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8화] 12장-술자리3
"아, 아니.. 그, 그게 말이죠.. 이게 생리현상이라 나오는 건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
"...죄송합니다아앗!!!"
나는 뭐라도 변명을 시도하다가 말없이 나를 응시중인 그녀를 보고 바로 사과를 내뱉었다.
아니 사실 이게 내가 잘못한 거냐고 하면 애매하긴 한데 저 장면을 보면 누구나 이렇게 반응할 수밖에 없을 거다.
안 그래도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읽을 수가 없는 표정인데 말없이 저렇게 노려보면 진짜 무섭다.
그것도 이미 한 손으로 내 자지를 잡고 있는 상태로.
혹시 저대로 화나서 손에 힘을 주기라도 하면 그대로 부서질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당당하게 있을 수 있겠는가.
그런 내 한심한 태도를 본 걸까.
"...푸흡. 왜 그대가 그렇게 겁을 먹은 표정인가."
천마가 한층 가벼워진 태도로 입을 열었다.
"저, 저 때문에 신교의 하늘께서 더럽혀지셨.."
"그대의 몸에서 나오긴 했지만 나오게 만든 건 본녀 아닌가. 그렇다면 본녀의 잘못이지."
"그, 그치만.."
"애초에 피하려면 피할 수 있었네. 본녀를 뭘로 보는 것인가. 하고자 한다면 몸에 한 방울도 튀지 않게 할 수 있었는데 일부러 맞은 건 본녀니 너무 개의치 말게."
"...네?"
나는 천마의 충격적인 말을 듣고 정신이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 눈앞에서 벌어진 참사를 피할 수 있었다는 건 둘째 치더라도 지금 뭐라고 한 걸까.
일부러 부카게를 당했다고?
"...왜 그러셨습니까?"
"음.. 처음엔 아예 입으로 막을까 생각했었는데 생각해보니 먹어도 되는 것인지를 모르겠더구나. 독초를 생으로 씹어 먹어도 괜찮은 몸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대에게 물어본 다음에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그러진 못했고.. 그렇다고 피하자니 본녀가 내게 해놓고 정작 피해서 바닥에 전부 튀게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그냥 몸으로 받았네."
...태클을 어디서부터 걸어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그 짧은 시간 안에 저 정도의 사고가 돌아갔다는 것도 신기했다.
저렇게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이 1초 정도밖에 안되지 않나?
아니 저 정도 경지에서 1초면 승부가 갈릴 정도인데 충분히 긴 시간인가?
근데 그걸 싸우는 데가 아니라 이런데 써도 되나?
"..."
이 모든 생각이 섞인 내 뇌가 입에 내릴 수 있는 명령은 침묵 뿐이었다.
정확힌 명령을 내리지 못했다는 게 정답이겠지만.
"음.. 그래서 이제 물어보는 거다만 이것들은 먹어도 되는 건가? 하얀 걸 보면 이번에는 진짜 정액인 것 같은데."
"...먹어도 되긴.. 하는데 맛은 없으실.."
-핥짝
천마가 뒷말은 듣지도 않은 건지 아까처럼 자지 주변에 붙어있는 정액을 핥아 삼키자 나는 한번 더 허리를 튕길 수밖에 없었다.
'들어올 거면 깜빡이 좀 키라고..!'
안 그래도 방금 사정한 상태라 민감한데 기습적으로 쾌감이 확 들어오니까 진짜 깜짝 놀랐다.
"...양이 적어서 잘 모르겠구나. 술 특유의 향이 나는 것 같기도 한데.."
"술을 마신다고 그게 정액의 맛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그대가 뭘 먹어도 늘 맛이 그대로란 말인가?"
"...과일을 먹으면 달아진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습니다만.."
"그러면 영향을 받는다는 것 아닌가. 그대가 지금까지 마신 술이 전부 허공으로 사라지지 않는 이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만."
'...그런가?'
아니 근데 이건 진짜 나도 모르겠다.
내가 내 정액 맛을 알 리도 없고 그냥 비리다는 것 정도만 아는데 술을 마셨다고 정액에서 술 맛이 나는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
여소천은 내 정액에서 단맛이 난다고 했던 적이 있긴 하지만 그건 그냥 여소천이 이상한 거고.
'진짜 모르겠네 이건..'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살짝 궁금해졌다.
먹는 음식에 영향을 받는 거면 술도 영향을 받아야 정상 아닌가?
사실 알코올이 정력에 안 좋은 성분이긴 한데 그건 나한테는 상관없는 이야기인 거 같고.
"뭐 잘 모르겠다면.. 다시 한번 맛보면 되겠지."
천마는 그렇게 말하면서 아직도 꼿꼿하게 서있는 내 자지를 바라봤다.
...당연히 한번으로 끝날거라곤 생각 안했다.
지난 몇 시간 동안 발기되어있던 자지다.
한번으로 끝나면 오히려 내쪽이 아쉬웠을 거다.
한 5~6번 정도면 무리하지 않고 딱 적당히 좋은 선에서..
.
.
.
"아그으으윽..!"
-울컥! 울컥!
벌써 8번째 사정이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천마가 2번째 사정에서 정액을 다 삼키더니 확실히 술 맛이 난다면서 그대로 자지를 입으로 삼켜버렸을 때?
단순히 빠는 게 아니라 혀를 이용해 기둥을 이리저리 자극하는 게 더 많은 정액을 내뱉은다는 걸 4번째 사정에서 깨달았을 때?
그 과정에서 내가 계속 발버둥치니까 거슬린다면서 아예 팔로 내 허리를 감싸버려 꼼짝도 못하게 됐을 때?
실수였다.
아예 처음부터 정액에서 술 맛 같은 건 안 나니까 그런 이상한 눈으로 보지 말라고 말했어야 했다.
"그만.. 그만.. 직후엔 민감.. 흐읏.."
-부들부들..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도 않는 손으로 천마의 머리를 밀어내도 고작 이 정도 힘으론 꿈쩍도 하지 않는다.
이 지경까지 오기에 내가 한 실수가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가장 큰 실수를 뽑으라면 아마 이것일 거다.
[사, 사정 직후엔 민감하니까 조금 쉴 시간을 주셔야 합니다.]
[민감하다면 그 직후엔 더 기분이 좋은 것 아닌가?]
[그렇..긴 합니다만..]
[더 기분이 좋다는 데 멈출 이유가 있나? 이해가 잘 안되는군.]
[...]
"...!!"
-움찔!
여기서 마지막 말에 설명을 제대로 해줬어야 했는데.
그때 제대로 설명을 못해주고 넘어갔더니 내가 엄살 부리는 줄 알고 사정 직후라고 멈추는 것 없이 오히려 더 격렬하게 혀를 움직였다.
그리고 실제로 그때 너무 강렬한 자극에 거의 연속으로 사정을 해버렸으니 이미 뭘 더 설명하기엔 완전히 늦어버렸다.
지금 천마의 남자의 몸에 대한 이해는
1.자지를 자극하면 기분이 좋다.
2.기분이 좋으면 사정을 한다.
3.기분이 좋을수록 사정할 때 내는 정액의 양이 더 많다.
딱 이 정도라 그녀의 관점에선 오히려 사정 직후라 민감해졌을 때 몰아붙이는 게 맞았다.
-울컥! 울컥!
"아.. 하으..."
이걸로 벌써 9번째.
옛날이었으면 지금쯤 자지가 힘을 잃기 시작해야 했지만 계속 단련된 자지는 아직도 그 강도와 크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사정한 이후에 최소한의 현자타임도 없이.
내가 현자타임을 느끼는 시점은 보통 진짜 한계의 한계의 한계까지 쥐어 짜여 이 이상 하면 죽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 때쯤은 돼야 자지가 강도를 잃기 시작한다.
사실 그때쯤엔 거의 기절하기 직전이라 현자타임이 의미가 없지만.
-추르르릅
"아학.. 아하악.."
천마는 그 와중에도 정액을 마심과 동시에 사정 직후의 자지를 몰아세우기 시작했고 나는 의미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본능적으로 천마의 머리를 밀어내는 손에 더욱 힘을 끌어올렸다.
-꾸욱
그러거나 말거나 내 반항을 무시하고 자극을 이어가던 천마의 혀가 우연히 귀두를 크게 핥았고
"히끅!"
-움찔! 움찔! 움찔!
계속 작게 경련하던 허리가 눈에 띌 정도로 크게 경련하며 무언가 잘못됐다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안 그래도 민감한 귀두가 9번이나 사정하면서 혀가 살짝 닿은 것 만으로도 허리가 경련 할 정도로 민감해져 버린 것.
"끄, 끝 부분은 민감하니까아.. 핥을 때 조심.."
-츄르르르릅
"흐끽?!"
민감하니까 조심하라는 내 말과 반대로 천마는 오히려 자지 전체를 핥던 자극을 귀두로 집중하기 시작했다.
"미, 민감,하다고,했는데..에에엣..!!"
-들썩! 들썩!
진짜 위험하다.
이제 진짜 딴생각 할 여유도 없었다.
안 그래도 계속해서 100%에 가깝에 유지 중이던 쾌락 게이지가 갑자기 110% 120%를 뚫고 올라가 버리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정액이 나와야 정상인데 이상하게 정액은 안 나오는 상황.
처음 겪어보는 일에 당황할 여유도 없이 끝을 모르고 차오르는 쾌락의 파도에 눈앞에 흐릿해지며 감각이 예민해지기 시작했다.
이후에 벌어진 일은 내 판단과는 무방한 몸의 본능적인 움직임이었다.
천마를 계속해서 밀어내던 팔이 좀 더 앞으로 가 천마의 뒤통수를 잡더니 그대로 끌어안아 버렸고
허리도 움츠러들면서 내가 천마의 머리를 껴안는 모양새가 완성됐다.
천마는 자세가 바뀐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손만 갖다 대도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민감해져있는 귀두를 혀로 뭉개버릴 듯이 자극했다.
-울컥
그리고 나는 이미 하얗게 물들어 눈앞에 있는 천마의 머리카락밖에 시야에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하반신 깊숙한 곳에서 무언가가 맥동하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정액과는 무언가 다른.
절정보다 더 무겁고 강렬한 무언가가 제지할 틈도 없이 그 존재를 깨달은 순간 빠르게 자지를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고
-푸슈우우웃!!!
요도 바깥으로 이상한 액체가 정액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기세로 뿜어져 나오는 감각과 함께 시야가 새하얗게 물들었다.
-꼬옥
이미 껴안고 있던 천마의 머리에 본능적으로 동앗줄을 잡듯이 매달렸지만 정작 이제 천마의 머리카락도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
내가 지금 입 밖으로 무슨 흉한 신음 소리를 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
정액과 달리 물줄기가 여러 번 뿜어져 나오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 여파는 정액을 동반한 절정과는 차원이 달랐다.
"... ... "
-움찔! 움찔!
눈에선 눈물이 흘러나와 이미 하얘진 시야를 뿌옇게 물들이고 어느새 입 밖에 튀어나온 혀는 갈 곳 없이 공기와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팔, 다리 등 온몸의 근육은 쾌락의 파도에 그대로 굳어버려 이따금 경련하는 것 외에는 아무런 신호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고
천마의 머리에 매달리며 앞쪽으로 기울어졌던 허리는 마찬가지로 석상처럼 굳어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못했다.
그 이후에 내 몸이 어떻게 됐는지는 알 수 없었다.
너무 강렬하게 몰아닥친 쾌락에 뇌가 버티지 못했는지 비상탈출 버튼을 누르듯 그대로 전원이 꺼져버렸으니까.
다만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건
만약 뇌가 도망치는 게 늦었다면 나는 마교에 온지 하루만에 망가졌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