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화 〉 036 아카데미 여름 방학 (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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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
대련을 할 준비를 끝내자 윤서아가 리모컨을 조작하기 시작했다, 휙휙 변하더니 어느세 눈에 익은 장소로 변했다
"대련장?"
“이걸 착용해.”
“뭐야? 팔찌랑 발찌?”
특이한 문양이 새겨진 팔찌와 발찌를 넘겨 받았다.
발찌와 팔찌를 착용하는 순간 새겨진 문양이 빛을 내기 시작하더니 몸에 보호막이 생겨났다.
대련장 에서처럼 보호막 수치도 스크린에 떠올랐다.
“민지랑 대련할 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
강민지는 멀리서 우리의 대련을 지켜보는 중이었다. 강민지도 신기한지 눈을 깜빡이고 있었다.
“서아야! 봐주지 말고 혼내줘!!”
“야 강민지! 너는 날 응원해야지!”
날 응원해도 모자랄 판에 윤서아를 응원하다니, 애초에 압도적으로 차이 나는데 너무한 거 아닌가?
윤서아는 그 모습이 재밌는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항상 무표정한 얼굴만 봤는데 저런 모습을 볼 때마다 신선했다.
“이건 마력 억제 팔찌야”
윤서아는 말이 짧거나, 끝을 늘리는 버릇이 있었다. 그래서 말을 잘 하지 않거나 단답형으로만 대화하는 것만 봤는데, 호감도가 오르면서 꽤 편하게 말을 하는 느낌이다.
“마력 억제 팔찌?”
“마력을 사용하면.. 위력이 줄어들 거야..”
민지와 대련 연습할 때는 이런 건 본적도 없는데. 그때는 본격적인 결투가 아니라서 그랬던가?
“공격에 성공하면.. 줄어든 위력이 점수로 인정돼”
“일대일 대련이랑 같은 규칙이야?”
안전을 위한 장치 같았다.
“응”
아직 올라간 스텟에 적응하지 못한 상태라 움직임이 어색했다.
승리할거는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기면 좋지
“오케이 확인했어.”
“응, 시작해?”
“그래, 시작하자”
“대련 시작..”
윤서아의 음성을 인식하자 갑자기 허공에 홀로그램이 생겨났다.
그리고 시작되는 카운트 다운.
‘방심한 순간, 한 방 먹이자’
지더라도 멋있게 지고 싶었다. 줄어드는 카운트 다운은 대련의 시작을 알렸다.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달려나갔고, 윤서사도 망설임 없이 냉기부터 뿌리기 시작했다.
“어?”
방심은 커녕 처음부터 전력을 다하는 건가?
당황한 사이 내 앞에는 얼음 벽이 솟아났다.
“잠깐만..?”
이전 대련에서 봤던 얼음벽보다 배는 두꺼워 보였다.
'서아야?'
그때 대련과는 모든게 달랐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어느세 얼음 감옥에 갇힌 신세가 되었다.
이대로면 진다!
[ 항마 : 활성화 ]
길이 없다면 만들어 내면 그만이다. 더 두꺼워진 벽이라 해도 늘어난 마력이면 충분해 보였다.
검으로 얼음벽을 베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순식간에 검에 항마의 마력이 피어올랐다.
‘길을 만든다!'
그렇게 마음먹고 움직이는 순간, 무언가 몸을 이끄는 기분이 들었다.
[ 멸망한 제국 검술에 의해 움직임이 보정됩니다. ]
아직 LV.2 라 아주 미세한 차이였지만, 더 동작이 깔끔해진 기분이 들었다.
이전보다 배는 두꺼운 얼음도 쉽게 잘려나갔다.
‘이걸 더 올리면 어떻게 되는 거지?’
‘멸망한 제국의 검술’의 레벨이 올랐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대가 되었다.
거기에 항마를 활성화 했는데도 넘쳐나는 마력.
이전에는 항마를 활성화한 상태에서 고작 2번 공격하는 게 전부였다면, 그때와 비교하면 마력이 넘치는 기분이 들었다.
‘스텟이 올라갈수록 상승하는 게 더 크구나’
20에서 21되가 는 것과 40에서 41이 되는 것, 스텟 상으로는 똑같이 1이 오른 거지만, 같은 1이 아니었다.
20에서 두 번 공격이 가능했으니 47이면 4.7번 가능해야 한다. 하지만,
‘10번도 넘게 가능할 것 같은데?’
늘어난 힘을 만끽하고 있는 사이 윤서아의 공격이 날아들었다.
‘집중하자!’
거대한 얼음 창을 칼로 쳐냈다. 사방으로 비산하며 파편이 튀었지만 물러설 곳은 없었다.
공격이 쉴 틈 없이 날아들었으니까.
[ 멸망한 제국 검술에 의해 움직임이 보정됩니다. ]
[ 멸망한 제국 검술에 의해 움직임이 보정됩니다. ]
[ 멸망한 제국 검술에 의해 움직임이 보정됩니다. ]
계속해서 날아오는 얼음 창을 쉬지 않고 베었다. 감정이 들어갔다고 생각되는 공격.
'좀 놀렸다고 화났나?'
계속 맞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앞발을 움직이려 하는 순간.
“와.. 너무하네”
어느새 발목까지 얼어 있었다. 상태창을 본다고 정신이 팔려 버린게 패착이었다.
마력으로 얼음을 부수고 움직이려 했지만 윤서아가 가만히 둘리가 없었다.
‘그때 진 게 그렇게 분했나?’
검으로 방어할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얼음 조각들이 폭풍처럼 몰아치기 시작했다. 검으로 쳐낸다는 건 생각할 수 없는 작은결정.
정신없이 날아드는 눈 폭풍에 그저 눈도 못 뜨고 웅크릴 수밖에 없었다.
눈을 떴을때는 거대한 얼음 창 하나가 날아오고 있었다.
피하기는 늦은 상황이었다.
‘그래도 뾰족하지는 않네’
나는 공격을 맞고 그대로 나 뒹굴었다.
보호막 때문에 그리 아프지는 않았지만, 다른 부분에서 충격을 받았다.
“승자가 결정되었습니다.”
완벽한 패배. 압도적인 차이었다.
이전 대련에서 내가 승리할 수 있었던 건, 윤서아가 방심해서가 아니라, 내가 죽을까 봐 힘을 빼고 싸워 준 거라는 생각이 드는 결과였다.
윤서아는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어제 마력 회로를 뚫어준게 윤서아니, 내수준을 나보다 더 잘알겠지.
'아직도 이렇게 차이나는 건가?'
허탈한 표정으로 누워있자 윤서아가 걸어왔다. 그리고는 조금 우쭐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이겼어.”
뿌듯한 표정과 손으로 브이자 포즈를 취하고 있는 윤서아를 보고 있으니 허탈한 감정은 금방 날아갔다.
‘귀엽네’
말 그대로 압도적인 차이었다. 그동안 윤서아의 옆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좌절했을까?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녀를 질투했을까?
'대부분 그랬겠지'
그녀가 혼자 다니는 게 이해가 가는 기분이 들었지만,
‘뭐 상관있나?’
나는 윤서아를 내 여자로 만들 거다. 윤서아가 강해서 나쁠 게 있을까?
내가 말이 없자 윤서아의 푸른 눈동자가 초조하게 떨렸다. 거기에 조심스럽게 내려가는 손.
표정이 점점 어둡게 변하더니 백발의 머리카락을 긁적였다.
‘남들처럼 좌절한 건 아닌가 걱정되는 건가?’
그 모습이 귀여워서 더 놀리려다 참았다.
“그래 내가 졌다, 그래도 대련 평가에서 이긴 건 나야”
“ 그건 그렇지만..!”
내 말을 들은 윤서아가 양 볼을 부풀리며 불만을 표시했다. 화를 내고 있었지만, 이전보다는 더 밝아 보였다.
“그럼.. 다시 붙어..”
“좀 쉬게 해줘라. 서아야”
[ 윤서아의 호감도가 상승했습니다. ]
“약골.. 히히”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해맑은 미소, 수줍게 웃는 모습은 사랑스러워 보였다.
멀리서 구경하던 강민지도 이쪽으로 걸어왔다.
“김시우, 그렇게 떠드는 거 보니까 다친 곳은 없나 봐?”
“왜 걱정했어?”
“누…. 누가 걱정했다고 그래”
“고맙다. 민지야, 윤서아의 실력이 좋아서 다친 곳은 없어”
“시끄러우니까 일어나기나 해..”
민지는 말없이 손을 뻗었다. 발목을 붙잡던 얼음은 어느새 사라진 상태이었다.
"땡큐"
도움을 준 민지는 새침한 표정으로 돌아서더니 윤서아한테 향했다.
“서아야! 완전히 멋있었어!”
“으…. 응.. 고마워”
“그.. 혹시 나랑도 대련해 줄 수 있을까?”
“지금 바로?”
“응 또, 붙어보고 싶어!”
어제 내가 없었을 때 윤서아랑 대련한 적이 있는 걸까?, 강민지의 표정을 봤을때는, 투지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알았어..”
“김시우! 들었으면 그거 빨리 벗어!”
‘의욕에 불타오르네’
강민지를 응원할 겸 내가 착용하고 있는 팔찌와 발목을 풀어서 민지한테 채워주기 시작했다.
“나..나혼자 할 수 있거든!”
“그냥 내가 해줄 테니까 가만히 있어.”
입으로는 툴툴거려도 시키는 대로 가만히 있는 민지였다.
‘우리 민지도 귀엽지’
강민지를 응원하며 뒤로 물러났다.
준비가 끝나고 강민지와 윤서아는 대련을 할 준비를 끝마쳤다.
“서아야 바로 대련해도 괜찮아?”
“문제없어.”
나와의 대련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윤서아는 멀쩡해 보였다.
‘좀 쪽팔리는데’
대련을 하기 전에 달라진 신체에 적응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으면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몰랐다.
“서아야. 봐주지 말고 제대로 해줘”
“응”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고 둘의 대련이 시작되었다.
윤서아는 원거리 딜러, 강민지는 근거리 딜러.
민지는 폭발력을 이용해 윤서아를 향해 한 번에 도약했다. 허공을 날고 있는 사이 앞에서 솟아나는 벽,
“예상했어!!”
이미 경험해본적 있는지 강민지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벽을 주먹으로 폭파시켰다.
'이전보다는 능숙해 보이네'
그런 강민지를 예상했다는 듯 날아오는 윤서아의 공격,
강민지는 윤서아의 공격을 쳐내며 조금씩 앞으로 전진 했지만 자신의 발밑을 확인할 시간이 없어 보였다.
'나도 저렇게 당했나?'
돌부리처럼 튀어나온 얼음에 강민지가 걸려 넘어졌다.
그리고는 덮치는 무자비한 공격, 결과는 뻔했다.
“승자가 결정되었습니다.”
윤서아의 압도적인 승리.
나는 서둘러서 달려가 강민지를 일으켰다.
침울해 있지는 않을까 고민했는데, 의외로 멀쩡했다.
“역시 대단하다 서아야!, 다음번에는 꼭 이길 거야.”
‘강민지도 멘탈이 쌔긴 하지’
나와의 대련에서 졌을 때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은 윤서아의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기다릴게.. 히히”
***
“그럼 아가씨 식사가 끝나면 불러 주시기 바랍니다.”
A급 엘릭서를 그냥 줄 때부터 알아봤는데, 윤서아는 금수저 오브 금수저인 모양이었다.
“서아야.. 이렇게까지 안 해줘도 되는데..”
윤서아가 저녁을 사겠다고 해서 나왔다가 운전기사가 모는 차를 탔더니 유명호텔 앞에 도착했다.
“여기 뷔페 맛있어.. 내가 살게”
아직 나는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는지 이런 고급스러운 분위기에는 주눅 드는 기분이 들었다.
“별로 안 비싸..”
윤서아는 아공간 가방에서 내게 선물 받은 포션을 들어 올렸다.
“선물도 받았으니까.. 괜찮아”
솔직이 8~90억은 하는 A급 엘릭서에 비교하면 초라한 선물이었지만, 윤서아의 기분은 좋아 보였다.
당당하게 걸어가는 윤서아를 따라 호텔 뷔페로 들어갔다. 일 인당 16만 원, 생각했던 것보다는 쌌다.
‘그래도 한번 식사하는데 16만 원이 싼건가?’
멀리서 익숙한 사람의 얼굴이 보였다.
“그렇게 비싸지 않으니까 너무 부담 가지지 마 주원아, 응?”
“그래 주원아! 옛날에는 자주 왔었잖아!”
강주원과 이다은, 그리고 처음 보는 여자애와 함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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