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이 절로 나온다.
짧은 시간에 스무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는데 방법을 제시한 놈은 단 한 놈 뿐.
심지어 그마저도 어이가 없다.
‘가슴 만진다고 화가 풀려? 미친 새낀가.’
고작 가슴 몇 번 주무르게 해준다고 화가 풀리면 세상 어떤 커플이 싸우고, 헤어질까.
저 논리 대로라면 남자들한테 가슴만 만지게 해주면 세계 평화를 이룩해내는 거 아니냐고.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그 댓글에서 참고할 만한 사항은 충분히 존재했다.
‘야한 거.’
섹스 못해서 화가 났으니 그럼 섹스를 해주면 되는 거 아닌가.
그러나 당장 해주기엔 시간도 없고, 공간도 없다.
그렇다고 저 틱틱대는 모습을 계속 보고 있자니 그건 그것대로 열받고.
‘어떡하지?’
그러다 문득 떠올렸다.
굳이 섹스가 아니어도 한 발 시원하게 빼줄 수만 있으면 화는 풀리는 게 아닐까?
‘아니, 그것도 결국 할 곳이 없…, 아.’
공간의 부재.
그것을 해결할 방법이 떠올랐다.
때는 바야흐로 2년 전.
화장실 다녀온다던 친구가 돌아올 때 입가에 꼬불꼬불한 털 하나를 입에 물고 왔었다.
그게 뭐냐고 물으니, 화장실에서 남자친구 한 발 빼주고 왔다던가.
순수했던 그녀는 인상을 와락 구기면서 물었더랬다.
그 더러운 데에서 그런 짓을 하면 좋냐고.
그랬더니 그 여자가 말하길, 자신은 스릴 있어서 즐기는 편이고, 남자친구도 좋아 죽는다나 뭐라나.
‘화장실…!’
때마침 그녀는 가장 사람이 없는 건물을 알고 있었다.
심지어 이곳에서도 멀지 않은.
* * *
빨아준다고 하고서 약간의 시간이 지났다.
말로는 시원하게 빨아준다던 녀석이 자지를 붙잡은 채 망설이고 있다.
뭐…,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자지를 어떻게 입에 넣냐고 펄쩍 뛰는 이들도 있다고 하니까.
그런데 넌 그래선 안 돼, 신유정.
앞으로 이보다 더한 것들도 해야 하는데 여기서 멈추면 곤란하지.
“저기, 다음 수업까지 시간 얼마 안 남았는데…, 그냥 나갈까?”
빨리 하라는 말을 돌려서 하니, 자지를 쥔 손에 자연스레 힘이 들어간다.
“하, 할 거니까 닥쳐봐.”
망설이던 녀석의 얼굴이 드디어 움직인다.
“후우…, 하압.”
긴장된 표정으로 숨을 내뱉던 신유정이 단숨에 귀두를 삼켰다.
부드럽게 오므린 입술이 귀두를 훑고 지나갈 때마다 쾌락으로 온몸이 오슬오슬 떨린다.
이 떨림을 느낄 때마다 내가 한없이 자유로움을 느낀다.
온몸을 칭칭 감고 있던 사슬들로부터 해방되어 있음을 새삼 깨닫게 하는 기분.
“헤읍…, 으읍, 하압….”
거부감 때문에 잔뜩 찡그려져 있던 얼굴도 조금 전보다 훨씬 편안해 보인다.
생각했던 것보다 자지를 입에 넣고 있는 감각이 불쾌하지 않은 모양.
손을 들어 약간 일그러진 미간을 살살 어루만진다.
“머하냐…?”
녀석이 입에 자지를 반쯤 문 채로 묻길래 웃으며 답했다.
“넌 인상 찡그리고 있을 때가 제일 안 예뻐.”
어라.
녀석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미간도 활짝 펴진 게 은은한 화색이 안면 전체에 감돌고 있다.
“흐흥….”
자지를 물고 웃으니까 뜨거운 바람이 훅 느껴진다.
내 말이 썩 기뻤는지, 녀석의 입놀림이 한층 더 적극적으로 변했다.
“츄읍…, 헤읍.”
입에 넣고 입술로만 간신히 빨아대던 움직임에 이제는 서툰 혀가 추가됐다.
이래서 여자는 남자 하기 나름이라고 하는 건가?
아줌마는 물론이고, 윤지안에 비해서도 상당히 허접한 움직임.
그런데도 내 몸은 충실하게 쾌감을 느끼고 있다.
왜일까?
어쩌면 이 몸뚱어리에 남은 트라우마의 잔재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읍…, 쮸릅…, 츕.”
그토록 날 하찮게 바라보던 신유정이 정성스럽게 내 자지를 빨고 있다니, 와 같은 느낌.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날 극도로 싫어하던 녀석을 굴복시켰다는 정복감?
아직 정말 정복한 건 아니지만, 이 정도로도 장족의 발전인 건 틀림없으니.
신유정은 입에 자지를 문 채로 한 번씩 나를 올려다봤다.
곁눈질로 표정을 살필 때마다 빨아대는 힘이나 속도, 핥는 위치가 달라진다.
“어디 빨아줄 때 가장 기분이 좋냐?”
그녀가 묻는다.
“네가 빨아주니까 그냥 다 좋은 것 같은데….”
기분 좋으라고 대답해 줬더니, 녀석의 콧대가 실시간으로 상승하고 있다.
“흐흐흥…, 그러면 그…, 윤지안 그년보다 내가 해주는 게 더 좋다는 거지?”
나는 웃으며 녀석이 원하는 답을 들려주었다.
“네가 더 잘하는 것 같아.”
“그치? 그럴 줄 알았어.”
윤지안은 전혀 그럴 생각 없는데, 혼자 라이벌 의식을 불태우는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나중에 더 많은 여자들이 달라붙으면 얘가 또 어떻게 변할지 궁금하다.
의욕 충만해진 녀석의 펠라가 점점 더 정성스럽게 변했다.
한 번 핥을 때도 조금 전과는 달리 더욱 진득하게 핥아 올리는 게 여실히 느껴진다.
“윽….”
“여기가 좋은가 봐? 헤읍….”
능숙함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 펠라에도, 사정감은 꾸준히 상승해 간다.
개인적으로 이 서툰 움직임마저도 기쁠 따름이다.
섹스는 하다 보면 느는 법이다.
그렇기에 이 서투른 동작도 지금밖에 누릴 수 없는 특권이라면 특권인 셈.
더군다나 이 서투름은 그녀가 지금까지 순결한 처녀였음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말인즉, 신유정을 점점 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색으로 칠할 수 있다는 거고.
몸을 섞을수록 변해가는 녀석의 모습을 천천히 지켜볼 수 있다는 게 더없이 흥분되게 한다.
이러한 내 시선을 느낀 걸까.
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가만히 마주하면 냉담하게 느껴지는 눈매가 부드럽게 휜다.
나는 녀석에게 물었다.
“갑자기 왜 웃어?”
그러자 녀석이 자지를 입에서 살짝 떼어내며 대답하기를.
“네 지금 눈빛, 존나 마음에 들어.”
“…내 눈빛이 어떻길래?”
“내가 좋아 죽겠다는데?”
조금 황당하지만, 아주 틀린 말은 아니네.
“맞아.”
내가 흔쾌히 수긍하자, 녀석이 눈에 힘을 주며 나를 쳐다본다.
짜증이나 화가 난 건 아닌 듯했다.
“…이 요망한 새끼.”
기분 좋으라고 일부러 골라 답한 것들이 제 마음에 쏙쏙 박혔나 보다.
잠시 허전했던 자지가 다시 축축한 입 속에 삼켜졌다.
복합적인 감각이 온몸을 두드린다.
단단하게 오므린 입술, 부드럽게 움직이는 혀, 요령 없이 강하게 빨아들이는 흡입력까지.
쾌락이 등줄기를 타고 거침없이 내달린다.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모를 깊은 곳에서 솟아오른 사정감이 요도구를 타고 흐른다.
“쮸릅…, 쮸웁….”
볼 안쪽이 자지에 닿을 정도로 강하게 빨아들이는 힘이 마침내 나를 한계로 몰아붙였다.
“유정아, 곧 쌀 것 같아.”
언질을 주었음에도, 녀석은 빠는 걸 멈추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쌀 테면 싸보라는 듯이 도발적인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며 더욱 격렬하게 앞뒤로 움직이며 내 자지를 집어삼켰다.
“윽, 싼다…!”
마침내 한계에 다다른 자지가 정액을 녀석의 입 안에 왈칵 쏟아내기 시작했다.
뷰르르릇…!
뷰릇!
거침없이 정액이 쏟아지고 있는 와중에도, 녀석은 내 자지를 입에 꼬옥 물고 있다.
녀석의 볼이 살짝 부풀어 올랐다.
정액을 뿜어내며 강하게 맥동치던 자지가 서서히 가라앉자, 녀석이 비로소 제 입에서 자지를 빼냈다.
“…휴지 줄까?”
옆에 있던 휴지를 가리키며 말하자, 녀석이 별안간 나를 올려다보는 상태로 입을 벌렸다.
“베에-”
새하얀 정액으로 가득 찬 입속에서 붉은 설육이 위아래를 오간다.
시각을 자극하는 강렬한 비주얼에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사이, 녀석이 웃으며 입을 닫았다.
그리고.
꿀꺽-
“…….”
목울대가 거세게 출렁인다.
입 안에 있던 정액을 보란 듯이, 들으라는 듯이 목구멍을 조여 모두 삼켜버렸다.
맙소사…,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지?
“스읍….”
두루마리 휴지 한 칸을 뜯어 입가에 흐르는 한 줄기 정액을 닦으며 몸을 일으키는 신유정.
“생각보다 맛이 나쁘진 않네.”
정액을 먹은 것치곤 상당히 담백한 감상.
그러나 그 담백함이 나를 더욱 자극했다.
넋이 나간 내 모습을 본 신유정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이제 화 풀린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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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바지춤을 추켜 올리며 새삼 말도 안 되는 업적을 하나 이룩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한 번, 점심에 한 번.
심지어 한 번은 엄마, 한 번은 딸.
고작 반나절 만에 각각 다른 두 여자, 그것도 모녀에게 핸드잡과 펠라를 받았다.
겹쳐놓고 먹지는 못했지만, 이 정도면 유사 모녀 덮밥 정도는 되지 않을까?
“새끼, 그렇게 좋았냐? 입꼬리가 올라가서 내려가질 않네.”
변기 칸을 먼저 나가 바깥쪽에 사람이 없나 망보고 있던 신유정이 나를 보곤 씨익 웃는다.
내가 웃는 게 전부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모양.
뭐, 100%는 아니어도 50% 정도는 되니까 아주 틀린 건 아니지.
“좋기야 좋았지. 심지어 나 좋으라고 정액까지 먹어줄 줄은 몰랐거든.”
“아…, 그거?”
정액을 삼키던 때를 생각하는 걸까.
묘한 표정을 짓더니 갑자기 쩝, 하고 입맛을 다신다.
“너 좋으라고 한 건 맞는데, 생각보다 맛이 괜찮던데?”
난 맛이 나쁘지 않다는 그 말까지도 나를 위한 립서비스인 줄 알았는데.
“…그냥 하는 말 아니고 진짜로?”
“진짜라니까.”
거짓말이라기엔 표정의 변화가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
“그거 인터넷 같은 데서 보면 맛이 엄청 비리고 짜고 그렇다던데.”
“그래? 네 건 안 그렇던데.”
얘 입맛이 이상한 건지, 아니면 진짜 내 정액이 남들과는 다른 건지.
나쁘지 않다 못해 썩 괜찮아 보이는 반응에 내가 알고 있던 상식이 무너져가는 느낌이다.
“…그럼 다음에 또 먹을 거야?”
기대심을 살짝 내비친 내 물음에 녀석은 씨익 웃더니 애간장 녹이는 말투로 대답했다.
“너 하는 거 봐서? 흐흥.”
“…….”
얘가 언제 이렇게 요망해졌지?
내가 알기로 주변에 남사친은 많아도 남자친구는 한 번도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야, 내가 신호 주면 바로 뛰어나와.”
“알았어.”
잠깐 망각하고 있었다.
여기가 여자 화장실이라는 걸.
이렇게 얘기 나누다가 걸리는 순간 내 이미지는 그냥 바로 나락 가는 거다.
출구 쪽으로 나가 얼굴을 빼꼼 내밀고 있던 신유정의 손이 파닥거린다.
“지금이야, 빨리 나와.”
녀석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밖으로 뛰쳐나간다.
“휴우.”
화장실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겨우 발걸음을 멈췄다.
느긋한 걸음으로 뒤따라온 신유정이 내 어깨에 팔을 두른다.
“야, 은근히 스릴 있지 않았냐? 난 막 짜릿하고 그러던데.”
“…할 때는 좋았지.”
나올 때 살짝 쫄리긴 했는데, 할 때만큼은 더할 나위 없이 좋긴 했다.
야외에서 섹스하는 이들의 심정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간다.
“흐흥…, 오늘따라 솔직한 게 마음에 든다?”
화장실에서 펠라까지 해줬는데 분위기가 나쁘면 그게 더 이상하지.
느긋하게 걸어가다가 문득 잊고 있던 사실이 떠올랐다.
“지금 몇 시지?”
스마트폰을 꺼내서 시계를 확인하니 12시 55분이다.
기초 괴수학 강의가 오후 1시에 시작이니까.
“…5분 남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