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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세이브로 따먹다-3화 (3/235)

〈 3화 〉 003 무한 리트라이

* * *

*

[ 임시 세이브 포인트를 로드했습니다. ]

평범한 해골 병사 하나도 상대하지 못했던 과거와 비교한다면 많이 달라지긴 했다. 하지만 그것 만으로는 부족했다.

그 괴물같은 해골을 쓰러트려도 해골 병사들이 남아있다. 해골 병사부터 상대하기에는 내 채력이 너무 부족하다.

[ 업적을 달성 하셨습니다. ]

'업적?'

[ 업적 : 포기하지 않는 근성 ]

[ 조건 : 50번 이상 로드하기 ]

[ 보상 : 호감도 시스템 오픈 ]

'이건 뭐야?'

[ 특수한 업적을 달성할 경우 보상을 받는 시스템입니다. ]

'이건 직접적인 도움이 아닌 건가?'

[ 그렇습니다. 보상을 수락하시겠습니까? ]

당연히 YES다.

[ 호감도 시스템이 추가되었습니다. ]

[ 상대방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 호감도 시스템 특전을 사용하시겠습니까? ]

'호감도 시스템은 또 뭐야?'

전투와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능력이었다.

나는 상태창을 조작해서 호감도 시스템을 확인했다. 특전을 적용할지 묻는 알림창이 떠올랐다.

'특전을 적용하면 호감도 +30?'

강민지에게 특전을 사용할까?

"야 찐따 혼자 구석에서 뭐 해?"

"어.. 어"

"정신 사납게 구석에서.."

"미안 미안."

============

이름 : 강민지

­ 호감도 : 40

­ 성욕 : 55

­ 피로도 75

상태 : 절망, 후회

============

호감도 40이 높은 건지 낮은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지금 여기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민지의 협조가 필요하다.

'내가 스켈레톤 나이트를 상대할때 민지가 무리하다가 죽는 경우가 많으니까.'

호감도가 높아지면 민지가 날 믿어 주지 않을까?

'특전을 강민지한테 사용한다.'

[ 강민지의 호감도가 30 올랐습니다. ]

"민지야."

"뭐 찐…. 따야...??"

퉁명스럽게 대답하려던 민지가 갑자기 얼굴을 붉혔다. 그 동안 민지와 같이 있던 시간을 생각할때, 이건 평소와는 다른 반응이었다.

좀 더 부드러워진 목소리에 조금 수줍어 하는 소녀가 서 있었다.

"왜.. 왜 불렀어?"

"지금부터 내 부탁 들어 줄 수 있어?"

*

[ 임시 세이브 포인트를 로드했습니다. ]

몇 번이나 반복하고 있더라. 이제는 횟수를 세는 것도 까먹었다.

아무리 신경쓰지 않으려고 해도, 죽음 이라는게 정신을 소모시키는 기분이다.

‘민지가 있어서 다행이야.’

호감도 특전은 로드를 반복해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 미묘하게 달라진 민지의 반응을 보고 있으니 정신적으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민지가 없었다면 진작에 포기했을 지도 모르겠다.

'답이 안보이는 게 문제지..'

아무리 로드를 반복해도 경험만 남을뿐 신체적인 능력이 증가하지 않았다.

스켈레톤 나이트의 움직임을 다 알고 있어도, 신체적인 차이 때문에 놈을 완벽하게 쓰러트리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다.

'동귀어진까지는 가능한데..'

놈을 쓰려트려도 죽어버리면 모든게 말짱 도르묵이다.

스켈레톤 나이트를 쓰러트리고 숨이 붙어 있는 경우도 있었지만 결국 죽었다.

민지가 남은 녀석들을 모두 쓰러트리고 날 데리고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압도적인 물량에 민지도 결국 죽임을 당했다.

이제는 도저히 답이 보이지 않는다.

'하아...'

그렇게 한숨을 쉬고 있던 중, 이상한 알림음이 들렸다.

[ 히든 업적을 달성 하셨습니다. ]

[ 히든 업적 : 튜토리얼이 너무 어렵나요? ]

[ 조건 : 튜토리얼에서 100번 죽기. ]

튜토리얼에서 100번이나 죽은 당신.

너무 안쓰럽네요.

불쌍한 당신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보상 : 랜덤 스킬 뽑기 2x ]

'스킬?'

내가 이해한게 맞다면 게임에서 쓰는 그 스킬을 말하는 건가?

'지금 이거 쓸수 있어?'

[ 네, 사용이 가능합니다. ]

지금으로써는 이걸 사용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나는 말설임 없이 사용을 눌렀다.

[ 랜덤 스킬 권을 사용하시겠습니까? ]

뭐 그게 아니면 지금 상황을 해결할 수 있나.

당연히 yes지.

[ 랜덤 스킬 권 x2 이 소모되었습니다. ]

마키나 시스템의 안내와 함께 상태 창에는 수상하게 생긴 박스가 생겨났다. 거기에는 모바일 게임 가챠처럼 터치를 하라는 알림이 떠올랐다.

박스는 형형색색 빛을 내기 시작했다. 회색부터 파란색, 보라색, 노란색까지 다양한 색이었다.

'좋은거 떠라... 시발!!!!'

답이 보이지 않는 지금 상황에서는 좋은 스킬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박스가 열리고 나온 결과를 확인했다.

[ 특별한 정액 ] 그리고 [ 고통 내성 ] 뭔가 이름만 봐도 쓰레기 같아 보였다.

'시발..'

기대했던 내가 바보였다.

남들은 손끝에서 불도 나가고 얼음도 쏘고 그러는데, 특별한 정액과 고통 내성이라.

그래도 능력을 확인해 볼 필요는 있었다.

[ 특별한 정액 : LV1

당신의 정액에 특별한 힘이 깃듭니다.

레벨을 올려 다양한 능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 현재 능력 : 신체 강화

상대방이 당신의 정액을 흡수할 경우 신체 능력이 강화됩니다.

­ 정액의 비릿한 맛이 사라집니다. ]

'상대방의 신체 능력을 강화 시킨다고?'

다른 하나는 고통 내성, 솔직히 확인하지 않아도 어떤 능력인지 알 것 같았다.

[ 고통 내성 : LV1

고통에 대한 내성이 생깁니다. 레벨이 올라갈 경우 더 강한 고통을 버틸 수 있습니다. ]

고통이라는 게 몸이 보내는 경고의 일종이라 무시를 하면 위험할 수 있다는 건 알고 있기는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전투에 방해될 뿐이었다.

나도 인간인지라, 칼에 찔리면 움직이는데 제한이 걸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스킬이 있다면 공격을 받은 상황에서도 더 움직일 수 있을거다.

“…답이 보이는거 같은데?”

특별한 정액, 신체 강화 스킬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결국 민지하고 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호감도가 오르기 전에도 죽기전에 서로 해보고 죽자고 허락해 준게 민지였다.

'살아서 나가려면 어쩔 수 없어.'

"민지야?"

...

스킬의 효과는 확실하긴 했다.

단지 아직은 전투에 익숙하지 않아서 좀 더 많은 시도가 필요할거 같다.

그 뒤로도 로드를 몇번 반복했다.

*

"괜찮아 민지야."

항상 저자세로 눈도 못 마주치던 김시우가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머리를 쓸어 내렸다.

대련을 할때면 아무것도 못하던 인간이 마치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수 많은 경험을 해본베태랑 헌터처럼 날카롭고 예리해 보이는 눈빛, 평범한 외모인데 어딘지 모르게 남자답게 보였다.

얼굴을 보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뭐지.. 왜 이런 거야? 찐따가 왜 이렇게 보이는 거지?'

강민지는 갑자기 달라보이는 김시우 때문에 당황스러웠다.

그동안 같이 지내면서 미운 정 정도는 있었지만, 연애의 대상으로 생각했던 적은 없었다.

그녀의 기준으로는 한참 못 미치는 남자였던 김시우가 오늘은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

'..주..죽을때가 되서 그런건가?'

연애는 생각해 본 적 없었다.

그녀는 아카데미 졸업을 먼저 생각했다. 연애는 그다음으로 미루었다.

연애에 대한 두려움, 그건 그녀의 과거 기억 때문이었다. 그녀의 어린 시절 그녀는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각성자는 일반인과 격리된 시설에서 교육받아야 했고, 친구들과 헤어지기 싫었던 그녀는 그 사실을 숨겼다.

그렇게 평범한 아이처럼 지내던 초등학생 시절, 다른 남자아이와 사귀었던 적이 있었다.

말만 사귀는 거지, 사실 데이트는 커녕 손도 못잡아본 사이었다.

3일도 지나지 않아서 다툼이 일어났고, 그때 힘 조절을 실수하면서 남자아이가 다치게 되었다.

큰 부상도 아니고 어린 시절의 헤프닝 이었지만, 그건 강민지에게 연애에 대한 두려움으로 남았다.

그런데 지금 느껴지는 이 감정은 뭘까?

"민지야 혹시 어디 안 좋아?"

"갑자기 뭐…. 뭐라는 거야"

김시우는 강민지에게 다가왔다. 그러고는 강민지의 어깨를 잡고 몸을 돌렸다.

"민지야 여기가 마지막일지도 모르잖아..."

*

첫 키스는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과 하고 싶었다. 그 상대로 김시우를 생각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거부해야 하는데.. 거부해야 하는데..'

그리고 은연중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죽을 거라면 상관없지 않을까, 그 상대가 김시우라면 괜찮은 거 아닐까.

'이…. 이상해..'

어디를 만져 주면 좋아한다는 걸 다 안다는 것처럼 움직이는 손에 강민지는 정신이 없었다.

어느샌가 강민지의 입이 열리고 김시우의 혀가 침입해 들어왔다.

첫 키스치고는 상당히 끈적끈적한 키스였지만 나쁘지 않았다. 어느새 호흡이 빨라지고 몸이 달아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왠지 모르게 아랫배 쪽이 울리는 기분이었다.

'나.. 야한 여자였어..?'

능숙한 손놀림에 어느샌가 바지의 잠금장치가 풀려 있었고, 김시우의 손이 자신의 인밀한 곳에 들어와 있었다.

"너.. 처음 아니지?"

"으음~ 나도 처음이야."

"거짓말하지 마.. 너 이렇게.."

분명 처음이라고 해놓고, 설마 김시우가 거짓말은 한건가?

"이렇게? 내가 어떻게 했는데?"

"느…. 능숙하잖아, 도대체 몇 명이랑 해 본 거야…."

"나는 너하고 밖에 못 해봤어."

말도 안 되는 거짓말.

거짓말하지 말라고 따지고 싶었지만, 김시우의 눈빛에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미 아래쪽이 질척질척 해진 기분이 들었다.

'미쳤어.. 미쳤어..'

김시우도 분명 흥분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게 분명했다.

"거짓말 아니야, 나는 네가 첫 여자야"

귀가에 들려오는 달콤한 소리,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목소리가 지금은 섹시하게 느껴졌다.

"거짓말하지 마.. 누굴 바보로 아는 거야? 흐응응.. 흐윽.. 잠깐만 진정 좀 해 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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