식으로 평가가 이루어졌다.
기준에 미달하는 생도의 경우, 앞으로 수업은 진행하는 데 있어서 문제가 될 게 많았기에 어쩔 수 없는 방식이었다.
[ 실기 평가는 1023등이네!]
ㄴ [ 김시우는 김시우네 ㅋㅋ ]
ㄴ [ 그래도 저 정도면 성장세 빠른 거 아님? ]
ㄴ[ 각성 늦으면 보통 한계가 빨리 옴, 근데 2차 각성까지 해서 몰?루 ]
능력치 상승이 있기 전 평가가 끝났으니, 현재의 상태는 반영되지 않는 점수.
지금 다시 평가를 치른다면 점수의 변동이 크게 일어날 게 분명했다.
[ 그래서 전체 등수는 어떻게 됨? ]
ㄴ [ 랭킹 봤는데 932등인 듯 ]
ㄴ [ 와 필기 1등인데도 그렇게 됨? ]
ㄴ [ ㅋㅋㅋㅋ 그래도 용 됐네 ]
ㄴ[ 전체 등수는 중간, 기말 평균이라서 그런 듯, 중간고사 ㅈ 망했잖아. ]
ㄴ [ 아니 근데 이ㅅㄲ들 왜케 김시우한테 관심이 많음? ]
ㄴ [ 이제 김시우 욕도 마음대로 못하겠네.. ㅅㅂ ]
ㄴ [ ㅇㅇㅋㅋ 시우단한테 점거당할 듯 ]
더는 김시우가 꼴찌가 아니라는 사실에 아쉬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실 강민지의 파트너로 선택되면서 적이 많은 상황에서 성적까지 좋지 않다 보니 생긴 문제였다.
거기다 성적이 그냥 안 좋은 것도 아니고, 최하위권이다 보니 그게 더 심하게 작용했었다.
[ 그래서 이제는 꼴찌 누구임? ]
ㄴ [ 홍류석인가? 뭔지 모르는 듣보잡 있음 ]
ㄴ [ 그런 건 또 빠르네! ㅋㅋㅋㅋ ]
ㄴ [ 이제부터 홍류석임? ]
ㄴ [ ㄴㄴ 그래도 민지 파트너인 게 업보가 더 큰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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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가 시작되면서 사람들이 많아지긴 했다.
방학 동안 사람들이 적은 아카데미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사람이 많은 게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어제도 많긴 했지만, 아무래도 개학일이 더 많은 게 정상이겠지.
__ 와.. 진짜 미쳤다..
__ 누구 이름 아는 사람 있어?
[ 호감도가 상승했습니다. ]
[ 호감도가 상승했습니다. ]
어제도 좀 심하긴 했지만, 어딜 가던지 얼굴을 대놓고 쳐다보는 여학생들이 있었다.
인큐버스의 눈도 한 부분을 차지하겠지만 그것 보다는 갑자기 등장한 게 더 큰 듯 했다.
반에 신입생이 들어오면 시선이 끌리는 것 처럼 말이다.
그동안 무시만 하던 인간들이 호감 어린 시선을 받아서 그런지 감회가 새로웠다.
남자 새끼들은 좀 아니꼽게 보고 있지만, 뭐 신경 쓸 필요 있나?
나는 적당히 시선을 즐기며 A반 안으로 들어갔다.
__ 뭐야.. 저런 애가 우리 반에 있었어?
__저기 김시우가 앉는 자린데..
__ 야 나도 안 믿었는데, 쟤가 그 김시우래.
__진짜? 말도 안 돼! 갑자기 어떻게 저렇게... 와...
__왜 강주원에서 갈아탔어?
[ 호감도가 상승했습니다. ]
[ 호감도가 상승했습니다. ]
중요한 애들도 아니었으니, 호감도 상승 알림은 신경 쓰지 않았다.
높아서 나쁠 건 없지만, 거기에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저 새끼들 눈빛 봐라..'
몇몇 남자애들이 눈에 불을 켜고 쳐다보고 있었지만 입을 열지는 않았다.
과반수의 여자애가 긍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 괜히 미움을 받고 싶지 않은 게 원인인 듯 했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남자 헌터보다는 여자 헌터의 수가 더 많으니까.
비율로 따지면 1:2로, 남자 헌터는 딱 여자 헌터의 절반 정도 된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여성이 각성하기에 더 유리하다고 들었다.
'이제는 익숙해져야지'
부담되는 시선이 즐겁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나아졌다.
본래 마인드컨트롤이 중요한 법이다. 그게 아니었으면 나는 이곳까지 오지 못했다.
"어.. 시우야 안녕~"
보기만 해도 따뜻해지는 미소를 지으며 누군가가 인사했다.
포근한 인상에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커다란 가슴.
여인의 정체는 보랏빛 머리카락과 눈동자를 가진 이다은이었다.
"어.. 안녕?"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서로 편하게 대화하는 수준까지는 오긴 했지만, 그 이후부터는 별다른 접점은 없었다.
교복이 터질 듯이 큰 가슴을 앞세우며 내 앞으로 다가왔다. 확실히 강민지보다 더 큰 가슴을 가지고 있었다.
"오랜만에 보니까 좋은 거 같아~ 그러고 보니까.."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던 이다은이 내 얼굴을 확인하고는 잠시 멈칫했다.
매력 수치의 위대함은 이다은에게까지 적용되는지 이다은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바…. 반가운거 같아! 응.. 그러니까 그때 보고 이번이 처음이지?"
잠시 헛기침을 하며 마음을 다잡았는지 아무렇지 않게 말했지만, 얼굴이 약간 상기되어 있었다.
[ 이다은의 호감도가 상승했습니다. ]
'또 올랐네, 호감도나 확인해 볼까?'
[ 이름 : 이다은 ]
[ 호감도 : 48 ]
[ '갑자기 주원이 보다 잘생겨 보이는데.. 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
얼굴이 조금 붉어지긴 했지만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마망이라는 별명답게 나긋나긋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이 드는 게, 보기만 해도 힐링 되는 느낌이 강했다.
"어.. 그렇네..?"
호감도가 오른 건 좋긴 하지만, 갑자기 우리 반에는 무슨 목적이지?
"뭐야 별로 반갑지 않은 거야?"
"아니, 아니. 반갑지!"
"풉.. 그게 뭐야~ 헤헤."
이다은의 호감도가 높긴 하지만, 아마 50을 넘기지는 못할 가능성이 컸다.
그것도 그렇게 이미 이다은의 마음속에 있는 사람들은 강주원이었다.
매번 대화하면서 느낀 건데, 대부분의 대화 주제는 강주원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강주원은 그것도 모르고 민지한테 삽질이나 하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나중에 피눈물 흘리게 해주마.
"근데 우리 반에는 무슨 일이야? 아직 강주원은 안 왔는데."
"아.. 사실은 서프라이즈! 오늘부터 A반이야!"
"어.. 진짜로?"
"응 사실은 내 파트너가 이번에 자퇴해버려서.. A반으로 오게 됐어!"
파트너가 자퇴해 버리면 당연히 혼자가 되어버리면 새로운 파트너를 지정하는 게 당연했다.
파트너 시스템은 파티 사냥의 체험판으로, 협력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몬스터가 중형 이상만 돼도 사냥하기가 힘들어지는 건 물론, 돌발 상황에 대응하지 못하고 그대로 객사를 당하는 게 일상이었다.
그렇다고 인원이 많아지면 무작정 좋은건 아닌 게, 서로 호흡이 맞지 않으면 오히려 서로 방해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 아카데미에서는 파트너 평가를 도입해서 강제적으로 파트너와 협력하도록 만든다.
자기 마음대로 바꿀 수도 없고, 아무래도 성적과 연관되어 있다 보니 마음에 들지 않아도 서로 협력할 수 밖에 없었다.
강제적이긴 해도 같은 입장의 동료가 한 명 생기는 것이니, 서로 의지도 하기도 하고 나쁘지 않은 시스템이다.
2학년부터는 파트너 시스템이 사라지지만, 1학년인 이다은은 새로운 파트너가 필요했다.
"와 잘됐네! 다은아, 그래서 파트너는 누구야?"
"응? 나..? 주원이랑 파트너야!"
마침 강주원과 이다은의 파트너가 동시에 그만둔 모양이다.
"운이 좋았던 거 같아~"
이다은의 말 그대로였다.
아무리 우연이라고는 해도 일반적으로 수석이 존재하는 반에 차석을 배정하지는 않는다.
'반 대항전 같은 건 2학년부터라 상관없나?'
반 단위로 하는 평가가 없으니 문제가 될 부분이 없기는 했다.
다른 이유에서 파트너로 지정됐겠지만, 크게 중요할까?
"야 이다은 같이 가자니까! 뭐야.. 김시우?"
또 익숙한 얼굴이 등장했다. 내 얼굴을 확인하고는 잠시 말이 끊겼다.
윤서아와 비슷해 보이는 작은 키.
검은색 단발머리에 항상 어딘지 모르게 화나 있는 얼굴과 납작하게 생긴 가슴을 가진 정수아였다.
"혹시 정수아도 우리 반이야?"
"응. 아마 서아가 파트너로 변경됐다고 하던데?"
이다은과 강주원처럼, 윤서아와 정수아의 파트너도 그만둔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까 서아의 파트너 이름이 뭐였지?
그때 기분 좋은 알림음이 들려왔다.
[ 정수아의 호감도가 상승했습니다. ]
과연 여성을 홀리는 인큐버스의 효과는 확실했다.
처음부터 호감도가 낮았는지 수치는 높지 않았지만, 의식한다는 게 중요한 법이다.
[ 이름 : 정수아 ]
[ 호감도 : 25 ]
[ '저.. 저 새끼가 원래 저렇게 잘생겼나…?']
이번 2학기는 벌써부터 기대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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