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4화 (104/250)

혀 끝을 세워서 유혹하듯이 요도를 쓰다듬는 감각에 내 의지와 상관없이 저절로 요도가 조금씩 뻐끔거렸다.

-콕

그리고 그 사이로 당아영의 혀 끝이 들어왔을 때

내 미약한 저항은 최후를 맞이했다.

-부륫! 뷰루룻! 뷰룻!

"흐..아아.."

억지로 참다가 내보내는 정액이라 그런지 한참 동안 사정이 이어졌다.

평상시의 거의 2배에 해당하는 양이었지만 당아영은 내 자지에서 입을 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사정 하는 와중에도 내 자지를 자극하며 정액을 더 부추기기까지 했다.

-뷰루룻!

"!!"

덕분에 거의 다 끝나가던 사정의 마지막 분출은 거의 뿜어내듯이 일어났다.

"헤엑.. 헤에엑.."

나는 몸도, 정신도 지친 상태로 침대에 쓰러지듯이 누웠다.

이제 허리를 세우고 있을 힘마저 남지 않았었다.

그래도 마지막 남은 힘으로 고개를 힐끔 들어 내 다리 사이를 바라보자

-주륵..

"아.. 아쉬워라.."

입가에 묻은 하얀 정액을 손가락으로 찍으며

"조금만 더 참으면 청소가 끝났을텐데.. 이래서야 다시 더럽혀졌잖아요."

여전히 꺼지지 않은 정욕의 불길을 눈에 담고 있는 당아영의 모습이 있었다.

마약의 진정한 무서운 점은 탐하고 탐해도 그 갈증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미 약에 손을 댄 이들이 파멸로 향하지 않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 뿐이었다.

하나는 약의 유혹을 이겨내고 비교적 초기에 그것을 뿌리치거나

아니면 갈증이 날 때마다 그것을 해소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갖추거나.

그리고 지금 또 다른 곳에서는

"흐으으.."

밖에서는 정파의 영웅이라 추앙 받지만

정작 자신의 방 안에서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각에 속옷을 벗고 이불에 비부를 문지르고 있을 뿐인 한 여인이 있었다.

"단유성.."

사랑하지만 사랑해선 안될 이의 이름을 부르고

"으..으.."

과거 몸 안에 품었던 그의 물건을 머릿속에 그리며 자신의 손가락을 들어 올린다.

-찌걱..

"아.. 아.."

치료라는 어쩔 수 없던 상황을 명백히 넘어선 상황.

그녀는 다시 그 이름을 불렀다.

"유성아.."

사랑해선 안될 자를 사랑해버린

사랑하지만 사랑해서는 안되는

그녀의 모순된 사랑은

지금 이 순간에도 더 탁해져가고 있었다.

"..하아."

무림맹에 강제로 끌려갔다온지 어느덧 일주일.

나는 그동안 대외 활동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유는 예상했던 대로였다.

[..당신 아무래도 당분간 집 안에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왜요..?]

[주변에 감시가 깔려있어요. 그것도 상당히 많이.]

'여소천.. 여소처어언..'

내 능력에 대한 소문은 이미 퍼진지 오래였고 그 능력에 호기심을 가지거나 욕심을 가진 사람들이 이미 당아영의 집에 진을 치고 있었다.

뒷조사를 조금만 하면 내가 당아영과 친분이 있다는 건 금방 알 수 있었으니까.

그래서 첫날에는 그냥 조용히 집에 짱박혀서 당아영이랑 실뜨기라도 하면서 시간을 때웠다.

왠지 뭐라도 하지 않으면 다시 전날 밤의 2차전에 들어갈 것 같은 분위기였기에 낮에는 그거라도 하면서 시간을 허비했어야 했다.

결국 해가 진 뒤에는 얄짤없이 침대로 끌려갔어야 했지만.

아무튼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새 일주일이 지난 지금.

-벌컥

"자요. 식기 전에 드세요."

"와아아."

나는 밖에서 당아영이 사온 만두를 오물 거리고 있었다.

"..그렇게 맛있어요? 제 음식이랑 별 차이 없는 거 같은데.."

"소저도 요리를 잘 하긴 하지만 집밥이랑 외식에는 차이가 있으니까요."

"흐음.."

당아영은 내 맞은편에 앉아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빙글빙글 돌리고 있었다.

오랜만에 먹는 바깥 음식의 맛을 즐기는 것도 중요했지만 지금 가장 궁금한 건 따로 있었다.

"지금은.. 어때요?"

일주일. 길다면 긴 시간이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당연하지만 집 주변에 감시가 깔리고 당아영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녀가 누구인가. 후기지수중 제일이라고 평가받는 독봉이자 사천당가 가주의 딸이었다.

그런 그녀가 감히 자기 집 주위를 감시하게 놔둔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무인에게 개인 공간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지 않는 이상은.

그리고 설령 그녀가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해도 사천당가에서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당아영의 집 주변을 포함한 섬서에 깔린 나를 향한 감시의 시선들이 지난 일주일 동안 정리되고 있었고

당아영의 말에 따르면 청뢰검님.. 그러니까 여소천의 도움도 있었다고 한다.

애초에 근본적인 원인이 그녀에게 있는 걸 아는 입장에서는 마냥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에는 애매한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도와준 건 도와 준거니까.

"많이 줄어들긴 했어요. 여전히 당신이 외출하기에는 무리인 것 같지만."

"..그러면 앞으로 얼마나 있어야 제가 나갈 수 있을 거 같아요?"

"글쎄요.. 원래 소문이라는 게 어떤 건 쉽게 없어지고 어떤 건 쉽게 안 없어지니까요. 규칙성도 없이 그냥 그때그때 달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일단 당신이 이렇게 코빼기도 모습을 비추지 않고 계속 집 안에 숨어 있는 거죠. 소문의 주역이 모습을 감추고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는 것만큼 소문을 빨리 없애는 방법은 또 없으니까요."

"하아아.."

결국 기약 없는 기다림 뿐이었다.

씹던 만두를 접시에 내려두고 한숨을 쉬었다.

멸망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해도 모자랄 판에 이런 신세라니.

"그러면 그냥 이대로 소문이 사그라들때 까지 집에만 있어야 할까요.."

"아무래도 그렇겠죠..? 이 정도로 큰 소문을 덮어버릴 만큼 커다란 일이 터진다면 모를까.. 용봉지회는 올해에 열리지도 않고.. 자잘한 비무 대회 몇 개가 있긴 해도 그 정도로 커다란 파급력이 될지는 모르겠네요."

"갑자기 그런 일이 터지면 좋겠네요.."

스캔들에 휘말린 뒤 집 안에서 지내는 연애인들의 심정이 이럴까 생각했다.

그냥 큰 일 하나 빵 터져서 나에 대한 소문은 다 잊혀졌으면 좋겠다고.

"그런 일이 뭐가 있을까요.."

"뭐.. 여러 개 있겠죠. 당장 마교가 발호하기만 해도 당신을 향한 소문 따위는 싹.."

"그건 제 소문이 없어지는 수준으로 끝나는 게 아닌데요?!"

"물론 농담이죠. 애초에 수십 년 동안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움직일 것 같지도 않고요."

"농담으로라도 그런 큰일 날 소리는 하지 마세요.."

마교. 본인들은 스스로를 천마신교라고 부르지만 중원에서 그들을 부르는 호칭은 수백 년 전부터 마교로 굳어져 있었다.

그들의 목표는 내가 지구에서 있던 시절에 아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중원을 정복하는 것.

그런데 지금 세상을 보면 알겠지만 지난 세월 동안 그들이 중원을 정복하는 것에 성공한 적은 없었다.

그러면 그냥 이름만 마교지 사실 별거 없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생각해선 안되는 게 이번 마교의 교주.. 그러니까 천마에 대한 소문이 장난이 아니었다.

20년 전 있던 혈교와의 전쟁에서 중원이 혈교의 손에 떨어지기 직전에 나타나서 혼자서 혈교 교주를 포함한 모든 혈교인들을 갈아버렸다는 소문은 유명했으니까.

어째서 그런 강력한 무력을 가지고도 지금까지와의 마교와 다르게 중원 정복에 나서지 않는 건지는 불분명했지만 하나는 확실했다.

그녀가 나서는 순간 중원은 끝장이었다.

"뭐, 당신이 너무 심각해 보이니까 그런 거에요. 저도 농담으로라도 그런 일은 안 일어나면 좋겠거든요."

"그거 말고 다른 큰 일은 없으려나요.."

"어떤 미치광이가 무림맹 본부에 벽력탄 수십 개를 던져버리면.."

"당신 정파인은 맞죠?"

"하하 농담이요 농담."

농담인 건 알겠지만 그래도 살벌한 발언들이었다.

"근데 그 정도로 큰 일이 딱히 생각나는 게 없어서 그래요. 굳이 있다면 20년 전 무림 공적으로 지정되고 사라진 신투의 비고가 발견되는 것 정도가 있겠네요."

당아영이 분위기를 풀기 위해서인지 장난스러운 뉘앙스로 말했다.

"...어."

"확실히 발견되기만 하면 당신에 대한 소문이고 뭐고 싹 다 잊을 거에요. 정말 여러모로 대단한 사람이었거든요. 온갖 고수들의 애병, 문파들의 비급이나 신물.. 그런 것들을 무더기로 훔쳐서 달아난 뒤에 잡히지도 않은 사람이니까. 아마 정파는 물론이고 사파랑 마교까지 관심을 가질 거에요. 온갖 은거 기인들도 튀어나올 거고.. 어떻게 보면 마교 침략보다 이쪽이 더 파급력이 클 걸 요?"

"..."

"아하하,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그냥 당신은 집 안에서 쉬고 계시면 제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당아영의 말이 끝난 뒤에도 나는 심각한 표정으로 그녀가 했던 말을 상기하고 있었다.

'신투의 비고..'

"저 실험해보고 싶은 게 있어서 잠깐만요!"

"에?"

당황한 표정의 당아영을 뒤로 하고 그녀가 내게 준 방 안에 들어가 품속에서 푸른 구슬을 꺼냈다.

산 속에서 나올 때 훔쳐서 나온 평소 스승님이 아끼시던 구슬.

정확히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잘 모르고 있었지만 그동안 사용해 보면서 어느 정도 감을 잡은 상태였다.

구슬에 담긴 기운을 이용해 점의 적중률을 높일 수도 있었고

구슬 안에 가상 세계를 만들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었다.

후자는 사용한 뒤에 정신력 소비가 상당하고 난이도도 제법 있는 만큼 보통은 전자의 방법으로 사용한다.

'..이거 되려나?'

점이란 천기를 읽어 미래를 엿보는 것으로 나를 포함한 점쟁이들이 정확한 미래를 읽지 못하는 이유는 정해진 천기의 길이 하나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비의 날개짓이 폭풍을 일으키는 것처럼 작은 사건만으로도 크게 변화하는 게 미래이기에 미래는 굉장히 가변적이고 정해져 있지 않다.

그렇기에 세상에는 수많은 천기가 얽혀있고 그 어떤 인간이라고 해도 모든 천기를 읽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 말은 다르게 해석하자면 점으로 얻은 정보가 굉장히 높은. 거의 100%에 가까운 적중률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는 말로도 표현이 가능했다.

바로 과거의 기록.

이미 수십 년 전에 만들어졌고, 다른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비밀스럽게 숨겨진 유적 같은 것에 대해서 내 능력은 굉장히 높은 적중률을 자랑했다.

하지만 이 능력에도 문제가 있었다.

내가 너무 약하다는 것.

대부분의 기연에는 그만한 위험이 존재한다.

유적에 깔린 함정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절벽 아래에 있는 기연은 내가 얻으러 갈 수도 없는 종류였으며

그런 것도 없이 주운 다음에 깔끔하게 먹어서 흔적까지 지울 수 있는 영약은 정작 나한테 쓸모가 없었다.

내가 복용하지 않고 팔아서 처분하면 흔적을 지운다는 목적이 상실되어 버릴 테니 의미가 없었고.

그리고 그건 지금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신투의 비고의 위치와 안에 있는 함정까지 전부 파악했다고 치자.

애초에 내 목적은 안에 있는 보물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소문 퍼트려 나에 대한 소문을 지워버리는 것이었으니 소문을 퍼트리는 게 중요한데

'..어떻게 퍼트리지?'

나 혼자 모습을 감추고 술집에서 적당히 떠든다고 해도 추적 당하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없었고

대놓고 내가 알아냈다고 하면서 신투의 비고를 퍼트리는 건 본말전도의 미친 짓이었다.

'..이건 당아영한테도 비밀로 해야 해.'

이 사실을 그녀에게 밝히면서 도움을 요청했다간 안 그래도 상승해있던 내 가치가 그대로 천장을 뚫다 못해 우주까지 가버린다.

가만히 앉아서 미래도 볼 수 있고 무공의 벽을 넘을 단서까지 줄 수 있는데다 과거에 만들어진 기연 까지 찾아낼 수 있는 능력자?

조금만 생각해봐도 그 가치가 감히 측정할 수도 없을 정도였다.

'...그러면 어떻게 하지?'

혼자서 정보를 퍼트리는 건 너무 위험했으니 조력자를 구한다고 생각해보자.

우선 내가 미래를 볼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하고

내 능력이나 비고에 욕심을 낼 가능성이 없어야 하며

비밀을 반드시 보장할 수 있는 상대.

"..."

조건을 나열하고 보자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름이 하나 있었다.

여소천.

내가 미래를 볼 수 있다는 걸 알고

당장 본인이 천지신명의 성녀이기 때문에 내 능력에 욕심을 낼 가능성이 없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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