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한 세이브로 따먹다-19화 (19/235)

〈 19화 〉 019 강민아 (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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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 위크

대한 아카데미의 학생들만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

헌터들과 관련된 사건이나 사고, 길드의 정보, 신규 게이트나 몬스터 등 유용한 정보들이 공유되는 커뮤니티다.

유용한 정보들이 많아서 학생들이 많이 사용한다.

아무래도 커뮤니티다 보니 자유게시판 역시 존재했는데, 여기에는 어제부터 김시우와 윤서아의 대련에 대한 주제로 가장 시끄러웠다.

[ 속보! 윤서아 대련에서 첫 패배 근데 그 상대가 김시우임 ㅋㅋ ]

일대일 대련장에 전광판에 떠 있는 김시우 승, 윤서아 패

그리고 핸드폰으로 녹화한듯한 영상 하나가 올라와 있었다.

[김시우가 누구임?]

[ 전교 꼴등 모르냐? 강민지 파트너 ]

[ 아 그 부러운 놈 근데 걔가 어쨌단 거? ]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이 대부분 이었다. 단 한 번도 진 적 없는 윤서아의 첫 패배

윤서아의 패배도 믿을 수 없는 일인데 윤서아가 전교 꼴등에게 졌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 ???????? ]

[ 김시우가 그 전교 꼴등 맞음? 저게 말이 되냐? ]

[ ㅅㅂ 무슨 연기 때문에 하나도 안 보이는 데 ]

[ 암튼주작임암튼주작임암튼주작임암튼주작임암튼주작임암튼 ]

윤서아에게 질투를 하는 놈들은 이때다 싶어 윤서아를 깎아내렸다.

[ 윤서아 너무 방심하긴 했음. 좀 싸가지 없는게 언제 큰일 날 거 같긴 함 ]

[ 윤서아 나댈 때부터 알아봄 ㅋㅋ ]

김시우가 비겁하다 하는 사람도 있었다.

[ 와 투척물 써도 되는 거였음? ]

[ 승인받으면 사용 가능인데 쓰는 건 첨봄 ㅋㅋ ]

[ ㅅㅂ 투척물 6개 꽉 채워서 쓰는 놈은 처음 본다 ]

[ 나 저기 있었는데 윤서아가 배려해서 봐줬더니 연막 던지고 폭탄 던지고 소음 발생기 던지고 진짜 개 난리 부려서 이김 ]

거기에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의견들도 있었다.

[ 저거 푸른 빛 보인 거 같은데 뭐임? ]

[ 2차 각성자 아님? ]

일부이긴 했지만, 김시우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 나 직관했는데, 김시우 각성 한 거 같던데? 움직임 보니까 적어도 중위권은 되겠던데 ]

[ ㅇㅇ 나도 보고 있었는데 윤서아 얼음벽 한 번에 갈라버리던데? ]

[ 위에 놈들 연막 때문에 안 보인다고 주작하는 거 보소; 윤서아 안티 개 많네 ]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점점 김시우의 인지도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

확실히 키가 커지니 세상이 달라져 보인다. 일찍 온 탓에 학생들이 좀 적어 보였다.

갑작스럽게 증가한 키 때문에 발목이 드러나서 좀 어색한 기분이 들긴 했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바지 새로 맞춰야겠네.'

높은 곳에서 마시는 공기가 더 상쾌하다고 하던가, 공기의 질이 다른 기분이 들었다.

'아주 상쾌해.'

원탑이라 할 만큼 뛰어난 외모는 아니지만, 한 번쯤은 뒤돌아보게 만드는 훈훈한 외모

'강민지 옆에서 그동안 얼마나 고생이 많았는지'

1학년 탑급의 외모를 가지고 있는 강민지 옆에서 그동안 비교를 당하는 일이 얼마나 많았던가

평범한 인간도 오징어로 만들어 버리는 강민지 옆에서 파트너로 지내면서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다.

'열등감이 있긴 했지!'

우리 민지는 착해서 그런 말 하지 않지만, 강민지 옆에 있다가 보면 외모 지적을 받을 때가 많았다.

질투하는 놈들이 많아서 뒤에서는 좀 심했었다. 하지만 이제 욕먹을 걱정을 줄여도 될 것 같다.

강민지와 비교하면 좀 부족할 수 있지만, 이 정도면 어디 가서 꿀릴 정도는 아니다.

'확실히 다르긴 하네.'

이전보다 몰래 바라보는 시선이 많았다. 남자보다는 여자들의 시선이 많은 걸 보면 먹히는 외모인 거 같다.

"좀 소란스럽긴 하네."

__그 소문 들었어? 어제 윤서아가 졌다던데?

__뭐? 윤서아가? 말도 안 돼 누구한테?

__ 김시우? 한데 졌다고 하던데

"흠흠.."

어디를 가나 어제 대련 이야기가 들려왔다. 간혹 내 이름도 들리는 게 이전보다는 더 유명해진 느낌이다.

너무 알아보는 사람이 많으면 피곤한데, 이야기하던 여학생과 눈이 마주쳤다.

__쟤 좀봐.

알아본 건가, 이거 피곤해질지도 모르겠는데.

__누군지는 모르겠는데 좀 잘생긴 거 같아.

__왜 번호라도 물어보게?

__아니! 빨리 가자 이러다가 대련 늦겠다.

"..."

외모가 달라졌다고 못 알아보는 건가. 어쩌면 이름만 유명해지고 얼굴은 모르는 존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게 더 편할지도?"

학교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들떠 있었다. 정식 수업은 모두 끝났으니 그럴지도 모른다.

일대일 대련이 끝나면 모든 평가는 끝, 즉 학기가 종료된다.

그 후 시작되는 4주의 방학, 나같이 첫날에 대련을 끝낸 사람은 방학을 즐겨도 된다.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 같은 경우는 고향으로 가기도 하고, 방학 동안 못 즐긴 건 모두 즐기러 가기도 한다.

'나도 보통 때 같으면 아르바이트라도 하러 가겠지만, 이제는 아니지'

아직 대련이 끝나지 않았기에 대부분이 학교에 남아 있었다.

‘고학년 토너먼트는 봐야 하니까.’

랜덤으로 상대가 정해진 1학년과는 다르게 고학년 들은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어느 정도 경험이 있다 보니 대련의 질이 다르다. 그래서 대부분의 1학년이라면 필수로 관전할 필요가 있었다. 관전하는 것만으로 다양한 대처법과 경험을 습득할 수 있다.

거기에 대기업 길드에서도 인재들을 데려가기 위해서 관전하러 오는 만큼, 1학년과는 비교가 안 되는 진짜 메인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대련이 끝나면 방학이기에 다들 들떠 있는 게 눈에 보였다.

대련 시작까지 남은 시간은 3시간, 확실히 학교에는 사람이 적었다. 혹시 오지 않았을까 걱정했지만 내 걱정은 기우였다.

"안에 있네?"

풀리지 않은 한 가지 의문 커스터마이징을 하고 과거로 돌아가면 어떻게 되는가?

'마키나, 운명 포인트는 로드와 상관없다고 했었지?'

[ 네 그렇습니다. ]

'그럼 운명 포인트를 사용해서 커스터마이징 한 결과물은 과거로 돌아가면 어떻게 되는 거야?'

외모에만 76P를 때려 박았다. 이게 날아가면 게거품을 물 자신이 있다.

[ 포인트는 반환되지 않습니다. ]

'설마 외모가 초기화 되는 거야?'

[ 변경사항은 초기화되지 않습니다. ]

그건 다행이지만, 외모가 변경된 상태로 과거로 돌아간다? 그러면 각성했다는 사실을 들킬 위험성이 커진다.

'이러면 무조건 기다려야 하는 건가.'

[ 세이브 로드 : LV2

세이브 포인트를 지정하고 로드할 경우 해당 시점으로 돌아갑니다.

사망할 경우 가장 마지막에 저장한 지점을 로드합니다.

­ 현재 지정 가능한 세이브 포인트 : 2개

­ 포인트 갱신은 지정 후 일주일 후 가능합니다. 로드 시 콜타임도 되돌아갑니다.

­ 갱신 가능까지 남은 시간 : 40 : 13 : 12

[ 무엇을 기다린다는 말입니까? ]

'당연히 세이브 포인트 갱신 쿨타임이지.'

[ 저.. 혹시 슬롯마다 남은 시간이 따로 적용되는 걸 모르십니까? ]

'뭐라고?'

나는 마키나의말을 듣고 맨 처음 강민아의 교수 방으로 들어가기 전에 저장한 슬롯을 눌렀다.

­ 갱신 가능까지 남은 시간 : 00 : 00 : 00

'... 세이브.'

첫번째 슬롯을 로드할 일이 없어서 모르고 있었다. 괜히 눌렀다가 포기하고 싶어질 것 같아서 그냥 없다고 생각하고 봉인했었다.

'앞으로 이런 게 있으면 알려줘.'

[ ..정말로 모르고 계셨습니까? ]

***

향긋한 꽃 냄새, 익숙한 향기가 났다. 나는 자연스럽게 중앙에 있는 커다란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강민아 교수의 방안, 맞은편에는 강민아가 초조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처음 마주쳤을 때는 내가 김시우라는 걸 알아채는데 좀 시간이 있었다. 그렇게 많이 수정한 건 없는 거 같은데, 그렇게 차이가 나는 건가?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할지 강민아는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자신의 손목에 있는 문양을 힐끔힐끔 확인하고 있었다.

'호감도나 확인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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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강민아

­ 호감도 : 32

­ 성욕 : 0

­ 피로도 35

속마음 : 어떻게 하지? 민지가 말한 게 진짜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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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으로 떨어졌을 꺼라 예상했던 호감도가 상승해 있었다. 설마 외모의 힘?

'어느 정도 영향은 있을 수 있지만, 전부는 아닐 거야.'

내가 윤서아와 싸우는 걸 보고 동굴에서 있었던 일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을 거다.

일단은 내가 강민지를 구했으니 호감도가 회복된 느낌이다.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

호감도가 바닥이었으면 무조건 조교를 진행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상승한 호감도.

'여기서 호감도를 더 올릴 수 있을까?'

내가 강민아에게 잘해준다고 호감도를 올라갈까? 조금이야 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연애가 가능할 정도로?,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건 힘들지'

침묵을 깨고 강민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네요."

"미안하다고요?"

"그때 김시우 학생의 말을 믿지 못하고 함부로 말한 건 제 잘못이에요, 사과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내기를 없던 일로 해 달라는 건가요?"

나는 문양이 있는 손을 흔들었다. 잠깐이지만 흔들리는 눈동자.

"아니요, 제가 그 정도로 염치가 없지는 않아요. 무슨 부탁을 해도 들어주는 게 조건이었나요?"

"네 제가 이겼으니 약속을 지키셔야죠"

나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강민아를 보고 있었다.

"혹시 돈이 필요한가요? 돈이 필요한 거라면 드리겠어요"

"아니요."

돈은 회귀하면 얼마든지 쉽게 얻을 수 있다. 지금 당장은 적을 수는 있지만, 회귀만 한다면 돈 버는 건 일도 아니다.

".. 그러면 아티펙트가 필요한가요? 너무 과하지 않는 선이라면.."

"그것도 아닌데요."

"그러면 혹시 추천서를 원하는 건가요? 가입을 확정하긴 힘들어도 좋게 써줄 수는 있어요."

"그것도 아닌데요."

내가 아니라고 할 때마다 강민아는 자신이 줄 수 있는걸 제시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아니었다.

"뭘 원하는 거죠..? 혹시 시험 결과를 바꿔 달라는 건 제가 들어줄 수 없는 부탁이에요"

나는 말 없이 고개를 저을 뿐이다.

"교수님."

"... 네 김시우 학생?"

"당신의 전부."

"네?"

"당신을 원한다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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