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화] 12장-부부
아니 잠깐만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영혼에 잠겨있던 자물쇠가 부셔졌는데?
'저 자물쇠가 성녀님이랑 계약하면서 생긴 자물쇠였으니까..'
그러면 지금 계약이 파기 된 건가?
이렇게 쉽게?
-멍
너무 갑작스럽게 찾아온 상황에 나는 한참 동안 멍하니 허공을 바라봤다.
'...진짜?'
어안이 벙벙하다.
갑자기 이렇게 해방됐다고?
이렇게 간단하게?
진짜 그냥 위에 손만 갖다 대지 않았나?
"자, 잠깐만. 지금 뭐하신 거에요?"
"그대의 혼에 이상한 게 묶여있길래 물리적으로 파괴했다만. 혹시 하면 안되는 거였나?"
"아, 아니.. 그게.."
하면 안되는 건 아니긴 한데..
아니 이걸 어떻게 반응해야 하지?
물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떻게든 저 계약을 파기하려고 머리를 굴리던 입장이긴 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설명도 없이 되어버리니까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엄밀히 따지면 나름 거래를 통해서 맺은 계약이었고..
'아니 그렇다고 순순히 끌려가 준다는 건 아니긴 한데.. 어으..'
스스로 우유부단한 성격인 건 알았지만 참 한심해 보일 지경이었다.
인생을 바치기는 싫으면서 그렇다고 계약을 끊은 건 또 그렇게 기쁘지도 않다?
뭐 어쩌겠다는 건지 한숨만 나온다.
"...고맙습니다."
우선 덕분에 성녀님의 세계에 끌려가는 신세는 면했으니 순수하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음? 풀어준 게 고맙다는 건가? 혹시 이상한 악귀 같은 것과 엮이기라도 했나?"
"비슷..합니다. 계속 뒀으면 언젠가 이 세상에서 사라졌을지도 모르는 거였죠."
"그런가. 빨리 없애둬서 다행이군. 그대 나름의 사정이 있을 까봐 조금 망설이기도 했었는데."
...동의를 구하고 없애면 되는 거 아니었나?
"그대가 그대를 내게 바쳤는데 동의를 구할 필요는 없지 않겠나. 그나저나 그대여."
"...예."
"왜 자꾸 그렇게 침대 쪽으로 몸을 파고드나?"
천마가 내 계약을 파기하기 위해 내 머리쪽으로 손을 뻗었고 천마는 지금 알몸으로 침대에 올라와 내 몸 위쪽에 있는 상태였다.
그러면 어떻게 되겠는가.
"...부끄러워서요."
-출렁
거의 내 눈 앞에 그녀의 가슴이 위치하게 된다.
아까처럼 이불로 시야를 가리고 있지도 않았기에 시야에 전부 한눈에 들어오는 상황.
그리고 자세 상 중력에 의해 그 크기가 평소보다 훨씬 강조될 수밖에 없었다.
'스승님보단 작긴 하지만..'
-꿀꺽
그건 스승님이 너무 규격외라서 그런 거고 이것도 엄청 큰 거였다.
당아영이랑 비슷한 수준이니까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아. 그때 그 금색 여우가 그대의 스승님이었나. 애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던 모양이군."
-움찔!
또 읽혀버렸다.
다른 건 그냥 표정으로 예측했다고 어떻게 우길 수 있어도 이건 진짜 들린 게 아니면 설명이 안되지 않나.
아니 잠깐만 그러면 스승님보다 작다는 말을 지금 읽은..
"..."
"...왜 그런 눈으로 보나?"
"...화.. 안 나셨어요?"
"사실인데 뭐 어떻겠나. 여인의 매력이 유방의 크기만으로 결정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죠.. 하하.."
여자에게 민감한 주제일 것 같아서 쫄았는데 아무래도 꽤 유도리가 있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작다면.. 더 크게 만들면 되는 것 아니겠나."
"...예?"
"예전에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읽었던 책 중에 여인이 아이를 가지게 되면 유방이 커지게 된다는 내용이 있더군."
-흠칫.
아 잠깐만.
주제를 잘못 튼 것 같은데.
-꾸욱
"부부라면 아이를 가져도 문제 없겠지?"
천마가 바닥에 짚고 있던 손을 내 어깨에 올리고 침대에 눌렀다.
겉으로 보기엔 섬섬옥수 그 자체지만 그 안에 담긴 힘은 어깨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렇다고 또 고통은 느껴지지 않는 게 신기하고.
-삐질삐질
'여기선 진짜 말 잘해야 해.'
한발 삐끗하면 바로 임신까지 직행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싸지르는 동안 임신이 안된 건 다 여자들이 알아서 피임을 했거나 가임기가 아니거나 이런 요인들이 겹쳐서 일어났던 일이지 나한테는 내가 임신을 결정할 주도권이 없었다.
오죽하면 성녀님이 나를 납치해다가 종마로 쓸 생각을 했을까.
그냥 팔 잡고 깔아뭉개면 울면서 정액만 내뱉는 놈이 무슨 능력이 있어서 임신을 거부하겠냐고.
"그.. 임신을 어떻게 하는지는 아십니까?"
"여성의 가임기에 남성의 성기를 여성의.."
"아니 거기까지면 됐습니다."
다 알고 있구나.
이러면 뻥카도 못 친다.
처녀인 거랑 임신 방법을 모르는 건 다른 영역이니까.
하긴 천마가 아이를 학이 물어다 주는 거라고 알면 그건 그것대로 웃기겠지.
...나는 절대 웃을 수가 없는 상황이지만.
"아직.. 임신은 조금 이르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왜 그렇게 생각하지?"
...나는 본능적으로 정석적인 변명으론 이 위기를 피할 수 없다는 걸 느꼈다.
그러면 내가 선택 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
"...아이를 가지면 저와 보내는 시간이 짧아지지 않습니까."
...나도 안다. 내가 못 볼 꼴이라는 거.
그런데 별 수 없지 않나.
이러다가 진짜로 허니문베이비를 만들게 생겼는데.
아예 평생 아이를 안 가질 생각은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니었다.
[아빠. 다리 좀 벌..]
-오싹!
'따, 딸은 절대 안돼.'
약간 약해질 뻔 한 마음을 다시 다잡으며 내 말을 듣고 그대로 굳어버린 천마에게 후속타를 날렸다.
"아이를 가지는 건 저희끼리 좀 더 충분한 시간을 보낸 다음 질린 다음에 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
"아직.. 저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지 않으세요?"
그게 결정타였던 것 같았다.
-꾸우욱
"...왜 그렇게 여인이 많나 했더니 이래서였군."
천마가 무언가를 억누르는 듯한 눈으로 내 양쪽 어깨를 짓누르며 자연스럽게 다리로 내 바지를 벗겨냈다.
이미 천마의 나신을 눈앞에 두고 아까부터 꼿꼿하게 서있던 자지가 반동과 함께 올라오는 건 물 보듯 뻔한 일.
"헤헤.."
"그대에 대해 더 알아보라고 한 것은 그대이니 이후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본녀를 탓하지 말게."
"...그래도 살살 해주실 거죠?"
나는 뒤늦게나마 눈웃음을 지으면서 빌었지만
"그건 그대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겠지."
천마도 나를 마주 본 채 눈웃음을 지으며 허리를 내렸다.
-찌걱!
"으극..!"
"응.."
이제 슬슬 적응되는 것 같은 여인의 처녀를 깨는 감각.
-주륵..
질 바깥으로 자지를 통해서 붉은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느끼며 천마의 질이 주는 감각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방금 막 첫 경험을 뗀 처녀인데도 바깥에서 온 자지가 경계되지도 않는지 안쪽으로 빨아들이는 감각이 자지 전체를 감싸기 시작했다.
"첫 경험은 아프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아프지도 않구나. 본녀의 안에 다른 이의 신체 일부를 품는다는 건 신선한 기분이지만."
"으극.. 긋.."
"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나. 자. 제대로 보고 있게. 본녀가 피를 흘리게 만든 남성.. 아니 여성을 포함해도 그대가 처음이야. 천하의 내로라 하는 고수들도 이루지 못할 업적이라네."
"아읏.. 앗.."
"아. 그러고 보니 아까도 말을 잘 못했었지. 으음.. 입으로는 방금 해봤지만 이쪽으론 방금 막 시작한 참이라 경험이 없어서 곤란하군."
경험이 없어서 곤란하다고 말하는 주제에 이미 그녀의 질내는 자지를 빨아 먹듯이 자극하고 있었다.
일부러 모르는 척을 하는 건지 아니면 진짜 모르는데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건지.
차라리 전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어떻게든 쾌락을 버틸 방법을 생각해냈다.
어찌 됐든 천마와의 첫 잠자리고. 내가 리드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가이드 정도는 해줘야 했다.
그녀의 심상치 않은 재능을 보면 안 알려줘도 잘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식으로 첫 경험을 끝내버리면 나중에 감당이 안될 수도 있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아, 안아주세요.."
"...응?"
"뭔가 잡을게 필.. 읏.."
내 몸 위에서 허리를 세우고 있는 천마가 내쪽으로 몸을 숙이도록 요구하는 거였다.
이불을 쥐어뜯는 것도 쾌락을 견디는데 도움이 되긴 했지만 제일 좋은 건 아예 껴안을 사람이 바로 앞에 있는 거였다.
사람의 체온이랑 심장박동이 느껴지는 게 안심이 되기도 하고 팔에 줄 수 있는 힘도 훨씬 많으니까.
문제가 하나 있다면 신장 차이에서 발생하는 불상사랄까.
-물컹
"이렇..게 하면 되나?"
"으븝... 네..엣..."
여자치곤 큰 키와 웬만한 여자보다 훨씬 작은 내 키가 합쳐지면 거의 대부분 이런 식이었다.
천마는 그대로 내 쪽을 향해 몸을 숙였지만 달콤한 연인들처럼 얼굴과 얼굴이 마주 볼 순 없었고 내가 그녀의 가슴에 얼굴이 파묻힌 형태가 만들어졌다.
나와 키가 비슷한 여소천이라면 모를까 내 주변에 있는 여자들은 대부분이 장신이었기에 익숙한 문제였다.
-꼬옥
"흐으.. 흐으.."
아무튼 나는 바로 앞까지 다가온 그녀의 얇은 허리에 팔을 감쌌고 힘을 꽉 주면서 쾌락을 분산 시키기 시작했다.
다행히 효과가 있었는지 입 밖으로 흘러나오던 신음을 다시 목 안으로 되돌릴 수 있었고
"...후우."
말을 다시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움찔! 움찔!
몸으로 향하는 쾌락을 분산 시킨 거지 정작 자지가 느끼는 쾌감은 그대로라 벌써부터 죽어나가고 있었지만.
"음..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해줄 수 있나? 넣고 가만히 있기만 하면 되는 건가?"
"아까.. 핥으셨을 때 기억하시죠..? 그때.. 처럼.. 읏.. 자지에 자극이 계속 오도록 왕복 하면 됩니다."
"그렇군. 자. 그러면 이제 그대가 움직이게."
아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