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큰 오라버니가 주는 자유가 어디까지일까.
아마도… 내가 누릴 수 있는 자유는 없을 것이다. 그전에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아가씨, 준비 다 되었어요.”
“응, 지금 갈게.”
욕실로 들어가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갔다.
아… 그러고 보니, 몸에 있어야 할 수많은 자국이 다 사라져 있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그러고 보니… 생각처럼 몸도 아프지 않았다.
음, 모르겠다.
결국 답을 찾지 못하고, 에렌의 손에 몸을 맡기고 나와 방으로 돌아가 침대에 몸을 던졌다.
* * *
레일라가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하고 방에 들어가 외출 준비를 했다.
황제에게 계속해서 연락이 오고 있었지만, 무시하고 있었다.
이제 더는 연락을 미뤘다가는 좋지 않은 꼴을 당할 수도 있었다.
통신석을 들자마자 고함이 튀어나왔다.
—칼라엘! 네가 진정 죽고 싶더냐! 당장 황궁으로 들어와!
“네, 폐하.”
황제의 목소리에서 심기가 불편하다는 걸 느껴졌다.
성질 급한 황제가 계속해서 봐줄 리는 없을 것이니 빠르게 준비하고 가야 했다.
잠시 복장을 점검하다가. 목에 걸린 구속구가 눈에 띄었다.
‘이건 내가 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몇 번 만지작거리다가, 일하는 복장으로 정비하고 저택을 나섰다.
급하게 말을 달려 황궁 안으로 들어갔다.
비밀 일을 위한 장소는 황제의 집무실 안쪽 끝에 마련되어 있었다.
자리에 앉아 황제를 기다리고 있자 비밀 방으로 들어오는 발소리가 들리고, 곧이어 문이 열렸다. 탁한 금발을 가진 황제가 들어와 입매를 비틀었다.
“칼라엘, 칼라엘, 칼라엘. 짐이 널 귀엽게 봐주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걸 명심하길 바라.”
들어오면서부터 이미 얼굴을 잔뜩 구기고 있던 황제가 심기 불편함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곁으로 다가온 황제가 서늘한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더니,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빌어먹을 놈.
“짐의 사랑스러운 칼라엘을 짐이 지켜줘야지. 그렇지 않나? 칼라엘.”
“네, 폐하.”
흐뭇한 미소를 짓던 황제가 자리에 앉아 차를 권했다.
“차를 좀 마시지. 그 정도의 시간은 짐이 내어주도록 하마.”
“괜찮습니다. 바로 할 일을 해야 폐하의 심기 불편함을 덜어드릴 테니까 말입니다. 어떤 일을 하면 됩니까?”
황제의 날카롭게 벼려진 시선이 살피듯 천천히 온몸을 기어 다녔다.
“뭔가… 뭔가 달라졌네! 응! 뭘까? 우리 칼라엘이? 짐은 그대의 모든 것이 다 궁금하고 알고 싶은데.”
짝짝짝—
갑자기 손뼉을 친 황제가 턱을 쓸어내린 손으로 턱을 괴고 날카로운 시선을 던졌다.
짐승에 가까우리만큼 감이 좋은 황제가 눈치채지 못할 리는 없었다.
“아… 어제, 공녀의 성년식이라고 했지. 그래서… 내 사랑스러운 칼라엘이 공녀를…….”
“폐하! 시키실 일을 주십시오.”
굳은 얼굴로 말을 자르자 황제가 어울리지 않은 콧소리를 뱉어냈다.
거슬리는 소리를 차단하며 의자를 밀고 일어섰다.
“앉아!”
가끔 지시할 일이 없어도 부르던 황제였고, 내가 이 빌어먹을 황제의 뒤처리를 해주는 대가로 그도 어느 정도의 건방은 묵인해 주고 있었다.
“에르카 백작가의 영애를 처리해.”
“그런 간단한 일은 다른 이들이 할 수 있지 않습니까? 굳이 힘이 들어가는 일도 아니고.”
“짐이 칼라엘 얼굴 한번 보고 싶어서. 지시할 일이 아니면 도통 황궁에 오지 않으니 말이야. 짐이 그렇게 보기 싫은 건가? 난 좋은데.”
이 년째 듣는 말이라 듣고 바로 흘려 버렸다.
“짐이 좀 귀여워해 줬더니 그 영애가 짐을 능멸했거든. 몇 번 데리고 놀았다고 마치 황후가 된 것처럼 굴다니. 오늘 당장 처리해. 그리고 다시 황궁으로 와도 되는데 말이다. 우리 사랑스러운 칼라엘이라면 짐이 언제든 기다리고 있을 테니.”
징그럽게 달라붙는 황제에게 예를 갖추고 물러나려고 의자에서 일어섰다.
성년이 되자 황제가 자신의 비밀기사로 임명하더니, 쓸데없는 살인을 시키고 있었다. 특히 정치적으로 반발하는 귀족과 여자 문제로.
여자든 남자든 가리지 않고, 맘에 들면 품고 보는 황제가 이번에 백작가의 영애를 몇 번 데리고 놀았는데, 그녀가 드디어 황제의 심기를 거슬렸나 보다.
문을 나서기 전에 다시 황제가 입을 열었다.
“그리고 연회를 개최할 거다. 이번이 우리 제국 차례거든. 주변국 황제와 왕족들이 올 것이다. 그곳에 네 예쁜 누이를 꼭 보내! 칼라엘. 이건 명령이다. 황가에 황녀가 없으니, 이 제국에서 그들을 다스리려면 여자만큼 좋은 것이 없지 않겠어! 가보거라.”
문을 열고 나와 이미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스산한 복도를 지나다 문득 발을 멈췄다.
황제의 말이 생각나서.
레일라를 참석시키라는 말은 결코 좋은 뜻은 아닐 것이다.
여자를 이용해 발아래 두려 하겠지.
내 누이, 나의 레일라를.
“빌어먹을… 젠장. 하… 오늘 기분도 더러운데, 피를 보면 나아지려나.”
그럼 이 더러운 기분이 털어질까 싶어 차라리 잘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밤이 깊어지기를 기다리다 서서히 움직여 에르카 백작저로 숨어들었다.
지금도 목에 차고 있는 구속구가 활동을 제약하긴 했지만, 이런 작은 일까지 처리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이렇게 숨어들도록 모르는 기사를 비웃으며 벽을 타고 테라스로 올라갔다.
방 몇 군데 뒤져보면 나오겠지 싶어, 첫 번째 방 테라스에서 방안을 살폈다.
에르카 백작의 장남이 보였다.
옆 테라스로 넘어가자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리 와. 내가 오라고 하잖아. 귀여워해 줄 때 와야지.”
피식—
‘여기군.’
평소 밝히는 성격인 에르카 영애가 황제가 부르지 않은 밤에는 무엇을 하고 있나 했더니.
안에서 느껴지는 기는 두 개였다.
연약해 보이는 기는 에르카 영애일 것이고, 다른 기는… 기사? 느껴지는 기가 단련된 것이니 기사로 보였다.
기다릴까! 아니면 저 둘 다 목을 꺾어 버리고 갈까.
모든 행동을 멈추고 그들이 하는 짓을 지켜보며 고민했다.
“왜 이래! 자, 이리 와야지. 내가 황궁에 들어가면 내 호위 기사 시켜 준다니까! 그러니 이리 와.”
영애의 손이 기사의 아래를 더듬어 내리더니 순식간에 버클을 풀고, 바지와 드로즈를 한꺼번에 벗겨 내렸다.
거부하며 뒤로 물러난 것과는 다르게 툭 튀어나온 물건은 이미 굵게 발기해 있었다.
“거봐, 싫지 않잖아. 내가 잘해줄게. 알았지.”
웃음을 머금은 에르카 영애가 높이 치솟아 있는 페니스를 쥐더니 혀를 내밀어 귀두 끝을 할짝거렸다.
움찔거리는 기사를 보고 한껏 눈을 휘고 웃더니 귀두의 갈라진 틈에 혀를 집어넣고, 할짝거리자 기사가 신음을 뱉어냈다.
“으윽. 아가씨. 이건…….”
“가만있어. 좋으면서 그래. 내가 오늘 즐겁게 해준다니까.”
맛있게 할짝거리던 영애가 순식간에 침의를 벗어젖히고 기사를 침대로 데려가 눕혔다.
그를 타고 올라 다리를 한껏 벌리고 굵은 허벅지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몇 번 더 페니스의 귀두 끝 갈라진 틈을 할짝거리더니 통째로 입에 집어넣고 빨아댔다.
손과 입을 동시에 사용하는 모습이 굉장히 능숙해 보였다.
“으윽. 큭. 아가씨. 하아. 하아. 으으.”
기사의 얼굴이 쾌락으로 붉게 달아오르자 그녀가 상체를 숙여 기사의 입에 가슴을 물려주었다.
“자, 이거 먹어. 맛있는 거야.”
쾌락에 부들거리던 기사가 영애가 먹여주는 가슴을 물고, 게걸스럽게 빨아댔다.
질척하고 음란한 소리가 방안 가득 채워졌다.
“아흥. 아아. 아… 좋아. 정말 좋아. 더 세게 빨아. 더, 으응. 더. 잘 먹는다. 우웅.”
처음에 거부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게걸스럽게 쪽쪽 빨아대는 모습에 비웃음이 나왔다.
‘언제 들어갈까.’
저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평소 피우지도 않던 시가가 피고 싶어졌다.
시가를 문 것처럼 깊게 숨을 들이쉬고 후하고 내뱉어 보았다. 서늘한 날씨 사이로 내뱉은 숨에서 레일라의 머리카락이 만들어졌다.
그순간, 황제의 말이 생각나 급격하게 기분이 아래로 처박히며 살기가 일었다.
“자, 이제 올라와! 집어넣어. 아… 거기야! 아흑. 으앙. 아아아. 좋아.”
“큭, 아가씨! 하아. 크윽.”
신음과 퍽퍽퍽퍽 살을 쳐올리는 소리만이 난무한 방안을 보다가 더러워진 기분에 순식간에 문을 열어젖혔다.
빠르게 방으로 들어가 영애 위에 올라 미친 듯이 허리를 흔들어 대는 기사의 목을 순식간에 꺾어 버렸다.
“끄윽. 컥.”
“아악. 누… 누구냐!”
목에 채워진 구속구 때문에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할 것을 대비해서 마력석을 준비하길 잘했다. 만약 마력석이 없었다면 방안 전체에 방음을 걸기에는 힘들었을 것이니.
악을 쓰며 놀란 여자를 차가운 시선으로 훑어 내렸다.
“닥쳐. 넌 이유 없이 그냥 죽기만 해.”
악을 쓰고, 제 몸 위에 쓰러진 남자를 치우기 위해 바둥대던 에르카 영애의 몸부림이 뚝 멎었다.
“네가 그렇게 잘해? 어디 보자. 아래 구멍은 막혀 있고, 윗구멍은 비어 있으니 내 걸 한 번 빨아봐. 혹시 알아? 잘 빨면 내가 목숨을 살려줄지?”
악을 쓰기 위해 벌어진 여자의 얼굴로 다가가 바지 버클을 풀었다.
바지와 드로즈를 동시에 살짝 내리고 축 처져 있는 페니스를 쥐어 밖으로 꺼냈다.
“발기는 네가 알아서 시켜. 널 보고 발기도 안 되니까 말이야. 어때? 해 볼래?”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여자의 입에 축 처진 페니스를 대줬다.
입을 크게 벌리고 게걸스럽게 양손으로 쥐고 컥컥거리면서 빨아대는 에르카 영애를 무감한 내려보았다.
나의 예쁜 동생은 보는 것만으로도 빨딱 서대는 미친 페니스가 여자의 입과 손이 미친 듯이 움직여 대는 대도 서지 않았다.
갈수록 더 처지고 있을 뿐.
입을 오물거리며 페니스를 삼키는 모습과 페니스에 닿는 혀의 축축함이 돌아버리게 기분 나빴다.
“땡, 넌 틀렸어.”
대답도 듣기 전에 목을 꺾어 버렸다.
손에 닿는 목에 감촉이 더러워서 한쪽에 마련되어 있는 물병을 들고 손을 씻고, 그대로 페니스에 들이부었다.
‘혹시 지금쯤 레일라가.’
제기랄.
다 젖어버린 바지와 드로즈를 동시에 올려 입고, 버클을 채우고 한 번 더 정리한 후 그대로 테라스를 통해 밖으로 빠져나왔다.
이후 일은 황제의 개들이 알아서 할 일이었다.
“망할 황제, 이런 것도 그들을 시키면 될 것을.”
오늘만 손을 쓰고, 앞으로는 검을 써야겠다.
손에 닿는 감촉이 손을 잘라버릴 만큼 짜증 나는 일이었기에.
최대한 빠른 속도로 저택으로 돌아와 방 앞에 섰다. 바로 옆에 있는 레일라 방의 기척을 살피자, 한 명의 기척만이 잡혔다.
하—
방문을 조심히 열고 들어가, 그대로 쪽문을 열어 레일라의 방으로 들어갔다.
한껏 밀려드는 레일라의 체향에 숨을 크게 들이쉬자 막힌 숨이 터졌다.
삐져나오는 살기를 갈무리하고 소리 없이 침대로 다가갔다.
침대 중앙도 아니고 끝에서 둥글게 말려서 끙끙대는 레일라를 조심히 안아 들고, 침대 중앙으로 가서 그대로 안고 누웠다.
축축한 바지가 그녀의 얇은 슈미즈에 닿자 가녀린 몸이 움찔거렸다.
둥글게 말린 몸을 품 안에 가득 안고 등을 쓸어내렸다.
어색한 손으로 몇 번 등을 두드려 주자 레일라의 숨소리가 규칙적으로 변했다.
이제야 좀 잠들 수 있을 거 같아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