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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세이브로 따먹다-51화 (51/235)

〈 51화 〉 051 숙제 검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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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아는 윤승아와 대화하며 여러 가지 정보들을 알게 되었다.

대부분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윤서아가 강민지와 어울리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다행이라는 마음이 들었지만 한 가지 걸리는 게 있다면, 거기에는 김시우도 포함되어 있었다.

'왜 김시우가 거기 있는 거야!'

김시우와 단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윤서아와 강민지가 함께 있다고 하니 어느 정도 안심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

변태 같은 요구만 하지 않았어도 김시우에 대해서는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미 한 달 노예가 된 강민아로서는 둘과 어울리는 게 찝찝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나한테만 그러는 거겠지..'

요즘 일이 바쁘다 보니 강민지에 대해 신경을 쓰지 못한 강민아는 한숨을 쉬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다 보니 점심시간이 되었다.

그 일에 대해 더 묻고 싶지만, 식사 자리에 갑자기 최태수가 난입하면서 그 주제는 거기서 끝이 났다.

헌터들의 억제기라고 불리는 최태수와 와 윤승아 사이에서 밥을 먹으니, 밥이 코로 들어가는 건지 입으로 들어가는 건지 모를 식사가 끝이 났다.

오후 회의로 들어가기 전 휴식 시간 강민아는 윤승아에게 궁금했던 걸 물어보기 시작했다.

"승아.. 언니, 셋이 언제부터 같이 다닌 거에요?"

"며칠 전에 들었으니, 대련에서 지고 나서부터 같이 다닌 거 같던데?"

"요즘은 감시 안 하시나 봐요?"

사람들은 모르지만, 대한민국에서 정보를 다루는 길드들은 사신 길드와 연관이 없는 길드를 찾기 힘들었다.

"저번에 걸렸다가 서아가 엄청나게 화냈거든, 그래서 조심하는 중이야."

"하긴 하셨네요.."

모든 정보를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윤승아의 성격을 알기에, 윤승아가 얼마나 서아를 아끼는지 알 수 있었다.

"그.. 김시우는 괜찮아요? 서아한테 첫 패배를 안겨 줬는데.."

"필요한 경험이긴 했어, 너도 서아 버릇 알지?"

"전력을 다하지 않는 거 말씀하시는 건가요?"

윤승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지금이야 대련이니 괜찮지만, 현장에서는 그러면 죽을 수도 있어."

대화를 나누면서 걷다 보니 윤승아의 방 앞에 도착했다.

"그럼 오후 회의 때 뵙겠습니다."

"뭐야 민.아.야. 어디가?"

"..."

자신의 어머니와 친구 사이인 윤승아에게 따질 수도 없는 노릇이고, S급 헌터치고 꽤 욱하는 성격이 있기 때문에 그냥 윤승아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문을 열자 웬만한 칠성급 호텔보다 좋아 보이는 방이 두 사람을 반겼다.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을 바탕에 금색으로 포인트를 주고 있었는데, 새하얀 대리석 바닥에, 하얀색 신발장이 보였다.

"저번에 따졌더니 신경 좀 쓴 모양이네?"

"놀러 온 것도 아니고, 좀 자중하세요. 서아 어머니."

"?"

그 말을 들은 윤승아가 고개를 돌려서 노려봤는데 강민아는 한숨을 쉬면서 대답했다.

"승아 언니.."

"쉬러 온 거 맞아, 길드 일이 얼마나 힘든지 아니?"

"네..네.."

강민아는 언니라는 말이 입에 달라붙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언니 소리를 들어서 기분이 좋아진 윤승아를 따라서 방 안으로 들어갔다.

긴 복도를 지나가자 현관과 마찬가지로 불규칙 적인 새하얀 대리석 바닥과 새하얀 벽지와 몰딩이 전체적으로 더 넓어 보이는 느낌을 주는 거실이 보였다.

거실에는 베이지 톤의 소파와 가구들이 따뜻한 느낌을 주고 있었고, 중간중간 보이는 검은색 포인트가 고급스러워 보였다.

"바다도 보이네?"

창문에는 드넓은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그래 나 정도 되는 사람을 데려올 거면 이 정도는 써야지"

"이전보다는 좋긴 좋네요?"

"음? 진짜 바다는 아니네?"

윤승아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12명은 넘게 앉을 수 있을 만큼 큰 소파에 주저앉았다.

강민아는 윤승아와 계속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스트레스가 쌓이는 기분이 들었다.

'이럴 때 김시우가 있으면..'

스트레스가 쌓여서 그런지 자꾸만 김시우가 생각났다. 왠지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을 해주는 김시우가 그리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미쳤어! 무슨 생각 하는 거야!'

그때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직 회의까지는 시간이 남은 상황 누군지 전혀 예상이 가지 않았다.

“음? 뭐야 갑자기 여긴 왜 왔어?”

검은색 베틀 슈트에 얼굴을 가리고 있는 여성이 머리를 숙이고는 안으로 들어왔다.

여인의 이름은 이지아, 사신 길드 소속으로 윤승아의 오른팔이라 할 수 있는 인물로, 스타드 은행에서 이곳까지 달려온 상황이었다.

“마스터. 보고드릴 사항이 있습니다.”

“업무용 이야기는 내가 나중에 하라고 안 했던가?”

“스타드 은행 본점에서 테러가 발생했었습니다.”

“..뭐?”

"뭐라고요?"

이지아는 은행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 보고하기 시작했다.

윤서아와, 김시우 그리고 강민지가 테러를 막았다는 사실부터, 마기를 쓰는 인간에 관한 이야기를 자세하게 풀어냈다.

“서아는 무사해?”

“우리 민지는요?”

“두 분 다 마력 탈진 초기인 것 말고는 큰 이상은 없습니다.”

크게 다친 게 없다는 소식을 듣자 두 명 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나저나 마기를 쓰는 인간이라고?”

윤승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이야기했다. 마기를 쓰는 인간이 존재한다는 건 처음 들어 보는 이야기였다.

몬스터들이 사용하는 마기를 인간이 쓰는 건 불가능한 이야기였다. 헌터라 해도, 고농도의 마기에 침식되는 게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일인데 그런 힘을 이용한다?

“네, 제가 지켜본 바로는 A 랭크 정도로 추정되었습니다.”

“그걸 생도 3명이 쓰러트렸고?”

윤승아가 자신 딸의 재능을 인정하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A급은 차원이 달랐다.

서아가 3명이 있어도 불가능하다고 생각이 되는데, 절대로 이길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항마 능력이라도, 그 애송이 한 테는 많이 버겁지..'

그녀가 알고 있기로는 강민지나, 김시우는 윤서아에게 한참 부족했다.

"전투를 지켜본 입장에서는 조금 불안정해 보였습니다."

"불안정하다고? 자세히 말해봐"

이지아는 윤승아에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기 생각을 말했다.

"전투를 지켜본 입장에서는 의도적으로 힘을 사용하지 않으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제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마기를 다루는 것 자체에 부작용이 존재하거나, 아니면 아직 적응을 마치지 못한 상태 같았습니다."

"부작용은 그렇다고 치고, 적응?"

"그게 무슨 말인지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제 생각이지만, 헌터도 각성 시 마력에 의해 신체가 변화되는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마기 역시 비슷하지 않을까 추정하고 있습니다."

"지켜본 바로는 마치 각성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헌터처럼 능력 자체를 사용하는 게 어색해 보였습니다."

"어색하다라.."

윤승아 만큼 잔뼈가 굵은 게 이지아였다. 경험이 풍부한 헌터이기 때문에 이지아가 그렇게 생각했다면 아마 대부분 맞을 게 분명했다.

"아마 완전한 상태였다면, 이런 말씀을 드려 죄송하지만 세 분 다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이지아는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윤승아는 그녀가 표현이 서툴 뿐이지 어떤 악의도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것보다는 자신의 딸을 건드린 놈들에 대해서 강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래.. 너는 그 새끼가 온전한 상태라면 이길 수 있겠어?"

"네, 강하긴 하지만 전투 경험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경험이 쌓인다면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

순간 오싹해질 정도로 공기가 차갑게 변했다.

"감히 내 사람을 건드리고도 살아있는 꼴은 못 봐."

대한민국 헌터들의 억제제라 할 수 있는 헌터 협회장과 최태수, 그리고 윤승아.

그녀가 염동력으로 빌런들을 반으로 찢어 버리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았다.

강민아 역시 강한 적의를 느꼈다. 자신의 어머니와 동생을 건드린 놈들을 살려두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 새끼들에 대한 정보 싹 다 수집해"

"네 알겠습니다."

이지아도 의욕이 넘쳐 보였다. 남들이 볼 때는 표정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어린 시절부터 윤서아를 돌봐주던 게 이지아였다.

'서아가 지아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려나..'

안전을 위해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이지아에게 부탁하긴 했지만, 이지아의 특유 무표정함에 윤서아가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뭐 그래도 서아는 서아니까.'

그 시절 사건 사고들이 자주 일어나다 보니 큰 관심을 주지 못한 게 미안할 뿐, 이지아에게는 고마운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남들에게는 무뚝뚝하고 무감각해 보일지 몰라도, 이지아도 서아와 관련된 일이면 진심으로 기뻐하는 걸 알고 있기에 더욱더 그러했다.

어차피 협회장도 이 정보를 들었을 게 분명하다. 마기를 쓰는 정체불명의 집단이 대한민국에서 설치는 꼴은 협회장이나, 최태수도 용납하지 않을 거다.

"이거 오후 회의에서 다룰 거 같은데, 이건 내 감이지만 지금 일어나는 이상 현상도 이 새끼들하고 연관이 있지 않을까? 민아야 어떻게 생각해?"

"저도 그렇게 생각해도 승아 언니. 완전히 다 태워 버려야죠..."

김시우로 인해 비밀조직의 존재가 수면위로 올라오는 순간이었다.

윤승아는 손뼉을 치며 무거운 분위기를 전환했다.

"아무튼 김시우라고 했던가? 어떤 거 같아?"

강민지야 자신의 강민아의 동생이자, 친구인 윤아의 동생이라 상관없었지만, 김시우는 남자다 보니 아무래도 신경 쓰일 수밖에 없었다.

단둘이 있는 건 아니기에 어느 정도 안심은 되긴 했지만, 그래도 윤서아 주변에 유일한 남자가 아니던가.

"위험한 상황에서도 아무런 망설임 없이 두 분을 우선시하는 모습을 볼 때 믿을만한 분으로 생각됩니다."

"정말로 아무런 망설임 없었어?"

"네"

"그래도 깡은 있네, 그럼 시킨 건 어떻게 됐어?"

이지아는 잠시 강민아를 확인했다.

“지금 여기서 보고드려도 되겠습니까?”

“승아 언니.. 지금 뒷조사 하신 거에요?”

“뒷조사는 무슨, 그냥 어떤 인간인지 조금 알아본 거지 사생활은 안 건드렸어. 저번에 서아한테 걸렸다가 다시는 안 볼 거라 해서 얼마나 슬펐는데….”

강민아는 눈을 좁게 뜨고는 이지아가 손에 있는 서류를 바라보았는데, 김시우에 대한 인적사항이 적혀있는 거로 추정되었다.

뭐라고 한마디하고 싶긴 했지만 본인도 김시우에 대해 걸리는 게 많았기 때문에 입을 다물었다.

“으흠~ 우리 민아도 궁금하구나? 알려줄까?"

"민지 파트너다 보니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요.."

"하긴 중증 시스콤인 민아가 모를 리가 없지, 그래도 자세히는 아니지?"

“누…. 누가 시스콤이라는 거에요!”

“그래서 궁금해?”

아카데미에 입학하고 나서의 모습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다 보니 궁금증이 생기긴 했다.

“...”

“풉, 역시 귀엽다니까, 그래 김시우 놈 과거 좀 보고해봐”

강민아의 표정을 확인한 윤승아가 피식 웃음을 터트리고는 이지아에게 명령을 내렸다.

이지아는 고개를 숙이고는 김시우에 대한 정보를 말하기 시작했다.

“네, 최근에는.."

"과거부터. 2차 각성한 건 나도 알고 있으니까."

"네 알겠습니다. 중학교 시절 게이트 붕괴로 인해 부모님을 잃은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강민아는 자신의 아버지가 생각나면서 묘한 동질감이 느껴졌다.

'기…. 김시우도, 가족을 잃었구나….'

어쩌면 그렇게 삐뚤어진 것도 부모님을 잃으면서 그런 게 아닐까?

김시우가건네준숙제를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왔다.

'나보고.. 자위 영상을 어떻게 찍으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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