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429화 (429/450)

EP.429

왕자님 생각은

맑은 피부.

갸냘픈 허리를 위부터 아래까지 천천히 훑어나간다.

등줄기에 골짜기가 만들어져 있다.

그 끝에 고여있는 와인을 흡입한다.

"아!"

그리고 따른다.

차가운 액체가 닿자 조건반사로 신음이 터져 나온다.

'맛있다니까.'

빈말로 하는 말이 아니다.

신의 물방울에도 나온 유서 깊은 플레이다.

사방팔방 튀는 와인 방울은 신경 쓸 것 없다.

이곳은 호텔의 스위트룸이다.

"그렇게 맛있어요?"

"맛있지. 하루종일 핥고 싶어."

"아, 진짜."

하룻밤을 사치스럽게 보내기 위한 장소.

스트레스 해소에 안성맞춤이다.

'돈지랄은.'

그러기 위해 존재한다.

한 병의 와인과 훌륭한 여자가 있다면 더욱 좋다.

할짝!

달달한 피부에 와인의 향이 배어있다.

향긋한 과실의 아로마가 피어오른다.

"이러다 이상한 성벽 싹 틀 것 같애……."

"이미 싹 튼 거 아니야?"

"아!"

2015년산.

아무리 역대급으로 평가가 높았던 그레이트 빈티지라 하더라도 아직 어리다.

공기와 닿고 체온에 데워지며 포텐셜을 서서히 발휘한다.

한층 더 맛있어지고 있다.

"잠깐 거긴……!"

수현도 말이다.

나는커플에 나와서 남자 출연자들을 홀리는 색기를 발휘했다.

'나까지 놀리고.'

발칙한 여자는 한 번씩 혼을 내줘야 한다.

자신이 누구의 여자인지 가르쳐준다.

찌걱! 찌걱!

등줄기를 타고 자연스럽게 내려온다.

첫 번째 구멍에 엄지가 푹 하고 들어간다.

"까불 땐 좋았지? 그치?"

"으아……, 미쳤어요?!"

샤워를 막 해서 그런지 부들부들하다.

손가락에 묻은 와인이 윤활 작용을 한다.

꼴꼴꼴~

조금 더 붓는다.

엉덩이골을 타고 흘러내리는 모습이 작은 계곡 같다.

'맛있는 엉덩이네.'

한 손에 꽉 잡힌다.

엄지를 뽑았다 뺐다 하자 안쪽으로 조금씩 스며든다.

끈적끈적하게 변한다.

술에 취한 것처럼 뻐끔거리는 구멍은 군침이 싹 돈다.

"꺄!"

맛을 안 볼 수가 없다.

버둥거리는 수현의 몸을 힘으로 억누르며 입을 갖다 댄다.

'새콤해.'

강한 산미.

그 뒤로 자두와 무화과, 베리류의 고급스러운 달콤함이 입안을 감돈다.

가죽향이 느껴진다.

봄철의 삼나무와 말린 흙을 핥는 것 같은 기분 좋은 떪음도.

"아! 으익! 힉……."

수현도 즐기고 있는 모양이다.

웬만큼 격렬한 플레이도 무덤덤하던 주제에.

'똥구멍이 잘만 개발하면 평생 가지.'

화장실을 갈 때마다 천국을 맛볼 수 있다.

일상 생활이 아주 즐거워진다.

쩌억!

엉덩이를 잡은 두 손에 힘을 준다.

부끄러운 구멍 안쪽이 훤히 보인다.

미끌거리는 장액.

더 진득해진 와인의 향기가 코끝을 강하게 자극한다.

"냄새 난다고만 해봐……."

"괜찮아."

'아!"

"와인도 잔뜩 발라뒀고."

와인은 요리에도 쓰인다.

한국의 청주나 맛술 정도가 아니라 통째로 콸콸콸 붓는다.

신기하게도 좋은 와인일수록 좋은 향이 난다.

어지간한 잡내는 와인에 잡아먹힌다.

쑤걱!

귀두를 밀어내는 강한 조임.

그것을 억지로 길들이는 것이 애널을 따먹는 재미다.

'레이첼은 정말 공을 들였는데.'

현재는 미국에 갔다.

교환 학생을 끝내고 원래 다니던 대학교에서 졸업한다고 한다.

연락을 하지 않는 것은 마지막 자존심일 것이다.

하지만 솔직해져 버린 구멍은.

"미친! 아! 터진다고……!!"

"안 터져."

"아니, 내장이."

기억할 수밖에 없다.

애정을 담아 개발하면 반드시 부응해주게 되어있다.

'똥구멍 마렵게 해줘야지.'

안쪽으로 들어간다.

아직 펴지지 않은 S자 결장은 외부인의 침입을 거부한다.

쑤걱! 쑤걱!

벽을 찧는 듯한 모양새.

수현이 격통을 호소하는 것도 그럴 만하지만.

"하앍."

남자를 잘 알고 있는 몸은 이렇다 할 조교도 필요 없다.

이내 쾌감을 느낀다.

'레이첼은 아주 쫙 펴졌지.'

하행결장까지 쑥 들어간다.

넣으면 안되는 곳.

그 이질감과 배덕감에 중독된다.

똥꼬인지 성기인지 구분이 안 간다.

배변을 할 때마다 몸이 준비 태세가 되어버린다.

쑤걱! 쑤걱!

그 정도까지만 아니라면 괜찮다.

적당히 즐기는 수준에서는 이색적인 경험이다.

수현의 등줄기가 꼿꼿하게 펴진다.

들이미는 엉덩이는 솔직한 마음을 말해준다.

'뭐, 얘도 건방지니까.'

애널의 소질이 없을 수가 없다.

쓱쓱 지나칠 때마다 사용감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알코올 때문인지 후끈후끈하다.

딱 좋은 끈적함이 기분 좋은 마찰까지 만든다.

"똥구멍 따먹힌 기분은 어때?"

"최악."

"오빠한테 까불었으면 이 정도는 각오했어야지."

첫 애널 섹스.

수현이 얼얼해진 엉덩이를 만지작거리며 툴툴댄다.

본인도 모르진 않았을 것이다.

그것이 하필 애널이 될 줄 몰랐을 뿐이지.

꼴꼴꼴~

기분을 풀어준다.

플레이를 하기에 앞서 디켄터에 따라 놓은 와인이다.

샤또 마고 2015년산.

5년에 한 번 꼴로 나타나는 그레이트 빈티지다.

"맛있다! 이런 건 얼마나 해요?"

"한 2~300 하지."

"오……."

다른 년도보다 2~4배 가량 비싸다.

같은 와인이라도 차이가 나는 것이다.

그리고 해가 갈수록 더 올라간다.

희소성.

명품도 한정판 가격이 치솟는 것처럼.

'20년 후에 마셨던 거랑 큰 차이 없네.'

상술이다.

장기 숙성은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부정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있다.

일단 도수부터가 내려간다.

와인의 노화 과정에서 생기는 트러플향이 지나치게 튀기도 한다.

꿀꺽!

그것이 최상의 시너지를 낸다면?

와인에 눈을 뜰 만큼 색다른 경험을 시켜준다.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못하다.

구태여 산처럼 쌓아두고 수십 년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

"이렇게 좋은 걸 마셔버리면……."

"뭐, 어때."

"평범한 데이트로 만족을 못하잖아요."

조금 지나친 플레이.

오히려 즐기는 편이다.

처음부터 그랬기도 했고.

'길도 제대로 들었지.'

나는커플의 남자 출연자들 수준은 결코 나쁘지 않다.

스펙 특집일 만하다.

수현에게 진심으로 호감을 보였다.

웬만한 여자라면 넘어가고도 남지만.

"샤또 마고로 목욕 한 번 해볼래?"

"지, 지랄 마요."

"지랄까지야."

"그럼 진짜 오빠 없인 못 살게 되잖아."

역치가 잔뜩 올라가 있다.

여자를 빼앗기지 않는 것이라면 자신이 있다.

'그 반대도 자신이 있고.'

가슴팍에 포근히 안겨온다.

힘이 빠진 물건을 애틋한 눈길로 바라본다.

뭐라 말하지도 않았는데 입을 갖다 댄다.

색기가 있으면서도 신선하다.

"역시 어린 년이 좋다니까. 정액도 잘 뽑히고."

"아저씨 같이."

"요즘 노처녀들만 상대해서 그래."

한바탕 뒹굴고 꼭 끌어안는다.

땀과 체액으로 범벅이 돼도 향기가 물씬 난다.

'맛도 좋고.'

훌륭한 원판.

나의 취향으로 개발된 몸은 어리지만 충분한 포텐셜을 발휘한다.

샤또 마고 2015년산처럼 말이다.

지금 먹어도 손색 없는 맛을 자랑한다.

"다른 여출들한테는 왜 그랬어요?'

"설마 질투해?"

"불쌍해서 그렇죠."

수현도 출연하고 있다.

나름의 화제를 만들고 있다.

내가 만드는 것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여성향 프로그램이니까.'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화제가 당연히 중심이 된다.

그 점을 일부러 자극했다.

사실은 허점 투성이.

누군가가 좋다고 한 적도 없고, 내 취향의 여성을 말하지도 않았다.

"어차피 멋대로 착각하는 거잖아."

"진짜 성격 못됐네."

"그 편이 더 행복할 수도 있는 거지."

"?"

여자와의 대화는 꼭 끝까지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적당한 선에서 끊는 편이 낫다.

꿈과 환상이라는 것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사실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도 모르고.

'그것을 깨닫는 게 행복할까, 모르고 늙어가는 게 행복할까.'

어느 쪽이 진정한 행복인지는 나도 궁금하던 참이다.

* * *

다섯째 날.

신혼부부 놀이가 진행된다.

글자 그대로 같이 살아보는 것이다.

"각 커플은 배정된 집에서 24시간 평범하게 생활해주세요."

나는커플의 촬영이 되는 커플나라 7번지에는 여러가지 시설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집이다.

30평 남짓한 크기로 내부 구조는 일반적인 가정집과 흡사하다.

즉, 신혼 생활을 연출할 수 있다.

'아니, 씨발년이 싸가지 없게.'

혜림은 찬욱과 짝을 맺을 예정이었다.

말을 할 것도 없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상치 못한 방해.

여자 출연자 중 한 명인 정주아가 새치기를 해버린 것이다.

"저기……."

"네?"

"혜림씨는 사업하는 남자를 좋게 보시는 거죠? 수락해주셨다는 게 뭔가 뜻이 있다고 생각해서."

여자, 남자 중 한쪽이 권유를 한다.

그것을 수락하면 성립되는 구조였다.

꿩 대신 닭.

찬욱을 놓친 혜림은 어쩔 수 없이 표철의 권유라도 받아들였다.

'뭐 음식점 체인점 운영한다고 했나? 잘 기억이 안 나네.'

하지만 시큰둥할 수밖에 없다.

최고의, 이상적인 조건의 남자를 만난 마당에.

"나쁘게 보진 않죠."

"아시겠지만 저도 찬욱씨처럼 음식점 운영을 하고 있어서."

"아, 네."

"혹시 결혼을 한다면 같이 운영을 하실 생각이 있는지 저는 그 부분이 궁금하거든요?"

시시콜콜 요구한다.

음식점 안주인이 되라고 하고 있다.

수준 차이가 난다.

'내가 그런 거 해야 돼? 집에서 밥도 안 해먹는데.'

찬욱의 본업은 투자.

음식점은 곁다리일 뿐이다.

따라서 그 점은 생각도 해본 적 없다.

어장이라도 쳐놔야 할지.

이미지 관리만 적당히 할지.

혜림이 고심을 하던 찰나에.

달그락!

창밖으로 옆집이 보인다.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찬욱과 주아다.

그들이 하는 작업도.

서로를 캐보고 있는 자신들과 달리 정말 신혼 놀이를 하고 있다.

'와, 미쳤어. 요리도 할 줄 알아?'

서운한 마음이 안 들 수가 없다.

아무리 새치기가 있었다 하더라도 자신을 내팽개친 셈이다.

사르르 녹아 사라진다.

주방에서 칼질을 하는 찬욱의 모습은 자신이 원하는 남자 그 자체였다.

"혜림씨?"

"네, 네. 생각을 해봤는데 제가 일을 하고 있기도 하고."

"물론 은퇴를 하신 후에를 말씀드리는 거죠. 아무래도 수입적으로도, 난이도적으로도 더 나을 테니까요."

그토록 능력 있는 남자가 헌신적이기까지 하다.

표철처럼 귀찮게 굴지도 않는다.

'여기서 흔들리는 모습 보이다간 찬욱씨를 놓칠 수도 있어.'

지난 랜덤 데이트 이후.

들이대는 여출들이 많아져서 약간의 혼선을 빚고 있을 뿐이다.

직접 선택까지 받은 건 자신이 유일하다.

찬욱씨가 마음이 있는 여자는 자신 뿐이다.

여초 커뮤니티에서도 자신을 밀어주고 있다.

흔들림 없는 우위를 가졌다고 생각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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