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1화 (91/250)

조금만 더 있으면 약이 전부 휴지로 흡수되어 사라질 거라는 것은 물 보듯 뻔한 일.

"지금 있는 건 이 병이 끝이었는데~ 어떡하죠~"

유치한 함정이었다.

너무 티 나는 함정이었다.

내가 고작 저런 함정에 걸릴 리가 없다.

그녀의 손길이 결국 휴지가 약에 닿아 흡수하기 직전이 될 때 까지 유혹을 버..

-츄르릅

틸 수 없었다.

-핥짝 핥짝

나는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쳐박은 상태로 그녀의 가슴에 묻은 약을 핥고 있었다.

가슴에 고루 퍼져서 먹기 힘든 만큼 필사적으로 핥았다.

남자에게는 없는, 여자에게만 있는 모성의 상징이 내 손길과 혀의 움직임에 따라 변형되며 부드러운 감촉을 선사하고 있었다.

오직 약을 핥는 것에만 열중한 나머지 나는 볼 수 없었다.

나를 내려다보는 당아영의 비웃음을.

"하악.. 하악.."

-핥짝 핥짝

나는 당아영의 가슴에 묻어있던 약이 다 핥아지다 못해 내 침으로 범벅이 된 이후에도 계속 가슴을 핥았다.

이미 정상적인 사고는 돌아가지 않았다.

약이 가져다주는 쾌락과 이 부드러운 지방 덩어리가 주는 만족감에 중독되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쭈웁

아까 그녀의 유두에 맺혀있던 물방울을 봤기 때문일까

나는 이곳을 빨면 약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녀의 유두를 빨아들였다.

아직 남아있는 약의 향기가 정신을 더 몽롱하게 만들고 있었다.

-쓰담쓰담

"아이 착해라~"

"헤읍.."

당아영이 손끝으로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입을 오물 거리면서 고개를 들어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평소에도 예쁘다고 생각은 했지만 평상시보다 더 에뻐 보이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두근두근

약의 효과와 별개로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심장이 뛰는 속도가 가속했고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더 눈에 담아두고 싶었다.

1분 1초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더 그녀를 시야 안에 두고 싶었다.

"더.."

입을 열자 물기가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입가에는 침자국이 생겨나 있었고 눈에는 눈물이 맺혀있었다.

"더.. 주세요.."

나는 그녀에게 애원했다.

그것이 무엇을 달라는 건지.

약인지, 사랑인지, 쾌락인지.

이미 망가진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알고 있던 모양이다.

"알았어요. 이걸 더 달라는 거죠?"

그녀가 또 어디선가 똑같은 약병을 꺼내 들었다.

아까 그게 마지막 병이라고 했던 것 같았지만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

-끄덕끄덕끄덕

약이 더 남아있다는 사실이 중요할 뿐이었다.

흐느적 거리는 팔을 뻗어 병을 잡으려고 했지만

-홱

"에이 그냥 줄 순 없죠."

당아영이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약을 높이 들어 올렸다.

내 짧은 신장으로는 팔을 뻗어도 닿지 못하는 위치였다.

"주..세요... 뭐든지.. 할 테니까.."

"정말 뭐든지 할 거에요?"

"네에.."

"그러면 저랑 교접해 주세요."

"에..?"

-움찔움찔

갑작스러운 제안에 옷에 갇혀있는 자지가 크게 껄떡였다.

아까부터 계속 꼿꼿이 서있었던 자지.

옷 너머로 당아영에게 닿기만 했는데도 상당한 쾌락이 올라오는 상태였다.

"그, 그건.."

이미 제 기능을 상실한 이성을 대신하여 나를 막아선 것은 본능이었다.

이대로 몸을 맡겼다가는 정말 망가져버릴지도 모른다는 생존 본능.

내 본능은 지금의 내가 쾌락에 얼마나 취약한 상황인지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다.

"싫어요? 저 사랑하는 거 아니었어요?"

"으..으으.."

약을 통해 만들어진 가짜 감정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이 감정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두근두근

'아, 아아..'

약에 의해 생겨난 가짜 감정이 본능과 싸우고 있던 그때

"사정 한번에 약 한 병. 어때요?"

'아..?'

그녀의 제안에 결국 그 벽도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그, 그래.. 딱 한 병만 받는 거야 한 병만..'

"하, 할게요."

나는 그녀의 제안을 수락하면서 서둘러 옷을 벗어던졌다.

당아영도 흐트러진 옷 사이로 속옷이 보이는 상황이라 속옷만 치우면 바로 삽입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시라도 빨리 약을 받아내야 한다는 생각에 그녀의 옷에도 손을 뻗었지만

"잠깐. 당신이 움직이게요?"

당아영이 내 움직임을 막아섰다.

"당신이 움직일 수 있겠어요? 그 상태로?"

"그게 무슨.."

-스륵

"히잇.."

그녀의 손길이 옷 너머로 내 자지에 닿자 절로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의 쾌락이 올라왔다.

"어때요. 못 움직이겠죠?"

"..."

-끄덕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말이 맞았다.

이 몸 상태로는 쾌락 때문에 허리도 제대로 못 흔들 거다.

어쩌면 삽입하다가 쾌락 때문에 멈출 수도 있었다.

"그러면.. 저한테 해야 할 말이 있지 않아요?"

"...네?"

"혼자서는 못 움직이겠고. 약을 받으려면 교접해서 사정까지 해야 하는데. 다른 사람이 움직여줘야 하지 않겠어요?"

"..."

절로 얼굴이 화끈거렸다.

설마 이런 이유로 이런 부탁을 해야 한다니 정말 말하기 싫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해주세요."

"네? 잘 안 들리는데요?"

"...직접 움직여서.. 정액.. 뽑아주세요.. 부탁 드립니다.."

-홱!

말이 끝나자마자 시야가 다시 한번 뒤집혔다.

기껏 세웠던 허리가 무색하게 다시 아까처럼 시야를 천장과 당아영의 얼굴이 채우고 있었다.

"..당신이 직접 부탁한 거에요?"

"네에.."

무덤을 팠다는 생각을 지울 수 있었지만 몸에 남아있는 약의 중독성과 그녀를 향한 감정 때문에 반항은 불가능했다.

-스륵

당아영이 재빠른 손길로 내 옷을 벗기고 자지를 노출 시켰다.

공기에 드러난 것 만으로도 시원한 감각을 느낄 정도로 뜨거워진 자지는 지금 내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님을 직접 보여주고 있었다.

"자.. 잘 보세요.."

그런 자지 위쪽으로 당아영이 허리를 천천히 내리고 있었다.

-찌걱

귀두로부터 보지와 인사하고 있다는 감각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잠깐 접촉한 것 만으로 이미 정소가 새로운 정액을 만들려고 움직이는 것 같았다.

"으읏.. 읏.."

그 잠깐 사이에 느껴지는 쾌락 때문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버렸다.

조금이라도 쾌락을 줄이기 위해서 옷 소매를 입에 물었지만 당아영은 내가 시선을 다른 곳에 두게 두지 않는 모양이었다.

"제대로 보고 있으세요. 저와 당신이 맺어지는 순간이니까."

그녀가 내게 명령하며 억지로 내 시선을 정면으로 돌렸고 나는 볼 수 있었다.

-쯔읍

"으읏.. 으으읏.."

천천히 그녀의 보지 안쪽으로 사라져가는 내 자지를.

그에 따라 온몸으로 퍼지기 시작하는 어마어마한 쾌락의 파도를.

-콰직

귀두가 무언가를 파고드는 느낌도 있었지만 그것까지 신경 쓸 정도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조루니 뭐니 그런 걸 넘어서 이대로 정신을 놓아버릴 것 같은 쾌락이 올라오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시간을 지나

-철썩..

"읏.. 생각했던 것보다 아프네요.."

"헤에엑.."

마침내 그녀와 골반이 맞닿았다.

기적이라면 기적인지 엄청난 쾌락의 파도에도 불구하고 내 자지는 아직 폭발하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폭발해 줬다면 빨리 약도 받고 편해질 수 있었을텐데.

-울컥..울컥..

"으읏.."

뭐가 모자란 건지 폭발 직전에 가까스로 멈춰있는 자지의 상태가 느껴졌다.

서로 움직이지 않고 넣고만 있는데도 스스로 움직여서 내 자지를 자극해오는 당아영의 질 때문에 여유를 찾을 틈도 없었다.

그런데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후우.. 자. 이제 적응 됐죠? 움직일게요?"

당아영이 허리를 들어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자, 잠깐만!"

-쯔읍

"히잇..!"

내가 말릴 틈도 없이 그녀가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헤어지기 싫다는 듯 자지를 물고 늘어지는 질의 감촉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움찔움찔

"으읍.. 으으읍.."

다시 옷 소매를 물고 당장이라도 정액을 내뱉으려는 준비를 하고 있는 자지를 제어하지 않았다.

서둘러 편해지고 싶었으니까.

-울컥

이미 귀두 끝까지 차올라서 그대로 방출되기만 하면 되는 상태였지만

"읏..?"

이상하게 아무리 쾌락을 견뎌도 자지가 미친 듯이 떨리기만 할 뿐 사정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무언가 잘못됐다는 걸 깨닫고 몸에 오한이 돋기 시작했다.

창백하게 질린 내 얼굴은 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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