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화.
“으윽. 하아. 진짜.”
몇 번 더 탁한 정액을 뱉어내자, 영애가 눈동자에 천천히 빛이 들어오고 있었지만, 완전히 돌아오진 않았다.
“하아, 정… 정신이 좀 듭니까?”
“…….”
“아직인 듯하니 몇 번 더 움직여야겠군요.”
그녀를 품에 가득 안자 그녀 스스로 가슴을 밀고 허리를 비틀었다.
“자세를… 영애.”
등이 아플 수 있으니 자세를 바꿔야 했다.
아직도 연결된 부위를 그대로 두고 조심스럽게 안고 있는 채로 들어 올려 다리를 벌리게 하고 허벅지 위에 앉혔다.
허벅지에 앉아서 비틀어대는 허리선에 따라 풍만한 가슴이 움직이는 괘도를 눈으로 놓칠까 싶어 깜빡이지도 않았다.
다리를 벌리자 페니스가 좀 더 깊이 들어가 박히자 묘한 신음을 뱉어내며 허리를 흔들어 앞뒤로 움직였다.
그 움직임에 따라 같이 춤을 추는 아래가 오물오물 씹어대는 통에 또다시 사정감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맙소사. 그대는 도대체…. 하아, 진짜 미치겠네.”
분명 움직임을 보면 서툰 움직임인데, 왜 이다지도 요염해 보이는지 알 수가 없었다. 가만히 그녀의 입에 입술을 붙이자, 하얀 손을 들더니 가슴을 밀었다.
미약한 힘에 저항 없이 밀려나 주자 작은 손이 뻗어와 손가락 끝으로 닿을 듯 말 듯 가슴을 쓸어내렸다.
여기에 눈꼬리를 내려 웃는 모습에 헉하고 숨을 들이켰다.
나페아 제국에서 흔하지 않은 은발에 보석 같은 보라색 눈이 묘하게 낯이 익으면서도 안정감을 주는 여인이 또다시 눈꼬리를 내려 환하게 웃었다.
격한 정사로 인해 불규칙하게 뛰던 심장이 더욱더 불규칙한 소리로 내달렸다.
“끄응. 미치겠네. 진짜.”
이런 적은 처음인데.
심장도 아래도 도저히 덤덤해지지 않았다.
유레안 제국에 와서 이런 경험을 할 줄이야.
상상조차 해 본 적이 없었다.
허리를 움직이지 않아도 위에서 흔들어 대는 영애를 황홀한 눈으로 취한 듯이 봤다.
풍만한 가슴이 다가와 먹어주길 바라기에 입을 벌리고 먹으려고 하면 다시 뒤로 물러나 애를 태웠다.
“하아아아앙. 흐응. 아응.”
노랫소리 같은 신음을 내뱉은 영애가 손으로 얼굴을 더듬어 내리더니 입술 끝에 손가락을 대고 손톱을 세웠다.
손톱 밑에 들어간 입술을 긁어대는 통에 저절로 신음이 흘러나왔다.
한참 입술을 덧 그리던 그녀가 손가락 하나를 입안에 집어넣었다.
입천장을 긁어내리고, 이를 만지고…여린 살을 손톱 끝으로 살살 긁었다.
“으으… 도대체. 서툰 것이 맞는 겁니까? 미치겠네.”
이제는 정말 서툰 것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입안을 샅샅이 훑던 손을 꺼낸 그녀가 자기 입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쭉 빨아 먹는 모습에 숨을 멈추고 입을 떡 벌렸다.
황홀하기까지 한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입을 살짝 벌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다가와 입술을 빨아들였다.
“하아.”
그것도 부족해 엉덩이를 살짝살짝 흔들며 혀를 집어넣어 곳곳을 찔러댔다. 처음으로 상대에게 먹히는 게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음… 나쁘지 않았다.
그녀의 애액과 정액이 잔뜩 흘러나와 허벅지를 온통 적셨다.
“하응. 으앙.”
그녀의 허리 짓에 박자를 맞춰 조금씩 허리를 쳐올리자 신음을 뱉으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결국, 참지 못하고 파정했다.
줄이 끊어진 듯 힘없이 쓰러져 내리는 그녀를 순간적으로 받아 내어 꽉 끌어안았다.
“하아. 이제 다 된 거 같군요.”
재상이 보고하기에도 이런 상태로 푹 잠을 자고 일어나면 완벽하게 해독이 된다고 했었다.
“단단히 미쳤군.”
아래로 미끄러트린 시선에 연결된 부위가 보였다.
그녀에게 꽂힌 페니스를 쉽게 뺄 수가 없었다.
쉴 새 없는 정사 속에서 그만 솟아오를 법도 한데.
파정하고도 곧바로 다시 커지고 있는 페니스를 보고 헛웃음을 흘렸다.
이렇게 여인을 안아 본적은 맹세코 처음이었다.
15살에 황위를 이어받아 8년 동안, 약화 된 황권을 강화하기 위해 모든 시간을 바쳤기에 여인을 안을 시간조차 없었다.
황후를 맞이해야 한다는 성화에 못 이겨 올해부터 황후 후보를 올리고는 있었다.
그랬는데…….
하얗게 쏟아져 내린 머리를 모아 부드럽게 뒤로 넘기고 옷을 정리해 주었다.
문제는 씻어주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었다.
“조금만 더 있다 나가도록 하죠. 지금쯤 찾고 있을 테니 말입니다.”
아쉬운 마음에 입술을 맞물려서 혀를 섞고 점막을 훑으며 입 안에 남아 있는 타액을 모조리 빨아들였다.
“하아, 이걸로 목마름을 좀 달래야겠군요.”
아쉬움이 묻어나는 입술을 겨우 떼어냈다.
의식이 끊어진 몸이 자꾸 흘러내리려 하기에 다시 한번 틈 없이 꽉 끌어안아 몸에 붙였다.
천천히 부드럽게 등을 쓸어 내리며 생각에 잠겼다.
암살자라면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분명 느껴지는 바로는 전문적인 암살범인데… 목적이 살인은 아니었다.
영애를 안고 가는 길에 우측 길로 가려고 하면 화살을 쏘아 맞혀 갈 수 없게 만들어 한곳으로 몰아갔다.
사람을 겨냥한 화살이 아니라, 나무를 쏘는 화살.
화살의 길 안내를 받아 와보니 이곳이었다.
공교롭게도 내가 암살자 처리를 위해 가는 순간 이 영애가 이 동굴을 찾았고, 또다시 공교롭게도 이곳에 작은 샘이 있고, 거기에 미약이 있었다……?
“이 제국의 황제가 그대를 계속 파트너로 줄 때부터 알아봐야 했는데.”
첫날 연회부터 집요할 정도로 이 영애만을 내 옆에 두려고 하는 이유가 뭘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알 수가 없었다.
“스타멘 공작가라고 했는데…….”
이 영애와 엮일 거라 생각해 본 적 없으니, 이 제국 영애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었고.
한 가지… 연회에서 첫 춤을 위해 나오는 영애를 잡는 손은 봤었다.
“친남매가 아닌가?”
같은 남자의 관점에서 느껴지는 것은 경계!
다시 한번 보았을 때… 거칠게 잡아끄는 손길로 의자에 앉히는 모습은 질투!
정말로 친남매가 아니라면 알아봐야겠다.
물론 이 제국의 황제가 왜 자꾸 이 영애와 엮이게 하는지도.
그냥 죽이려고 했으면, 이런 방법을 쓰지 않았을 것이었다.
“이런, 미치겠네. 진짜.”
정신이 들 때까지 안고 있으려고 했는데… 문제가 생겼다.
그렇게 쏟아냈는데도 불구하고, 또다시 솟아오르는 중심으로 인해 도저히 이대로 있을 수가 없었다.
“일단 나가겠습니다. 나가서 찾다 보면 우리를 찾는 사람과 만나겠죠. 천천히 움직일 테니 불편하진 않을 겁니다.”
나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손수건과 겉옷으로 대충 닦아 주고, 옷을 정리해 줬다.
하지만, 누가 보아도 그녀는 정사로 범벅된 상태로 보였다.
맘에 들진 않지만, 영애를 정리해 주고 조심스럽게 안고 동굴 밖으로 나왔다.
왜 이렇게 가벼운지.
여인과 춤을 춰본 적은 있다. 하지만 이렇게 오래 안고 있기는 처음이라 그런지 지나치게 가볍게 느껴졌다.
또 그런 것에 비하면 가슴은 풍만했고.
“끙.”
뭔가 단단히 고장 났나 보다.
무의식적으로 흘러간 그녀의 가슴에 또다시 바지 앞섶을 뚫을 정도로 솟구치는 페니스라니.
“하아… 이건 뭐, 여인에 굶주린 미친놈도 아니고.”
나도 모르게 거칠게 내뱉은 말에 스스로 입을 닫고 걷는 데에 집중했다. 걸음이 저절로 느려지고 있었지만,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말은 구하기 힘들 것이고.
이곳이 다른 제국이니 제대로 찾아가기도 힘들었다.
최대한 기감을 넓혀 사방으로 넓혀 보고, 사람의 기가 느껴지는 곳으로 방향을 틀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여기 이쪽에서 기가 느껴진다.”
역시인가? 가장 먼저 보이는 검은 머리를 보니 연회에서 봤던, 이 영애의 두 오라버니일 것이다.
그들을 보고 소리를 질렀다.
“이쪽입니다.”
목소리를 높여 알리자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사람의 발소리가 요란했다.
* * *
황제의 명에 의해 사냥터에 먼저 도착하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레일라를 나페아 제국의 황제와 엮어 사냥터로 보낼 줄은 몰랐다.
설마 이곳 사냥터에서 뭔가 있을까 싶어 레일라를 따라다니는 그림자를 두고 왔는데.
칼라엘이라도 붙여줘야 했었다.
황제가 사냥제 파트너로 데려가 버려 그조차도 여의치 않았다.
최대한 일찍 사냥을 마치고 돌아와 상황을 살폈다.
웅성웅성하는 황궁 기사를 볼 때까지는 불안하지 않았는데.
“무슨 일이냐?”
그들에게 다가가 연유를 묻자 황제가 레일라에게 내어준 말이 혼자 돌아왔다는 소리가 들렸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말을 달려 사냥터 숲 안으로 달렸다.
뒤를 따르는 가문의 기사에게 황궁 기사에게 도움을 청하라 이르고, 안으로 먼저 들어가 레일라를 찾아다녔다.
조금 떨어진 뒤쪽에서는 황궁 기사가 따라왔다.
그 결과 레일라를 찾긴 찾았는데.
왜 저 황제가 레일라를 안고 있으며.
왜 저 황제와 레일라 사이에…….
한눈에 보고도 바로 알 수 있을 정도로 레일라의 온몸에 정사의 흔적이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순간적으로 끓어오르는 화를 누르지 못하고 살기를 담은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뒤에 따라오던 기사 몇 명이 그 자리에서 바닥에 쓰러지는 소리가 들려오는데도 살기를 걷을 마음이 없었다.
그런데.
레일라를 안고 있는 황제가… 그대로 안은 채로 보호하듯이 뒤로 돌아서는 모습에 헛웃음이 나오면서 분노로 온몸이 떨렸다.
“폐하! 레일라는 제 동생입니다. 제게 건네시면 됩니다.”
평소 철저한 이미지 관리로 인해 뒤집어쓴 온화한 미소를 집어 던졌다.
이렇게 감정이 제어되지 않은 적은 5살 이후 처음이었다.
“공작! 영애가 숨을 쉬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뭐라고?
“제 동생입니다.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나페아 제국 황제의 살피는 시선을 무시하고 앞으로 걸어가 팔을 벌렸다.
“영애의 상태가 좋지 않아요. 그러니 제가 안고 가도록 하죠.”
다시 한번 끓어오르는 살심에 레일라에게 닿아 있는 황제의 팔을 베어 버리고 싶었다.
하아… 황제만 아니라면.
“폐하! 제가 데리고 가겠습니다.”
무례했지만, 앞을 가로막고 벌린 손을 무르지 않았다.
잠시 망설이던 황제가 주저하는 손길로 레일라를 넘겨주었다.
“공작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지 않나요? 그게 먼저 궁금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레일라를 먼저 저택에 데리고 가서 주치의에게 보이기 위함입니다. 그럼 폐하의 안전을 확보하였으니, 뒤에 있는 황궁 기사와 함께 안전한 곳으로 가시면 됩니다. 저는 레일라를 데리고 가서 주치의를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레일라를 받아들고 서둘러 말에 올라 말을 달렸다.
한 손으로 안아 들고 달리면서 잠깐 말을 멈추고, 레일라를 감싸고 있는 더러운 재킷을 찢듯이 벗어 던져 버렸다.
멈춘 말을 달려 저택으로 빠르게 달렸다.
* * *
급한 듯 사라지는 공작의 뒤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가 옆에 다가온 늘 옆에 붙어 다니는 친우에게 시선을 두었다.
“레이오드, 말을 가져왔나?”
어릴 적부터 형제처럼 지내 온 레이오드가 내 상태를 살피고 있는 모습에 손을 들어 말렸다.
“난 아무렇지 않아. 설마 내 실력을 무시하는 거야?”
“하지만, 폐하!”
“진짜 괜찮아! 나보다는 저 영애가 더 걱정이지. 내 실력을 알면서도 그래. 진짜 괜찮아. 공격이 있었던 건 아니니.”
공격이 아니라 장소로 몰아간 것이니.
걱정이라면 나보다 저 영애가 걱정이었다.
큰 오라버니라는 사람이 데려가는 모습이 영 이상하고 느낌도 좋지 않았다.
이유 없이 저들이 가는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하다가 빠져나간 허전한 손을 뻗었다.
조금 전까지도 안고 있던 손의 허전함에 양손을 들어 손을 펴고 한참을 바라봐야 했다.
손안에 아직도 남아 있는 온기를…. 사라지지 않는 온기를.
남아 있는 온기라도 지키기 위해 주먹을 쥐었다.
잊지 못할 시간이었다.
오히려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허전함을 느낄 정도로.
“폐하! 이제 가셔야 합니다.”
“…….”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 사냥터의 임시 막사로 자리를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