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왜? 글쎄.”
매일 밤 레일라의 손길을 받는 칼라엘이 죽여 버리고 싶을 정도로 미웠다면.
나도 네 손길을 받고 싶었다면.
나도 네가 필요한데. 네 손길 한 번 받지 못해서라면.
내게 기회조차 주지 않는 이 빌어먹을 저택에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을 다 죽여 버리고 싶었다면.
‘이 빌어먹을 마음을 나도 모르겠다.’
그러니 레일라를 곁에 두고 차차 알아가는 수밖에.
“뭘 원하는 거죠? 오라버니.”
나조차 원하는 걸 모르겠어 답하지 않았다.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건 단, 한 가지뿐이니까.
“바…방으로 돌아갈게요. 오라버니.”
파들거리는 불쌍한 새가 달아나려 했다. 달아날 구멍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 * *
케이드란의 무감한 얼굴에 그제야 표정이 담겼다.
“어디 가려고 한 거 같은데. 아니었어?”
“…아니요. 방으로 돌아갈게요. 제가 가긴 어딜 가겠어요.”
그의 표정을 읽을 수가 없었다.
“그래, 그렇게 해. 나는 연회를 정리하고 가야겠어. 네가 있는 곳으로.”
그의 말이 계속 반복되었다.
“네가 있는 곳. 네가.”
“……”
‘와서는요?’
묻지 못한 말을 씹어 삼켰다.
둘째 오라버니보다 더한 두려움에 몸이 덜덜 떨릴 뿐이었다.
힘이 들어가지 않는 발을 떼어내 저택으로 들어가 방으로 올라갔다.
오늘 새롭게 보인 케이드란의 모습에 알 수 없는 두려움을 가득 담은 채.
여기서 더는 그를 자극하면 내게 이로울 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해. 그다음이 내게 있다면.”
조용히 열고 들어간 방문 소리에 맞춰 나를 맞이하는 소리가 들렸다.
“레일라, 이리 와! 당장. 레일라, 레일라!”
“…….”
“당장 오라고 했다. 내 예쁜 동생아. 이리 와.”
무시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는 목소리로 그가 명령했다.
학습된 몸이 충실하게 명령을 따라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아무리 큰 오라버니가 침대에 묶어놨다 할지라도, 저 괴물 같은 오라버니가 영원히 묶여 있지는 않을 것이니까.
나는 결국…….
오늘따라 더 어둑하고 끔찍한 쪽문 앞에 서서 서서히 손을 뻗었다.
이곳에 다시는 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내 손으로 다시 열고 올 줄이야.
“그래, 레일라. 이리와. 내가 묶여 있어서 네게 갈 수 없어. 이리 와, 당장.”
바닥이 발목을 잡고 끌어당겨 내렸다.
질질 끌리는 걸음이 가까워질수록 그의 모습이 기괴했다.
양손과 양발이 침대에 모두 묶여 있었기에.
거기에 하얀 목에 걸린 커다란 구속구가 절묘하게 어울려 보였다.
천천히 다가오는 내게 그의 시선이 따갑게 박혀 들었다.
“넌 내 건데. 그치?”
“…네, 오라버니.”
“오늘은 묶여 있으니 네가 내 몸을 닦아.”
그가 닦아야 용서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욕실보다 나으려나?’
그가 자유롭지 못한 몸에 안심하는 꼴이라니.
욕실로 걸어가 통을 준비해서 수건을 챙겨 그의 옆으로 다가갔다.
내 움직임 하나하나에 그의 강렬한 붉은 눈동자가 진득하게 따라붙었다. 타버릴 듯한 눈길에 미세하게 손끝이 떨렸다.
도착한 내게 그가 다시 명령했다.
“셔츠를 벗겨 줘. 다 벗겨. 네가 직접.”
빌어먹을 떨리는 손끝에 단추가 자꾸 미끄러져 시간이 걸렸다.
셔츠의 마지막 단추에 손을 올리자 기다리지 못한 그가 그르렁거렸다.
“레일라, 바지. 바지도 벗겨. 당장!”
철컹철컹하는 쇠사슬 소리를 내며 그가 소리쳤다.
“…….”
마지막 단추 밑으로 심하게 부풀어 있는 바지 앞섶이 눈에 들어왔다.
“내 예쁜 동생아! 어서. 벗겨.”
그가 시키는 대로 바지 버클에 손을 올려 천천히 끌어 내렸다.
“으. 으.”
버클을 잡은 떨리는 손끝이 그의 젖은 앞섶을 스치자 억눌린 신음이 터져 나왔다.
가슴이 활짝 벌어진 셔츠.
종아리에 걸려 있는 바지.
치솟을 대로 치솟아 있는 오라버니의 중심이 맑은 액으로 얼룩져 있었다.
그 모든 것이 기괴해 보였다.
“잘라 내.”
먼저 가위를 들었다.
셔츠 소매를 자르고, 바지를 잘라내 몸을 닦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미지근하게 받아 온 물이 식기 전에 서둘러야 했다.
물에 잠긴 수건을 들자 쫘르륵거리며 물이 떨어져 내렸다.
‘빨리 끝내면 쉴 수 있을까?’
몸을 닦는 움직임을 따라 그의 눈길이 끈적하게 하나하나에 달라붙었다.
손가락 하나하나 닦아내고 팔을 닦아 내려오고 겨드랑이를 닦았다.
그럴 때마다 터져 나오는 신음이 공포를 만들어 냈다.
“으으응. 레일라. 하아, 좋아.”
그의 눈빛이 몽롱하게 풀리더니 속눈썹 사이로 사라지고 나타나기를 반복했다. 그럴 때마다 나도 모르게 그의 몸을 묶고 있는 쇠사슬을 확인했다.
‘안전할까?’
불안한 시선을 내려 오라버니의 가슴을 닦아 내렸다.
“레일라, 하아, 가슴도 닦아. 너 내가 그렇게 가르치진 않았잖아. 가슴, 레일라.”
그의 낮은 저음에 딱딱한 가슴을 문질렀다.
단단한 근육을 파고들지 못한 손끝이 아플 정도로 힘을 줬다.
‘왜 이렇게 딱딱한 거야?’
매번 닦을 때마다 느끼는 거였다.
“으응, 레일라! 좀 더 힘을 줘. 네 느낌이 없어. 더, 더 힘을 줘. 레일라, 더.”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힘이 없어요.”
그의 속눈썹 사이 잠긴 시선이 열리더니 반항하듯 열린 내 입술에 꽂혔다.
“그럼 선택해. 네 혀, 아니면 힘. 아… 혀가 좋겠다. 힘이 필요 없으니. 어때?”
혀로 닦으라니.
“그…그건 닦는 게 아니잖아요. 그…그건 할 수 없어요.”
그가 다시 분노로 몸을 떨었다.
그 소리에 맞춰 쇠사슬이 철컹거리며 무섭게 움직이는 모습에 잡은 수건을 찢을 듯이 움켜쥐었다.
“내가! 내가 매번, 내 말에 따르라고 했을 텐데. 내 몸이 묶여 있다고 그래?”
그의 입가에 머무는 조소를 보고, 멈춘 손을 움직여 다시 닦았다.
“으응, 그래, 그렇게. 마저 다 벗겨. 레일라, 제일 중요한 곳을 닦아야 하잖아. 거기”
그의 중심을 닦으라는 말에 내 손이 정지했다.
“벗겨!”
다시 한번 떨어지는 그의 명령에 저절로 손이 움직여 그의 속옷을 움켜쥐었다.
떨어진 가위를 들고 그의 몸에 남은 마지막 속옷에 가위 입을 크게 벌렸다.
차라리 눈을 감았으면.
아득해지려는 정신을 차리고 감기려는 눈에 힘을 줬다.
양쪽을 모두 잘라내고 잘린 속옷을 당겨 내던 손이 멈췄다.
그의 엉덩이에 걸린 천 조각이 빠져나오지 않고 있었기에.
“엉덩이에 손을 밀어 넣고 들어 올려. 내 엉덩이가 들리지 않으니 네가 빼.”
“…….”
멈춘 손을 움직여 그의 엉덩이 밑으로 넣자 철썩하는 소리와 함께 손이 갇혔다.
조금의 틈도 주지 않고 밀착한 손에 그의 단단한 엉덩이가 그대로 느껴졌다.
황망한 시선을 들자 즐겁게 휘어진 눈과 마주치고 말았다.
어쩔 수 없이 굳어 버린 몸.
내 모습을 즐기듯 그의 페니스가 꿀렁거리자 툭 튀어나온 앞섶이 축축이 젖어 들었다.
그와 함께 비릿한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레…일…라! 아.”
뚝뚝 끊어지는 부름이 귀에 박혀 들었다.
* * *
레일라의 귀여운 모습에 킥킥거리며 웃음을 흘렸다.
“생각했던 것보다 기분이 좋네. 아… 짜릿해.”
쇠사슬에 묶인 더러운 기분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아… 짜릿해.’
빌어먹을 형님에 의해 강제로 침대에 끌려와 묶일 때는 다 죽여 버리고 싶었는데.
명령을 잘 듣는 동생이 방에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자 평소처럼 시험 삼아 봤다.
역시 명령을 잘 듣는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속옷에 살짝 가려져 있는 페니스가 계속 꿀렁거리며 젖은 탁한 액을 뱉어냈다.
내 자유롭지 못한 몸과는 다르게 혼자 살아서 움직이는 페니스가 이렇게 좋을 수가.
엉덩이 밑에 깔린 레일라의 손이 꼼지락거리자 빠져나가지 못하게 힘을 줬다.
“으윽. 하, 레일라. 손톱을 세워 내 엉덩이를 긁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레일라의 꼼지락거리는 손이 멈췄다.
‘젠장.’
괜한 말로 짜릿함만 날려 버리고 말았다.
작은 손이 감싸기에는 엉덩이가 너무 크다는 점이 아쉬웠다. 작고 보드라운 손이 다 감쌀 수 있는 크기였으면 좋을 텐데.
“오…오라버니, 손… 손 좀 놔주세요.”
손처럼 떨리는 말이 미치게 꼴리게 했다.
‘떨면서 말하니 더 잡아먹고 싶어졌다.’
떠는 모습에 더 반응한다는 것도 모르는 순진한 레일라가 예뻐 보였다.
“내가? 네 손을 잡을 손이 없는데.”
그녀의 모습이 더 떨렸다.
“이런, 씹.”
너무 진하게 느껴버린 순간, 나도 모르게 엉덩이가 들리자 레일라의 손이 순식간에 빠져나갔다.
“하아, 제길 아깝네.”
아쉬움의 입맛을 다시며 그녀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우뚝 속아 있는 페니스 끝에 걸린 천을 향해 레일라가 손을 뻗었다.
작은 손의 아름다운 궤적을 따라 시선을 고정했다. 한순간도 놓칠 수 없었다.
그 어떤 것도 닿지 않겠다는 의지로 다가오는 손이 귀엽기만 했다.
바들거리는 손끝이 작은 천 쪼가리 끝을 잡고 빠져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우악스럽게 그 손을 잡아끌어 중심에 붙여 놓고 싶었다.
철컹 철컹—
움직이지 못하는 몸이 짜증 나 앞뒤로 흔들었다.
“닦아.”
수건을 이중으로 감싸는 모습이 우스웠다.
그렇다고 느껴지지 않을 리 없는데도.
‘귀엽네.’
가늘게 떨리는 손을 느낀 페니스가 다시 꿀렁거렸다.
떨리는 손에 저절로 만져지는 느낌이었다.
레일라의 손을 느낀 페니스가 터져버릴 것처럼 크게 부풀어 올랐다.
“눈 뜨고 똑바로 봐. 네 거니까.”
기분 좋게 입을 길게 찢어 웃었다.
“으으응. 하. 하.”
기분이 너무 좋았다.
더러웠던 기분이 전부 날아가 버리고, 사정감이 턱 끝에까지 쳐 올라와 눈빛이 탁해졌다.
레일라의 맨손이 한 번만 쓸어주면 당장 정액을 토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