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화 〉 014 기말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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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말평가의 꽃, 일대일 대련의 날이 되었다.
__ 몇 초 만에 끝날까?
__한 5초? 그 정도면 끝나지 않겠어?
__어림도 없지 나는 0.5초에 건다 ㅋㅋ
수석인 윤서아의 대련을 구경하기 위해서 많은 사람이 몰려있었다.
이런 시선을 받는 건 윤서아에게는 익숙한 일이었다.
그녀는 압도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녀와는 정반대되는 인물, 김시우가 그녀의 상대였다.
__아 진짜 극과 극이네.
__나 같으면 그냥 바로 항복할 거 같은데.
__김시우? 제가 그 꼴찌였나?
__이번 대련은 진짜 재미없겠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김시우의 패배를 예상하였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각성을 못 했다고 했던가..'
잠재력은 마력 기관의 크기를 통해 확인한다. 마력 기관이 활성화되면 마력을 사용할 수 있고, 우리는 그걸 각성이라고 부른다.
보통 19세 때 평균적으로 각성을 하며 사람에 따라서는 더 어린 나이에 하거나, 더 시간이 지나서 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늦게 각성할수록 능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도 각성하지 못했다면?
__아직도 각성 못 했으면, 보조 헌터도 못하겠네.
__아 쟤랑 싸우고 싶다.
__야 민간인한테 공격해봐야 점수 받겠어? 안 걸린 게 다행이지. 크크.
윤서아는 주변에서 무슨 말을 하든 관심이 없었다. 그녀에게 있어 김시우는 다른 사람이든 똑같이 느껴졌다.
'빨리 끝내고 자고 싶어..'
"자 둘 다 대련의 규칙은 알고 있겠지?"
"..."
"상대방의 방어막의 50%를 먼저 파괴하는 쪽이 승리한다."
김시우와 윤서아의 몸에는 반투명한 보호막이 걸려 있었다.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였다.
대련 시험의 경우 실전처럼 싸우기 위해서 실제 장비의 사용이 허가된다.
허가만 받는다면 마력 무기들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런 무기를 사용하면 당연히 부상의 위험이 커진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 보호막을 씌우고, 보호막이 깨지기 직전에 공격을 받아 다치는 경우를 막기 위해 보호막 50% 파괴 룰을 적용했다.
대한 아카데미에서 처음 시작된 방법은 실제로도 효과가 있어 다른 아카데미에서도 따라 하는 방식이었다.
"둘 다 확인했으면 대답하도록."
"네."
"..네."
윤서아, 대한 아카데미의 수석.
그녀는 처음 각성했을 때부터 남들과 출발점이 달랐다. 헌터 중에서 10% 인원만 가능한 2차 각성으로 시작되었다.
2차 각성자는 개인마다 고유의 능력이 생겨난다.
윤서아의 능력은 빙결, 그녀는 남들과는 다른 압도적인 재능을 가지고 출발했다.
차기 S 랭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받는 촉망받는 헌터.
언제나 선망과 동경을 받으며 동시에 시기와 질투를 받는 존재.
서리 여왕 윤서아.
그녀의 상대는 대한 아카데미 전교 꼴등 김시우.
"자 그럼 10초 뒤에 시작한다."
윤서아가 마력을 끌어올리자 냉기가 주변을 감싸기 시작했다.
"9"
"8"
보통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수식과 계산 과정이 필요하다.
그 때문에 마법에는 준비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마법사는 근접 전투에 약하게 만든다.
하지만 윤서아는 달랐다.
"6"
"5"
2차 각성을 하면서 그녀의 마력은 냉기를 가지게 되었다.
얼음을 사용하기 위해 수식을 짤 필요도 계산을 할 필요도 없다.
단순히 마력을 방출하는 것만으로 모든 과정이 생략된다.
거기에 그녀의 방대한 마력까지 합쳐진다면?
서리여왕 윤서아.
단단한 얼음벽이 모든 것을 봉쇄시키며얼어붙을 듯 차가운 냉기가 움직임을 둔하게 만들고날카로운 고드름은 무자비하게 상대를 꿰뚫는다.
그야말로 하나의 요새.
1학년 대부분은 그녀에게 접근 조차하지 못하고 패배당한다.
"2"
"1!"
"시작!"
그녀는 한방에 대련을 끝낼 생각이었다.
벽으로 봉쇄시킬 필요도, 서리로 움직임을 둔하게 만들 필요도 없었다.
딱 한 번의 공격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날카로운 얼음의 창이 김시우를 향해 날아갔고
"끝.."
방어막의 강도를 확인하고 정확하게 50% 정도가 부서지도록 계산한 그녀의 공격이 날아왔다.
"..?"
김시우는 그곳으로 공격을 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듯 너무나도 쉽게 피했다.
그래 피할 수도 있다. 너무나도 뻔한 공격이었다.
다시 창을 날린다.
한 번.
두 번.
세 번.
모든 공격을 김시우가 피해버렸다.
윤서아의 공격을 모두 피한 김시우가 윤서아를 향해 미소지었다.
"너무 개무시한 거 아니야?"
"..."
물론 전력을 다한 공격은 아니다.
일직선으로 날아간 공격이기에 충분히 피할 수 있는 공격이다.
하지만 일반인이 가능한가?
"왜 화났어?"
김시우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윤서아를 노려보고 있었다.
"아니"
윤서아에게는특이한 버릇이 있었다.
몬스터의 HP가 100이라면 100의 데미지로 잡을 때 쾌감을 느낀다.
딱코딱뎀, 딱 맞는 코스트 딱 맞는 데미지였다.
딱코딱뎀이 무려 4번이나 실패했다.
그녀의 경험으로는 충분하다고 생각한 위력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계속되는 실패.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분노하고 있었다.
"내 판단이 틀렸어..?"
"화난 건 아니지?"
"..."
그녀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그리고 더 강한 공격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녀의 주변으로 서리 화살이 3개 생겨났다. 각기 다른 각도에 있는 화살이 모두 김시우를 조준하고 있었다.
"역시 화난 거 같은데?"
"..."
3개의 화살은 각기 다른 방향에서 동시에 김시우를 향해 날아갔다.
하나를 쉽게 피한다면 3개를 던진다.
그녀는 자신이 판단한 것보다 더 많은 마력을 사용해 공격했다.
또다시 실수하지 않는다.
이번에는 끝낸다.
하지만 그녀의 판단은 이번에도 틀렸다.
김시우가 화살 하나를 검으로 막아버렸으니까.
그리고 그녀는 이번 공격으로 확신했다.
"너.. 각성했구나."
윤서아는 아주 소량이지만, 방금 움직임에서 마력을 느꼈다.
"진짜 민감하네.."
"그러니까.. 계속 실패한 거였어.."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었으니 틀릴 수밖에 없는 문제였다.
각성자로 생각하고 상대하려던 순간 김시우가 행동을 개시했다.
무언가 폭발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피어오른다.
'연막탄!'
순식간에 앞이 보이지 않자 윤서아는 서둘러서 마력 감지를 사용했다.
연막 속에서 폭발적으로 달려오고 있는 김시우를 감지했다.
움직임을 막기 위해 벽을 새웠지만, 의미 없는 행동이었다.
마치 자신의 어딜 공격할지 미리 알고 있는 것처럼 모든 벽과 공격을 피한다.
짧은 순간 순식간의 둘 사이의 거리가 반으로 줄어들었다.
"칫."
윤서아는 자존심이 상하지만 딱코딱뎀을 포기하기로 했다.
이런 상황이 된 건 모두 자신의 자만 때문이었다.
거리가 더 줄어들기 전에 냉기를 풀었다.
그녀의 강점은 시전속도, 윤서아를 중심으로 냉기가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김시우의 속도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윤서아는 김시우를 가둘 생각으로 벽을 새웠다. 그와 동시에 느껴지는 이질적인 마력의 기운
윤서아가 벽을 세운 순간 김시우의 눈동자가 파랗게 변하더니 푸른빛의 마력이 검을 감싸기 시작했다.
"2차 각성?!"
이상함을 감지한 그녀가 벽을 세우는 순간
"한 걸음도 안 움직이는 건 너무 건방지다고!!!"
푸른빛의 마력은 그녀의 얼음벽을 단숨에 잘랐다.
공격을 준비하던 그녀 앞으로 김시우가 벽을 부수고 달려든다.
그녀는 놀라며 뒤로 물러났다.
그녀는 모든 대련에서 언제나 그 자리에 서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승리했다.
무심한 듯한 그녀의 표정과 주변을 감싸는 냉기
그 모습을 본 학생들은 그녀를 서리 여왕이라 불렀다.
그런 서리 여왕이 뒤로 물러났다.
"꺄악!!"
거의 코앞까지 김시우가 접근한 순간 그녀가 양손을 뻗었다.
김시우의 능력이 뭔지는 모른다.
하지만 얼음벽의 단면이 지나치게 깨끗한 점을 볼 때 물리력으로 자른 것 같지는 않았다.
보통의 공격은 저 검에 의해 잘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럼 막을 수 없는 공격을 하면 된다.
할 수 있는 가장 강한 공격, 그녀는 힘 조절을 해야 한다는 사실도 잊은 체 양손을 뻗었다.
그리고 급속도로 생겨난 얼음 결정이 꽃처럼 피어나기 시작했다.
윤서아는 모든 마력을 쏟아 얼음 결정을 산탄총처럼 발사했다.
콰광
굉음과 함께 쏘아진 얼음 산탄총은 김시우를 무자비하게 덮쳤다.
그녀가 착각한 게 있었다면 김시우의 푸른 마나는 이미 꺼진 상태였고
김시우는 그녀의 전력을 막을 능력이 없었다.
"하아.. 하아.."
마력을 쏟아부은 그녀는 자신이 실수했다는 걸 깨달았다.
"아.."
__꺄아아아악!!!!
__뭐야! 죽은 거 아니야??
연기가 사라지고 김시우의 몸에는 얼음 결정들이 박혀있었다.
피를 흘리고 있었으며 김시우는 고통스러운지 몸부림치고 있었다.
"시발..."
하지만 이 얼음은 보통 얼음이 아니었다.
"아.. 이게.. 이게.."
마력으로 생성된 얼음의 주변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주위에 있던 의료진과 교수들이 황급히 달려왔다.
의료진이 모두 달려와 김시우에게 회복 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윤서아의 얼음에 의해 얼어붙기 시작하면서 출현은 멈춘 상태였지만 냉기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았다.
김시우의 꼴은 참혹함 그 자체였다.
"학생 괜찮아요?"
"김시우 학생!!"
그중 가장 심각해 보이는 상처는 바로 사타구니 사이에 박혀있는 얼음
"씨..이 발!!!!!"
모두가 눈을 찌푸렸다. 특히 모든 남학생들은 자신의 사타구니를 붙잡았다.
"존나 아프겠다.."
"야! 김시우!!!"
발광하던 김시우의 움직임이 얼어붙으면서 둔해지기 시작한다.
김시우의 대련을 구경하고 있던 강민지가 달려왔다.
"죽지 마! 김시우! 죽지 말라고!!!"
"로… 로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