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화] 10장-마의 하늘2
-찌걱!
"으그윽..!"
천마의 골반이 내 골반을 내려 찍는 감각이 느껴진 뒤 따라온 감각은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강렬한 조임이었다.
'무슨 조임이..!'
애를 몇명 낳았고 말고를 떠나서 지금까지 겪어본 것 중 가장 강렬했는데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내가 이 세계에서 겪어본 3명의 처녀를 전부 내가 깼는데도 전혀 비교가 안됐다.
이러다가 잘못하면 부러지는 거 아닐까 싶은 걱정이 들 정도로.
안 그래도 허접한 자지에 알 수 없는 수작으로 민감해진 몸. 거기에 가해진 갑작스러운 쾌락이라 평소 같았으면 이것만으로 절정해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일이었지만
-까득
"응.. 으긋.."
-움찔! 움찔!
이를 악 물고 손을 꼭 쥐면서 간신히 참을 수 있었다.
물론 내가 사정을 참아봤자 변하는 것도 딱히 없고 내가 밑에 깔려있는 건 그대로인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오기를 부린 이유는 간단했다.
'원하는 대로 당해줄까 보냐..!'
이런 여자한테 원하는 대로 당해줄 순 없다.
어차피 공간이 무너질 때까지만 참으면 되는 일.
그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 반항해볼 생각이다.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고 해도 절대 원하는 대로 순순히 당해주진 않겠..
-찌걱!
"응헤에엑.."
-움찔! 움찔! 움찔!
천마의 기습적인 요분질에 나는 순식간에 한심한 신음을 지르며 몸을 떨었다.
"상당히 건방진 눈빛이구나.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 드러날 정도야."
"이그극.."
다행히 사정에 이르진 않았지만 그런 내 건방진 생각을 읽은 걸까
천마는 나를 내려다보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 반응도 최근엔 거의 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보니까 꽤 반갑군. 이것도 꽤 그리운 반응이야."
"..."
원래 생각은 어차피 강간을 피할 수 없다면 기분이라도 나쁘게. 그녀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는 게 목적이었는데 왠지 뭔가 잘못된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떻게든 쾌감에 표정이 일그러지는 걸 참아보려고.. 신음이 나오는 걸 다물어보려고 애쓰는 모습이란.. 면경이 있다면 그대에게 보여주고 싶을 정도야."
-스륵
한쪽 손을 뻗어 내 뺨을 쓰다듬는다.
겉으로 보기엔 아름다운 섬섬옥수 같은 손인데 그 손이 내 뺨을 훑는 순간 순간 마치 뱀이 기어 다니는 것 같은 오한이 몸을 지배한다.
"그렇게 반항하고 싶다면.. 이쪽은 그걸 깨트려 주는 게 도리겠지?"
'이거.. 괜찮은 거 맞나?'
생각해보면 십 수 년 이상을 나를 가둬 놓고 지배했던 사람이다.
어떻게 보면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있는 사람일텐데 그런 사람이 반항 좀 한다고 기분 나빠할까.
이 시간선의 나도 반항 따위 충분히 했을텐데.
그러나 이런 불안감을 깨달았을 땐 이미 늦은 뒤였다.
그녀의 허리가 천천히 올라갔고 귀두가 간신히 질 입구에 걸려있을 때쯤 그녀와 내 눈이 마주쳤다.
지금까지 계속 봤던 비릿하면서도 요염한 미소와 반쯤 뜬 눈.
묘한 기대감을 품고 있는 그 눈동자를 본 순간 내 눈앞에 1초 뒤의 미래가 스쳐 지나갔고
그건 예측했다고 피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철썩!
"응그으읏..!!"
-뷰루룻!! 뷰루루룻!! 뷰룻!! 뷰루룻!!
반항하겠다고 마음 먹은지 2분이나 됐을까
그런 마음가짐이 무색하게 내 자지는 추하게 항복 선언을 내뱉었다.
절정에 이르자 나는 버릇처럼 몸을 비틀려고 했으나 그것마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하반신은 침대에서 떨어지지도 못하게 골반으로 짓눌렀고 그나마 자유로운 상체도 천마가 내 양팔을 각각 잡아버리자 말이 달라졌다.
-뷰루룻!! 뷰룻!!
"놔, 놔하앗..!"
"내가 그대의 버릇을 모를 거라 생각했나?"
손목을 잡고 침대에 짓눌러버리자 그와 연결된 어깨까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상체와 하체가 봉인 당하자 자연스럽게 허리도 전혀 힘을 실을 수가 없었고
-움찔! 움찔!
"그으읏.."
결국 쾌락을 분산 시키지도 못하고 그대로 온몸으로 받아버릴 수밖에 없었다.
안 그래도 단번에 엄청난 쾌락을 받아버린 탓에 절정이 한참 동안 이어졌는데 그동안 발생한 쾌락을 전부 정통으로 받아버린 탓에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퓻..
그래도 간신히 쓰러지지 않고 한참 동안 이어진 사정의 끝..
-철썩! 철썩!
"...!! !! ...!!"
-뷰루루룻!!!
이라고 생각한 순간 격한 요분질이 이어졌다.
방금 그 긴 절정이 한번의 요분질로 만들어진 결과였다.
그런데 이제 와서 저렇게 격렬하게 허리를 내려 찍으면 어떻게 될까.
"...!! ..!!!!"
-움찔! 움찔!
이제 제대로 된 신음도 나오지 않았다.
온몸이 짓눌려 쾌락의 분산도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유일하게 자유로운 게 신음이었는데 이제 너무 강한 쾌락에 신음마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기껏해야 목을 조금 비트는 것 정도로는 이 방대한 쾌락을 0.1g도 덜어낼 수 없었으니
"아.. 아아아.."
-뷰루룻!! 뷰루루룻!! 뷰룻!!
-움찔! 움찔!
이제 할 수 있는 거라곤 발버둥치는 것밖에 없었다.
안 그래도 힘의 차이는 절대적인데 쾌락으로 망가져 제대로 힘도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내가 그녀의 구속을 벗어날 수 있을 확률은 0에 수렴했지만 이제 할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었다.
아니, 이미 이런 사고 과정도 거치지 않은 그저 본능적인 몸부림에 불과했다.
그나마 희망적인 건 근육이 쾌락에 의해 간헐적으로 튀면서 아주 조금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일까.
-꾸득
그러나 그녀는 이제 그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팔을 잡고 있던 손을 더 올려 아예 손목 근처를 잡았다.
이제 손목을 비트는 것마저 봉인된 상태.
원래 옷깃이나 이불보 등 뭐라도 손에 쥐고 힘을 꽉 주면서 버텼는데 이제 그것도 할 수 없게 됐다.
...아니. 딱 하나 있었지만.
-꼬옥
"호오?"
나는 결국 천마의 손을 잡았다.
그냥 잡는 것도 아니고 깍지까지 끼면서.
그렇게 싫어하던 여자한테 결국 깍지를 끼는 게 죽고 싶을 정도로 굴욕적이었지만 뭐라도 잡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망가질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었다.
"어, 어쩔 수 없이! 하는, 거니끄읏..!"
"먼저 손은 잡았지만 아직도 굴복은 안 하겠다 이건가?"
"응, 으응.."
"..신음으로 대답을 대신하는 건가. 이건 또 처음이군."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뜻만 전달됐으면 된 거 아닐까.
신음도 전혀 참지 못하는 이 망할 몸뚱아리와 처음으로 합이 맞은 순간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제 반항이고 뭐고 이미 다 튼 거 같은데 그냥 편해지는 게 낫지 않을까.
반항하겠다고 마음을 다잡고 결국 지금 주입된 건 끝을 알 수 없는 무력감 뿐이었다.
단순히 밑에 깔리는 수준을 넘어서 쾌락을 분산 시키기 위해 몸을 비트는 것 하나하나 제지 당하고 지배 당하는 무력감.
벌써부터 이런 판국인데 공간이 무너져서 돌아가게 될 때까지 반항이라니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나 건방진 생각이었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래. 내 주제에 버티긴 뭘 버텨.'
애초에 시작부터 말도 안되는 짓이었다.
주제를 알았어야지.
여자 상대로 혼자서 허리도 못 흔드는 허접자지주제에 버티긴 뭘 버틴단 말인가.
'성격은 좀 그렇긴 해도 예쁘니까..'
그렇게 체념하자 마음이 편해지는 건 한순간이었다.
사실 외모만 보면 어디 흠잡을 데 하나 없는 여자 아닌가.
얼굴 예쁘고 피부 좋고 가슴 크고 골반도 크고 가슴도 크고.
뭔가 두번 말한 것 같긴 한데 대충 넘어가자.
"..."
-추욱
반항하는 걸 포기하고 몸에서 힘을 뺐다.
사실 뺐다기보단 빠졌다고 하는 편이 더 맞는 표현이긴 하다.
이제 숟가락 하나 제대로 들 힘도 남아있지 않았으니까.
"벌써 포기인가?"
천마는 드디어 멈춘 내 모습을 봤는지 요분질을 멈추고 나를 내려다봤다.
말은 저렇게 하지만 흐트러짐 없는 미소를 보면 내가 지금쯤 포기할 거라고 예측하고 있었을 것 같다.
"..."
'얼마나 남았으려나..'
나는 그녀의 눈을 피하며 속으로 얼마나 더 있어야 돌아갈 수 있을지 계산하기 시작했다.
구슬이 한번에 공간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에는 한계가 있으니 길어봐야 앞으로 2~3시간 정도면 자동으로 튕겨져 나갈 거다.
예전에 시험해봤을 때 평균적으로 5~6시간 정도 유지됐었으니 아마 그쯤 될 거다.
'당아영이랑 밤새 해본 적도 있는데 2~3시간 쯤이야.'
그렇게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상대가 당아영보다 테크닉이 몇 배는 좋은 것 같다는 게 문제였지만.
십 수 년 동안 나를 가둬 두고 섹스만 수천번을 해 댔을 테니 내 약점 같은 것도 다 알고 있을 거고.
-덜덜덜
'서,설마 복상사라도 하겠어.'
반쯤 죽어가는 몰골이긴 했지만 이 시간대의 내가 아직 살아있던 걸 보면 날 죽일 생각은 없는 것 같으니 적어도 그 정도 조절은 해줄 거다.
그래도 최소한 남편을 아끼는 마음은 있는 게..?
'맞나..?'
사실 그 정도면 살아있는 게 더 괴로울 거 같기도 한데
그래도 살아있다는 게 중요한 거라고 생각한다.
일단 살아야 다른 기회라도 있는 거 아닌가.
그리고 만약에.
정말 만약에 실제로 이렇게 감금 당한다고 해도 벗어날 수 있는 수단이 있긴 있다.
좀 시간이 많이 걸리긴 하지만.
"벌써 다른 생각까지 할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면 다시 움직여도 되겠나?"
"아, 아니요.."
"뭐 아니라고 해도 들을 생각은 없다만."
'그러면 왜 물어본 건데!'
대체 이 미래의 나는 어쩌다가 이런 여자한테 잘못 걸려서 이런 꼴이 됐단 말인가.
속으로 신세를 한탄하고 있는 사이 쉽게 흘려들을 수 없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아마 앞으로 몇 시간 정도 뒤면 어차피 본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겠지. 아직도 이곳이 평범한 천기 속 공간이라고 생각하면서."
"...?"
"다른 범인들이라면 모를까 본녀가 본녀의 안식처에 다른 이가 들어오는 걸 가만히 보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나?"
'...잠깐만.'
천기라는 게 일반적인 무인들과는 거의 연이 없는 이야기고 기껏해야 도사들 정도나 아주 조금 다룰 줄 아는 정도다.
당연히 일반인은 말할 것도 없고.
그래서 지금까지 구슬을 통해 다른 천기로 들어가는데 제한이 없었던 건데..
만약 그 안에 천기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 있다면?
-오싹
상상도 못하고 있던 변수의 출현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리고 그런 내 우려는
"들어오는 문은 열어줬지만.. 나가는 문을 열어주겠다고 한 적이 있던가?"
아무래도 최악의 형태로 실현된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