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1화 (51/60)

51화.

‘아… 아… 안 돼.’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다.

“레일라!”

뒤에서 뻗어 나온 커다란 손이 온몸을 감싸 안았다. 귀에 내려앉은 음성이 애절하게 파고들었다.

머리가 하얗게 변해버린 뒤라 누구인지 알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그다.’

등을 쓸어 내리는 따뜻한 손길.

귀에 계속 불러대는 내 이름 ‘레일라’

귀에 들리던 이명이 가라앉고 다시 들리기 시작하는 목소리에 질끈 감았던 눈이 떠졌다.

“괜찮습니다. 나를 봐요. 레일라. 괜찮아요. 괜찮아. 여길 봐. 나를 봐. 응?”

“…프레드릭?”

가느다랗게 떠진 눈으로 그의 얼굴을 확인하자 다리에서 힘이 풀렸다.

쓰러지는 몸을 그가 틈 없이 끌어안았다.

가볍게 안아 들은 그가 몇 걸음 걸어 의자에 앉아 나를 허벅지 위에 내려놓았다.

부드러운 손길로 머리를 가슴에 붙이고 쓰다듬었다.

도대체 당신은.

“왜? 왜, 왔어요? 왜?”

그의 황금빛 눈이 내 얼굴 위로 쏟아져 내리는 것을 느꼈지만, 고집스럽게 감긴 눈을 뜨지 않았다.

그의 잘못이 아닌데.

안으로 말려 씹힌 입술을 그의 투박한 손가락 하나가 건들어 밖으로 빼냈다.

그 사이로 자신의 손가락 하나를 입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대의 입술은 약합니다. 내 손가락을 물어요. 그대 입술에 상처가 나는 꼴은 못 보겠군요. 난 손가락이 단단해서 아픔을 느끼지 않으니… 이걸 물어요.”

아… 아, 왜 나한테 이렇게까지.

입안으로 들어온 손가락을 꽉 깨물어 상처를 내고 싶었다. 그래서 어금니를 이용해 잘근잘근 씹고, 빨고… 다시 씹고… 다시 빨고.

혀를 이용해서 슬쩍 건들었다가 다시 씹고.

화를 풀 듯이 얼마간 그렇게 하고 있자 엉덩이 밑에 그의 중심이 엉덩이골을 가르고 안으로 들어오려 했다.

‘나의 바보 같은 사람.’

엉덩이 아래로 힘을 줘서 눌렀다.

“으윽, 레일라.”

그의 말에 답하지 않고 엉덩이를 이용해 몇 번 찍어 내리듯이 꽝꽝 누르자 그가 젖은 신음을 뱉어냈다.

“보고 싶었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다고요?”

“식사를 물렀다고 해서 걱정했습니다.”

“…지금 먹으려고 했어요.”

그가 테라스 밖에 있는 시녀에게 손짓하자 시녀가 급하게 움직였다.

시녀의 모습을 확인한 그가 눈을 돌려 나와 눈빛을 교환했다.

그의 열의가 섞인 눈빛을 말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괜한 심술이 들었다.

뭣 때문인지 알 수 없는 심술이.

엉덩이를 오른쪽, 왼쪽으로 비비자 그가 앓는 소리를 뱉어냈다.

“이건 왜 안 죽어요?”

“…죽을 수가 없습니다.”

그의 말에 다시 엉덩이를 돌려 버리자 그가 이를 드러내고 입술을 깨물었다.

“으윽. 으.”

“왜 그래요?”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그가 이 사이로 힘들게 단어를 뱉어낼 때마다 엉덩이를 돌렸다. 젖은 신음이 뱉어 나오자 그의 목을 끌어안아 입술을 잘근 씹었다.

그와 똑같이 그의 다른 쪽 입술을 물고, 이를 세우고 그 사이로 말을 뱉었다.

“사랑해요.”

그의 모든 동작이 멈췄다.

고개를 깊이 숙인 시녀가 테라스에 있는 탁자에 음식을 놓고 밖으로 사라져 갈 때까지도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목을 끌어 내려 입술을 문질렀다.

“내려줘요. 저 이제 배고파요.”

“…저도 배고픕니다. 너무나.”

그의 갈라진 음성이 바람을 타고 흘러들어와 온몸에 전율을 일게 했다.

“저 배고파요. 레일라. 너무… 죽을 거 같습니다.”

귀에서 입을 떼지 않은 그가 나직한 소리로 계속해서 배고프다고 칭얼댔다.

그 소리가 아랫배를 간질거리며 찌르르 울리게 했다.

“…그래서요?”

“으음.”

눈앞의 탁자에 차려진 음식으로 잊고 있던 허기가 졌다.

아…….

그의 허벅지에 앉아 있는 자세에서 양쪽 다리를 벌리고 식탁을 마주 보자 그의 페니스가 더욱 심하게 꿈틀거렸다.

“레일라, 으응.”

손을 내려 치마를 넓게 벌리고 속옷을 끌어 내려 한쪽 다리에 걸쳤다. 그의 모습을 슬쩍 확인하고 양손을 뒤로 뻗어 그의 버클을 더듬거렸다.

놀라 굳어 있는 그의 몸처럼 버클을 더듬거리는 손끝에 걸린 페니스 또한 단단하게 굳어 있었다.

끙끙거리는 신음만 내뱉는 그의 버클을 풀고 드로즈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페니스를 꺼내 엉덩이를 들었다.

손으로 한번 쓸어내린 커다란 물건으로 갈라진 틈 사이를 쓸었다.

“하아… 으읏.”

앞에 놓인 탁자를 짚으며 엉덩이를 들고 올려 한 번에 눌러 내렸다.

“흐으.”

* * *

흥분한 페니스가 레일라의 안으로 들어가자 더는 행복감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충만해졌다.

갈라진 틈 사이를 가르고 들어간 페니스가 자리를 차지했다.

“이제 저는 식사를 할게요.”

“…응?”

태연하게 앞에 놓인 식기를 드는 그녀를 멍청한 시선으로 내려봤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페니스를 문 채로 엉덩이를 앞으로 숙였다.

끙—

이런 맙소사.

우아하게 식기를 움직이던 그녀가 막 썬 고기를 포크에 찍어 뒤로 허리를 비틀어 내밀었다. 멍청한 입을 벌려 다가온 고기를 물었다.

‘고문인가?’

아무렇지 않게 다시 앞을 향해 허리를 비틀자, 구멍이 크게 수축했다.

계속되는 그녀의 식사를 얼빠진 시선이 따라다녔다.

그녀와 다르게 호흡 소리가 거칠어지고,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 답답한 가슴만 크게 부풀었다 꺼졌다.

식기를 드는 그녀의 몸이 앞으로 숙어지는 모습에 엉덩이를 살짝 앞으로 밀어 넣자 그녀가 고개를 홱 돌렸다.

“그… 멀까 봐.”

몇 번 더 앞으로 움직이고 허리를 비틀어 대는 그녀의 속에 있는 페니스가 결국 참지 못하고 탁한 액을 뱉어내고서야 그녀에게 부탁했다.

“레일라… 제발.”

식기를 내려놓은 그녀가 양손으로 허벅지를 누르고 엉덩이를 들썩거리자 자극을 참지 못하고 사정하고 말았다.

“큭. 끗. 하아.”

앞으로 움직이려는 그녀의 엉덩이를 잡고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놀라 돌아보는 그녀의 얼굴을 찾아 입술을 물어 삼키고 가볍게 엉덩이를 들었다 놨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그녀의 은빛 머리를 날리는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그녀의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

“사랑합니다. 레일라.”

꽉 잠긴 목을 긁어내리는 말에 그녀의 붉어진 눈꼬리가 아래로 휘어졌다.

아… 아… 내 여자!

이 여인은 안으면 안을수록 신비로웠다.

주체하지 못하는 사랑스러움에 나도 모르게 손을 움직이는 속도를 높이자 그녀의 입에서 신음이 터져 나왔다.

“같이 가요. 혼자 가면 안 됩니다. 그대와 나는 조그마한 일까지 같이해야 하니.”

집착의 말을 뱉은 입술을 그녀의 입술에 맞물려 남김없이 타액을 모조리 빨아들였다.

다 내 것이었다.

그녀의 모든 것. 전부.

다시 한번 정액을 왕창 쏟아낸 페니스를 그대로 둔 채 그녀의 뒷머리에 입을 맞췄다.

하나부터 열까지 사랑스럽지 않은 곳이 없는 그녀의 머리, 등 뒤에도 입술을 계속해서 눌렀다.

붉어진 얼굴로 눈을 감고 더운 숨을 뱉어내고 있는 그녀의 다리를 한쪽으로 모으고 머리를 가슴에 기댔다.

땀에 전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큼큼—

“이제 식사하죠. 나머지 배고픔은 저녁에 다시 먹으면 되겠습니다.”

그녀 대신 식기를 잡고 먹어주었다.

“자, 아 하십시오.”

조그마한 입이 벌어지는 모습을 확인하고 입술을 내려 그녀의 붉어진 눈꼬리에 길고 진득하게 입술을 눌렀다.

내 입술은 그녀의 향기를 먹고, 그녀는 음식을 먹는 모습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행복감이 이런 것이리라.

“사랑합니다. 레일라.”

저절로 열리는 입을 사랑을 뱉어냈다.

사랑 만큼 음식을 먹여주고서야 엉망이 된 옷을 갈아입기 위해 일어섰다.

등 뒤를 따끔하게 찌르는 시선을 무시한 채.

알고 있었다.

레일라의 오라버니인 칼라엘이 계속해서 보고 있었음을.

다만, 그녀만 모르고 있었다.

처음 테라스에서 그녀의 움츠러진 모습을 보았을 땐 칼라엘을 죽여 버리고 싶었는데… 그녀가 내게만 보여주는 모습에 생각을 구석으로 밀어 넣었다.

그들은 단, 한 번도 레일라의 이런 모습을 보지 못했을 것이기에.

“레일라, 혹시라도 불편한 것이 있으면 작은 거라도 좋으니 무조건 말해주면 됩니다. 약속하십시오.”

“…네.”

안겨 있는 그녀가 긍정의 뜻으로 고개를 숙였다.

내 정액으로 젖어 있는 그녀의 드레스가… 점점이 뒤를 따르며 오는 길을 확인하듯 떨어져 있는 질척한 것들이.

이곳에 참 어울리는 그림이었다.

그녀의 이마에 입술을 내리고 부드럽게 얼굴을 감싸 안았다.

“이제 다시 나갔다 오겠습니다. 그래도 되겠습니까?”

“네.”

부끄러운 시선으로 내 눈을 마주하지 못하는 그녀가 사랑스러워 다시 한번 몸 가득 끌어안았다.

그녀의 향기를 숨을 적시고 일어나 욕실로 향했다.

준비하고 나와 다시 한번 그녀를 마주 안았다.

“꼭 약속했습니다. 작은 거라도 그냥 넘기면 안 된다고.”

“네, 그럴게요.”

그녀의 입술과 볼에 키스를 내리고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 * *

프레드릭이 나간 문에서 시선을 돌려 시녀가 안내한 욕실로 들어섰다.

민망한 마음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공녀님,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세요. 폐하께서 이 방 근처에는 십 보 이상 떨어지라 하셔서 근처에 다가오는 사람이 없습니다. 모든 것은 공녀님께서 편하게 있으시길 바라는 폐하의 마음입니다.”

걷던 걸음이 그대로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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