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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세이브로 따먹다-10화 (10/235)

〈 10화 〉 010 강민지

* * *

*

손목에는 불투명한 문양이 생겨 있었다.

'이게 계약의 증표인 거지?'

강민아 교수는 내기를 확실하게 하고 싶은 건지 마나 계약서를 꺼냈다.

서로의 마력을 걸고 하는 계약으로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강한 고통과 함께 마력이 증발할 위험이 있는 계약이다.

마키나 시스템을 통해서 확실히 효력이 있는 계약인 걸 확인했다.

그러니까 내가 이기면 강민아 교수가 도망칠 방법은 없다.

"너 교수님이랑 무슨 말 한 거야? 네가 잘못한 거지?"

"글쌔... 아무 말도 안 했는데?"

"..."

다른 사람에게 언급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계약서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강민지에게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러니까 평소에 잘하지 그랬어."

"내가 뭘 잘못했는데?"

"아…. 아무튼 니가 잘못했으니까 교수님이 그러신 거지!"

무조건 강민아 교수님을 믿는듯한 태도는 둘의 가족일 가능성을 더 높여줬다.

민지는 거짓말을 잘 못하는 편이었다.

돌려서 말하는 방법도 있지만직설적으로 말해서 반응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혹시 강민아 교수가 혹시 네 언니야?"

"갑자기.. 뭐라는 거야! 절대로 아니거든!"

정곡을 찔린 것처럼 깜짝 놀라서 소리를 치는 게 맞다고 이야기 하는 것처럼 보였다.

'좋아 반응을 보면 확실히 가족이 맞는 거 같은데.'

강민지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확인하더니 다시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해서 놀란 거야, 진짜로 아니니까 어디 가서 그런 말 하지 마"

"흐음~ 알았어"

"진짜로 하지 마, 분명히 경고했어."

"알았다니까?"

그렇게 우리는 말 없이 다음 수업을 위해 걷기 시작했다.

민지도 반응이 잘못되었다는 걸 아는지 일부러 말을 아끼길래 나도 굳이 말을 걸지는 않았다.

곧 있을 기말평가가 변화의 시작점이 될 거다.

이미 강민지와의 관계는 확실히 변하긴 했지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나 평판은 그대로였다.

어차피 나는 밑바닥에 있다. 그러니 조금만 달라져도 금방 시선을 끌 게 분명했다.

그렇게 달라진 평판을 이용해서 다 따먹고 강해진다.

'그리고 멸망할 세상을 구한다.'

아주 바람직한 목표였다. 지금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현재 가지고 있는 운명 포인트를 지혜롭게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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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김시우

근력 : 20

체력 : 20

민첩 : 20

정력 : 20

마력 : 22

내구성 : 20

[ 스킬창 ]

남은 포인트 : 4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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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포인트는 45p, 여기서 확실하게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건 스텟을 올리는 방법이다.

실제 강민지와 대련을 통해서 확인했다.

'강민지와 비슷한 신체 능력이 되었으니, 성능은 확실하지'

하지만 45p를 모두 소모한다고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을 거라 예상되었다.

거기에 20부터는 스텟 하나당 소모되는 포인트가 증가한 상태였다.

'효율이 떨어질 거 같은데, 그럼 랜덤 뽑기?'

랜덤 뽑기를 통해서 스킬도 얻었고, 영약도 얻었다. 뽑기에서 대박만 뜨면 저 포인트를 가장 효율 높게 사용할 수 있다.

'운명 포인트로 스킬 레벨도 올릴 수 있어?'

[ 네 가능합니다. ]

'흠.. 머리 아프네, 솔직한 마음으로는 외모에 다 꼬라박고 싶기는 한데.'

일단 포인트를 쓰는 건 보류하기로 했다. 지금 당장 사용하지 않아도 크게 문제는 없으니, 그때 가서 생각하기로 했다.

"뭐해 찐따야 빨리 와."

"어 알았어."

잡생각을 하다 보니 강민지보다 뒤처져 있었다. 평소 같으면 이렇게 말 걸지도 않고 혼자서 먼저 가버렸을 거다.

'호감도 시스템이 좋긴 좋아'

나는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강민지를 감상했다.

*

아카데미 1학년 2학기부터 자신의 클래스에 맞춰서 특화된 수업을 듣는다.

하지만 지금은 1학기로 클래스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교육을 진행한다.

이번 수업은 체육 시간이다.

"교관님 이거 꼭 해야 해요?"

"후방에 있다고 안전할 거라 생각하나? 후방을 최 우선적으로 공격하는 괴물들도 있어, 기본적인 회피 동작은 꼭 익혀둬라"

신입 헌터들의 경우, 후방 포지션에 있는 헌터들의 사망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전방에서 싸우는 경우, 항상 위험한 상황에 있다는 인식이 강해서 조심하는 경향이 강하다.

뒤에서 지원하는 헌터들은 그만큼 안전하다고 생각하면서 안일해지는 경우가 많아서 사고가 더 자주 일어난다.

그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 진행되는 수업으로 쉽게 말하면 구르기 훈련이나 공 피하기다.

"구른다."

"저 쉑 개 잘 구르네 키킥."

공 피하기 훈련을 위한 투명한 상자 안에서 남학생 한 명이 게임 캐릭터를 흉내 내며 굴러다니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 아이들이 같이 웃기 시작했다.

"거기 장난치지 마라."

학생 중에는 나나 강민지처럼 게이트에 들어가 본 경험이 있는 경우도 있다.

몬스터들과 싸우다가 갑자기 공이나 피하라고 하면 집중하기 힘든 게 정상이다.

"교관님 너무 시시한데요."

"그런 단계를 올려주마. 이것도 피해 보도록."

물론 이것도 훈련이다. 교관이 기기를 조작하다 공의 속도가 점점 올라가기 시작했다.

여유로운 표정으로 피하던 남학생도 점점 빠르고 강하게 날아오는 공을 보며 정신을 못 차리더니 공을 맞기 시작했다.

"악! 악! 타임! 타임!"

한번 맞으면서 움직임이 느려지자 연달아서 공이 학생을 두들겼다.

"단계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말해라, 본인 실력에 맞게 진행할 거니까"

교관이 사납게 노려보자, 떠들던 학생들이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수업은 계속 진행되었다.

*

훈련이 끝나고 자율 훈련 시간이 되었다. 각 체력 단련을 위해서 계속해서 트랙을 달리는 학생들도 있었고, 구석에서 쉬고 있는 학생도 있다.

그늘에서 하품을 계속하고 있는 윤서아 처럼 말이다.

'약간 둔하긴 했어.'

공 피하기 훈련에서 본 움직임은 어딘지 모르게 어색해 보였다.

느린 속도로 날아오는 공도 잘 피하지 못했고 맞을 뻔한 공은 능력을 사용해서 막았다.

'반응속도는 솔직히 빠른 편인가?'

능력 사용으로 교관에게 혼나긴 했지만, 단 한 번도 피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낮은 단계에서 진행했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은 어려웠다.

나는 적당히 평소처럼 움직였다. 여기서 전력을 노출하지 않는 게 기말평가에서 유리할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래야 방심하겠지!'

확실한 승리를 위해서 연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나저나 진짜 열심히 뛰네?'

강민지는 트랙을 반복적으로 뛰고 있었다. 이미 땀이 비 오듯 흐르고 있었고 거의 한계처럼 보여도 멈추지 않았다.

'대련에서 진 게 그렇게 충격이었나?'

달릴 때 마다 흔들리는 가슴 때문에 모든 남학생이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그나마 저지를 입고 있어서 그렇게 몸이 드러나는 건 아니지만, 썩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뭔가 기분 더러운데."

쉬지도 않고 달리던 강민지가 지쳤는지 구석으로 가더니 주저앉았다.

쉬지 않고 달린 탓에 더웠는지 저지를 내리기 시작했다.

저지 사이로 옷이 땀에 젖어서 스포츠 브라가 비쳐 보였다.

주위에 있던 남자들이 힐끗거리며 강민지를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나는 시원한 물을 챙겨서 강민지한테 다가갔다.

"이거 마실래?"

"하아.. 하아... 고마워."

강민지는 물을 받자마자 벌컥벌컥 마시기 시작했다. 지쳐서 정신이 없는지 마시던 물도 흘려서 목을 타고 내렸다.

'이건 나만 봐야지.'

나는 강민지가 내렸던 저지를 다시 목 끝까지 올렸다.

"뭐…. 하는거야! 더운데!"

"다른 새끼들이 보잖아."

"... 뭐 뭐라는 거야 등신이."

강민지는 그렇게 말하고 저지를 내리지 않았다.

*

수업이 끝나고 하교 시간 나는 강민지와 같이 걷고 있었다. 강민지의 상태가 안 좋아 보였다.

뭔가 흥분된 분위기라고 해야 할까, 나는 호감도 시스템으로 강민지의 속마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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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강민지

­ 호감도 : 76

­ 성욕 : 69

­ 피로도 15

속마음 : 아.. 집가서 자위라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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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욕이 더 올랐네?'

강민지의 성욕이 올라있었다. 이제는 못 참겠는지 자위라도 할 생각인 거 같았다.

호감도는 변화가 없는 걸 보면, 저 정도 수치에서는 평범한 일로 크게 달라지는 건 없어 보였다.

하지만 민지가 자위를 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알았다.

"야 민지야."

"..뭐"

"어제 내기한 거 기억나지? 소원 들어 주기로 한 거"

"그.. 그딴 내기 나는 한다고 한 적 없거든!"

"그래도 약속이잖아, 안 들어 줄 거야?"

우물쭈물하는 태도에 조금 빨라진 호흡,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뻔히 보이는 기분이 들었다.

"일단 우리 집으로 가자"

"뭐.. 뭐라는 거야, 싫거든?"

그렇게 말하면서 계속 따라오고 있었다. 입으로는 아니라고 해도, 다 들어주는게 귀여워 보였다.

"그래서? 어딘데.."

"그렇게 멀지는 않아."

아카데미 주변에는 땅값이 비싸다.

그만큼 중요시설이기도 하고, 주위에 사람들이 많아서 이 주변에 집이 있다는 건 나 같은 거지는 꿈도 못 꾼다.

하지만 나는 이 주변에 원룸을 소유하고 있었다.

저소득 전형으로 아카데미에 입학하면서 받은 혜택이다.

'내 집은 아니고, 학교 나가면 다시 반납해야 하는 집이지만 뭐.'

집에 여자랑 단둘이 있었던 기억이 없던 것 같다.

'뭐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앞으로의 생활을 위해서 강민지를 확실히 공략할 필요가 있었다.

'호감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역시 그거지?'

성욕도 높은 상태니까, 민지도 사실은 원하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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