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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세이브로 따먹다-56화 (56/235)

〈 56화 〉 056 방학 마무리 (2)

* * *

*

강민아와 윤서아를 보기 위해 아카데미에 왔는데 생도들이 이전보다 훨씬 많이 보였다.

__같이 가!!

__다들 방학 동안 뭐 했어?

방학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게 확실하게 체감이 되었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다양하게 눈에 띄었다.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간단한 훈련을 통해서 미리 적응 기간을 가지는 게 좋다고 들었는데, 아마 그것을 위해 온 것처럼 보였다

나의 경우는 매일같이 대련하고 있으니, 그럴 필요는 없지만 말이다.

"얼마나 자퇴했으려나?"

히어로 들이 사람을 구조 활동이나, 대기업 길드들의 사냥 영상을 보면서 부풀었던 환상이 깨지고,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깨닫고 나가는 인원들도 있고, 능력 부족으로 보조 헌터로 떨어진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자퇴하는 인원도 있다.

대한민국의 최고 아카데미라고 불리는 대한 아카데미도 예외는 아니었다.

"얼마나 남으려나."

벌써 부터 개학 후 반응이 기대되는 기분이 들었다.

무조건 도태될 거라 생각했던 내가, 윤서아를 이기고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등교한다면 다들 어떤 표정을 지을지 기대가 되었다.

__와 쟤 누구야? 처음 보는 애 같은데..

__자…. 잘생기긴 했지만 그래도 나는 주원이가 좋아!

__ 풉.. 강주원이 너랑 만나준 데?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학기가 끝나고 외모가 달라지면서 그 누구도 내가 김시우라는 걸 못 알아봤다.

__외모 봐.. 미쳤다..

__야 방금 나랑 눈 마주친 거 같은데?

2학년으로 보이는 생도들이 반응 좋은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일일 퀘스트를 통해 얻은 포인트로 뭘 할지 고민하다가 '인큐버스의 눈'에 투자했다.

처음에는 들어가는 포인트가 얼마 되지 않아서 아무 생각 없이 올렸다가, 의외의 효과를 발견했다.

'솔직히 필요 없는 스킬이라고 생각했는데.'

[ 인큐버스의 눈 : Master

대상이 시야가 닿는 같은 공간에 존재하고 있으면 선택한 대상의 성감대를 확인 할 수 있습니다.

­ 성감대 부위는 분홍색으로 표시됩니다.

매혹의 눈 : 매력 +4.8

인큐버스는 이성을 홀리는 악마입니다. 당신과 눈을 마주친 이성은 당신을 매력적으로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 매력 스텟은 정력 스텟에 비례하여 상승합니다.

­ 더는 스킬을 활성화하는데 마력이 소모되지 않습니다.

­ 자유롭게 활성화 비활성화가 가능해집니다. ]

잠깐 효과를 확인해본 소감으로는 매력 스텟이 올라간 효과가 엄청났다.

'매력 스텟은, 호불호에 상관없이 적용되는 거라 했지?'

[ 네 그렇습니다. ]

10명 중 9명에게 예쁘다는 소리를 듣는 외모를 가진 사람이 두 명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두 명 중 누가 더 예쁜지, 혹은 누가 더 잘생겼는지에 관해 묻는다면, 그걸 판단하는 기준은 개인마다 다를 거다.

고양이상에 가까운지, 강아지상에 가까운지, 혹은 귀여운지 섹시한지 기준점은 다를 거다.

매력 스텟은 기준점에 상관없이 적용된다.

기생오라비 같은 외모를 좋아하는 여성이든, 마초적인 모습을 좋아하는 여성에 상관없이 공통으로 적용되는 스텟이다.

'이정도면, 강주원하고 비빌 수 있는 정도 아닌가?'

처음에 '인큐버스의 눈' 스킬을 올리는 데에는 큰 포인트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대량의 포인트를 요구하면서 뭔가 달라지는 게 있는가? 호기심에 올렸다가 '매혹의 눈' 기능이 추가되었다.

매력 스텟이 추가된다는 말에 정신없이 포인트를 투자하다 보니 250포인트밖에는 남지 않았다.

'이정도면 만족스럽지.'

레벨을 올릴수록 제약사항들을 사라지면서 지금은 아무런 제약사항이 없었다.

고작 매력을 4.8을 얻으려고 사용한 포인트를 생각하며 후회도 했지만, 실제 효과를 확인하고 나니 만족스러웠다.

가장 먼저 민지의 반응이 보고 싶기는 했지만, 오늘은 만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럼 강민아부터 보러 갈까?'

들어가기 전, 세이브도 잊지 않았다.

*

"교수님?"

"들어오세요."

거의 매일같이 만났던 강민아의 반응이 기대되었다.

교수의 방을 갑자기 열고 들어오는 놈은 없을 거라 생각이 들긴 했지만, 만약을 대비해서 문을 잠그고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일찍.."

눈을 마주친 강민아의 표정이 격하게 흔들렸다. 아마 평소보다 훨씬 잘생겨 보이니까 그런 모양이다.

혹시 랭크가 차이 나서 통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다행이었다.

"안녕 민아야?"

"...아..안녕하세요.."

평소 같으면 아무렇지 않게 얼굴을 보고 대화했을 건데, 이제는 눈도 마주치기 힘들어 하는 게 보였다.

[ 강민아의 호감도가 상승했습니다. ]

효과가 있긴 있었다. 궁금해서 호감도를 확인해 봤다.

[ 호감도 : 55 ]

역시 크게 변동없는 수치, 지금의 방법으로는 50대의 호감도에서 벗어나는게 힘들어 보였다.

'흠.. 심리적인 부분이 작용하는 건가?'

아마 본인 스스로가 인정하려 하지 않으면서 호감도가 계속 떨어지는 건 아닐까?

그러면 다른 방법으로 접근할 때였다.

"벌써 30일이 얼마 안 남았네, 시간이 참 빠른 것 같아."

"그…. 그렇네요..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았어요.."

강민아가 미묘하게 달아오른 표정으로 날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일단 확인부터 하실 건가요?"

강민아의 순결을 확인하고, 희롱하다가 강민아의 입으로 봉사를 받고 끝내는 게 일반적인 패턴이었다.

이제는 방법을 바꿔야 할 때였다.

실시간으로 올라가는 성욕을 확인하며 나는 고개를 저었다. 나는 당장이라도 치마를 벗을 것 같은 강민아에게 다가가 머리에 손을 올렸다.

무의식적으로 내 손을 향해 다가오는 머리를 확인하며 귓가에 속삭였다.

"민아야. 그동안 미안했어."

"갑자기 무슨 말이죠?"

"그래도 서로 잘못한 부분도 있고, 나도 약속은 지켰으니까 이해해 주면 좋겠어."

마치 마지막으로 작별 인사를 하는 것처럼 말하자 강민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그게 무슨.."

"저희 관계는 여기까지 하도록 할게요."

"자..잠깐 그러니까—"

"교수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강민아와 나 사이에 연결되어 있던 계약의 문장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호감도가 50을 넘었으니, 강민아가 보복하려 들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매일 당연하게 생각했던 게 갑자기 사라진다면 어떤 감정을 느낄까?

완전히 황당한듯한 표정으로 날 보는 강민아의 머리를 마지막으로 쓸어내렸다.

"그럼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교수님."

"아..."

내 판단이 틀리지 않길 기도하며, 떨리는 마음으로 교수실 밖으로 나갔다.

*

——와.. 진짜 잘생겼다... 쟤 이름 아는 사람 있어?

——어 윤서아다!

——뭐야 둘이 같이 가는데?

"서아 하이"

"응.. 시우 안녕"

방학 때는 사람이 없어서 괜찮았지만, 방학이 끝나가서 어디를 가든 시선이 쏠렸다. 거기에 수석이라는 윤서아와 같이 있어서 더 심했다.

"..."

서아도 내 얼굴이 달라 보이는지 내 얼굴을 계속해서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싱긋 웃어주니 무표정했던 서아도 미소를 터트렸다.

"서아야 혹시 내 얼굴 이상해?"

"아니 안 이상해… 좋아.."

혹시나 하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윤서아의 호감도도 그대로였다.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지는 않으니 예상하던 일이긴 했다.

그래도 잘생긴 게 좋은 거겠지.

"단둘이 훈련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네?"

은행 테러 사건이 있었던 날에 단둘이 했던 훈련은, 로드를 하면서 없던 일이 되었다.

"응.. 그렇네"

"또 나만 구르겠네.."

"히.."

귀여운 서아를 보면서 언제나처럼 다이아 트레이닝 룸으로 향했다.

매일 같이 시달리면서 대련을 한 게 의미 없는 일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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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김시우

근력 : 36

체력 : 27 +(10)

민첩 : 37

정력 : 48

마력 : 52

내구성 : 48

[ 스킬창 ]

남은 포인트 : 25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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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련과 훈련을 반복하면서 스텟이 전체적으로 상승한 상태였다.

가장 많이 오른 건 체력하고, 내구성 스텟이었는데,

공격을 피한다고 뛰어다니다 계속 맞기만 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훈련을 통해 스텟이 상승하는 걸 확인하고부터는 포인트 사용에 더 망설이고 있는 것도 사실 이었다.

조금 아깝다는 기분이 들긴 했지만, 포인트를 사용하는 것도 장점이 존재했다.

'로드를 해도 그대로 유지되니까.'

필요한 순간이 오면 포인트를 사용하겠지만, 지금 당장은 아껴두기로 했다.

급할 때 포인트를 얻을 방법이 없으니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두는 거다.

매일 3p와 랜덤 뽑기 권을 얻을 수 있는 일일 퀘스트의 경우, 달력으로 임무 완료 날짜가 기록되어 있는데,

기록된 날짜는 로드해도 초기화되지 않았다. 그래서 로드를 한 다음 날이 되어야 다음 임무를 클리어 할 수 있었다.

"시우야.. 뭐해?"

잠시 한눈판 사이 이미 트레이닝 룸을 대련 모드로 변경한 윤서아가 말을 걸었다.

무슨 훈련 기계도 아니고, 매일같이 저렇게 반복하는 걸 보면 참 대단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아, 오늘 포션 챙겨왔어"

서아에게 어제 강민아의 영상을 보고 만든 포션을 건네 주었다.

"하나..둘.."

포션의 개수를 확인한 윤서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돈 보내줄게.."

정력 스텟이 오르면서 포션의 값어치도 올라가게 되었다.

이전에 300만 원하던 포션의 값어치가 이제는 7~800만 원까지 올라버렸다.

창조 스킬을 통해 만들어진 포션의 병은, 이전의 조잡한 병과 비교하면 꽤 고급스러워 보였다.

"괜찮아, 이번에는 선물이야."

"너도.. 사 오는 거잖아."

윤서아는 단호하게 거절하고는 계좌로 3400만 원을 쿨하게 보냈다.

내가 만든 포션이라는 걸 알아도 망설임 없이 돈을 주겠지만, 그대로 조금 양심에 찔렸다.

'포션 장사만 해도, 굶어 죽을 일은 없겠지?'

여기서 정력 스텟을 올리고 포션만 팔아도 굶어 죽을 일은 없을 것처럼 보였다.

재대로 장사를 하려면 성분조사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겠지.

그건 그렇고, 이대로 방학을 끝내기는 아쉬웠다.

"서아야."

"준비 끝났어..?"

"오전만 훈련하고, 오후에는 놀러 가자."

"...그러면 안 돼."

여기에 있다가는 단둘이 있는 상황이라고 해도 대련밖에는 하지 않을 것 같았다.

"가끔은 휴식도 필요하잖아."

"..."

"민지도 없으니까, 민지 몰래 우리 둘만 가는 거야."

"몰래.."

강민지와 나만 아는 이야기를 하다 보면 가끔 소외된 표정으로 있는 윤서아를 볼 수 있었다.

그럴 때 마다 급하게 대화 주제를 바꾸긴 했지만, 윤서아도 그런 경험을 하고 싶지는 않을까?

"..알았어, 대신에 열심히 해.."

윤서아의 동의가 떨어졌다. 이걸 데이트라고 할 수 있으려나.

잠시 고민하고 있던 사이에 냉기가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서아야? 잠시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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