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5화 (65/120)

“그래, 오늘이 기회야.”

김도진을 붙잡아둘 수 있는 기회.

결심을 굳힌 그녀는 곧장 몸을 일으켜 잠든 그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그가 입고 있던 와이셔츠의 단추를 하나둘씩 풀어내기 시작했다.

활짝 열린 셔츠 속으로 여기저기 선명하게 갈라진 그의 근육질 몸매가 드러났다.

“와, 씨발….”

꿀꺽!

그녀는 저도 모르게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침을 삼켰다.

지금까지 남자의 근육질 몸매를 볼 때마다 근력 스텟이 얼마일까 생각만 했었는데.

처음이다.

남자의 몸을 보며 섹시하다고 느낀 것은.

좀처럼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조각 같은 그의 몸매를 보며 그녀는 생각했다.

어쩌면 거사를 치르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 일만은 아닐 수도 있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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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정은 김도진의 벗은 몸을 넋을 잃고 쳐다보면서도 손이 움직이는 걸 멈추지 않았다.

와이셔츠를 온전히 벗겨내고, 마찬가지로 바지와 팬티도 벗겨냈다.

이윽고 드러난 그의 자지.

그녀는 매섭게 웃으며 손을 뻗어 축 늘어져 있던 그의 자지를 덥석 움켜쥐었다.

“오랜만이네, 이 절조 없는 좆대가리.”

두 번째로 보는 자지의 모습에 잊고 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던전 안에서 윤지안이 김도진의 빳빳한 자지를 열심히 빨아대던 장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윤지안의 입속을 드나들 때마다 김도진이 짓고 있던 황홀한 표정이.

“개새끼.”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힘을 주자 손에 쥐여 있던 자지가 서서히 부풀어 오르며 단단해졌다.

영상을 통해 보았던 그때와 똑같은 모습.

손만 댔을 뿐인데 커다래진 자지를 보며 그녀의 한쪽 입꼬리가 치솟았다.

“이 좆대가리가 문제였네. 힘이 넘치니까 자꾸 다른 년들한테 기웃거리는 거지? 응?”

그녀는 곧장 손을 위아래로 움직여 보았다.

손도, 자지도 말라 있어 움직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남자의 자지를 쥐고 흔드는 건 처음이지만, 그녀는 웬만한 여자들보다 지식이 풍부하다.

고등학교 때 알고 지내던 여자애들이 죄다 남자에 미친년들이어서 귀동냥으로 주워들은 것들이 제법 많았다.

“퉤.”

신유정은 곧장 김도진의 자지에다 대고 침을 뱉었다.

미끈하게 흐르는 침을 윤활제 삼아 자지를 문지르자 훨씬 더 움직이기가 편해졌다.

찌붑 찌붑

손을 움직일 때마다 끈적하고 야릇한 소리가 귀를 자극한다.

그녀는 제 몸이 서서히 열이 오르고 있음을 느꼈다.

운동에 매진할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의 열기.

그와 동시에 자지를 흔드는 손에 느껴지는 감촉이 한층 더 선명하고 강렬해졌다.

그뿐만이 아니라, 온몸이 민감해졌다.

“흐으으….”

묘한 숨이 입밖으로 새어 나온다.

그녀는 제 몸을 가득 채우기 시작한 열기를 참지 못하고 입고 있던 점퍼를 벗어 던졌다.

“후우.”

한층 시원해진 느낌으로 그녀는 다시 김도진의 자지를 쥐고 흔들었다.

그러면서 잠든 그의 얼굴을 틈틈이 살폈다.

“으음….”

위아래를 오갈 때마다 그의 얼굴에 미묘한 변화가 일어났다.

콧구멍이 살짝 늘어나고 숨이 거칠어졌다.

이따금 전신을 움찔거리는 걸 보면 기분이 썩 좋은 모양.

잠든 와중에도 쾌감을 느끼는 김도진을 향해 그녀가 뇌까렸다.

“누가 됐든 자지만 훑어주면 좋냐? 응? 좋냐고.”

대답이 돌아올 리 없음을 알면서도 그녀는 대답을 강요했다.

화가 났다.

정신을 잃어 제 자지를 주무르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면서 좋다고 콧구멍을 벌렁거리는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 발정난 개새끼…, 이제부터 네 정액은 내가 전부 뽑아버린다, 알았냐?”

듣지도 못할 사람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어가며 그녀는 한층 더 속도를 올렸다.

서서히 김도진의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럴수록 그녀의 입가엔 더욱 짙은 미소가 그려졌다.

“이제 쌀 것 같지? 그래, 빨리 싸. 앞으로 몇 발은 더 뽑아야 하니까 얼른 싸.”

자지를 위아래로 흔드는 그녀의 손놀림이 차츰 변화하기 시작했다.

김도진의 표정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유심히 살피면서 그가 특히나 격렬하게 반응하는 곳을 찾아냈다.

그리고 마침내.

“윽…!”

김도진의 입에서 작은 신음이 터져 나왔다.

그와 동시에 그의 자지에서도 정액이 솟구쳤다.

뷰르르릇!

하늘 위로 치솟은 정액이 주변을 하얗게 물들였다.

자지를 쥐고 있는 그녀의 손, 아끼는 옷, 심지어 얼굴까지.

“흐, 흐흐흥….”

그녀는 제 볼에 튄 정액을 손가락으로 슥 닦아내며 웃었다.

묘한 쾌감이 일었다.

이대로만 하면 김도진을 제 곁에 옭아맬 수 있겠다는 자신도 뒤따랐다.

그때였다.

“으으음….”

곤히 잠들어 있던 김도진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잠에서 깨어나려는 모양.

신유정은 잠시 무언가를 고민하는 듯하더니, 이내 김도진의 배 위에 올라탔다.

배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감각에 김도진의 눈이 서서히 뜨였다.

* * *

곤히 잠든 와중에 짜릿한 감각이 척추를 타고 흘렀다.

어릴 때 이런 비슷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에 예뻤던 여자 연예인이랑 꿈속에서 한바탕 뒹굴고 몽정했을 때 이런 느낌이었는데.

갑자기 불길한 생각이 든다.

그럼 지금 내가 설마 이 나이 먹고 몽정을 했다는 거야, 뭐야.

어디 가서도 말 못할 흑역사에 정신이 번쩍 든다.

“으으음….”

무겁게 내려앉은 눈꺼풀을 힘겹게 밀어내려 할 때, 갑자기 배에서 묵직한 감각이 더해진다.

누가 내 배 위에 무언가를 올려둔 것만 같은 느낌.

덕분에 놀란 정신이 눈을 더욱 수월하게 뜰 수 있게 만들었다.

마침내 열린 눈동자로 빛이 스며든다.

동시에 익숙한 얼굴이 시야에 잡힌다.

“…신유정?”

신유정이 내 배 위에 올라탄 채로 짓궂은 얼굴을 하고 있다.

뭐지, 저 심상치 않은 얼굴은?

“생각보다 일찍 깼다?”

그 말을 들으니까 떠오른다.

이 자식이 강제로 먹인 술 때문에 정신을 잃었었지.

설마 내가 잠든 사이 이상한 짓이라도 했나?

놀라서 주변을 둘러보자, 익숙한 풍경들이 하나둘씩 눈에 들어온다.

내 방이다.

짓궂은 미소와 함께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녀석에게로 다시 시선을 옮겼다.

“내 배 위에서 뭐 하는 거야.”

“뭐 하긴, 이 누나가 너한테 포상 주고 있었지.”

“…포상?”

“그래, 포상.”

그러면서 신유정이 제 손을 들어 내 눈앞에 들이밀었다.

“짜잔.”

녀석의 손에는 무언가가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하얗고 끈적끈적해 보이는 게 꼭 정액 같…, 어라.

조금 전 잠에서 깨기 전에 느꼈던 그 짜릿한 감각이 설마 진짜 사정 때문이었던 건가.

그렇다는 건, 내가 잠든 사이에 신유정이 내 자지를 쥐고 흔들었다는 뜻인데.

갑자기 속이 쓰리다.

그 진귀한 광경을 놓치다니!

“…잠든 사람한테 이러는 건 강간이야.”

속마음과는 별개로 녀석에게 불만을 토로했다.

한 번 빼줬다고 좋다고 달려들면 그거야말로 녀석이 바라는 바일 테니.

내 말에 신유정은 정액 묻은 손가락을 붙였다 떨어뜨리며 대답했다.

“그래서, 내가 대신 신고해줘? 아님 한 발 더 빼줘?”

…순간 혹할 뻔했네.

나는 최대한 화를 억누르고 있는 듯한 표정으로 녀석에게 말했다.

“내 배에서 나와.”

그러자 녀석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자기가 생각하는 시나리오랑 다르게 흘러가는 상황에 당황한 듯 보인다.

“야, 화났냐?”

힘겹게 묻는 목소리에 불안감이 잔뜩 서려 있다.

짜식, 귀엽긴.

나는 최대한 차가운 톤으로 받아쳤다.

“이 상황이라면 누구나 화나지 않을까.”

녀석의 눈빛이 마구 흔들린다.

“아니, 나는 네가 이러면 좋아할 줄 알았지….”

그러면서 은근슬쩍 내 배 위에서 내려오는 신유정.

녀석의 몸에 가려져 있던 내 하반신이 보인다.

희멀건 정액이 다리 곳곳에 묻어 있다.

“후.”

나는 녀석에게 들으라는 듯이 한숨을 내쉬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물티슈로 다리에 묻은 정액을 대충 닦아내고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던 옷들을 다시 주워 입었다.

신유정은 그때까지 한쪽에 앉아서 내 눈치만 슬슬 보고 있었다.

이제 돌직구를 한 번 꽂아볼까.

“너 나 좋아해?”

“무, 뭐?”

녀석이 눈에 띄게 당황한다.

“나 좋아하냐고.”

“아, 아니? 아닌데?”

그래.

그렇게 부정할 줄 알았다.

“그럼 왜 이런 건데?”

“그건…!”

녀석의 말문이 막혔다.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마땅한 변명이 없겠지.

뭐라고 변명해야 할지 열심히 머리 굴리고 있는 녀석을 향해 말을 이었다.

“후…, 이유 같은 건 됐으니까, 다시는 그러지 마. 이건 우리 사이에 할 건 아닌 것 같아.”

“뭐…?”

우물쭈물하던 신유정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반응이 돌아왔다.

내 예상대로라면 실은 좋아해서 그랬다고 화를 내거나, 도망치듯 사라져야 하는데?

앉아 있던 녀석이 몸을 일으킨다.

“생각해 보니까 열받네.”

예쁘장한 얼굴이 험상궂게 변한다.

순간 몸이 움츠러들 뻔했다.

와, 오랜만에 트라우마 자극되네.

“야.”

“…왜.”

“우리 사이가 뭔데.”

“…친구.”

솔직히 말하면 친구도 후하게 쳐준 거지.

그런데 녀석이 별안간 코웃음을 치더니 내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온다.

“아~ 우리가 친구라서 이런 걸 하면 안 되는 거구나, 그렇지?”

비꼬는 말투가 환상적이네, 이 자식.

…아니, 근데 친구 사이에 원래 안 하는 게 맞는 거 아닌가?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가?

요즘 애들은 죄다 지들끼리 물고 빨고 해주는 거야, 뭐야.

속으로 당황하는 사이, 녀석이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그래, 친구 사이에 이러면 안 되지.”

녀석의 표정이 기묘하다.

입은 웃고 있는데, 눈에는 짙은 분노가 가라앉아 있다.

“야, 그러면 하나만 묻자.”

“…뭔데.”

“윤지안 그 년이랑 너는 무슨 사이냐?”

오.

전혀 예상치 못한 질문이 나왔다.

갑자기 여기서 윤지안 얘기를 왜 꺼내는 거지?

“…무슨 사이냐니.”

내가 약간 당황하듯 되묻자, 녀석이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내게 얼굴을 들이민다.

“대체 무슨 사이길래, 그 년은 네 자지를 그렇게 맛있게 빨아줬냐고. 그것도 던전에서.”

어머나, 시발.

얘가 그걸 어떻게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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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부터 별의별 일 다 겪으면서 살아와서 웬만해선 크게 놀랄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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