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0화 (20/60)

20화.

허벅지 사이로 들어온 손이 아래를 지분거렸다.

“하아. 오라버니. 제발.”

그는 답하지 않은 채 피식거리는 비웃음을 뱉어냈다.

절망하는 나와 상관없이 끈적한 손은 가차 없이 살 속으로 파고들어 둔덕을 쓸었다.

한참을 지분거리던 그가 갈라진 틈 사이로 손가락을 밀어넣었다.

질꺽 거리며 손가락이 드나든 자리에서 나는 소리가 아름다운 꽃들의 향연 속으로 퍼져나갔다.

“으음. 제발.”

입술 끝을 물어뜯으며 신음을 꾸역꾸역 목구멍 안으로 밀어 넣었다.

한참을 손가락만 움직이던 그가 손을 물렸다.

‘아, 정말 다행이다.’

안심하는 숨을 뱉어내기 전에 버클이 풀리는 소리가 들렸다.

모든 동작이 멈춘 나를 가볍게 들어 올린 그가 이미 발기한 페니스 위에 그대로 나를 박아 내렸다.

“흐윽. 오라버니, 아… 제발.”

“쉿, 레일라. 난 괜찮지만 누가 들으면 네가 창피하지 않겠어? 그러니 얌전히 있는 게 네게 좋을 거야. 난 너무 좋은데? 늘 이곳에서 하고 싶었거든.”

미친놈!

끝내 튀어나오지 못한 욕을 짓씹은 입술 사이로 삼켰다.

의자 깊이 엉덩이를 물린 그가 골반을 움직여 앞으로 밀어 넣는 동작을 했다.

“하, 진짜 좋은데. 기분이 새로워. 벌써 싸버릴 거 같아.”

유두를 찾아 만지작거리며 쓸어내리던 그의 모든 행동이 멈췄다.

“일단 손님부터 맞이해야겠어. 레일라.”

집사의 안내를 받은 영애가 정원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일… 일어나야…….”

“그대로 있어. 내가 왜 널 불렀다고 생각하는 건데.”

그가 엉덩이를 빼더니 그대로 힘을 줘서 페니스를 끼워 놓듯이 꽉 밀어 넣었다.

밀리지 않기 위해 커다란 탁자를 짚어야 했다.

입술 안으로 밀어 넣어 짓씹은 곳에서 피 맛이 났다.

“헤이드, 차와 간식을 내어 와. 그리고… 영애, 이쪽으로 앉으시죠. 보다시피 제가 동생을 안고 있어서 의자를 빼 드릴 손이 없음을 용서하시길.”

친절한 미소가 걸린 그가 예의 바르게 양해를 구했다.

가까이 다가온 영애가 우리 모습에 걷던 걸음을 그대로 멈췄다.

그녀의 시선이 찬찬히 나를 훑어 내려가더니 차가운 경멸이 차올랐다.

“…네. 그건 또 다른 예의인가 보군요. 물론 저야 들어본 적도 눈으로 본 적도 없지만 말입니다. 공작님!”

목소리에 경멸을 담아 딱딱 끊어 뱉은 영애가 스스로 의자를 빼고 자리에 앉았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공작님! 미리 연락드렸지만, 다시 한번 소개합니다. 브레들리 공작가의 이자벨입니다. 몇 번 연회에서 인사를 나눴지요.”

그녀의 말끝마다 힘이 잔뜩 들어갔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자벨 영애. 저는 아시겠고… 제 앞에 있는 이는 제 동생 레일라 스타멘입니다.”

고개를 깊이 숙이며 인사를 건넸다.

“…레일라 스타멘입니다.”

“공작님 뭔가 착각하시나 본데요. 저는 오늘 공작님께 청혼하러 온 겁니다. 그런데… 이런 식의 답이라니. 도대체 뭘 하고자 하신 겁니까?”

그녀의 직설적인 화법에 그가 느긋이 손짓했다.

“차를 드시죠. 영애.”

하녀가 내온 차와 간식이 탁자에 놓였다.

내 앞에 놓인 두 개의 찻잔 중 하나를 들기 위해 그가 앞으로 몸을 숙였다.

꽉 물린 그의 페니스가 더 깊게 파고들었다.

다시 한번 입술을 짓씹으며 찻잔을 들었다. 덜덜 떨리는 찻잔이 맑은 찻물을 옆으로 흘려댔다.

“제가 동생을 좀 많이 예뻐해서요.”

“예뻐하는 쪽은 둘째 공자 아니었나요?”

큰 오라버니의 미소가 짙어졌다.

“아… 그렇게 소문이 났나요? 사실 우리 형제 두 명 다입니다. 우리 동생이 워낙 예뻐야 말이죠.”

이자벨 영애의 미소도 같이 짙어졌다.

나라면 저 상대에서 찻물이 아닌 찻잔을 집어 던져 피를 봤을 법도 한데, 그녀는 끝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뭐, 어차피 가문 간의 결합도 중요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결혼 후에는 그 어떤 행동도 조심하셔야 할 겁니다.”

“그런가요? 결혼은 해봐야 아는 겁니다. 영애.”

그가 결혼을?

생각해 본 적 없는 문제였다. 그가 결혼하면? 나는 자유로울 수 있을까?

아니, 이곳을 벗어나기 전에 내 자유는 없을 것이다.

다시 찻잔을 들던 그의 하체가 더 가깝게 움직이며 안으로 깊이 파고들었다가 찻잔을 쥠과 동시에 뒤로 같이 빠졌다.

신음을 참기 위해 손을 내려 손톱을 손바닥에 박았다.

“레일라 영애는 이제 성년식이 지났다죠? 그럼 좋은 혼처를 잡아야겠네요.”

“…네, 영애. 하지만 아직 생각이 없습니다.”

“우리 레일라가 두 오라버니가 좋아서 아직 혼처를 잡을 생각이 없나 봅니다.”

이자벨 영애의 살피는 시선이 내 몸을 스쳤다.

“입양이시라 들었는데… 의외로 사이가 좋으신가 봅니다.”

큰 오라버니의 손이 내 엉덩이를 살짝 쓸면서 위로 올라갔다.

“네, 좋습니다. 이렇게까지 하고 싶을 정도로 말이죠.”

차 한잔을 다 마신 이자벨 영애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 공작님께서 지금 나오시기 힘드시니 그냥 계세요. 추후 청혼 문제는 다시 아버지를 통해 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큰 오라버니에게 반해서 청혼하러 왔을 거라 여겼더니, 그것이 아닌 가문 간의 결합을 통한 이익인가 보다.

“이자벨 영애, 일어나 배웅하지 못해 죄송해요.”

“…그런가요? 다음에 다시 뵙죠. 뵐 수 있으려나 모르겠지만요.”

말을 마친 영애가 그대로 일어나 정원을 벗어났다. 벗어나는 동안 미련이 전혀 없어 보이는 뒷모습이 당당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녀의 뒷모습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 귓가에 따스한 숨결이 파고들었다.

“레일라, 설마 여자한테 반한 것은 아니겠지? 내 동생의 심미안은 알 수가 없어서 말이야. 이렇게 잘생기고 멋진 오라버니가 네 곁에 둘이나 있는데 여길 봐.”

천천히 움직인 그의 손이 허리를 위로 들어 올렸다.

손쉽게 들린 몸이 그의 손에서 인형처럼 움직여 내렸다.

그와 함께 아픔과 쾌락이 섞인 신음이 터져 나왔다.

“흐윽. 아파.”

* * *

긴장으로 더 조여진 레일라의 아래가 씹어 먹을 듯 물어대는 통에 한차례 정액을 토해냈다.

“끄윽. 괜찮아, 레일라. 맘대로 뱉어. 이곳에 아무도 들이지 말라 했거든. 이곳이… 네 기억을 새롭게 만들 곳이니까.”

테이블이 놓인 자리 바로 밑이 그날의 기억이 있는 곳이었다.

이곳 전체에서 레일라를 나로 물들어 가야 했다.

한차례 파정한 페니스가 다시 굵어지자 레일라의 허리를 들었다가 강하게 박아 내렸다.

“우리 동생은 타고났어. 이 오라버니의 페니스를 이렇게 잘 씹어먹네.”

잘 박혀 있는 그녀를 안고 미끄러지듯 테이블 아래로 들어갔다.

미리 깔아 놓은 두꺼운 천이 마음이 들었다.

장미꽃이 만발한 정원에서… 그녀의 기억이 있는 테이블 아래에서… 이것보다 더 멋진 정사는 없었다.

“여긴…….”

“내가 너를 위해 미리 준비했어. 너를 안기에는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없으니까.”

레일라를 안기 위해 준비한 작은 궁전이었다.

안기에만 적합한 아늑한 공간.

레일라를 눕히고 그 위로 올라탔다.

저 작은 입이 뭔가 말하려 애쓰자 말하지 못하게 크게 물었다. 이빨을 세워 깨무는 바람에 레일라의 비명이 들렸지만, 그 소리마저 기꺼웠다.

“후우, 입 벌려.”

벌어진 입 사이로 레일라의 타액을 빨아 마셨다.

뾰족하게 세운 입술이 입안 전체에 있는 타액을 모조리 끌어와 마셨다.

입안이 마르도록 그녀의 타액을 마셨지만, 가시지 않는 갈증에 드레스의 앞섶을 찢어발기고 가슴을 물었다.

“이곳에 하얀 액이 나온다면 좋을 거야. 이 오라버니는 차보다 네 이곳에서 나온 하얀 액을 더 마시고 싶어. 그렇게 해줄 거지?”

입술에 힘을 주고 볼이 패도록 가슴의 정점을 빨았다.

나오지 않는 액체를 바라듯 더 세게 힘을 줬다.

“으윽. 아파요. 아파.”

아파하는 행동조차 기꺼워 빠는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집사에게 일러 레일라의 방으로 성수를 더 많이 가져다 놓으라고 해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가슴에 피가 나고 상처가 나도록 빨아도 상관없을 테니까.

“크윽, 레일라. 넌 네 안이 얼마나 좋은지 모를 거야. 하아… 이 오라버니가 돌아버릴 정도로 좋아. 너무 좋아.”

“흐응. 흐으. 아아아아.”

처음에는 그저 따라오기만 하던 레일라가 이제는 제법 느껴주는 모습에 만족감이 차올랐다.

그에 답하듯 사정감이 또 차올랐다.

* * *

빠르게 허리를 움직이는 케이드란의 몸짓에 따라 몸이 사정없이 흔들리고 또 흔들렸다.

도저히 이 괴물 같은 체력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흐아앙, 천천히. 좀… 흐으. 천천히요.”

그를 생각하는 머리와 반대되는 몸이 느끼는 쾌락은 언제나 내게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흐으응. 흐. 으아아아앙.”

절정에 달한 신음을 내뱉는 순간 큰 오라버니의 페니스가 뜨거운 정액을 내 안에 잔뜩 싸질러댔다.

분수처럼 솟구쳐 올라오는 따뜻한 액체에 뜨거워진 눈을 감아 내렸다.

두 번째 사정이 끝나고, 쉼 없이 입을 내려 빨아대던 오라버니가 일어나 테이블을 덮고 있는 화려한 천을 잡아당겨 나를 감싸 안았다.

‘다행이다, 그대로 두고 가지 않아서.’

나를 안고 계단을 올라가던 오라버니가 잠시 멈췄다.

“내일 영지에 내려가 봐야 해. 아마, 연회 전까지 오긴 하겠지만, 좀 늦어질 수도 있을 거야. 영지에 문제가 생겼거든. 레일라! 너를 데려가고 싶지만, 일정이 빠듯해서 같이 가기는 힘들어.”

그의 한숨이 내 머릿결 사이로 파고들었다.

하아—

“노골적으로 안심하다니. 마음에 들지 않는데.”

눈을 감아 표정을 감췄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것이… 아니라.”

“되었어. 너는 모르겠지만, 네 표정은 네 얼굴뿐만이 아니라 몸에서도 다 보여. 저녁 식사를 같이해야겠어. 내일 일찍 떠나야 하거든.”

“네, 오라버니.”

순종적인 내 모습에 그가 만족스럽게 웃었다.

방문을 열고 들어간 그가 침대 위에 내려준 것이 고마워 나도 모르게 해사하게 웃었다.

그의 눈이 못 볼 것을 본 것처럼 커다래졌다.

다급한 사람처럼 내려온 입술이 온통 입안을 휘저었다.

번들거리는 타액이 입술에 뭉개져 사라질 때까지 빨아댄 그가 겨우 떨어져 나갔다.

그가 나간 것을 확인하고서야 웃음이 나왔다.

영지로 간다는 기쁜 소식에 꾸며내지 않은 웃음이 절로 나왔다.

“아가씨, 목욕 준비할까요?”

“응, 에렌.”

에렌이 준비해 준 물에 몸을 담갔다.

요즘 몸을 너무 혹사당한 상태라 말이 아니었다.

다행히도 그가 집사를 통해 보내준 성수가 가슴의 상처와 체력을 다시 채워주기는 했다.

“아, 이것이 기회일까?”

큰 오라버니가 영지로 가고, 둘째 오라버니마저 없다면.

그렇다면 이 공작저를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머리가 빠르게 움직였다.

첫 번째! 바로 잡혀 온다는 가능성이 크다.

이 제국에서 큰 오라버니의 힘이 닿지 않는 곳은 황궁뿐이니까.

두 번째! 연회까지 기다려서 옆 제국으로 도망간다.

두 오라버니의 무력을 당해낼 정도라면 사람 중 사람도 아니고 괴물 중 괴물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음.

“아직은 방법이 없나?”

옆 제국인 나페아 제국의 황제라면?

주인공 중 주인공인 황제는 이미 연인이 있을 것이다. 그가 연인을 두고 나를 선택할 리는 없고.

욕실에서 나와 침대로 향할 때까지 아무 결론도 내지 못했다.

죽을 때까지 그 둘과 이런 식으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자 눈이 뜨거워졌다.

자유.

막막한 마음에 조용히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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