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화.
정말로 그랬다.
레일라는 모를 것이다. 그녀의 손끝 하나라도 닿으면 바로 발기해 버리는 나를.
그것도 매번, 매 순간.
“하앙. 으앙.”
작은 입으로 신음을 내뱉는 그녀를 살짝 들어 올려 가슴을 물었다. 혹시라도 물이 있어 그녀가 불편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했다.
“레일라, 그대의 가슴은 어쩌면 이렇게 아름다운지 모릅니다.”
이러니 당신을 놓아줄 수 없었다.
그녀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집착이 가득 묻어나는 입술로 그녀의 가슴의 정점을 물고 빨았다.
혀로 핥고 빨 때마다 그녀의 구멍이 조여와 사정감이 한 번에 솟구쳐 올랐다.
정말 돌아버리게 좋았다.
참지 못하고 가슴을 세게 빨며 허리를 한껏 쳐올렸다.
“아아아앙. 흐앙.”
“끄읏. 하읏. 끅. 레일라.”
몸을 부르르 떨어대는 그녀의 가슴의 정점을 가득 물고 그대로 파정했다.
“하아, 하아, 하아.”
긴 여운을 느끼며 그녀의 가슴을 물었다.
그녀 안에 들어가 있는 파정을 끝낸 페니스가 다시 서서히 몸집을 키웠다.
“프… 프레드릭.”
아직도 몸이 자유롭지 못한 그녀의 눈동자가 더는 커질 수 없을 정도의 한계까지 커지는 모습에 페니스가 완전히 그녀의 안으로 더 파고들었다.
“다시… 다시 한번만 불러 주십시오.”
그녀의 맑은 보라색 눈이 반짝였다.
“프레드릭.”
“네, 레일라. 항상 그렇게 불러주면 됩니다.”
그녀가 이름을 불러주자 혼자 미친 듯이 커졌던 페니스를 조금씩 움직였다.
“이대로, 이대로 조금만 있겠습니다.”
흥분을 누르기 위해 애를 썼다.
그녀의 몸을 닦으면서.
그게 더 자극적임을 처음 알았다. 조금씩 그녀를 따라 움직이다가 더 깊이 들어가 있는 페니스가 자극에 반응했다.
“하아. 으윽.”
그녀의 모든 몸이 내겐 너무 자극적이었다.
“프레드릭, 입술에 닿고 싶어요.”
맙소사.
겨우 참으려고 했는데.
그녀의 모습 중에 이런 적극적인 모습이 가장 마음에 들기는 했었다.
자유롭고… 적극적인 이런 모습.
그러니 내가 그녀의 포로가 될 수밖에.
아마도 이런 모습은 나밖에 볼 수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 누구도 본 적 없는 레일라의 내면의 모습.
“레일라, 얼마든지요. 이제부터… 아니, 그 전부터 저의 모든 것은 그대의 것이니까요. 그저 그대는 내게 요구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내 모든 것은 그대의 것이 될 테니까요. 기쁩니다.”
그래, 이건 내게 기쁨이다.
미소 짓는 입술 그대로 그녀의 입술에 붙였다. 그 사이를 비집고 점막을 가른 혀가 입술을 핥았다.
아… 아… 그녀의 몸이 자유로워서 그녀가 나와의 처음 만났던 그 날처럼 내 모든 걸 가졌으면 좋겠다.
거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가지는 그 모습으로.
엉덩이를 흔들어 대고 야살스럽게 웃던 그 모습.
할짝할짝—
한참을 입술을 따라 혀를 내밀어 핥아대던 그녀가 입안으로 혀를 집어넣었다.
치아를 핥아대던 혀가 입천장과 입안의 여린 살들을 훑어 대는 느낌을 더 느끼기 위해 눈을 감았다.
“으으. 흐으.”
그녀의 부드러운 혀의 느낌을 느끼며, 계속해서 연결된 페니스를 조금씩 쳐올렸다.
그녀의 혀가 멈추자 궁금한 마음에 속눈썹을 조금 들어 올렸다.
활짝 웃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맙소사.
순간적으로 참지 못하고 그녀의 허리를 안고 미친 듯이 허리를 짓쳐 올렸다.
퍽퍽퍽퍽—
“끄읏. 레일라. 좋아요. 너무 좋습니다.”
“으아앙. 프레드릭.”
물을 가르며 들어간 페니스가 다른 때보다 더한 질척한 소리를 만들어 냈다.
“아악. 프레드릭. 그만… 그만. 으으.”
“끄읍. 하윽.”
습한 공기가 욕실 안을 잠식했다.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며 파정했다.
욕실 안의 물이 끈적거릴 정도로 많은 정액이 쏟아져 나왔다.
새롭게 물을 받아 씻길 때까지 그녀와 나의 연결된 부위를 끊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언제까지고 그대로 있고 싶은 마음에.
“참아야 하는데, 참을 수가 없는…….”
그녀와 내 몸을 하나의 큰 수건으로 같이 감았다.
물기를 정리하고 욕실을 나와 침대로 향했다.
레일라를 조심히 눕히고 그 옆에 나란히 앉아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 긴 은색 머리를 부드럽게 뒤로 쓸어 넘기며 잘잘한 키스를 퍼부었다.
“미안합니다. 그대와 있으면 몸이 가만히 있지를 않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방금 그녀와 욕실에서 세 번을 쏟아냈음에도 불구하고 페니스가 딱딱해져 있었다.
아무래도 미친 건지.
“프레드릭… 사실 저도 좋아요.”
좋다는 말을 처음 들은 머리가 정지했다.
긴 부드러운 은발을 쓸어 넘기던 손길도.
정처 없이 흔들리던 눈빛도.
오로지 지금 움직이는 거라곤… 그녀의 안에 들어가 있는 커다란 페니스와 그걸 씹어먹고 있는 그녀의 구멍뿐이었다.
시선만 움직여 그녀의 얼굴로 향하자 그녀의 눈꼬리가 이쁘게 아래로 휘어져 있었다.
그걸 보는 순간 깨달음의 둔기가 머리를 강타했다.
‘난, 어쩌면 평생… 아니, 죽어서도 레일라에게서 벗어나지 못할 거야.’
어쩌면 그들처럼.
그녀를 바라보는 눈길이 잘잘하게 떨어댔다.
아… 아… 그래서.
그래서 그녀를 찾아 내가 황제라는 것도 개의치 않고 무작정 찾아 나섰나 보다.
강렬한 느낌이었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레일라, 제국으로 돌아가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도착하면 내 말을 잘 들어 주었으면 합니다. 그래 줄 수 있습니까?”
그녀가 또다시 맑고 상큼하게 웃었다.
“네, 언제든지요.”
“그전에…….”
슬쩍 그녀를 안으며 아래를 더 깊이 쳐올렸다.
그 사이로 맑은 액이 흘러나오고 있는 모습에 페니스를 더 깊이 박아 넣으며 그녀를 안아 몸 위에 올렸다.
아직 전부 힘이 들어가지 않는 그녀의 몸이 몸 위로 늘어지며 더 깊이 박혀 들었다.
또다시 그 순간 올라오는 사정감이란.
“…이렇게, 이렇게 자면 되겠군요.”
그녀의 황당한 시선을 못 본 척 눈을 감았다.
* * *
프레드릭의 황금빛 눈이 서서히 사라져 가는 모습을 그의 가슴에서 살폈다.
모든 것이 이상했다.
그와 있으면 자꾸 간질거리는 심장도.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도.
마치 소중한 것을 만지듯 하는 그의 모든 손길도.
지금도 얼마든지 자신의 욕심을 위해 밀어붙인다 해도 가능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뭔가를 참듯이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그를 따라 눈을 감았다.
얼마나 잠이 들었을까.
몸에 열이 오르고 있었다. 조금 더 몸이 풀린지를 알기 위해 엉덩이를 움직이다가 그대로 멈춰야 했다.
“응? 뭐지.”
몸 아래 딱딱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의 몸이었다.
어제보다 움직임이 편한 머리를 비틀어 그의 얼굴을 살폈다.
‘잘생겼네.’
항상 조각같이 잘생긴 두 오라버니를 보고 자란터라 얼굴에 면역이 있었는데.
그랬는데도 그는 누구보다도 잘생긴 얼굴이었다.
날카로운 턱은 손을 데면 손이 베일 것 같고.
오뚝한 코에… 몸은 또.
잘 짜인 몸을 손으로 만져보고 싶었지만, 힘이 많이 들어갔다.
‘뭐, 할 수 없나. 아, 잠깐!’
손으로 안 되면 몸으로 느끼면 되었다.
몸을 살짝살짝 틀면서 그의 몸 위에서 유영했다.
맨살이 닿은 느낌이 좋아, 몇 번 더 그의 몸 위에서 몸을 틀면서 움직이자 몸의 근육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와, 진짜 멋지다.”
혼자 말을 뱉어낸 것도 모르고 뱀처럼 이리저리 움직여 그의 근육을 느꼈다.
그러다 이상한 느낌에 비틀린 몸을 그대로 멈췄다.
묵직하게 아래가 꽉 들어찬 느낌이…더 커졌기에.
“맙소사. 지금껏…….”
뒷말을 더는 잇지 못했다.
아직도 계속 연결되어 있음을 깨달아서.
민망함에 슬쩍 눈을 들어 그를 봤지만 눈꺼풀이 굳건히 감겨 있었다.
“아, 이렇게 해도 잠이 깨지 않네.”
신기한 마음에 이번에는 엉덩이를 이리저리 틀어 보았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몸을 조금씩 트는 것뿐이니까.
다른 것은 움직이려면 시간이 걸렸지만, 몸을 비틀어 대는 것은 가능했다.
맘껏 몸을 비틀었다.
“으응. 세상에. 맙소사.”
그의 페니스가 주는 쾌감에 나도 모르게 자꾸 신음이 새어 나왔다.
“으윽. 으.”
내 신음이 아니었다.
그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신음에 틀던 몸을 멈추고 눈을 들어 올렸다.
그의 얼굴이 열기로 붉어져 있었다.
“하아, 자면서도 느끼나요? 몸이 잘 움직이면 다른 것을 하고 싶은데, 아쉽네요.”
“…내가 해도 됩니까?”
동굴을 긁어내는 소리에 순간적으로 모든 동작을 멈추고 그대로 정지했다.
“프…프레드릭.”
“네, 레일라. 도저히 간질거려서 말입니다. 이렇게 절 죽이고 싶은 거라면 환영입니다만, 그대와 이것만은 하고 가야겠군요.”
이대로 죽을 거 같습니다.
그의 잠긴 목소리가 끙끙거리는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었다.
“레일라, 살려 주십시오.”
“…네.”
마음대로 움직이면 나도 그의 위에서 그가 했던 것처럼 해보고 싶었다.
오늘은 그가 움직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하아—
속에서부터 끓어오르는 깊은숨을 내뱉으며, 그가 손을 뻗었다.
위에 올려 있는 내 몸을 잡고 자세를 바로잡았다.
“하아. 그대가… 그대가 얼마나 나를 미치게 하는지 좀 알아주십시오. 제발.”
절규하듯 목소리가 뚝뚝 끊어져 나왔다.
그의 큰 손이 양쪽 골반을 잡고 들었다 놓기를 반복했다.
“흐앙, 프레드릭. 흐앙.”
“네, 레일라. 여기 있습니다. 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