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나중에 해줄 테니까.. 지금은.."
-파직
"에극♥"
다시 전립선에 전류자극이 들어왔다.
나는 순식간에 눈을 뒤집으면서 고개를 뒤로 넘겼다.
"하, 한번만. 딱 한번만. 제가 절정 할 때 까지만이라도 좋으니까 어떻게 안될까요?"
-파직! 파직! 파직!
"으그르륵..♥♥"
"네에? 기분 좋게 해줄 테니까.. 아무리 감각은 공유된다고 해도 제가 하는거랑은 다르단 말이에요. 마지막으로 한번만 힘 좀 내보는.."
여소천은 계속 전립선을 향해 전류를 흘려보냈다.
아마 여소천은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위력을 잘 모르는 것이 분명했다.
한번 한번에 몸이 경련할 정도의 쾌감이 온몸으로 퍼져나가는데 그런 짓을 연속으로 해버리니 내가 멀쩡히 그 말에 대답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입 안에는 침도 제대로 삼키기 못해서 침이 고이고 있었다.
시야에서 여소천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아까까지 느껴지던 강제로 주입되는 쾌락과는 조금 다른 말 그대로 물리적으로 강제로 주입되는 쾌락에 몸만 움찔 거리고 있다가
-파직!
"...!!!!"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은 쾌락에 다시 허리가 붕 뜨면서 자지가 여소천의 보지를 더 깊숙이 파고들었고
-울커억!!
"♥♥♥♥♥!!!!!!!!!!!!!"
아직도 이 만큼의 정액이 남아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량의 정액을 내뱉었다.
그리고 그게 내가 기절하기 전 마지막으로 느낀 감각이었다.
뇌의 퓨즈가 꺼지듯이 점점 시야가 암전하면서 쾌락에 의해 떠올랐던 몸과 함께 바닥으로 가라앉았고
"괘, 괜찮아요?! 제, 제가 방금 무슨 짓을.. 주, 죽는 거 아니죠?! 네?!"
귓가로 들려오는 여소천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다음에 일어나면 일단 쌍욕부터 퍼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뒤 내 의식은 깊게 가라앉았다.
* * *
깊은 산 속에 있는 작은 집.
그리고 그 안에 있는 금줄이 처져있는 방 안에는 금빛으로 빛나는 털뭉치가 방 중앙에 동그랗게 모여있었다.
멀리서 본다면 털뭉치겠지만 가까이에서 유심히 본다면 그 털뭉치의 정체가 금빛으로 빛나는 9개의 꼬리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고
이 세상에 금빛으로 빛나는 9개의 꼬리를 가진 영물이자 요물이라고 한다면 그 정체는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누구나 그 정체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었다.
꼬리로 둘러싸인 곳 안에는 그녀의 꼬리와 같은 색으로 빛나고 있는 머리카락을 가진 여인이 나체로 몸을 웅크리고 누워있었다.
경국지색. 나라를 뒤흔들 정도의 미모라는 사자성어가 아깝지 않은 얼굴과 중원에서 보기 드문. 아니 대부분의 중원 사람들이라면 보고서 눈을 의심할 정도의 크기의 유방은 거의 그녀의 머리와 비슷한 크기를 자랑했다.
정작 허리는 그런 가슴을 어떻게 지탱하고 있을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가늘고 군살 또한 없었으며
정작 둔부는 가슴 못지 않게 풍만한 굴곡을 자랑했다.
전체적으로 과하다는 인상이 들 수 있는 몸매였지만 그런 생각조차 들지 않게 만들 정도로 절묘한 비율을 자랑하는 그것은 아무리 뛰어난 화가라도 자신의 실력을 저주하며 붓을 꺾을 정도로 인세를 벗어난 미(美). 그 자체였다.
'..얼마 남지 않았구나.'
나체의 여인은 꼬리 안쪽에서 몸을 비틀면서 눈을 감았다.
오랜 세월을 살아온 그녀였지만 지금처럼 한 순간이 기다려지는 경우는 900년이 넘는 세월 동안에도 흔치 않았다.
여우 요괴로 태어난 이상 1000년의 세월 동안 수련을 쌓아 신에 필적한다는 그 경지에 오르는 것은 모든 요호(妖狐)들의 꿈이었다.
여우 요괴가 수련을 쌓을 때 100년마다 꼬리가 하나씩 늘어나는 건 의외로 널리 알려진 상식이었지만
그 꼬리가 9개가 되었을 때. 구미호라는 전설 속의 경지에 오른 뒤에도 꼬리가 계속 늘어날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아는 이들은 별로 없었다.
꼬리 10개 달린 여우. 십미호에 대한 목격담은 아무리 긴 역사를 가진 중원에서도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정말 은밀하게 알려진 사실에 따르면 그 긴 세월 동안 고된 수련을 견디고 구미호라는 경지에 오른 뒤에도 수련을 쌓아 1000년의 세월을 채운 구미호는
오히려 꼬리가 한 개로 줄어든다고 한다.
한 개의 꼬리가 9갈래로 나누어져 마치 꼬리가 9개처럼 보이게 만드는.
9개의 꼬리를 가진 구미호의 다음 경지.
그 경지에 오른 여우는 신에 필적한 힘을 가지게 된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여인이 쌓은 수련의 세월도 이제 1000년까지 얼마 남지 않았었다.
1년도 되지 않는. 앞으로 몇 달 정도라는 짧은 시간.
그 시간이 지난 뒤에는 다음 경지로 나아갈 수 있다.
원래 목숨보다 소중하게 여기면서 항상 몸에 지니고 있어야 할 여우구슬을 제자에게 빌려주고 들어온 바람에 바로 오를 수는 없겠지만
어차피 그 제자가 저 금줄 너머에 있는데 그게 무슨 상관일까.
자신의 준비가 끝난 뒤 밖으로 나가 구슬을 돌려받은 뒤에 경지에 오르면 되는 일이었다.
변수라면 그동안 제자가 그녀의 구슬을 가지고 허튼 짓을 하지 않았느냐 정도였다.
다음 경지에 이르기 위해 힘을 쌓아야 하는 것은 그녀만이 아니었으니까.
구슬에 또한 충분한 기운이 쌓여야 다음 경지로 나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괜찮았다.
구슬에는 이미 충분한 기운이 쌓여있었기 때문에
만일 제자가 구슬을 가지고 천기를 읽는 등의 짓만 하지 않는다면 기운이 모자랄 일은 없었다.
만약 본다고 하더라도 몇 번 정도는 괜찮았다.
수십, 수백 번 정도가 되면 문제가 되겠지만.
'..어차피 그 녀석이 이곳에서 읽을 수 있는 천기는 딱히 없을 테니.'
기껏해야 이 스승이 언제쯤 수련을 마치고 나올까 보는 정도일 것이었다.
제자가 자신을 기다리지 못하고 산 밖으로 나갔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무섭다면서 밤에 자신의 품 속으로 파고들 정도로 겁이 많은 녀석이 무슨 배짱으로 위험한 곳으로 제발로 나가겠는가.
일말의 가능성도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것과 별개로 그녀의 제자를 믿고 있었으니까.
그런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다.
'..조금만 기다리거라.. 내가 나간 뒤에 네가 원하던 강호 구경을 시켜줄 테니..'
원래 느긋하게 올리려던 경지였는데 제자가 그렇게 바깥 세상 노래를 부르니 스승으로서 각오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그 날이 올 수 있도록 다시 수련에 집중하면서 눈을 감았다.
[저 나무가 보이느냐? 네가 지학일때 심은 나무인데 어느덧 저렇게 자라서 네 키도 훌쩍 넘었구나. 그땐 네 무릎까지 간신히 오는 길이였거늘.]
[...스승님이 나오실 때 쯤엔 열매도 맺겠군요.]
[벌써 시간이 그렇게 지났구나..]
-피식
자신이 들어오기 전 제자와 마지막으로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다.
[내가 나온 뒤에는..]
[스승님 그 뒤는 말하지 마십쇼. 불행을 부르는 말입니다.]
[...참 헤어지는 순간까지도 내 제자 답구나.]
그때는 전하지 못했던
[같이 열매를 따서 먹은 뒤 강호로 나가자꾸나. 네가 그렇게나 원하던 곳으로 말이다.]
원래 하려던 말을 속으로 되새기면서.
"끄으윽.."
눈을 뜨자마자 느껴진 것은 몸 전체. 그것도 주로 고간 쪽에 몰려서 느껴지는 강렬한 고통과 그 때문에 느껴지는 분노였다.
"여소천 이 개.."
"죄송해요! 일단 목마를텐데 물부터 좀 드세요!"
"프웁?!"
바로 입 밖으로 튀어나오던 욕설이 물병에 의해 막혔다.
당장이라도 물병을 치워버리고 마저 욕설을 내뱉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목 너머로 넘어오는 시원한 감촉에 인상을 찌푸리면서 물병을 받아 들었다.
어제의 혹사 때문에 갈증도 굉장히 심하게 느껴지고 있는 상황이긴 했으니까.
-꿀꺽꿀꺽
"..."
"..."
-삐질삐질
여소천을 노려보면서 목으로 물을 넘기고 있자 여소천이 내 시선을 피하면서 식은땀을 흘렸다.
그래도 자기가 잘못한 건 알고 있다 이거지.
'..후우. 참자. 참아.'
정말 마음 같아서는 면전에 쌍욕이라도 박고 싶은데 아무리 그래도 사람 면전에 대놓고 쌍욕을 하기는 그러니까
"혹시 괜찮다면 씨발년이라고 욕해도 될까요?"
"이미 했잖아요?!"
미리 여소천에게 양해를 구하기로 했다.
"아 저도 모르게 그만 화나서 말이 나와버렸네요. 제가 생각해도 이건 조금 심한 것 같으니까 개씨발 쌍년이라고 해도 될까요?"
"그러니까 이미 했다고요?! 심지어 뭔가 늘었어요?!"
"그래 썅년아."
"이제 물어보지도 않네요?!"
잠깐 울분을 담아 욕설을 내뱉은 뒤 다시 물병에 남은 물로 목을 축였다.
충분히 많이 마신 것 같았는데 마셔도 마셔도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제 그만큼 많은 수분을 뺏겨서 그런 거겠지.
'아니 어제가 맞긴 한가.'
기절하기 전 마지막 장면을 생각해보면 하루 정도는 기절해 있어서 내가 기억하는 순간이 어제가 아니라 그저께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어차피 지금 있는 곳이 지하인 덕분에 날짜가 바뀌는 걸 알 수 없으니 크게 상관은 없는 이야기였지만.
그래도 한번 솔직하게 쏟아낸 덕분일까
화가 조금씩 가라앉는 기분이 들었다.
-쭈뼛쭈뼛
괜히 내 눈치를 보고 있는 여소천의 모습이 조금 통쾌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아니 이게 통쾌하면 안되지.
여소천이 잘못해서 눈치를 보는 건데.
"하아.."
-흠칫!
한숨을 쉬면서 어느새 텅 비어버린 물병을 옆으로 내려놓자 여소천이 단순히 그 동작 만으로도 몸을 떠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최대한 화난 것처럼 정색하면서 여소천을 향해 입을 열었다.
"혹시 저한테 할 말 없어요?"
"죄송합니다!!"
-쿵!
입을 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무릎을 꿇고 머리를 땅에 박았다.
전생에서는 도게자라고 불리는 자세였던 것 같은데 이걸 실제로 보게 될 줄이야.
참고로 알몸은 아니었다.
애초에 지금은 보고 싶지도 않았다.
하반신이 허하다 못해 감각이 거의 없는 지경인데 그런 걸 보고 싶은 생각이 들 리가 있을까.
지금의 내게는 그 어떤 미녀가 와서 유혹하더라도 정말 아무런 번뇌도 느끼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게 설령 스승님이라고 해도.
'...스승님이 왜 나와.'
-절레절레
고개를 저어 머릿속에 순간적으로 떠오른 스승님의 이미지를 지우고 다시 여소천을 바라봤다.
그녀는 여전히 머리를 바닥에 박고 내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그게 끝이에요?"
"네?"
"뭘 잘못했는데요? 그냥 잘못했다고 말만 하면 다예요?"
"그, 그냥.. 제, 제가 전부 잘못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이거 봐요.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면서 잘못했다고 사과만 하면 끝이에요?"
"그, 그러면 제가 뭘 하면 되는데요?"
"그건 그쪽이 생각 해야죠? 그것까지 저한테 물어봐요? 정말 미안한 건 맞아요?"
"으아아.."
여소천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이 머리를 쥐어뜯었다.
뭔가 남녀 역할이 바뀐 것 같았지만 이젠 뭐 하루 이틀도 아니고 굳이 생각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실제로 피해자는 내가 맞다.
갑자기 강간 당한 것도 서러운데 그것도 정도가 심해서 고문에 가까운 수준으로 당했으니..
"진짜 이딴 걸 도사라고.."
"..."
역시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진짜 도사답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검후님밖에 없었다.
마음씨 착하지, 남도 잘 도와주지, 악인이라고 마냥 베려고 들지 않고 한번은 기회까지 주는 그런 마음가짐을 여소천이 좀 본받아야할텐데.
"그냥 말을 말죠 말을."
"..."
"뭐에요? 무슨 할 말 있어요?"
"아, 아니요!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