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9화] 11장-사제관계3
"아무튼 방금 말한 대로 이제부턴 조금 빠르게 할텐데 그전에 네가 염두 해두어야 하는 것이 있다."
"뭐, 뭐죠!"
...정말 배우고 있는 건지 장단만 맞춰주는 건진 모르겠지만 어느새 당아영은 스승님을 꽤 잘 따라주고 있었다.
이 사이에서 실세가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챈 모양이다.
원래 남자랑 여자가 있으면 보통 잠자리 주도권은 남자 쪽에 있는 건데..
'...내가 주도권을 가지게 될 날이 오긴 올까.'
내가 생각해도 상당히 회의적이었다.
당장 가만히 누워있는 검후님 상대로도 허리를 못 흔들어서 검후님보고 움직여달라고 했던 놈이 무슨 주도권을 잡겠단 말인가.
"혹시 나한테서 꼬리가 튀어나온다거나 눈의 색이 변하는 등 이성을 잃은 것 같으면 서둘러 말려주려무나."
"...네?"
"3년만에 제대로 하려니 조절이 제대로 안 될 수도 있어서 말이다."
...뭔가 불안한 말이 들린 거 같았는데.
그러면 지금 이건 조절을 하는 중이라고?
아니 테크닉이 절묘한 걸 보면 이성은 제대로 있는 것 같으니 조절을 하고 있는 거라고 봐야 하나?
'조절을 해도 이 정도면..'
-꿀꺽
대체 이성을 잃으면 어떤 참사가 일어날까.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척추를 타고 몸이 짜르르 떨리는 느낌이었다.
머리에서 느껴지는 공포심과 별개로 그 와중에 자지는 상황도 모르고 한층 더 꼿꼿하게 몸을 세웠고
"...기대하는 것이냐?"
"읏.."
"아서라. 기분은 좋겠지만 네 정기가 상할지도 모르는 일이니. 그 젊은 나이부터 기운이 상해서야 쓰겠느냐."
스승님은 괜히 내 이마를 탁탁 치면서 나를 나무랬다.
...자기가 기대하게 만들어 놓고.
'핫.'
아니 이게 무슨 말이래.
나는 그런 거 기대한 적 없다.
이미 쾌락은 과할만큼 차고 넘치고 절대 더 기분 좋아지고 싶지 않은데 스승님의 폭주를 기대한다니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자지가 반응한 건 그냥 어쩔 수 없는 생리현상인거지 나는 절대 그런 걸 기대한 적이 없...
-철썩!
"아극!"
-울컥! 울컥!
"지금도 그렇게 난리면서 어떻게 버티려고 그러는 것이냐. 최소 10년은 지나야 좀 기대해볼만 하겠거늘."
"이익.."
아무리 내가 허접이라고 해도 구미호한테 저런 말을 들으면 억울한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이미 내가 자는 사이에 할 거 다 하면서 내 약점도 다 알아 놓고 이제 와서 뭐?
...사실 스승님이 내 약점을 모른다고 해도 딱히 양상이 크게 변하진 않았을 것 같긴 하지만 아무튼 억울했다.
그런 감정이 담긴 내 눈빛을 읽은 걸까.
"흠. 우선 그 건방진 눈빛이 얼마나 오래갈지 한번 보자꾸나."
스승님은 나를 비웃듯이 비교적 천천히 움직이던 허리를 가속하기 시작했고
내가 정신을 반쯤 놓은 채로 입에서 교성만 흘리게 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
.
-철썩! 철썩!
"아그으으읏..!"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5분? 10분?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진 않았지만 내가 그 짧은 시간 동안 받은 쾌락은 지금까지 겪어본 쾌락을 전부 상회했다.
스승님이 제대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한 시점부터 자지는 망가진 수도꼭지처럼 사정이 멈추지 않고 있었고 당연히 그 본체인 내가 느끼는 쾌락과 탈력감은 어마어마했다.
본능적으로 팔을 뻗어서 스승님을 붙잡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요분질을 하는 모습과 계속해서 몰려드는 쾌감에 나는 제대로 눈을 뜨지도 못하고 있었다.
눈을 질끈 감고 스승님을 붙잡은 채로 간헐적으로 쾌락에 의해 자동적으로 허리를 튕길 뿐 이미 내 몸은 내 의사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상태였고
-멈칫
"...후우. 더 했다간 위험해질 것 같으니 이쯤에서 잠깐 쉬자꾸나."
"으흐읏.."
"조금만 버티거라. 아직 쾌락이 남아서 그런 거니 곧 끝날 거다."
이미 몸에 엄청난 양의 쾌락을 떄려박아서일까
내 자지는 스승님의 요분질이 멈춘 뒤에도 한참 동안 정액을 내뱉었다.
쉬자면서 자지가 사정할 때마다 본능적으로 정액을 갈취하듯 움직이는 스승님의 질내가 영향을 주긴 했지만.
"허억.. 허억.."
그렇게 간신히 사정이 멈추고 호흡도 제대로 돌아온 뒤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숨을 몰아쉬는 것이었다.
쾌락이 얼마나 강한지 호흡도 제대로 못할 정도라서 정말 조금만 더 늦었어도 정신을 잃고 쓰러질뻔했다.
차라리 쓰러지는 게 더 나을 거 같아서 일부러 정신줄도 안 붙잡고 있었는데 끊어질랑 말랑 의식이 계속 붙어있었..
'...이것도 조절한 건 아니겠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의심을 함부로 거둘 수가 없었다.
방금 전까지 스승님의 테크닉을 몸소 경험한 입장에선 뭔 짓을 했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아무튼.
드디어 끝났다.
이제 진짜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없다.
굳이 더 하고 싶으면 그냥 기절 시킨 다음에 즐기던가 하세요.
이제 맨정신으론 아무것도 못하겠으니까.
..그런 눈빛으로 스승님을 쳐다보자 스승님은 말없이 내 쪽으로 얼굴을 들이밀더니
-츄읍
"으븝.."
아까와 같은 혀를 섞는 키스를 시작했다.
그리고 때마침 귓가에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
"으으.. 내가 잠시 혼절했었군.. 믿지 못할 걸 봐버린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잠시 정신이.."
스승님과 내 키스를 목격한 다음 그대로 쓰러져 여소천에 의해 거둬졌던 검후님이 다시 의식을 차렸고
"..."
-풀썩
그대로 다시 정신을 잃어버리셨다.
...키스만으로도 기절했었는데 일어나자마자 보이는 광경이 스승과 제자가 이어진 상태로 또 키스를 하는 장면이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으응으응!!"
그리고 나는 그 모습을 보자 이제 정말 그만해야 한다며 몸을 흔들었..
...음?
-파하
"이제 좀 기운이 나느냐?"
"...?"
뭐지?
분명 방금 전 정말 손가락은 물론이고 온몸의 근육에 힘을 줄 기운마저 남아있지 않았는데 왠지 모르게 몸에 기운이 돌아왔다.
막 엄청 건강하고 그런 느낌은 아니지만 평상시에 별일 없이 지낼 때와 비슷한 그런 느낌..?
방금 전까지 구미호 밑에 깔려서 엄청난 양의 정액을 착정당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몸 상태는 절대 아니었다.
"이게 무슨.."
"흡수했던 정기를 되돌려준 것 뿐이다. 손실은 있을 수밖에 없어 전부는 아니지만 그 정도면 죽는 소리를 할 정도는 아닐 거다."
"..."
방금 전까지 흡수했던 내 정기를 돌려줬다는 스승님의 말에 그러고 보니 정액이 한 방울도 남아있지 않은 게 눈에 들어왔다.
그 정도로 싸질렀으면 질내를 가득 채우고 바깥으로 흘러나와야 정상인데 흘러나오긴 커녕 주변에 튄 흔적도 남아있지 않았다.
마치 스승님이랑 같이 잤던 두 날 있었던 것처럼.
'...청소할 땐 편하겠다.'
상식적으론 말이 안 되는 일이지만 뭐 여기가 언제는 상식이 통하는 세계였던가.
구미호라는데 그 정도 능력은 있을 수도 있지.
뭔가 당장이라도 그냥 쓰러져서 자고 싶은 기분이었다가 강제로 기운이 생긴 기분이라 좋기만 한 기분은 아니지만 그래도 탈력감에 시달리는 것보단 나았다.
아무리 익숙해졌다고 해도 아랫배가 공허하고 온몸의 근육에 힘이 없는 기분은 뭔가 사람이 아니라 녹아내리는 인형이 된 것 같아서 우울할 정도니까.
섹스가 끝났을 때 몸에 기운이 제대로 남아있는 건 꽤 신선한 기분이라 기분 좋게 몸을 일으키려고 했는데..
"이제 기운이 다시 생겼으니 더 할 수 있겠지?"
-오싹!
"...네?"
절로 등골이 오싹해지는 말이 들려왔다.
나는 몸의 잔털을 쭈뼛쭈뼛 세운 상태로 스승님의 눈치를 보고 있었고
"농담이다. 아직 대낮인데 여기서 뭘 더 하겠느냐."
"...휴우우.."
그렇게 말하며 물러서려는 스승님의 모습을 보고서야 안심할 수 있었다.
정말 이대로 끝나려는 건지 스승님은 천천히 허리를 들어 올리며 삽입됐던 자지를 밖으로 빼냈고
-울컥! 울컥!
"음?"
"어?"
내 자지가 스승님의 질 밖으로 빠져나오며 내 자지가 사정해버린 탓에 주변으로 정액이 흩뿌려졌다.
"...이건 또 무엇이냐."
"그, 그.. 제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이번엔 절정할 만큼의 자극을 주진 않았을텐데.."
한참 요분질할때와 달리 이번에 스승님은 정말 얌전히 자지를 빼내셨었다.
그 잠깐 사이에도 자지와 헤어지기 싫다는 듯이 물고 늘어지던 것과 달리 이번엔 정말 얌전히 빠져나가기만 했는데 사정해버린 건..
'...에이 설마.'
허리가 올라간다-> 다시 내려온다-> 사정한다 로 각인되어버려서 멋대로 사정해버린 거라는 가설이 떠올랐지만 말도 안되는 일이었기에 속으로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자지가 무슨 파블로프의 개도 아니고 그런 게 각인된단 말인가.
살짝 위기감을 느끼며 얌전히 옷을 추스르고 살살 눈치를 보며 여자들이 있는 쪽을 바라봤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해버린 이상 되돌릴 수도 없었고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일단 스승님과 나 때문에 어색해졌을 상황부터 중재를 한 다음 한숨 돌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의논해야..
"...잠깐만."
"네?"
"쟤 왜 여기 있어요."
자연스럽게 내 눈에 띈 한 명의 존재 때문에 나는 그대로 머리가 새하얘지는 느낌을 받았다.
"아니 쟤를 따로 안 치워뒀어요?!"
"네? 누굴 말하시는.. 어?!"
"아니 지금 애한테 뭘 보여준 거에요?! 여소천은 쟤 치울 생각 안하고 뭐했어요?!"
"왜 또 저를 탓하세요?! 저는 얘 보모가 아니거든요?!"
아무도 쟤를 치울 생각을 못했던 건지
검후님의 제자가 거실에 그대로 묶여있는 상태였다.
"아와와와와..."
"자, 잠깐만 얘 지금 숨은 쉬고 있는 거 맞죠? 정신이 나간 거 같은데?!"
"자, 잠시만요! 일단 숨은 쉬고 있는 거 같은데.."
그래도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검후님의 제자가 숨이 넘어가기 직전에 발견할 수 있었다.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오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