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화.
그의 장난스러운 움직임이 순식간에 진득하게 변하더니, 입술을 내려 드레스 위 가슴의 정점을 물고 깨물어 댔다.
그의 자극에 신음을 참기 위해 입술을 물자 그가 내가 했던 것처럼 손을 입속에 집어넣어 휘저었다.
그의 손끝을 타고 신음이 밖으로 새어 나갔다.
“프…프레드릭, 밖에서 들어요.”
그의 얼굴이 반대편 가슴 쪽으로 옮겨가고 다시 가슴의 정점을 깨물었다.
“그거 신경 쓸 여유 있습니까? 난 지금 여유가 없어서.”
드레스에 쓸린 가슴이 더 자극적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한참을 빨고 혀로 핥아대던 그가 돌연 모든 행동을 멈췄다.
“도착했군요. 끙. 그대가 먼저 시작한 일이니 오늘 저녁 잠들지 못할 것을 각오하고 미리 조금 잠을 자두는 것이 좋을 겁니다. 괜찮아 보이니.”
그가 가슴을 물은 채 끙끙 앓는 소리를 했다.
힘들게 내 가슴에서 떨어진 그가 드레스를 정리해 주고 그 위에 자신의 재킷을 입혔다.
얼굴에 있는 눈동자를 빼고 모두 감싸버린 그가 나를 안아 들었다.
“그냥 내릴래요. 내려 주세요. 다 나았어요.”
“안 됩니다. 그대는 지금 아픕니다. 그리고….”
그의 시선이 자신의 중심이 있는 곳으로 슬쩍 시선을 내리더니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대가 이걸 가려 주셔야겠습니다.”
그의 시선과 함께 내려간 중심이 보였다.
잔뜩 부풀어 오른 곳이 축축이 젖어 있는 모습에 서둘러 눈길을 올렸다.
정말로 오늘 저녁 그를 건든 죄를 받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도착했습니다.”
그의 부드러운 손길이 내 얼굴과 입술을 꼼꼼하게 정리하고 마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고개를 땅에 처박듯 숙이고 있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 익숙한 복도를 지나는 모습에 눈을 감았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그가 조심스럽게 푹신한 침대에 내려놓았다. 입술을 내린 그가 이마에 길게 입술을 묻었다.
“레일라, 조금만 쉬고 있어요. 얼른 가서 일을 처리하고 오겠습니다.”
그의 손길이 뺨을 스쳤다.
소중한 보석을 만지는 손길이 떨어지고 그가 밖으로 나갔다. 그의 등 뒤를 보던 눈을 감아내렷다.
피곤하면서도 후련한 날이었다.
* * *
레일라를 내려놓고 조심스럽게 방문을 닫고 밖으로 나오자 한숨부터 나왔다.
그녀에게는 괜찮다고 했지만, 감당할 일이 너무 많았기에.
“레이오드, 유레안 제국에 있는 정보원에게 모두 전해라. 스타멘 공작을 도우라고.”
그의 능력을 의심하는 건 아니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스타멘 공작이라면 충분히 알아서 하리라는 것도 안다.
집무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보좌관인 테리안이 기다리고 있었다.
“테리안, 유레안 제국의 황제가 죽었다. 거기에 대비하도록 하고.”
무슨 일인지 다 이해하지 못한 테리안이 입이 턱까지 떨어졌다.
그의 턱을 짚어 손수 위로 올려주고 스쳐지나 자리에 앉았다.
“레일라 영애의 두 오라버니가 그녀를 위해 유레안 제국을 우리 제국의 속국으로 만들었다고 전해라. 회의를 소집하고.”
갑자기 지시된 모든 일에 일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어정쩡한 모습으로 서 있는 테리안에게 눈짓을 보냈다.
“당장 가서 일해.”
그가 나가고 시종장을 불렀다.
“국혼을 위해 예부 담당자를 불러라.”
시종장이 물러가는 모습에 펜을 들었다.
이왕 일이 이렇게 된 거 레일라를 위해 판을 깔고 올리면 되는 것이다.
아마도…그들 또한 그것을 원하지 않을까.
천천히 펜을 들어 할 일을 정리해 나갔다.
어쩌면 이 제국에 기반이 없는 레일라에게 탄탄한 발판을 마련해 주고 마음껏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 생각을 하자 가슴이 뿌듯해졌다.
정신없이 지나간 시간에 고개를 들자 창문을 밝히던 빛이 어둡게 물들어 있는 모습에 서둘렀다. 책상에서 일어나 방으로 돌아가야 할 때였다.
밤새 내내 레일라를 안아야 했으니.
방에 들어가 곧바로 레일라가 있는 침대에 올랐다.
“프…프레드릭.”
팔을 드는 것이 힘들까 싶어 누운 레일라의 위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얼굴과 목을 지나 가슴까지 전부 먹어 치우듯이 게걸스럽게 빨아들였다.
“레일라, 내 심장이 뛰는 그 날까지…아니, 그 뒤로도 그대를 영원히 사랑하겠습니다. 그러니…그대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면 됩니다. 물론 내 곁에서만.”
그대는 아무 데도 못가.
* * *
프레드릭의 입술이 배꼽에 머물며 낮게 가라앉은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그대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합니다.”
다시 움직인 그의 입술이 더 아래로 내려가 갈라진 틈 사이에 맞춰졌다.
“그러니 저를 믿고, 뭐든 해요.”
그의 뜨거운 입김이 갈라진 틈 사이를 파고들어 더 깊이 안으로 들어와 심장까지 와서 박혔다.
그의 뜨겁고 두꺼운 혀가 틈 사이를 거칠게 헤집어 대고 빨았다. 흘러나온 모든 애액을 그가 받아 삼켰다.
쭙쭙 거리며 빠는 외설적인 소리가 거대한 침실에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빠는 와중에도 그의 사랑한다는 말이 끊어지지 않았다. 다 빨아들인 그가 허벅지 사이에 자리 잡고 귀두 끝을 맞췄다. 거대한 페니스가 한 번에 안으로 밀고 들어왔다.
“프레드릭 사랑해요.”
“네, 나의 레일라! 사랑합니다.”
부르면 다시 대답하는 그의 모든 대답이 만족스럽게 나를 전율시켰다.
그의 입술이 다시 봉긋 솟은 가슴에 닿아 허리를 쳐올리는 속도에 맞춰 빨아들였다. 속도가 일정하게 같이 울려 퍼지는 순간 절정을 느꼈다.
“아흣, 프레드릭.”
튕기듯이 올라간 허리를 눌러 내려찍는 그의 허리 짓에 눈앞이 하얗게 변하고 정신이 몽롱해졌다.
내 안을 만족스럽게 가득 채워줄 수 있는 남자.
나만의 남자가 영원히 멈출 것 같지 않은 허리 짓을 또다시 쉴새 없이 이어갔다. 이미 예민할 대로 예민한 몸이 다시 반응하기 시작했다.
“아아, 프레드릭. 흐앙. 사…사랑해요.”
온 힘을 다해 당신만을.
뒷말이 나오기 전에 또 한 번의 절정을 맞은 몸이 경련하듯 떨리며 많은 애액을 뱉어냈다.
그 모습을 보던 그의 황금색 눈동자가 검게 변했다.
그가 순식간에 페니스를 빼내고 정액과 애액으로 범벅되어 끈적거리는 아래에 입술을 묻었다.
“아…안돼. 거…거긴. 제발.”
손을 뻗으며 일어나려는 몸짓이 미동조차 하지 못하고 허리가 튕겨 올랐다.
순식간에 다가온 그가 빨아들이는 농도에 예민할 대로 예민해진 아래가 찌르르 전율했다.
순식간에 척추를 타고 위로 올라와 머리를 강타했다.
이미 두 번이나 가버린 몸이 기절하듯이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 모습에 눈을 계속 대고 있던 그가 다시 몸을 겹쳤다.
끝나지 않을 밤이 시작이었다.
* * *
칼라엘과 함께 말을 달려 유레안 제국으로 돌아가는 길이 길게 느껴졌다.
혼란을 느끼는 황궁 기사를 압박하듯 끌고 나와 제국으로 향했다.
이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가는 순간 모든 귀족을 죽이든 살리든 해야 했다.
다행이라면 블라이스 황제에게 대를 이어 황제가 되어야 할 자식이 없다는 것인데.
황제의 자리를 원하는 선황의 자식들은 블라이스 황제의 미친 짓으로 이미 씨가 남지 않았으니 정리하기는 쉬울 것이다.
달리는 말 위에서 힐끗 칼라엘을 살폈다. 나와 같은 붉은 눈동자가 뒤를 살피다가 마주치자 서로의 시선이 은밀하게 교환했다.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하하하하. 우습네.”
우스운 꼴임이 분명한데.
이상하게 막혔던 숨이 이제야 트이는 기분이었다.
맑은 하늘이 불어주는 바람이 뒤를 밀어 어서 제국으로 돌아가라고 하고 있었다.
황궁으로 들어가 손쉽게 황제의 집무실을 차지하고 같이 있는 칼라엘을 돌아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이렇게 간단한 일인지 알았다면 더 일찍 할 것 그랬어.”
후회와 감상에 젖은 목소리가 튀어 나왔다.
레일라를 잃기 전이라는 말은 차마 내뱉지 못했다. 나오려는 말을 안으로 집어넣어 씹어 삼켰다.
이제 그렇게 치워 버리려고 했던 칼라엘과 함께 이 제국을 정리해서 레일라에게 바칠 차례였다.
“너도 그렇지?”
무슨 설명을 하지 않아도 알아들은 칼라엘의 입매가 태어나 처음 웃어본 사람처럼 희미하게 웃음이 맺혔다.
“칼라엘, 너도 알고 있었지?”
둘의 눈빛이 잠시 겹쳐지고 과거를 회상하듯 흐려졌다.
칼라엘과 나의 부모님.
레일라가 크면 팔아먹을 계획이 있었던 그의 부모가 그의 첫 목표가 된 것도…그땐 우연이라 여겼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것이 아니었다.
어쩌면 이걸 대비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거칠게 집무실의 문이 열리고 소란스러워졌다. 다가오는 귀족들의 발소리가 커다랗게 울려 퍼졌다.
귀족 무리 중에 미끄러지듯 당당히 나선 후작이 콧수염을 쓸며 그 밑의 찢어진 입을 열었다.
“공작 각하, 이게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다 알고 있는 후작이 나서는 모습에 자연스럽게 입술을 열어 그들을 상대했다.
3달.
제국을 정리하기 위해 3달의 시간 동안 하루에 잠을 2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을 정도로 정신없는 날들을 보냈다.
오늘까지는.
나페아 제국에서 초대장이 왔다.
우리가 바빴던 만큼, 나페아 제국 황제도 바쁜 날들을 보냈다.
그와 우리의 바쁜 일정이 모두 레일라 때문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고.
이제 남은 것은 한 가지뿐이었다.
그걸 위해서 더 박차를 가해 모든 것을 정리하고, 일정에 맞춰 칼라엘과 함께 나페아 제국으로 들어갔다.
“칼라엘, 너는 어떻게 할지 정했어? 아니, 정할 필요도 없나.”
그랬다.
이미 칼라엘은 자기의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레일라의 옆에 있을 것이기에.
‘징그럽게 비슷한 놈.’
이제는 같은 핏줄임을 인정했다.
우리 둘 다 레일라의 목숨에…아니, 그녀의 손가락 하나도 건드릴 수 없음을 알기에.
차라리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거둘지라도.
언제부터 이런 미친놈이 되어 있었떤 걸까!
“지금까지 본 그 어떤 모습보다 아름답네.”
“…형님! 멀어서 더 아름다운 걸까요? 레일라는 가까운 곳에 있는 것보다 먼 곳에 있을 때가 더 아름답고 빛나는 것 같네요.”
마치 처음 보는 모습처럼 칼라엘의 눈길이 레일라에게서 고정되어 있었다.
한 번도 본적 없는 맛이 간 눈으로.
역시 제 동생은 미친놈이 맞았다.
하얀 드레스를 입은 레일라 옆에 햇볕보다 더 밝게 빛나는 프레드릭 황제의 입꼬리가 귀 끝까지 시원하게 끌어 올려있었다.
저런 모습이 승리자의 미소인가!
“이런 모습을 보고만 있는 나라니.”
자신의 모습이 우스워 작게 헛웃음을 뱉었다. 손을 쫙 펴서 공기를 잡아 비틀 듯이 주먹을 꽉 쥐었다.
이 손안에 들어 있는 아름다운 이가 지금은 다른 남자의 옆에서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때였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진심으로 웃는 레일라의 미소가 시선을 잡아끌었다.
내 옆이었다면 보지 못할 미소를.
프레드릭 황제의 옆에서 행복한 웃음을 짓는 레일라는 자유로워 보였다.
다른 남자에게 묶이는 자리에서 자유로워 보이는 레일라라니.
“그럼 다음에 언제 볼지 모르지만, 잘 가요. 형님!”
칼라엘의 발걸음이 미련 없이 뒤돌아서는 모습에 조용히 말을 뱉었다.
“…나도 볼 수 있는 거리에 있어.”
온종일 시작된 화려한 행사가 지듯이, 두 형제의 뒤로 긴 그림자가 여운을 남기고 짧게 끊어져 사라져 갔다.
둘의 죽음이 마무리될 때까지 그들 둘은 레일라에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영원히…아니, 그 이후에도.
<먹이간 된 공작가의 행복한 영애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