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진이 황급히 자리를 뜬 그날 이후부터.
그녀의 머릿속에는 그때 김도진이 지었던 표정이 떠나질 않고 있었다.
하룻밤의 추억으로 남겨두자는 말에 눈에 띄게 동요하던 그.
자신에게나, 그에게나.
모두에게 가장 좋은 결말을 꺼냈음에도 세상 가장 슬픈 결말을 맞이한 사람처럼 애잔한 표정이 불쑥불쑥 떠올라 그녀를 곤혹케 했다.
설마, 하는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에 자꾸만 떠오른다.
‘도진이가 정말로 나를…?’
아니라고,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반대로 그렇지 않고서야 그런 표정을 지으며 도망치듯 떠나갈 이유가 없었다.
“아, 아니야. 아니겠지.”
그녀는 마음속에 든 의혹을 애써 부정하며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그녀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그와 운동하기 위해 찾아갔고, 문전박대당했다.
팔에 금이 간 상태라 제대로 운동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단다.
거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다만 그녀가 충격을 받은 건 그런 말을 자신이 보기 싫다는 듯, 문을 굳게 닫은 채로 했다는 것이었다.
‘그냥 아파서 그런 거겠지, 아파서….’
또 한 번 스스로를 납득시켰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나갔다가 우연찮게 보게 되었다.
김도진과 신유정이 나란히 걸어오고 있는 모습을.
‘쟤네 둘이 언제 저렇게 친해졌지…?’
김도진은 신유정을 무서워하고, 반대로 신유정은 김도진을 극도로 싫어하지 않았던가.
그녀는 저도 모르게 그들을 아는체하지 않고 도망치듯 집으로 들어왔다.
“나 왔어.”
그리곤 얼마 안 있어 집으로 들어온 신유정을 향해 물었다.
“학교 다녀오는 길?”
“응, 학교 갔다가 헬스장에서 운동 좀 하고 왔어.”
“…혼자?”
“아니, 돼지 색…, 에이, 김도진이랑 같이 했어.”
“도진이가…, 운동을 했어?”
“어, 요즘 내가 빡세게 가르치고 있거든.”
신유정이 어떤 식으로 김도진을 빡세게 굴리고 있는지 설명하고 있는데, 그녀의 귀에는 닿지 않았다.
‘팔 아프다더니….’
팔이 아프단 핑계로 자신과의 운동은 며칠째 거부하면서 신유정과는 더 과격하게 운동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묘한 배신감이 일었다.
이후로도 두 사람이 비슷한 시간대에 집에 함께 오는 모습이 보였다.
이쯤이면 자신과도 운동하러 가주겠지 싶어 올라갔는데, 역시나 거절당했다.
그때가 되어서야 그녀도 깨달았다.
‘날 피하고 있는 거구나.’
김도진이 의도적으로 자신을 피하고 있음을.
‘왜…?’
왜, 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진즉에 나와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마지막으로 보았던 김도진의 애잔한 표정이 답이었으니.
어쩌면 그는 정말로 자신을 좋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묘한 감각이 치밀었다.
그날 밤, 김도진에게 집요하게 공격당했던 젖꼭지가 간질거렸다.
옷 위로 가볍게 만져보니 빳빳하게 서 있다.
‘나…, 지금 흥분한 거야?’
믿을 수가 없다.
애써 외면하고 있던 사실 하나를 받아들인 것만으로 자신이 흥분했다는 사실을.
하지만 저릿저릿한 몸이 증명하고 있었다.
‘몸이…, 뜨거워….’
이를 참지 못하고 그녀는 제 젖꼭지를 스스로 애무했다.
하지만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김도진이 만져줄 때와 비교하면 미약하기 짝이 없는 쾌감만이 감돌 뿐.
‘도진이는 조금 더….’
어느새 상상 속에서 김도진이 자신을 만질 때를 떠올리고 있었다.
조금 더 기분이 나아지긴 했지만, 그뿐.
여자들이 자위할 때 만지는 클리토리스까지 건드렸지만, 역시나 미미했다.
그렇게 그녀는 풀지 못한 숙제를 껴안은 채로 며칠을 더 보냈다.
여전히 김도진과는 마주치지 못했다.
원한다면 우연함을 가장하여 만날 수도 있었겠지만, 그녀도 혼란스럽기 짝이 없어 좀처럼 그의 앞에 나타날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만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잊혀져야 하건만.
김도진에 대한 생각은 옅어지기는커녕, 날이 갈수록 더 큰불을 지폈다.
아무리 애무해도 그때만 못한 쾌감이 분명 한 몫 했으리라.
결국 그녀는 김도진의 앞에 나타났다.
우연히 나타난 척하며 그를 불러 세웠다.
오랜만에 그를 본 순간, 그녀는 적잖이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세상에.’
여전히 뚱뚱했지만, 예전처럼 보기 싫은 수준은 아니었다.
피부도 깨끗해진 게 뭐랄까, 아기 돼지를 보는 것처럼 귀엽게만 보였다.
그녀는 넌지시 아침 운동에 대해 말을 꺼냈다.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그의 모습에 그녀는 짜증이 났다.
“내일 아침에 다른 일이라도 있니?”
“아뇨, 그런 건 없는데….”
“그럼, 갈 수 있겠구나.”
조금 더 강압적으로 나갔다.
김도진은 당황하는 듯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내 승낙을 받아낸 것이다.
그리고 다음 날.
그녀는 옷장에서 잘 입지 않던 레깅스를 꺼냈다.
분명 같은 치수인데 유독 작아서 너무 꽉 끼어 입지 않고 있던 것.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거기에 제 다리를 쑤셔 넣었다.
“이, 이거 괜찮을까….”
의외로 움직이는 데에는 불편한 점이 없었지만, 너무 노골적이다.
‘내가 왜 이런 옷을…?’
스스로도 의문이었으나, 벗을 생각은 하지 않았다.
막연하게 그가 이 모습을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하기만 할 따름이었다.
마침내 그와 오전 운동을 재개했다.
그녀는 조금씩 앞서 걸으며 뒤를 살폈다.
‘보고 있어.’
남자들은 모를 거라 생각하지만, 여자들은 다른 사람의 시선에 민감했다.
그렇기에 느껴졌다.
김도진의 시선이 제 엉덩이에서 떠나가질 않고 있다는 걸.
‘차, 창피해.’
부끄럽다.
그러면서도 그가 계속 봐주었으면 싶다.
젊은 아이가 자신을 이토록 맹렬하게 바라본다는 것만으로 자존감이 팍팍 상승했다.
대미를 장식한 것은 그녀가 점퍼를 벗었을 때였다.
자신의 상체와 하체를 번갈아 바라보던 김도진의 아랫도리가 쑥쑥 커졌다.
‘아…!’
그가 발기한 것이다.
황급히 다리를 오므리고 화장실로 도망치는 뒷모습에 웃음이 새어 나왔다.
“호호…, 귀여워.”
그 젊은 반응이 어찌나 귀엽던지.
머릿속에 그날 밤 보았던 김도진의 자지가 머릿속에 그려졌다.
“예뻤지….”
예쁘다는 말이 절로 튀어나올 정도로 이상적인 형태의 자지였다.
올곧게 뻗은 형태, 두툼한 귀두, 울긋불긋한 핏줄까지.
심지어 단단하기는 또 어찌나 단단하던지, 만지고 있으면 뜨거운 돌을 쥐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조금도 잊혀지지 않은 그 상세한 기억들이 다시금 그녀를 부채질했다.
너 때문에 도진이 자지가 저렇게 선 거 아니냐고, 책임을 져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마, 맞아.’
화장실에서 얼마나 힘들어하고 있을까.
자신 때문에 그렇게 됐으니, 자신이 편하게 만들어줘야겠단 생각이 머리를 지배했다.
때마침 공원에는 아무도 없었다.
말인즉, 남자 화장실 또한 텅텅 비어 있을 거라는 뜻.
그녀는 난생 처음으로 남자 화장실에 발을 들였다.
김도진이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하…, 근데 이거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은데.”
궁금했다.
얼마나 단단해졌으면 그런 말을 하는지.
그녀는 침을 꼴깍 삼키며 긴장된 표정으로 더 깊숙이 들어갔다.
마치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 * *
이 세상은 미쳤다.
아니면 내가 미쳤던가.
그것도 아니면 아줌마가 미친 게 분명하다.
칸막이 화장실로 나를 이끈 아줌마는 변기 커버를 내리고 좌변기에 앉더니, 뻘쭘하게 서 있는 내 바지를 잡아 내렸다.
“어어….”
팬티 고무밴드에 자지가 한 번 붙잡혔다.
그 반동으로 거세게 튀어나온 자지가 코앞에 있던 아줌마의 코끝을 스치고 지나갔다.
“괘, 괜찮으세요?”
“어? 어…, 아줌만 괜찮아.”
아닌데.
안 괜찮아 보이는데.
지금 숨이 굉장히 거칠어져 있는데.
내 자지를 바라보며 연신 마른침을 삼키던 아줌마가 고개를 들어 내게 말했다.
“이, 이러는 건 오늘이 마지막이야. 알았지…?”
글쎄.
모르겠다.
분명히 3주 전에 아줌마가 그 말을 꺼냈을 땐 그대로 끝일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지금은 전혀 그럴 것 같은 기분이 안 드는걸.
“아줌마가 원하는 거라면…, 전 따를게요.”
전적으로 아줌마의 의지에 달려 있어요, 라고 상황을 모두 떠넘겼다.
“그럼 시작할게….”
기다란 손가락이 우뚝 솟은 자지를 감싸쥐었다.
“윽….”
나도 모르게 기쁨에 몸서리치고 말았다.
3주 만에 다시 느끼게 된 아줌마의 손이 더 없는 행복으로 나를 밀어 넣었다.
스윽 스윽
손을 위아래로 천천히 움직이다가 불편함을 느낀 아줌마가 기쁨에 연신 벌름거리는 요도구에서 쏟아지듯 나오고 있는 쿠퍼액을 제 손에 발랐다.
미끈한 액체가 윤활유가 되니 손의 움직임이 한층 더 부드러워진다.
쯔걱 쯔걱!
“아흐으….”
진짜 이건 거짓말 안 하고 참을 수 없는 종류의 신음이다.
“좋니…?”
“네, 아줌마. 너무 좋아요….”
3주 동안 자위도 안 했다.
한 번 아줌마의 손맛을 본 이후로 결심한 게 있다.
내 정액이 토해질 때는 자위가 아닌 여자의 신체가 닿아 있을 때만이라고.
덕분에 불알이 빵빵해질 정도로 쌓아뒀다.
민감도 또한 그때보다 훨씬 더한 느낌.
억지로 뜬 눈으로 아줌마의 얼굴을 보다가 문득 탱크톱 위에 젖꼭지가 빳빳하게 솟아 있는 것을 보았다.
“아줌마…, 가슴 만져도 돼요?”
“그, 그래.”
기다렸다는 듯이 아줌마는 탱크톱을 위로 올려 맨가슴을 드러냈다.
손을 뻗어 젖꼭지를 가볍게 만져 보았다.
“흣…!”
내 자지만큼이나 빳빳하고, 민감하다.
“아줌마, 젖꼭지가 엄청 빳빳하네요.”
“그, 그런 말하는 거 아니야…!”
부끄럼 가득한 표정으로 앙탈을 부리는데 순간 그대로 쌀 것만 같아 억지로 괄약근을 조여가며 사정감을 참아냈다.
하마터면 조루 될 뻔했네.
한 번의 경험으로 터득한 아줌마의 민감한 젖꼭지를 또다시 집요하게 공격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그러더라.
유두와 더불어 가슴에서 민감한 부분을 계속 공략하다 보면 가슴 애무만으로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는 몸이 된다고.
“흐윽, 응…!”
실제로 아줌마는 저번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젖꼭지를 가볍게 어루만지다가 살짝 꼬집듯이 붙잡아 당겨주면.
“헤윽!”
자지를 부지런히 훑고 있던 손마저 멈출 정도로 쾌감어린 신음을 내지른다.
즐겁다.
여자의 몸을 알아간다는 게 이리도 즐거운 것이었음을, 새삼 깨닫는다.
뇌에 열이 차오른다.
한 계단만 더 올라가고 싶다.
“아줌마.”
나지막한 소리로 부르자, 아줌마는 한껏 풀린 눈동자로 나를 올려다봤다.
“부탁 하나만 들어주세요.”
“무, 무슨 부탁…?”
조금 뜸을 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