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화] 11장-일선
하는 게 별로 없다고 하더라도 시간은 알아서 흐르기 마련.
어느새 시간이 흘러 해가 저물고 자러 갈 시간이 됐을 때쯤
"그러면 저는 슬슬 자러 가보.."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후다닥
나는 선수를 쳐 인사를 한 다음 스승님의 방이 아니라 내 방으로 달려 들어가 문고리를 붙잡고 있었다.
내가 아는 스승님의 성격이라면 내가 이렇게 혼자 자겠다는 의사를 표현해도 당연히 이쪽 방으로 들어올 거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철컥
"이게 뭐 하는 짓이냐 제자야."
"오, 오늘은 혼자 자고 싶습니다."
스승님이 반대쪽 문고리를 잡고 잡아당기기 시작했고 나는 필사적으로 맞서서 힘을 주며 문이 열리지 않도록 막고 있었다.
"오늘은 이라니. 3년 만에 만나고 어제 겨우 하루 같이 잤거늘 그 사이에 철이 들어 부끄러워지기라도 한 것이냐."
"철이야 예전부터 들었었고 부끄럽긴 예전부터 부끄러웠습니다! 침구가 한 쌍 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같이 잤던 거지 이제 아니지 않습니까!"
"어릴 땐 그렇게 있는 어리광 없는 어리광 다 부려 놓고 이제 와서 싫다니. 정말 못 말리는 제자로구나."
"읏.."
무, 물론 스승님에게 많은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이것 만큼은 양보할 수 없었다.
스승님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좋아하니까 이러는 거다.
또 어제 같은 사고를 쳐서 스승님과의 관계를 망치고 싶지는 않..
-벌컥!
"억!"
반대쪽 문고리에서 엄청난 힘과 함께 문이 열리며 온 힘을 다해 문고리를 잡고 있던 나는 그대로 앞쪽으로 넘어갔고
-뭉클
"으븝!"
"쯔쯧. 어차피 통하지도 않을 반항을 왜 해서 괜히 힘을 빼느냔 말이다."
얼굴 전체를 감싸는 익숙한 감각과 함께 그대로 몸이 들려 내 방 침대까지 이동했다.
-아둥바둥
'아, 안돼! 이대로면 또..!'
그러나 내 발버둥이 무색하게 결국 전과 똑같이 항상 자던 자세로 침대에 스승님과 같이 눕게 됐다.
'이, 이익..'
-홱!
그 상태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반항은 있는 힘 없는 힘을 쥐어 짜서 몸의 방향을 반대쪽으로 돌려보는 것 정도.
여전히 뒤통수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각이 몸을 자극했지만 나는 최대한 마음을 진정 시키며 스승님 쪽을 의식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반항기가 오기엔 너무 늦은 나이 같은데."
"아, 아무리 스승과 제자라지만 다 큰 남녀 사이에 넘지 말아야 할 벽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뿐입니다!"
"그런 말은 예전에 했어야 하는 것 아니더냐. 같이 목욕도 하는 주제에."
"스승님이 들어가자고 한 거였지 않습니까..!"
애초에 나는 매번 싫다고. 부끄럽다고 했었다.
정작 스승님이 나를 남자로 인식조차 안 하는 건지 부끄럽지도 않다는 듯 매번 옷도 훌렁훌렁 벗고 그랬던 거지.
그때야 산 속에서만 지냈고 동정이었어서 그냥 부끄러워하고 말았는데 이제는..
-꾸우욱
'아으으..'
이제 의식이 된단 말이다.
내가 그동안 얼마나 대단한 여자랑 같이 살았던 건지.
멀쩡히 달려있는 주제에 그걸 어떻게 의식 안하고 살았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선명하게 의식이 된단 말이다.
스승님이 나를 남자로 안보는 건 상관없는데 내 입장도 생각을 좀 해줬으면 좋겠는데..
그렇다고 이걸 말할 수도 없다.
그동안 십년을 넘게 이렇게 지내 놓고 이제 와서 스승님이 여자로 느껴지니까 이런 건 그만해 달라고?
...그건 무섭다.
괜히 지금처럼 잘만 있는 사이가 어색해질까봐.
괜히 어색해져서 관계가 멀어지고 더 이상 스승님이랑 예전처럼 지내지 못하는 게 무섭다.
그리고 그럴 가능성은 낮지만 정말 만약에 스승님이랑 내가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한다고 해도 그건 그것대로 스승님에게 미안한 일이다.
10년 넘게 길러준 은혜도 모르고 도망친 다음에 애인을 3명이나 만들어 놓고 이제 와서 스승님이랑 그런 관계를 맺는 것도 이상한 일이었고
당장 나도 내 운명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인데 어떻게 여기에 스승님을 끌어들인단 말인가.
아직은 시간적 여유가 꽤 있는 성녀님과의 계약보다도 당장 몇 달 뒤 천마와 다시 만나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스승님을 끌어들이고 싶진 않았다.
그냥 지금까지와 똑같은 관계를 유지하다가
다 자라난 자식이 독립해서 부모 곁을 떠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쪽이 좋을 거다.
...관계가 더 깊어지면 그것도 힘들어질 테니까.
"...새액.."
'..어느새 잠드셨네.'
그 와중에 스승님은 내가 가만히 있는 사이 잠드신 모양이었다.
등 뒤로 느껴지는 익숙한 숨소리에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그래도 이 자세면 어제 같은 참사가 일어날 가능성은 적었다.
스승님이랑 껴안고 자는 자세는 그대로 몸을 돌리기만 하면 여성상위 자세로 바뀔 수 있는 자세라서 그랬던 거고 이 자세라면 만일 어제같이 이상한 잠꼬대를 한다고 해도 쉽게 반항할 수 있을 테니 안심하고 잘..
'...자도 괜찮겠지.'
안 그래도 어제 잠을 잘 못 자서 피곤하기도 하고 어제만 어쩌다 보니 그런 사고가 생긴 거라고 생각하기로 하며 눈을 감았다.
몸과 정신에 쌓인 피로가 상당했는지 꽤 빠른 속도로 잠에 빠져들었고
-찌걱 찌걱
'...?'
뭔가 익숙하면서도 이상한 물기 섞인 소리에 눈을 떴을 때 내 시야는 무언가에 가려진 상태였다.
"ㅇ, 이 무슨.."
내 눈을 가린 무언가의 정체를 파악하는 데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 익숙한 감촉.
스승님의 손이 내 눈을 가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걸 깨달은 순간 하반신에서 올라오는 강렬한 쾌락
-찌걱! 찌걱!
"으급?!"
스승님이 다른 한 손으로 어느새 최대 크기로 발기한 내 자리를 훑고 있었다.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건지 어느새 쿠퍼액으로 흥건해져서 당장이라도 정액을 내뱉을 것처럼 움찔거리고 있는 자지에서 올라오는 쾌락에 다시 한 번 정신이 날아갈 것 같았다.
대딸 경험이 처음은 아니었다.
당아영이랑 한참 뒹굴 당시 제일 메이저한 유사성행위 중 하나인 만큼 당연히 해봤었고 암기를 다루는 그녀 답게 경험이 없어도 순식간에 테크닉이 늘어나며 절로 등골이 오싹해지던 당시의 경험은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때와 또 상황이 달랐다.
눈이 가려진 탓에 다른 감각이 극대화 되며 아직도 머리 뒤를 강하게 압박해오는 가슴의 감촉과 스승님의 달콤한 체취가 함께 느껴졌고 자지도 평상시보다 더욱 민감하게 날을 세우고 있었다.
"아..그읏.."
분명 자고있을텐데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며 자지를 자극하는 손길.
안 그래도 긴 편인 스승님의 손가락이 각각 따로따로 움직이면서 전부 다른 자지의 약점을 자극하고 있었다.
요도, 귀두, 귀두와 기둥 사이 등 손이 한번 위아래로 움직일 때마다 자지의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은 전부 자극하며 왕복했다.
깨어있는 당아영도 이 정도 테크닉은 아니었는데.
"아으..아.."
나는 순식간에 차오르는 사정감에 최대한 몸을 비틀며 벗어나려고 했지만 스승님이 이미 다리로 내 다리를 걸고 붙잡고 있는 상태라 이 각도에선 도저히 벗어날 수 없었다.
안전할 거라고 생각했던 자세가 오히려 독이됐다.
섹스만 생각했지 유사성행위는 생각 못하고 있었으니까.
"흐..긋.."
너무나 강한 쾌락에 오히려 쉽게 사정하지 못하고 있던 자지가 한게에 부딪혔는지 움찔 거리며 거대한 맥동을 준비했다.
내 몸은 내가 의식하기도 전에 이미 그것을 인식하고 본능적으로 쾌락을 견딜 준비를 하고 있었으며
-뷰르르릇!!! 뷰르릇!! 뷰룻!! 뷰루루룻!!!
"...!!!!!"
웬만한 섹스할 때의 사정량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정액을 내뱉었다.
눈이 가려졌음에도 자지가 맥동할 때마다 이 몸의 괴물같은 정력으로도 의식 될 만큼의 정액이 빠져나가는 게 느껴질 정도.
-찌걱! 찌걱!
-뷰루룻!! 뷰룻!! 뷰루루룻!!
"아히이잇.."
그리나 스승님의 손은 만족을 모른다는 듯이 이미 사정 중인 자지도 계속 자극하며 사정을 재촉했다.
그것도 방금 전까지는 오히려 봐주고 있었다고 말하는 듯이 방금 전보다 더욱 자극적으로 약점들을 공략했고 스승님의 몸에 묶여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내가 그 쾌락에서 벗어날 방법은 전무했다.
-뷰루루룻!! 뷰룻!! 뷰룻!!
그칠 기미 없이 계속해서 사정이 자극되자 내 자지는 마치 물 대신 정액을 내는 정수기처럼 손이 위아래로 움직일 때마다 한줄기의 정액을 발사했다.
이제 더 이상 한번의 사정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수준.
이불과 침대가 난리가 날 것이라는 이성적인 판단은 이미 뇌로 밀려 들어오는 쾌락의 파도에 밀려 저 어딘가로 사라진 뒤였다.
사정이 시작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밀려 드는 쾌락에 미처 분출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다음 사정의 준비를 끝내버리는 상황.
이 상황에선 사정 횟수를 세는 의미가 없었다.
자지는 그냥 한번 자극하면 그대로 정액을 내뱉는 정수기로 전락한지 오래니까.
그 상태에서 얼마나 오랜 시간이 흘렀을까.
아무리 괴물 같은 정력의 몸뚱이라도 정력에 한계는 존재하는 법.
어느새 대부분의 정액을 내뱉고 말랑해지기 시작한 자지가 끝내 크기를 줄이고 고개를 떨궈버렸다.
내 정액을 갈취해간 손이 아직도 포기 못했는지 계속해서 자지를 자극하자 자지가 정말 최후의 기력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간신히 고개를 들었고
-퓻.. 퓨웃..
힘찬 소리와는 거리가 먼 공기 빠진 풍선 같은 소리와 함께 몇 방울의 정액을 내뱉으며 장렬하게 전사했다.
이제 정말 손가락 하나 까딱 할 힘도 없다는 듯이 완전히 쓰러져버린 자지.
제 2의 뇌가 전사하는 동안 몸의 주인에겐 무슨 일이 있었을까.
"헥.. 헤에엑.."
어느새 내 눈을 가린 스승님의 손은 눈물에 젖어 물기를 품고 있었다.
끝나지 않고 이어지는 강렬한 쾌락에 자극된 눈물샘이 터져 나도 모르게 흘러나온 모양.
'이, 이제 끝났다..'
내 몰골은 어제보다 더 심한 몰골이었다.
아무리 손은 보지가 아니라지만 그보다 더 섬세하고 강한 움직임이 가능한 만큼 테크닉이 좋은 사람이라면 웬만한 섹스보다 더 쾌락이 더 강했다.
그리고 어제는 잠꼬대라서 그런 건지 움직임이 격렬하지 않고 천천히 잡아먹는 느낌이었던 덕분에 오늘처럼 갑작스럽게 쾌락으로 밀어붙이는 상황보단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게 느껴졌다.
'...마주 보고 자면 부드러운 섹스고 뒤돌고 자면 무자비한 착정..?'
뭘 고르던 문제가 되는 상황이었지만 어차피 오늘은 자지가 완전히 뻗어 뭘 더 할 수도 없는 상황.
스승님의 손도 움직임을 멈춘 만큼 이제 또 뒷정리만 하고 잠들면 된다.
그러기 위해 어제처럼 몸의 구속이 풀리기만을 기다리던 순간
-휙!
내 눈을 가리고 있던 스승님의 손에 의해 고개가 돌아갔고
-츄르르르르릅
"?????!!!!!!"
입을 미처 다물기도 전 입 안으로 낯선 무언가가 침투했다.
-츄르릅 츄릅 츄릅
"으븝.. 읍.."
순식간에 그 정체가 스승님의 혀라는 걸 깨달은 나는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반항했지만 내 눈을 가리고 있는 스승님의 손은 이미 내 머리를 꽉 잡고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스승님이 아는지 모르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건 내 입장에서 최대한 피해야 하는 짓이었다.
'키스는.. 안돼앳..'
섹스나 유사성행위까지는 괜찮다.
사랑 없는 섹파라는 개념이 내 머릿속엔 있으니까.
하지만 키스는 안된다.
-츄릅 츕 츄릅
"으읍.. 으으읍.."
이미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강간을 여러 번 당했던 내 안에서 키스는 연인 끼리만 하는 거라는 기준이 알게 모르게 세워져 있었다.
그렇기에 스승님과의 키스는 절대 하면 안되는 짓이었다.
'이러면 마지막 일선을 넘어버려엇..!'
젖 먹던 힘까지 쥐어 짜내 최대한 몸을 이리저리 비틀자 간신히 입을 뗄 수 있을만한 가능성이 보였고 그 가능성을 더 파헤치려고 하는 순간
-스륵
"흐극!"
갑자기 자지로부터 엄청난 쾌락이 올라왔다.
그 사이에 어느새 자지가 발기 해버린 것이었다.
그것도 최고 수준의 강도와 크기를 가지고.
-파들파들
물론 방금 전까지 완전히 쓰러진 상태였던 만큼 겉으로만 건강해 보였지 속은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결국 자지가 쾌락을 전해주는데 가장 중요한 건 강도와 크기였다.
아무리 이 상태라도 한번 정도는 정액을 더 내뱉을 수 있다는 것.
'아, 안돼.. 잠깐만..'
스승님과 키스한 걸로 다시 발기 했다는 것에 혐오감을 느끼기도 전에 스승님은 익숙하게 내 자지를 붙잡았고
-푸슈웃!
"...!!!"
나는 파블로프의 개처럼 손이 잡힌 것 만으로도 정액을 내뱉으며 마지막 정신을 놓아버렸다.
'뒷정리..하고 자야하는..데..'
꺼져가는 내 정신 속에서
어쩐지 요사스럽게 빛나는 안광을 본 것 같은 느낌과 함께 의식이 깊은 곳으로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