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화 (16/60)

16화.

여기는 꿈속인가!

부모님의 싸우는 소리에 귀를 틀어막았다.

파삭거리며 그릇이 깨지는 소리. 고함치는 소리. 날카로운 비명.

매일 들었던 소음이 오늘따라 더 거칠게 들렸다.

이건 그날의 마지막 날이라 더 생생했다.

빙의 전, 아버지가 집을 나간 날의 마지막 날.

거실 한쪽에 쪼그려 앉아 싸우는 모습을 보다가 앞에 깨진 화병에 얼굴이 따끔거렸다.

이날을 기점으로 다시는 아버지를 볼 수 없는 날이기도 했다.

강하게 닫히는 현관문을 보고, 엄마가 다가와 나를 끌어안았다.

“엄마가 미안하다. 미안해.”

한이 맺힌 울음을 토해내는 엄마를 끌어안고 같이 울었다.

오랫동안.

“쉬이… 레일라, 괜찮아. ”

잠결에 들리는 말이 기꺼워 더 깊이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따뜻함을 느끼며 깊은 잠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눈에 자꾸 닿아 오는 부드럽고 간지러운 느낌에 눈을 몇 번 찡그리면서.

엄마의 품보다는 딱딱하고 덜 포근한 품속이라 짓눌린 얼굴이 아팠다.

* * *

레일라를 안아 어색하게 등을 쓸어내렸다.

이게 무슨 짓인지.

“레일라, 네 꿈속의 난 어떤 놈이지?”

뭐, 상관없었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앞으로도 그럴 것이니.

갑갑하게 목에 감겨 있는 구속구를 손으로 만지작거렸다.

일단, 형님과 대화를 해 보거나, 아니면 황제를 이용해서 구속구부터 제거해야겠다.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라 답답해졌다.

생겨 먹기를 생각 없이 움직이던 몸이었는데.

요즘은 자꾸 생각이라는 놈을 밀어 넣으니 더 멍청해졌다.

잠결에 파고드는 레일라로 인해 발기하기 시작한 페니스를 보고 실소가 나왔다.

저택에 오기 전, 목을 꺾어 버린 에르카 영애가 이랬다면 어땠을까.

물론 결과는 변함없었을 것이다.

“레일라, 너 없인 안 되나 보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몸뚱이는 레일라만 원하니.

“왜 여기 있어?”

“…….”

그녀가 답이 없었다.

케이드란이 그냥 보내다니, 나라면 절대 하지 않을 행동이었다.

자꾸 아프게 솟아 오르는 페니스를 레일라의 아래에 맞추고 비볐다.

‘네가 싫어도 어쩔 수 없으니까.’

난 이런 놈이다. 지금 자는 네게도 욕정 한다. 미치도록 박고 싶은 마음이 들어 입술을 깨물었다.

이런 내 모습에 비웃음이 나왔다.

이렇게 배려 있는 놈이 아닌데.

괴로울 정도로 핏줄을 툭툭 세운 채 레일라의 아래를 비비고 있는 페니스를 손에 들고 허벅지 사이에 끼웠다.

“더러운 것이 묻어와서.”

부드러운 허벅지에 감싼 페니스를 움직였다.

천천히 움직이던 허리가 사정감이 몰려오자 속도를 높였다.

“하아, 역시 너여야만 되나.”

“으응.”

혹시라도 깨어나나 싶어 허리 짓을 멈췄다.

별다른 움직임 없이 다시 깊이 잠드는 모습에 멈춘 허리 짓을 이어갔다.

허벅지에 박아 넣는 느낌도 쫄깃했다.

오물거리는 레일라의 아래 느낌은 아니었지만, 마찰이 일어나는 느낌은 나쁘지 않았다.

“끄읏. 끅. 끗. 좋네.”

끈적한 정액을 쏟아내고. 입술을 내려 레일라의 입술을 몇 번 깨물고 나서 눈을 감았다.

* * *

잘 떠지지 않는 눈에 힘을 줬다.

“응?”

등 뒤로 느껴지는 묵직한 느낌에 흠칫 몸을 떨었다.

긴 팔이 감아져 떨어지는 손을 보니 둘째 오라버니였다.

“깼어?”

원래 예민한 사람이니, 내가 꼼지락거리는 순간 바로 깨어나 버렸다.

“…네, 오라버니.”

몸을 일으키려고 하는데, 오라버니의 팔을 치울 수가 없었다.

그것 외에… 허벅지 사이가 붙은 듯이 끈적거리고 있었다.

이 끈적한 느낌은.

“씻자.”

그의 짧은 말에 이 상황이 이해가 되었다.

“그냥 혼자 씻고 싶어요.”

반항하는 말에 그가 눈썹을 일그러트렸다.

“그래?”

그의 입에서 삐딱한 웃음이 흘러나왔다.

“내 명령.”

잊고 있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욕실에서 실수로 몸에 손을 댄 하인의 팔을 무표정한 얼굴로 그 자리에서 뽑아 버렸던 사람이라는 것을.

자기 몸에 손댄 사람 모두 그렇게 처리했다는 것도.

온통 피바다가 된 끔찍한 욕실을 수도 없이 마주했다.

11살 소년의 잔인한 모습은 그 후로 내겐 악몽 같은 일이었다.

차가운 옥실 바닥에 쓰러진 모습을 꿈속에서 마주해야 했다.

“물을 받을게요. 오라버니 방 욕실에서요. 그래도 될까요?”

그래서 이렇게 순종적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이곳이 내 현실이었다.

쪽문을 지나 오라버니의 방에 들어서자 그제야 아직 날이 밝지 않았음이 보였다.

손을 들어 머리를 쓸어 올리며 무거운 걸음을 옮겼다.

끈끈한 액체가 벌어지는 허벅지 사이를 타고 흘러내렸다.

둘째 오라버니의 상앗빛 아름다운 욕조에 물이 받아지는 모습을 욕조에 팔을 올리고 머리를 기댄 채 감상했다.

맑고 깨끗한 물이었다.

점점 차오르는 욕조의 물을 맞추고, 가만히 있자 문이 열리고 대리석 바닥을 밟는 소리가 들렸다.

“들어가.”

뚝뚝 끊어지는 명령에 미동이 업자 그가 큰 걸음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서늘하게 뻗어진 손에 드레스가 하나씩 벗겨졌다.

손쉽게 바닥으로 떨어져 내린 드레스와 마찬가지로 속옷 또한 쉽게 몸에서 사라졌다.

친절한 그가 자신의 맨몸에 나를 감싸 안고 욕실 안으로 걸어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그냥 있어.”

별다른 행동 없이 그는 고요히 욕조에 몸을 기댔다.

그의 허벅지 위에 올려진 채 벌린 다리 사이로 물을 맞이했다.

“레일라.”

꽉 잠긴 탁한 목소리가 귓가를 파고들었다.

질척하게 엉겨드는 끈적거리는 숨결이 목을 간지럽혔다.

벌어진 다리 사이 물살을 제치고 그의 묵직한 페니스가 금방이라도 들어올 것처럼 껄떡거렸다.

언제 보아도 흉물스러울 정도로 커다란 것이.

벌린 허벅지를 다물어 그의 것을 막아서고 싶었지만, 생각만으로 멈춰야 했다.

“레일라.”

그의 젖은 음성이 다시 귀를 파고들자 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 * *

몇 번 부르자 그녀의 몸이 경직되었다.

진득한 입술을 목에 눌러 불러도 답이 없는 인형 같은 동생을 보다가 헛웃음을 흘렸다.

무슨 의미로 부르는지 나도 모르는데.

끝까지 나를 보지 않는 레일라의 고개를 강제로 돌려 입술을 물었다.

힘에 굴복해서 돌려진 입술에 잔류하던 떨림이 내 입술로 넘어왔다.

“원해.”

흔들리던 그녀의 눈동자가 멈췄다.

입술을 물고 집요하게 빨자 달큰한 향이 타액과 함께 빨아들여졌다.

손을 들어 입술을 강제로 열고 혀끝을 세우고 여린입천장을 긁었다.

머리를 틀어 달아나려는 레일라의 젖은 입술에 끈적하게 들러붙어 고정했다.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입술이 먹음직했다.

다시 입을 열고 혀를 얽어 레일라의 입 안에 있는 남아 있는 타액을 모조리 빨아들여 마셨다.

“넌 내 거야.”

진득한 소유욕이 묻어난 입술을 움직여 말을 뱉어내고 이빨을 이용해 세게 물었다.

아픔에 맺히는 눈가가 기꺼워 이를 세워 웃었다.

‘넌 결코 내게서 벗어날 수 없어. 죽더라도.’

사정없이 흔들어 대는 동공이 아름다워 눈알을 빨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맛일까?’

입맛을 다시며 입안의 여린 살들을 혀로 쓸어내렸다.

목구멍 끝까지 닿을 정도로 혀를 밀어 넣자 숨통이 막힌 지 그녀가 컥컥거렸다.

다시 한번 혀를 얽고 손을 내려 레일라의 아래를 쓸었다.

물속에서 느껴지는 수풀이 손가락을 간질거렸다.

“으음. 으. 으.”

입안으로 넘어오는 신음을 마시며 레일라의 갈라진 틈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집요하게 움직이는 손가락이 레일라가 느끼는 부분을 정확히 긁어내렸다.

참을 수 없는 흥분감에 페니스가 한층 더 부피를 키웠다.

“레일라, 난 너뿐이야. 레일라.”

우린 처음부터 잘못되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방법을 모른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나는 레일라에게 똑같이 할 것이니.

레일라의 준비된 아래가 손가락을 집어넣자 물먹은 소리가 났다.

몇 번 더 손을 움직이며 갈라진 틈에 페니스 끝을 맞추고 그대로 한 번에 쳐올렸다.

“흐윽. 으. 아아아.”

“크윽. 잘 먹네. 맛있지?”

레일라의 구멍으로 들어간 순간부터 끊어질 듯 씹어대는 통에 페니스가 꿈틀거렸다.

좁은 구멍 안에서 페니스가 끊어질 듯 저릿했다.

“너무 좁아.”

손가락을 내려 툭 튀어나온 음핵을 만졌다.

조금 느슨해진 구멍 안으로 완전히 페니스를 밀어 넣었다.

들어간 순간부터 좋았는지 귀두가 꿀렁거리며 탁한 액을 조금 뱉어냈다.

“하아.”

페니스를 달래기 위해 레일라의 입술을 피가 맺힐 정도로 빨아들이며 겨우 사정감을 눌러 내렸다.

뾰족하게 세운 혀로 입술의 가장자리를 진득하게 핥았다.

아름다운 보석 같은 눈이 사라진 질끈 감긴 눈을 보며 느리게 입술을 움직였다.

입술을 씹어댈 때마다 가늘게 떨리는 속눈썹이 더 꼴리게 했다.

모든 것을 다 물어뜯어 먹어 버리고 싶을 만큼.

“흐아, 오라버니. 아흐흐.”

“좋아? 내 것이?”

물어뜯듯이 씹고 있는 입술 사이로 확인하고 싶은 어눌한 발음이 세어 나왔다.

그녀의 입에서 내 것이 더 좋단 말이 들릴 때까지.

* * *

말속에 묻어 있는 진득한 그의 소유욕에 숨까지 멎을 뻔했다.

그의 소유욕에… 그리고 아래에서 숨 막히게 꽉 들어찬 오라버니의 중심에서.

입과 아래가 동시에 숨이 막혀 컥컥거렸다.

빈틈없이 틀어막힌 입술 사이를 돌며 헤집는 혀를 따라 숨과 함께 다급하게 그의 혀를 들이마셨다.

안을 헤집은 혀가 닿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현란한 움직임이었다.

음탕한 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명령뿐인 관계.

뜨겁게 헤집는 혀와 달리 그의 서늘한 몸이 이게 사랑이 아닌 단순한 욕구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것조차도 가늘게 떨리는 손끝으로 붙잡고 있는, 나 자신의 모습이 너무 초라해 보여 생각을 멈췄다.

그저 그가 흔드는 곳으로 흔들리며 같이 갈 뿐이었다.

* * *

벌컥— 꽈앙—

사나운 소리를 내며 문이 부서질 듯 열렸다.

달아오른 뜨거운 몸을 순식간에 식힐 만큼의 압박감이 밀고 들어왔다.

“허억.”

거친 문소리에 묻혀 꿈에서 보았던 폭력의 장면이 눈에 그려져 몸이 벌벌 떨렸다.

떨리는 손에 닿는 둘째 오라버니의 목을 감싸고 서늘한 그의 몸에 얼굴을 가리듯이 묻었다.

누군지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으니.

죽고 싶지 않다면, 둘째 오라버니의 욕실에 문을 열고 들어올 사용인은 없었다.

“칼라엘, 나와. 레일라. 너도.”

“…….”

딱 붙은 몸을 틈 없이 맞물리며 그의 엉덩이가 뒤로 빠지더니 그대로 다시 밀어 넣었다.

문 앞의 상황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 그는 오로지 지금이 행위에만 열중했다.

큰 오라버니가 내뱉는 차가운 냉기가 욕실을 서늘하게 얼어 붙이는 중에도 그의 허리 짓은 멈추지 않았다.

목이 꺾였다.

그의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입술이 무서운 속도로 밀어붙이는 바람에 꺾인 목 위로 그의 입술이 집요하게 들러붙었다.

꽝—

다시 한번 부서지는 소리에 그의 붉은 눈이 욕실 문 앞에 서 있는 큰 오라버니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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