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화 〉 030 아카데미 여름 방학(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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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 위크에는 강민지와 강주원의 대결 영상이 업로드되면서 게시판의 상위권을 차지했다.
둘 다 비주얼 적으로 워낙 유명하기도 했고, 경기 내용도 비슷한 수준에서 비등비등하게 이루어진 탓에 많은 사람의 시선이 몰릴 수밖에 없었다.
[ 강민지 그는 신인가? 강민지 그는 신인가? 강민지 그는 신인가? 강민지 그는 신인가? 강민지 그는 신인가?... ]
[ 내가 핵 펀치가 될게! 내가 핵 펀치가 될게! 내가 핵 펀치가 될게! 내가 핵 펀치가 될게! 내가 핵 펀치가 될게!... ]
[ 주원 오빠 화이팅! ]
ㄴ [ 아줌마 여기서 이러시면 안 돼요 ]
[ 주원이.. 진짱 아쉽다 ㅜㅜ 학년 올라오면 누나가 이뻐해 줄게 ]
ㄴ [ 저기요 제가 먼저거든요? ]
ㄴ [ 꺼지세요. ㅡㅡ 내가 찜했어요! ]
[ 와씨 게시글에 여자 비율 뭐냐? ]
강민지와 강주원 둘 다 비주얼이 좋다 보니,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게시글에 몰려들어 있었다.
[ 와 강주원 속도 머야머야? ]
ㄴ [ 상위권 금방 치고 올라오겠다 ㄷㄷ ]
[ 강민지 본인 입으로 핵 펀치라 한 거? ]
ㄴ[ ㅇㅇ 그런 듯 개 귀엽다 ㅋㅋ ]
ㄴ[ 저 위력을 보고도 귀여움? ]
댓글 중에는 유독 추천을 많이 받은 댓글이 하나 있었다.
[ 나 강민지한테 명치 맞아 봤는데, 저걸로 맞으면 죽을 듯;; ]
ㄴ [ ???? 뭐 하다 맞음? ]
ㄴ [ 아카데미 내부에서 폭력 금지 아님? ]
내용답게 많은 사람이 질문을 던졌고, 질문을 받은 작성자는 자신의 썰을 풀었다.
[ 강민지 솔직히.. 헌터 아카데미 여신이잖아, 철벽이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
[ 그 10번 찍으면 안 넘어 가는 나무 없다고 해서 ]
[ 그래서 매일 밥 먹으러 가자고 했다가 명존쌔 당함 ]
ㄴ[ 와 씨 ㅋㅋㅋㅋㅋㅋ 도라이네 진짜 ]
ㄴ[ 네가 잘못했네! ㅋㅋㅋ 강민지한테는 2마디 이상 말 걸면 안 되는 거 국룰인데 몰랐냐? ]
ㄴ[ 맞음 ㅋㅋ 2마디 시작하는 순간부터 눈빛 싹 바뀜 ㅋㅋ ]
ㄴ[ ㅇㅇ 경멸하는 눈빛 진짜 오싹오싹하지 않음? ]
ㄴ[ 그래서 어찌 됨? ㅋㅋㅋㅋㅋ ]
강민지에게 말을 걸었다가 거절당했던 남자들이 공감하며 작성된 댓글에 추천을 눌렀다.
[ 징계 들어가면 둘 다 벌점이라 그냥 서로 사과하고 넘어갔음 ]
[ 나 먼저 사과하고 다음에 강민지가 사과하는데, 솔직히 명치 한 대 맞은 가치는 있는 듯 ]
ㄴ [ 와.. 진짜 어질어질하다. ]
ㄴ [ 민지는 그냥 구경만 해야 되는 거 국룰인 거 모르냐? ]
ㄴ [ 강민지는 아이돌이라 건들면 안 됩니다. 잘 못 건들면 큰일 남 ]
ㄴ [ ㅇㅇ 그 왜 강민지 싸가지 없다고 교육한다고 떠들던 놈, 갑자기 자퇴했잖아.]
ㄴ [ 누구한테 맞았다는 말도 있던데 ]
ㄴ [ 나 부상당한 거 본거 같음, 그거 누가 그랬는지 잡혔음? ]
ㄴ [ ㄴㄴ 증거도 안남아서 안잡힘, 실력보면 고 랭크 헌터가 그랬다는 말이 있던데 몰?루 ]
공식적으로 알려진 사건은 아니었지만, 강민지에게 관심 있는 생도들은 알음알음으로 알고 있는 사건이었다. 그 사건이 알려지면서 강민지에게 들이대기 보다는 멀리서 구경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ㄴ [ 어둠의 민지 친위대가 그랬음 조심하샘 ]
ㄴ [ 헛소리 ㄴㄴ ]
강민지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파트너인 김시우가 언급될 수밖에 없었는데, 대부분의 내용은 비슷했다.
[ 강민지 파트너 김시우 죽었으면 좋겠는 사람 개추! 일단 나부터]
ㄴ [ ㄹㅇ ㅋㅋ ]
ㄴ [ 개 부럽다 진짜 ]
ㄴ [ 나 본 적 있는데 강민지 빵셔틀 하더라 ]
ㄴ [ 그 정도면 포상이지, 나도 가능! 씹 가능! ]
ㄴ [ 아무튼 죽으면 좋겠다 ]
ㄴ [ ㅇㄱㄹㅇ ㅋㅋ ]
김시우는 자신도 모르는 곳에서 오늘도 욕을 먹고 있었다.
***
이제 모든 대련이 끝났으니, 방학을 즐기는 일만 남았다. 그래도 마력 탈진으로 힘든 강민지는 집에 데려다주는 게 먼저겠지.
마력탈진으로 피곤했는지 강민지는 어느샌가 등에 기대어 자는 중이었다.
'이쪽으로 가면 되는 건가'
스마트 워치로 위치를 확인하면서 이동 중이었다. 강민지도 아카데미 주변에서 자취하는 중이었다.
'그건 그렇고 볼만했지.'
강주원, 그놈의 표정을 생각하면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
'솔직하게 그런 취급은 당해본 적 없겠지'
뒤에서 팬클럽이 있을 정도로 남자 생도 중에서는 탑오브 탑의 외모를 가진 게 강주원이다.
다른 여성들에게 매번 호의만 받았을 거고, 본인이 노력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먼저 다가오는 게 당연했을 거다.
강주원은 본인이 다가가면 금방 친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강민지는 다르다. 민지가 괜히 철벽 여왕이라 불리겠는가.
지금이야 다가오는 남자들이 줄어서 그렇지, 학기 초에는 수도 없이 많은 놈들이 찾아왔다.
초창기 시절 나는 파트너 활동이 있을 때마다 그냥 아무 말도 못하고 찌그러져 있었다.
‘솔직히 좀 무서웠으니까.’
그래서 그냥 시키는 일만하고 가만히 있었다.
그러다가 강민지 쪽에서 먼저 다가온 거지, 내가 먼저 말을 걸었으면 나나 강주원이나 똑같은 취급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강민지의 승리로 생각지도 못한 보상을 받았다.
'이다은은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그동안 윤서아에게 밀려 매번 차석을 차지하고 있던 게 꽤 서러웠던 모양이다. 그걸로 어느 정도 공감대가 생긴 것 같다.
'항마 능력이 생각보다 잘 먹히는 거 같고'
아직은 마력이 달려서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능력이다.
능력도 능력이지만 활성화 상태의 불꽃처럼 타오르는 푸른색의 마나는 멋있긴 했다.
지도를 켜고 가고 있기는 한데, 처음 보는 골목이다 보니 헷갈렸다. 거의 근처에 온 것 같은데
"민지야 여기서 어디로 가야 해?"
"으…. 응? 아 벌써 여기까지 왔어..?"
강민지는 아직 졸린 지 하품을 늘어지게 하고는 졸면서 방향을 알려줬다.
방향대로 걷다 보니 깔끔해 보이는 신축 빌라가 눈에 들어왔다.
"다 도착한 것 같은데"
마력 탈진으로 신체 능력이 저하된 강민지는 어딘지 모르게 나른해 보였다. 평소의 날카로운 모습과는 달라서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저 정도로 힘들어하면 여기서 가는 게 맞겠지.
“민지야 오늘 고생 많았어.”
"...고양이 보고 갈래?"
갑자기 고양이?
"너 고양이도 키웠어?"
***
집에 들어오는 순간 강민지는 찝찝하다며 씻으러 들어가고, 혼자 남아 집을 구경하고 있었다.
강민지를 따라 집으로 들어갔다. 뭔가 향긋한 냄새가 났다. 강민아 교수방처럼 디퓨저가 배치되어 있었다.
전체적으로 하얀색 벽지에 검은색 가구. 배틀 복이나 속옷 색도 검은색인 걸 보면 검은색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그래도 중간마다 분홍색으로 된 포인트 가구들이 있었다.
"핑크색이 포인트인가?"
강민지 셔틀에서 서로의 자취방을 오가는 사이가 되다니, 감개무량하다.
"원룸하고는 차원이 다르네.."
커다란 거실에 있는 가죽 소파와 LED TV, 그리고 개인 방이 2개나 있었다.
"뭐 강민아 교수가 A급 헌터니까 집에 여유가 있겠지"
깨끗한 거실에 비해서 강민지의 방에는 입었던 옷들이 흩어져 있었다. 그렇게 더럽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옷장이나 서랍을 열어보는 건 좀 아닌 것 같았고, 나는 대충 방안을 훑어 보고는 소파에 앉았다.
"생각보다 별건 없는데.."
근데 고양이 같은 건 보이지 않는다. 애완동물과 관련된 물품도 하나도 없어 보이고.
TV라도 봐야 하나 고민하는 순간 젖은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닦고 있는 강민지가 화장실에서 나왔다.
평소에 보던 제복과는 다르게 좀 커다란 티셔츠에 검은색 돌핀 팬츠를 입고 나왔다.
돌핀 팬츠 밑으로 드러나는 새하얗고 탄탄해 보이는 허벅지, 그리고 커다란 티셔츠로도 가릴 수 없는 볼률감.
아주 바람직한 복장이라 할 수 있다.
"민지야 고양이는 안 보이는데?"
"..."
갑자기 우물쭈물하는 강민지. 한숨을 깊게 쉬었다.
"하아.. 나쁜 새끼.. 너 일부러 그러는 거지..?"
"?"
내가 말없이 바라보자 강민지가 잔뜩 얼굴을 붉히고 말했다.
"냐..옹.."
"..."
강민지를 바로 들어 올렸다. 코끝을 자극하는 바디워시 냄새, 살짝 젖은 머리카락과 부끄러운 듯 우물쭈물하는 표정.
‘이건 못 참지’
아까 구경하면서 확인했던 방의 침대에 강민지를 내려놨다. 상태 창을 확인해 보니 민지의 성욕이 많이 쌓여 있는 상태였다.
'호감도가 85를 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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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강민지
호감도 : 85
성욕 : 87
피로도 52
속마음 : 빨리.. 해줘 김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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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쓰고 있던 강주원과의 대련이 끝나면서 그 반동으로 마음이 풀어진 것 같다. 성욕 수치도 평소보다 더 높아 보였다. 잔뜩 달아오른 게 겉으로도 보일 정도였다.
성욕은 변동성이 큰 스텟이었다. 현재 상태를 나타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급상승하기도 하고, 다시 낮아지기도 한다.
'그러니까 지금 완전 발정 난 상태라는 거지'
그동안 쌓였던 성욕과 대련으로 받았던 스트레스가 한 번에 해소되면서 온 반동인 것 같았다. 어깨를 짓누르던 고민이 사라지면서 보상을 요구하는 심리 같은 건가?
'심리전문가가 아니라서 모르겠네, 근데 지금 상태면 가능하지 않을까?'
강민지는 못 참겠다는 듯 내 옷깃을 잡고 흔들었다. 금방이라도 덮치고 싶지만, 이럴수록 참아야 한다.
“가슴 보여줘”
“아니.. 또 왜!”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자 화난 강민지가 소리쳤다.
“...한번만”
최대한 불쌍한 표정으로 부탁해 봤다. 내가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자 점점 못 참겠는지 허벅지 사이를 비비기 시작했다.
“아씨!.. 진짜.. 그런 건 안 변하네..”
강민지는 그렇게 중얼거리더니 결국 결심을 한 것 같았다.
“민지야…”
드디어 민지의 가슴을 볼 수 있는 건가?
“...놀리면.. 죽어...”
강민지가 천천히 티셔츠를 벗자 이제는 익숙해진 스포츠 브라와 탄탄한 복근 그리고 살짝살짝 보이는 근육이 눈에 들어왔다.
새하얀 피부와는 상반된 얼굴.
"하아... 내가 왜 이런 놈한테.."
그렇게 중얼거리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던 금단의 구역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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