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446
통곡의 벽
쏴아아아아─!
여행.
투자자의 식견을 넓혀준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이다.
'살은 충분히 많지만.'
소라의 살결을 어루만진다.
샤워기의 물줄기를 타고 부드럽게 훑는다.
"아퍼……."
"그것 좀 했다고 무슨."
"지금도 온몸이 덜덜 떨려."
섹스 후의 여운을 즐기는 것도 묘미다.
파트너와 물을 적시면서 말이다.
짙게 바른 비비크림이 씻겨 흘러간다.
원래의 피부가 드러나게 된다.
'아쉽네.'
남미.
야생미가 있다.
섹스를 스포츠로 만드는 열정과 낭만이 존재한다.
충동적이고 본능적인 쾌락이다.
인간은 한 꺼풀 벗은 본모습을 인정해야만 한다.
"좋았잖아 그래도."
"진짜 너 때문에 나쁜 짓만 배워."
"나쁜 짓도 배워야지."
욕망에 솔직하다.
그것이 나쁜 것이 아니다.
선과 악으로 구분 지을 짓은 더더욱 아니다.
'그게 바로 인간인데.'
평범한 사람들의 심리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투자자는 되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범죄자가 되라고?"
"범죄도 엄연한 인간의 본성 중 하나야."
"퍽이나 자랑이다."
남미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
야생.
인간이 법과 규율이 없을 때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 수 있다.
'아프리카는 너무 야생이고.'
남미가 딱 적당하다.
무법지대가 된 세상에서 기존의 질서가 어떻게 재정립되는지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너도 자지 박히면 꼼짝 못하잖아."
"그거랑 뭔 상관인데!"
"인정은 하네."
실제로 유의미하다.
멕시코의 사례도, 아르헨티나의 사례도 결코 먼 나라의 일이라고 치부할 수가 없다.
'한국만 해도 그렇잖아.'
부동산 버블.
포퓰리즘 남발.
한국 사회에서도 매년 화제가 되는 일이다.
그것이 옳고, 그르고를 따지는 게 아니다.
투자자라면 항상 투자 기회로 연결해야 한다.
"여행은……, 오길 잘한 것 같아요."
"그렇지?"
"아, 진짜 더럽혀진 것 같애."
남들의 피눈물로 나의 재산을 불린다.
사실 따지고 보면 투자라는 게 다 그런 것이다.
'수비 범위가 넓을수록.'
투자 기회도 많아진다.
복잡하게 얽힌 경제 시스템의 구조를 깨닫게 되면서 말이다.
"아!"
어깨 위에 새겨진 여우를 움켜쥔다.
여우처럼 앙칼진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그대로 누른다.
소라가 샤워 줄기를 맞으며 내 앞에 무릎 꿇어있다.
"빨아."
"싫은데."
"오빠도 해줬잖아."
더할 나위 없는 정복감.
시가를 맛있게 빨던 그 입에 나의 물건을 물린다.
쭈릅! 쭈릅!
테크닉도 들어간다.
귀두를 마치 사탕 굴리듯 압력을 주며 빨아 댄다.
'이게 또 기 센 년한테 받아야 고조가 되는데.'
퇴폐미를 흘리는 소라는 차고 넘친다.
타락한 미인도 특유의 맛이 있다.
작은 머리를 두 손으로 꽉 움켜쥔다.
나의 마음대로 조종이 가능하다.
"옳지, 옳지. 목구멍 꽉 조여봐. 혀로 받쳐주면서."
"……."
그대로 당긴다.
이라마치오가 되며 목구멍의 뜨끈함과 조임이 느껴진다.
'자지를 끊어 먹을 듯한 눈빛이.'
부릅뜬 소라의 눈동자가 오싹오싹하다.
그렇기에 더 쑤실 만한 보람이 있다.
쭈뿝! 쭈뿝!
끝까지 푹 넣고 반쯤 잡아 뺀다.
거품이 일어나는 침과 소리는 조미료가 된다.
조금 격하게 움직인다.
좋은 여자일수록 거칠게 쓸 때 흥분이 차오르는 법이다.
'쥬지 터지겠네 진짜.'
소라는 적극적이다.
사리는 것 하나 없이 펠라를 하는데 온 신경을 집중한다.
근육의 움직임.
남자를 기분 좋게 만드는 법을 너무나도 훌륭하게 배웠다.
"쌀게."
"……."
"진짜 아, 미안."
각도를 정확하게 조준한 목구멍은 살아있는 오나홀 같다.
그 가는 목을 틀어쥔다.
조임이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사정을 촉진하며 정액이 바깥으로 분출시킨다.
부르륵!
이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제일 평온하고 싶다.
한숨과 함께 긴 절정에 젖어 든다.
세 번째 사정임에도 양이 장난이 아니다.
식도로 정액을 직접 먹이는 것도 짜릿하다.
"너무 좋았어. 괜찮지? 응?"
"……."
여자들은 안 좋아하는 애들도 있다.
그 표정을 지으며 거시기가 팍 식게 만든다.
쭈릅! 쭈릅!
아무 말 없이 빨아준다.
민감해진 귀두를 사탕처럼 입안에서 쪽쪽 굴린다.
여분의 정액이 빠져나온다.
마지막 서비스도 무척이나 훌륭하다.
'내가 잘 키우긴 했지.'
애새끼 시절은 지났다.
몸뿐만 아니라 스킬까지 어엿한 섹스머신이 되었다.
"됐죠? 다 뺀 거죠?"
"잘했어. 칭찬 스티커 줄게."
"이제 제 차례 맞죠?"
"……."
성욕 또한 무지막지하게 올라갔다.
한두 번 정도로는 달래지지 않는 야한 몸이다.
소라의 위험한 재능.
가끔 정도는 한없이 어울려주는 것도 좋을지 모른다.
"진짜 왜 변태 같이 하는 거야……."
"변태니까."
창가.
통으로 된 유리벽에 손을 기댄다.
엉덩이를 내민 소라에게 뒤치기를 한다.
쑤걱! 쑤걱!
자지를 잡아먹으려는 것 같다.
3번이나 싸서 말랑해진 물건이 안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와 예쁘다."
'니 똥꼬도 예뻐."
"지랄 말고."
천천히 쾌락을 즐긴다.
바깥의 야경을 즐기는 것도 하나의 묘미가 된다.
호텔의 스위트룸은 뷰가 좋다.
10층 높이에서 미국과 멕시코를 동시에 본다.
'국경이 분주하네.'
밤 11시가 넘어간다.
육안으로 보이는 건 불빛뿐이다.
그것만으로도 저곳의 상황을 알 것 같다.
긴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가고 있는 차량이 길게 늘어섰다.
"저 어둠을 틈타 몰래 넘어가려는 불법 이민자들도 있겠지."
"와……, 미국도 고민이 많겠네요."
"그 반대야."
"?"
우리나라 사람 입장에서는 관심도 없다.
하지만 남미인들에게는 최대 관심사다.
정석적인 절차는 물론.
벽을 넘거나 바다를 통하는 불법적인 방법도 공유가 된다.
'그렇게 넘어가는 사람들이.'
어중이떠중이가 아니다.
그 나라에서 엘리트라고 할 수 있는 소위 배운 계층이다.
"해외 인재들이 알아서 굴러 들어오잖아."
"아, 그게 그렇게 되는구나."
"반대로 남미에는 쭉정이들만 남게 되는 거고."
바나나 공화국.
미국 이남 지역의 국가들을 멸칭하는 단어다.
미국에게 자원이란 자원은 전부 강탈 당한다.
빼앗기는 것은 자원으로 끝나지 않는다.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들도 미국으로 넘어가지 못해 안달이다.
'그러니까.'
미국은 발전할 수밖에 없다.
전세계가 가난해지더라도 미국에는 계속 부가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아니, 가난해지기 때문이다.
원자재를 싸게라도 팔아야 한다.
인재들은 미국으로 넘어갈 생각만 한다.
"그것을 정치적으로도 유도하고 있지. 그래서 남미에는 반미 국가들이 많은 거고."
"아……."
"조임 좀 풀어봐."
예나 지금이나 세계 최강국은 주변국들을 착취한다.
미국을 정의로 생각하는 한국인들에게는 떠올리기 힘든 발상이다.
'반대로 그것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이 온다면.'
겪어보지 못한 폭락.
그 방아쇠는 미국의 무한 우상향 논리가 막히는 것에서부터 시작되게 될 것이다.
* * *
수입품.
단순히 떼서 팔기만 하는 것은 약간의 시세 차익을 보는 것이 끝이다.
"이게 말씀하신 그 소고기입니까?"
"네, 미경산 암소라서 살이 아주 야들야들 할 거에요.`"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그럴 수 있는 유통망을 가지고 있는 입장이다.
헤일즈푸드의 공동 대표이자 푸드마켓의 사장인 백화선씨가 놀란 눈치다.
그도 그럴게.
"이건 상당한 물건이네요. 한우만큼은 아니지만 어떤 면에서는 한우보다 더 좋아 보이기도 하고요."
아르헨티산 소고기를 들고 왔다.
본 물품은 배를 타고 오고 있고 이것은 시제품이다.
'한국대 스테이크처럼.'
숙성을 거쳐서 판매할 것이다.
생고기를 파는 것보다 몇 배의 시세 차익을 거두게 된다.
"이 정도 고기면 사실 숙성하지 않고 그냥 먹어도 맛있거든요. 무조건 팔릴 겁니다"
"칠레산이라는 게 소비자들에게 선입견으로 작용하지만 않으면요."
"그 점은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습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해외의 좋은 상품을 떼와서 파는 것만으로 쉽게 부를 축적할 수 있다면.
'개나 소나 부자가 됐겠지.'
소비자는 브랜드를 따진다.
잘 모르는 애매한 상품보다 잘 아는 평범한 상품이 낫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의미를 가진다.
한국대 브랜드.
그 신뢰감과 충성 고객층은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를 낳는다.
백화선씨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지금도 유통이 됐다 하면 무섭게 품절이 되는 인기 상품이다.
"장기간 숙성을 해야 돼서 QC에 골머리를 썩이고 있었는데 이렇게 질 좋은 소고기를 들일 수 있다면 회전율도 크게 올릴 수 있을 겁니다."
"그거 좋은 소식이네요."
"근데 이렇게 좋은 소고기를 어떻게……."
"크흠."
물건을 팔 판매처까지 마련이 되어있다.
들키지만 않으면 또 하나의 효자 상품이 될 것이다.
'그것으론 부족하지.'
아르헨티산 소고기.
물량이 어마어마하다.
사람보다 소가 더 많은 나라다.
많이 팔아야 더 큰 수익이 된다.
대량으로 떼올수록 구매 원가도 낮아지는 효과가 생긴다.
"제가 이번에 남미에 출장을 갔다가 우연찮게 잡게 된 기회라, 다음에 시간이 되면 말씀을 드리도록 하죠."
"아, 네."
"그보다 그건 어떻게 됐나요? 런칭 준비 중인 프랜차이즈 말이에요."
판매처는 다다익선.
대기업 납품은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기존에 팔고 있는 제품들이 있기 때문에.
'한국대 스테이크만 사먹어서 기존 제품들이 안 팔리면 마트의 총매출은 결국 또이또이하니까.'
미끼 상품으로서의 역할만 하게 된다.
장기 숙성을 제외하더라도 근본적으로 대량 판매가 힘들다.
다른 유통처를 마련해야 한다.
아니, 이미 존재한다.
프랜차이즈 산업은 그것을 위해 있는 것이다.
"스테이크 전문점이라면 이미 시범 매장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가맹점들도 인테리어가 거의 끝나가고요."
"잘됐네요."
"혹시 이것까지 염두에 두신 건가요?"
재료뿐만 아니라 가공과 판매까지.
그 모든 것을 가지고 있을 때 수익성은 극대화된다.
'그것만은 아니지만.'
미리 뿌려둔 씨앗.
롯데몰 주변의 B급 상권이 슬슬 무르익을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