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조금만이야.”
황급하게 말을 덧붙이는 아줌마의 얼굴을 보며 천천히 손을 뻗는다.
바들바들 떨리는 손가락에 아줌마의 살결이 닿았다.
만지고 싶다, 그러쥐고 싶다.
손가락에 닿은 가슴을 그대로 움켜쥐었다.
“아아….”
아줌마의 입에서 미약한 신음이 새어 나왔다.
“와.”
여자 가슴을 만져본 건 이번이 세 번째다.
횟수가 아니라 명수로.
첫 번째야 당연히 내 마누라고, 두 번째는 우연한 사고였다.
그리고 세 번째인 아줌마의 가슴을 주물럭거리며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여자의 가슴은 크기가 비슷할지라도 형태, 질감, 감촉 등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이것을 이제야 느낀 나는 지금까지 인생을 크게 손해 보며 살고 있었음을.
아, 원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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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쾌락에 젖어 녹아내린다.
여인의 손이 내 자지를 훑는 감촉, 손에 쥐고 마음껏 주물러대고 있는 풍만한 가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천국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머릿속이 하얗다.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렸다.
내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직접적으로 보지에 자지를 넣는 행위는 하지 않았으나, 이것도 어디까지나 유사 성행위다.
그런데 나만 기분 좋으면 되겠냐고.
처음에는 눈 딱 감고 한 번만으로 끝내려 했다.
더 이상 아줌마와 엮여봤자 좋을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마음이 바뀌었다.
이걸 한 번만 맛보고 끝내라고? 그럴 순 없다.
몇 번이고 더 맛보고 싶다.
아니, 이보다 더 나아가고 싶다.
농익은 아줌마의 몸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구석구석 다 느끼고 싶어졌다.
“후우, 후우…!”
당장에라도 껴안고 싶은 심정이지만,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참았다.
지금 내게 허락된 건 가슴뿐.
나만 만족하고 끝내면 아줌마가 다음을 바라볼까? 아니다.
지금 이 상황은 특수한 상황이다.
처음으로 마주한 몬스터에 대한 공포와 더불어 이것저것 뒤섞여 만들어낸 특별한 이벤트.
이러한 상황이 아니라면 절대 없었을 그야말로 사건이라 부르기 충분한 상황.
나만 만족하고 끝내면 아줌마는 그저 부채감을 덜어낼 뿐이다.
그러니 나는 나만 만족할 게 아니라, 아줌마를 더욱 야릇한 기분으로 만들어야만 한다.
솔직히 자신 없다.
내 평생 여자라곤 마누라 하나만 알고 살았으니, 내 기술이 모든 여자에게 먹힐 만큼 대단한지 아닌지도 모르겠고.
그래도 일단 질러봐야지, 별 수 있나.
성적인 경험은 부족해도, 이를 충당할 만한 경험이 내게는 있다.
숱한 위기 속에서 눈치와 재치만으로 넘겨온 나날들이 내게 힘이 되어줄 거다.
가슴을 만지던 움직임에 천천히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오직 내 만족을 위해서가 아닌, 아줌마가 좋아할 만한 부분을 찾기 위해 이곳저곳 건드리는 세심한 손길로.
“으응….”
가슴 주변으로 서서히 원을 그리며 만지기도 하고, 말캉말캉한 가슴을 어린애들 가지고 노는 액체 괴물마냥 주물럭거리기도 해본다.
미약한 신음이 굳게 다문 입술 사이를 비집고 나올 때마다 정답에 근접해가고 있는 기분.
가장 반응이 좋았던 곳은 젖꼭지.
곳곳을 누비던 손의 방향이 집요하게 젖꼭지를 괴롭히는 방향으로 선회한다.
“흐읍, 흐응…!”
좋아.
아줌마의 숨이 좀 더 거칠어졌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아줌마가 기분 좋아지는 걸 보고 있으면 내 사정감 또한 급속도로 치민다.
이대로라면 내가 먼저 사정해버리고 말 것 같다.
“흡.”
숨까지 참아내며 치미는 사정감을 억지로 누른다.
젖꼭지를 만지는 손길을 더욱 더 세밀하게 조정한다.
엄지와 검지로 잡아 살짝 당기고, 검지로 첨단을 살살 튕기며 간질인다.
어느덧 아줌마의 한쪽 손이 입을 틀어막고 있다.
필사적으로 신음을 막고 있다.
“흐읍, 흡…!”
조급할 필요는 없다.
머릿속에 남은 기억이 아줌마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한다.
정확하게 말하면 아줌마의 남편에 대한 기억.
아줌마의 남편, 그러니까 아저씨는 지방에서 근무하는 지방직 각성자 공무원이다.
덕분에 1년 중 최소 300일 이상을 지방에 머무르는 탓에 아줌마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극히 적었다.
그것도 신유정이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그 말은 무엇이냐.
아줌마의 성욕이 생각보다 많이 쌓여 있을지도 모른다는 거지, 뭐긴 뭐야.
“아아…, 흑…!”
손으로 막아도 다 막아내지 못한 신음들이 줄줄이 나온다.
가슴이 아주 민감한 성감대라면 모를까, 가슴 하나만으로 여자를 보내버리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오직 한 여자만 보고 살아왔던 내가 그것을 해낼 수 있을 리가 만무하다.
그러니 내가 노려야 할 것은 아줌마가 성대하게 가버리는 게 아니라, 이 쾌감을 기억하게 만드는 것.
그것뿐이다.
언제고 아줌마가 이 순간을 떠올릴 때 나뿐만 아니라 가슴에서 전해진 쾌감을 떠올릴 수 있게 진하고, 짜릿한 느낌을 선사하는 거다.
이를 위해서라면, 마력 탈진이 한 번 더 오더라도 상관없다.
손가락에 마력을 살포시 담는다.
일시적으로 운동 능력이 강화된 손가락이 더욱 빠르고, 현란하게 젖꼭지를 애무했다.
“하응, 으흑…!”
일그러진 아줌마의 얼굴.
고통 따위가 아닌, 쾌락으로 인한 기분 좋은 일그러짐.
미약하나마 아줌마의 몸이 떨리는 것으로 보아 커다란 파도가 한 번 정도는 들이쳤음을,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성공이다!
순간적으로 마음이 놓였다.
그와 동시에 억지로 참고 있던 사정감이 단숨에 치솟아 머리 끝까지 도달했다.
“윽…!”
뷰릇 뷰르릇!
아줌마에게 뭐라 말하기도 전에 요도구에서 정액이 뿜어졌다.
“꺄악!”
어찌나 세차게 뿜어져 나왔는지, 앞에 앉아 있던 아줌마의 가슴과 얼굴에까지 튀었다.
농도 짙은 흰색을 띤 정액을 곳곳에 묻힌 아줌마의 날카로운 눈빛이 이쪽을 향한다.
“도진이 너…, 사, 사정을 할 때는 얘기를 해줬어야지…!”
“죄, 죄송해요. 기분이 너무 좋아서 머릿속이 새하얗게 돼 버려서 그만….”
나머지 반은 아줌마 가슴을 주무르다가 잊었던 거지만, 나머지 반은 사실이다.
핸드잡(Handjob).
대체 이걸 받아본 지가 얼마 만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비록 마지막 섹스가 7년 전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그때는 이미 무미건조하게 박고, 콘돔에다 싸는 게 끝일 때였다.
뜨거운 애무? 그런 건 정말 언제가 마지막인지도 모르겠다.
안 해주려고 한 게 아니라, 그녀가 거절해서 못했다.
나는 곧장 침대와 침대 사이에 놓인 서랍장에 올려진 두루마리 휴지를 적당히 끊어 아줌마의 얼굴에 묻은 정액을 살살 닦아드렸다.
얼굴에 있는 것들을 대충 정리하고 가슴 쪽으로 내려가려 하자, 아줌마가 내 손을 막아섰다.
“여, 여기는 아줌마가 할게.”
“아, 넵.”
조용히 손에 쥐고 있던 휴지를 건네드렸다.
슬그머니 뒤로 돌아서서 휴지로 가슴에 묻은 정액을 닦아내고 있는 아줌마.
군살 하나 없는 탄탄한 등을 보고 있자니 방금 사정을 마친 자지가 또 꿈틀거린다.
한 번 더 아줌마의 손길로 정액을 토해내고 싶었지만, 참아내며 바지를 올렸다.
그즈음, 아줌마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물소리가 들리는 걸로 보아 화장지로 닦아낸 곳을 다시 씻어내는 모양.
“와….”
나는 여전히 여운에 잠겨 있었다.
자지를 훑는 손의 주인이 달라졌을 뿐인데, 이토록 극명한 차이가 나다니.
가슴도 그렇고, 핸드잡도 그렇고.
내가 지금껏 얼마나 인생을 낭비하고, 손해 보며 살아왔는지 깨닫게 된다.
사회적 지위며 인식이 뭐 그리 중요하다고 아무것도 못한 채 혼자 끙끙대기만 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과거의 나는 병신이었던 게 틀림없다.
“이제부터 안 그러면 되지, 뭐.”
어쨌든 나는 지금 새 삶을 살고 있으니까.
굳이 그때 생각에 얽매일 필요는 없지.
마음을 다잡고 있을 때, 아줌마가 수습을 끝마치고 나왔다.
혹시 기분이 나쁠까 해서 슬쩍 쳐다봤는데, 꼭 그렇지는 않은 모양새였다.
다만, 분위기는 더없이 어색하게 변했다.
또한 이 분위기를 그대로 방치하면 오랜 시간을 어색하게 지낼 것만 같은 느낌이 머리를 찌른다.
그래선 안 되지.
“저, 아줌마.”
“으, 응?”
어느덧 옷매무새를 말끔하게 정돈한 아줌마가 뒤로 돌아섰다.
이 상황을 조금 더 유연하게 만들기 위한 수단이 필요했다.
내게는 그럴 만한 비장의 기술이 있다.
바로 마법.
생각해보면 정해진 법칙대로 다루는 게 아니라 내 재주껏 마력을 다루는 셈이니, 마술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지만.
마력 탈진이 오기 직전까지만 마력을 뽑아내어 주변의 마력을 끌어당긴다.
입히는 색깔은 순백색.
주변 온도가 급속도로 떨어지고, 마력의 알갱이들이 하얗게 결정화하여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낸다.
사내인 내가 보기에도 썩 아름다운 광경.
“어머…!”
아줌마의 입에서도 탄성이 터져 나왔다.
하얀 알갱이들이 손 주위로 모여들어 하나의 형상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시리도록 맑고 투명함을 간직한 장미꽃 한 송이.
“아줌마의 도움 덕분에 최악으로 남을 뻔했던 오늘이,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로 변했어요.”
지금까지는 그렇다.
앞으로 더 많은 걸 하게 되면 또 갱신될지도 모르지만.
“제 하루가 그렇게 변한 것처럼, 아줌마도 오늘을 그저 몬스터를 만나 죽을 뻔한 최악의 날로 기억하지 않으셨음 해서….”
이 말은 진심이었다.
아줌마에게 오늘이 트라우마가 각인된 날로 남지 않았으면 했다.
트라우마를 간직한 채 살아가는 이들이 어떻게 망가져 가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예쁘게 피어난 장미꽃을 아줌마의 손에 살포시 건네주었다.
“도, 도진아.”
“이게 아줌마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면 좋겠습니다.”
아줌마의 눈망울이 촉촉하게 젖어 들어간다.
이윽고 입가에 피어나는 그윽한 미소.
바로 이거지, 하며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을 때.
또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감격에 젖은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아줌마의 몸에서.
연분홍빛 안개가 스멀스멀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 * *
【3인칭 시점】
“아줌마는 괜찮으세요?”
그 말을 들은 순간부터 반쯤 이성이 나갔다.
딸도, 남편도 겉모습만 물어볼 뿐, 누구도 진정되지 않은 제 마음에 대해 묻지는 않았는데.
오크와 처절하게 싸워 제 목숨을 구해준 아이가 또 제 마음을 먼저 들여다봤다.
‘아, 도진이가 날 정말로 세심하게 신경 써주는구나.’
그런 생각이 벼락처럼 내리쳤다.
누구에게도 위로받지 못하고 여전히 홀로 졸이고 있는 마음에 치유의 빛이 스며들었다.
그다음부터 벌어진 모든 일들은 반쯤 나간 이성과 나머지 반을 차지한 충동으로 빚어졌다.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기 위해 애써 몸을 끌어안았고, 제 배를 찌르는 느낌에 놀라 뒤로 물러나면서도, 묘하게 자존감이 상승하는 것을 느꼈다.
‘내가 아직도 괜찮은 모양새를 하고 있구나.’
하고 말이다.
불룩하게 솟아오른 제 바지를 양손으로 가린 채 쩔쩔매는 모습이 귀여웠다.
조금 전 사나운 몸짓으로 오크의 숨통을 끊어내던 아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그래서였다.
갑작스럽게 도와주기로 한 것은.
제 목숨을 구해준 생명의 은인이기도 하니까, 한 번쯤 도와주는 거라면 괜찮지 않을까 하고.
‘손 정도라면 괜찮을 거야.’
도중에 갑자기 김도진이 화장실에 뛰어갔다가 제법 긴 시간이 지나 나온 해프닝이 있기는 했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금 잡힌 분위기에 그녀는 비로소 보게 되었다.
바지 밖으로 나온 김도진의 성기를.
“도, 도진이 네, 네 것 참… 예쁘게 생겼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였다.
그러나 그만큼 감탄스러웠다.
한 치의 휘어짐 없이 올곧게 뻗은 기둥과 그 위를 덮은 귀두.
젊음을 과시라도 하려는 듯, 울끈불끈한 핏줄은 찰나지만 섹시하게 보일 정도.
그 뛰어난 모양새가 만져보고 싶다는 호기심을 부추겼다.
그로 인해 그녀의 죄책감을 더욱 덜게 만들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그렇게 덥석 잡은 성기는.
‘뜨거워.’
손바닥이 데이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뜨겁고, 단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