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9화 (29/120)

“으응…, 오늘 날씨가 많이 덥네.”

덜덜거리는 선풍기 한 대로 식힐 수 있는 더위가 아니다.

마력으로 차가운 바람을 만들어 내서 더위를 조금 식혀줄까 생각하던 것도 잠시.

그보다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비슷하지만, 더 효율적이고 개인적인 욕구도 채울 수 있는 방법이.

곧장 마력을 끌어당겨 내 손을 뒤덮었다.

박철수 원장에게서 배운 얼음 계열 마법의 기초 공식대로 마력을 배열한다.

거기에 순백의 색을 입히자, 손을 둘러싸고 있는 마력들이 일제히 팽창하며 주변의 온도를 떨어트리기 시작한다.

기존의 마법에는 없는, 차가운 마력 덩어리가 달라붙은 손.

“아줌마, 놀라지 마세요.”

“응…? 그게 무슨…, 히잇…!”

가벼운 경고와 함께 아줌마의 목덜미에 차가워진 손을 가볍게 얹었다.

그러자 아줌마의 입에서 놀람과 쾌감 섞인 신음이 새어 나왔다.

성적인 쾌락이 아닌, 기분 좋은 시원함으로부터 전해지는 쾌감.

“시원하죠?”

“그러게에…, 으응…, 저, 정말 시원하네.”

단순히 차갑기만 한 게 아니다.

더위에 지친 내 몸에 몇 번이고 사용해가며 사람이 가장 기분 좋을 수 있는 시원함을 구현해낸 손이란 말씀.

그토록 단단하게 가드를 올리고 있던 아줌마가 제 몸에 내 손이 닿았음에도 그저 기분 좋다는 말밖에 하지 못할 정도면 말 다한 거지.

“마법이라는 게 참 신기한 게 많더라고요.”

“그, 그렇구나. 이런 유용한 마법이 있을 줄은 몰랐네….”

목덜미는 시작에 불과했다.

차분하게 가라앉은 목덜미를 지나, 얼굴과 목의 경계선에 멈춰 선다.

“아흐으으….”

잔잔한 떨림과 기분 좋은 신음.

뜨거워진 몸을 식히고 있건만, 아줌마는 반대로 뜨겁게 녹아내리는 것처럼 보인다.

“죄송해요. 저 때문에 땀도 많이 흘리시고….”

“흐으응…, 아, 아니야. 남자는 원래 이런 거 잘 못 하니까…, 으응, 그래도 오늘 아줌마가 가르쳐준 거, 하아…, 잊어버리면 안 된다…?”

“그럼요.”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에도 손은 멈추지 않는다.

아줌마의 몸을 식힐 때마다 손에서 떨어져 나간 마력을 보충하느라 소모량이 제법 크지만, 아직까진 버틸 만했다.

볼을 가볍게 감싸 쥐고, 이마에 손을 얹는다.

고생이라곤 한 번도 한 적이 없어 부드러운 손바닥에 느껴지는 아줌마의 피부.

자세히 들여다봐야 보이는 눈가의 잔주름을 제외하면 40대가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탄력이 느껴진다.

“아줌마, 피부가 엄청 하얗고 깨끗해요.”

“흐흐응…, 그러니?”

“예.”

얼굴에 잔뜩 오른 열기가 모두 빠졌음에도, 아줌마의 얼굴은 여전히 붉다.

더위로 인한 열기와는 또 다른 열기.

“관리를 엄청 열심히 하셔서 그런 거겠죠.”

“그, 그렇지. 아줌마 나이대에는 조금만 방심해도, 흐음…, 금방 주름이 생기거든.”

“에이, 그 정도는 아니실 것 같은데.”

“호호, 진짠데.”

병원에서 아이에게 주사를 놓을 때 의사가 괜한 말들로 주의를 끄는 것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양분 삼아 손의 위치를 조금씩 옮겨 갔다.

이마에서 볼, 볼에서 목선, 목선에서 쇄골.

느릿하지만 확실하게, 좀 더 은밀한 곳으로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는다.

“저어, 도진아…?”

물론 어물쩍하는 사이에 모든 걸 탐할 수는 없다.

점점 더 은밀한 곳으로 옮겨갈수록, 아줌마의 신경 또한 그곳으로 더욱 몰리게 되니까.

쇄골과 가슴 언저리.

그곳까지 내려가자, 아줌마의 얼굴이 조금씩 굳어가기 시작했다.

“이, 이제 그만해도 될 것 같은데….”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그려진다.

강하게 제지하지는 못하고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는 아줌마가 귀엽게만 느껴진다.

“아니에요. 여기 지금 엄청 뜨거운데.”

말과 함께 손을 밑으로 주욱 내린다.

쇄골과 가슴 언저리를 넘어 아줌마의 브래지어 위로 가슴을 가볍게 감쌌다.

“흐읍….”

입술을 꽉 조이며 숨을 참아내는 소리가 들려왔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아주 자연스럽게, 브래지어 안쪽으로 손을 밀어 넣는다.

“와, 엄청 뜨거워요.”

최대한 천진난만한 목소리를 가장하고, 끓어오르는 사심을 억누른다.

참아야 한다, 참아야 한다….

흥분시키기 위한 손놀림 대신 가슴에 찬 열을 빼기 위해 천천히 움직였다.

“아, 아으, 하으으….”

가운데에 볼록하게 솟은 젖꼭지를 피한 채로 계속해서 가슴을 어루만진다.

좋아, 이 정도면 됐겠다.

어느덧 서늘해진 가슴의 체온.

나는 미련없이 밖으로 손을 빼냈다.

“이제 됐네요.”

“아, 아? 아아, 응, 그렇지.”

정신 못 차리고 횡설수설하는 아줌마.

“얼마 안 남았는데 빨리 정리하고 끝내요, 우리.”

“응, 그럴까….”

목소리에서 묻어나오는 아쉬움을 애써 모른 척하고 아줌마를 도와 냉장고를 정리했다.

많이 어지럽히긴 했지만, 냉장고 크기 자체가 작은 편이라 정리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하아, 이제 다 됐다.”

아줌마는 후련한 표정을 지으며 냉장고 문을 닫았다.

“앞으론 이렇게 더럽히지 말고, 제때제때 치워야 한다?”

“꼬박꼬박 정리할게요.”

“그래.”

내게 당부를 남기는 것도 잊지 않는다.

계속 앉아서 냉장고를 정리하던 아줌마가 비로소 몸을 일으켰다.

몸이 찌뿌듯했는지 양팔을 들어 올리며 기지개를 켠다.

“으으응…!”

확실히 저런 걸 보면 아줌마가 40대 사람이기는 해.

나도 손시우일 때는 오래 앉아 있거나 하면 저렇게 꼭 기지개를 켰었지.

“그럼 아줌만 내려갈 테니까, 쉬렴.”

생긋 웃는 얼굴로 말을 마치고 뒤로 돌아서는 아줌마.

“저기, 아줌마.”

나는 그런 아줌마를 다시 멈춰 세운다.

“왜 그러니?”

“저, 하나만 더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도와달라니 뭘…, 아….”

의아한 표정을 짓던 아줌마의 시선이 밑으로 향한다.

그리고 보았다.

우뚝 솟아오른 바지.

요청한 도움이란 것이 무엇을 위함인지 뒤늦게 알아차린 아줌마의 얼굴이 붉어진다.

“아줌마만 보면 자꾸 이래요.”

“도, 도진아. 이건…, 이제 그만….”

애써 거절의 말을 뱉으면서도 시선은 아래로 향해 있다.

억지로 들어 올리려곤 하지만, 몸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는 모양.

나는 아줌마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가 일정 거리에 멈춰 섰다.

부풀어 오른 바지의 끝이, 아줌마의 아랫배 부근에 살포시 닿았다.

“아…!”

놀라 뒤로 물러나려는 아줌마의 허리를 가볍게 감싼다.

“아줌마가 도와주신 이후로 제 몸이 이상해진 거, 아세요?”

“이, 이상해졌다니…?”

“다른 여자가 헐벗고 있어도 아무렇지 않은데, 아줌마만 보면 이렇게 돼요.”

감싼 허리를 조금 더 끌어당겨 맞닿은 면적을 조금 더 늘리며 말을 잇는다.

“아줌마가 세상에서 제일 매력적으로 보여요.”

“얘, 얘가 무슨 소릴….”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리는 아줌마.

“혼자서 자위도 해봤는데, 아줌마가 해줄 때처럼 기분이 좋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그건 나만 느끼는 감정이 아니었을 거다.

“아줌마도 그랬을 것 같은데요.”

“나, 나는….”

애써 부정의 말을 꺼내 보려 하지만, 쉬이 나오지는 않는 듯했다.

“아줌마. 솔직히 말씀해주세요.”

“뭐, 뭘 말이니.”

나는 품에서 아줌마를 떼어놓으며 얼굴을 마주했다.

최대한 진지한 표정을 짓고서, 다시 한번 물었다.

“저랑 할 때, 싫으셨어요?”

마주하고 있던 얼굴이 휙 돌아간다.

차마 눈을 마주친 채로 내뱉지 못 하는 말이, 귀담아듣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들려왔다.

“그, 그건 아니지만….”

아주 조금이지만 솔직한 말이 새어 나왔다.

나는 조금 전보다 강하게 아줌마를 끌어당겨 안으며 조금만 앞으로 내밀면 닿을 거리에 얼굴을 둔 채로 물었다.

“그럼 우리 서로 도와줄까요?”

눈앞에 있는 아름다운 얼굴이 잔잔하게 떨린다.

미약하지만, 움직였다.

길이로 따지면 0.5cm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미세한 움직임이었지만.

분명 아줌마의 고개가 위아래로 흔들렸다.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이 밀려든다.

나는 그대로 얼굴을 들이밀어 바로 앞에 있던 아줌마의 입술에 입을 가져갔다.

“흐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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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모이를 쪼듯, 가벼운 입맞춤.

고작 입술만 살짝 맞닿았을 뿐인데 미칠 듯이 흥분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콧속으로 진하게 빨려 들어오는 체취가, 나를 미치게 만든다.

몸에 연유라도 뿌린 듯, 달콤한 냄새와 끝을 톡 치고 지나가는 땀 냄새까지.

시시각각 이성이 마비되는 느낌.

잠들어 있던 본성이 깨어날수록, 아줌마와의 입맞춤 또한 그 농밀함을 더해갔다.

가볍게 맞닿아 있던 입술을 더 강하게 밀어붙이며 아줌마의 입술을 열어젖혔다.

열린다.

굳게 닫혀 있던 아줌마의 입술이.

츄릅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혀를 내밀어 아줌마의 입속으로 거칠게 파고들었다.

“흐읍…!”

얇게 뜬 눈 사이로 보이는 당황한 아줌마의 모습.

이에 멈추지 않고 공략을 이어 나갔다.

츄웁, 쮸릅

한 번은 가볍게, 또 한 번은 입 전체를 빨아들일 듯 강하게.

굳어 있는 아줌마의 입속을 유린해 보았지만, 아줌마의 혀는 아직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인다.

조바심 갖지 말자.

기습적인 첫 키스인 만큼, 아줌마도 이를 받아들이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겠지.

아줌마에게 자칫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을 움직임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꿔 보자.

거칠게 입속을 유린하던 혀의 움직임을 조금씩 부드럽게 바꾸어 나간다.

유린이라는 말보다 부드럽게 핥는다는 느낌으로.

“하읍, 흐응….”

그러자 아줌마도 서서히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요지부동 상태였던 아줌마의 혀가 서서히 꿈틀거리는 게 느껴진다.

언제나 처음이 어려운 법.

움직이기 시작한 혀는 금세 몸을 일으켜 주변을 핥아대는 내 혀와 맞물렸다.

또 한 번 자지가 움찔거린다.

혼자 혀를 움직일 때와는 차원이 다른 쾌감에 뇌가 찌르르 울릴 지경.

허들이 조금 더 낮아졌다.

격렬한 키스를 이어가며 천천히 손을 뻗는다.

상의 아래로 천천히 손을 집어넣어 아줌마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흐으응….”

아, 그래.

이 풍만함과 부드러운 감촉.

지난 한 달 동안 어떻게 이걸 잊은 채로 지내왔는지.

열심히 만져 예민하게 만들어 놓았던 젖꼭지를 만지려는데 브래지어가 방해다.

양손을 등 뒤에 둘러 브래지어의 후크를 풀어내려는데, 아줌마가 입술을 떼어내며 손을 들더니, 손을 앞으로 모아 후크를 풀어낸다.

아, 후크가 앞에 달린 것도 있구나.

남자가 앞에서 풀어내기 편하라고 만들어둔 건가.

세상 참 좋아졌네.

아줌마와 내 입술 사이에 얇은 실처럼 이어져 있는 침을 빨아들이며 거리를 좁힌다.

그와 동시에 옷 안으로 다시 손을 밀어 넣어 아무것도 거리낄 게 없어진 가슴에 손을 얹으며 아줌마의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아줌마 가슴 너무 좋아요.”

“흐응…, 그, 그런 말 하지 마앗….”

누군들 그러지 않겠냐마는, 칭찬은 사람의 기분을 매우 들뜨게 만든다.

아줌마도 마찬가지.

하지 말라는 건 부끄러워서지, 기분이 나빠서가 아니다.

그 증거로 가슴을 만질 때마다 느끼는 감도 자체가 달라졌거든.

“아읏, 흣…!”

성감대인 젖꼭지를 가볍게 문지르자, 아줌마의 몸이 좌우로 비틀린다.

기분 좋냐, 는 물음은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쾌락에 젖어 서서히 녹아내리는 표정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는데 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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