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416화 (416/450)

EP.416

리딩방 폭파

소라의 저격.

〔한국 주식 갤러리〕

─주식존예여신이 오늘 코스닥 터트린 거임?

─보정산업, 오성로보틱스 씹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금오건설, 유일석재 합리적 의심이 드는 게

─소라가 저격한 리딩방 종목 ㄷㄷ

불길은 빠르게 옮겨 붙어 타오른다.

이전부터 의심을 사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라가 저격한 리딩방 종목 ㄷㄷ

[소라 유튜브 화면 캡처.jpg]

주갤에서 핫했던 것도 여럿 있네

└박살바이오 닉값 하고 있던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리딩방이 펌핑시킨 거였누 ㄷㄷ

└내 주식이 왜 저깄음?

└다 아는 주식들이구먼

국장에는 매일 몇 개씩 나온다.

별 이유도 없이 폭등하는 주식이.

시장 참여자들도 사실은 안다.

정상적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금오건설, 유일석재 합리적 의심이 드는 게

[금오건설 분봉 차트.jpg]

[유일석재 분봉 차트.jpg]

거래량 다 죽은 주식이

갑자기 수급 들어와서 수상하긴 했거든?

박XX 그놈 리딩방에서 조작질했다고 하면 딱 들어맞음

└거 속시원하게 말하세요 ㅋㅋㅋㅋㅋㅋ 주식존예여신이 총대 메준다는데

└ㅇㄱㄹㅇ 나도 실시간으로 봤는데 얼척이 없더라

└난 그래서 거래량 갑자기 터지는 거 검색식에서 거름

└념글로

세력의 개입이 있다.

기관이나 내부자의 선매집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드러난 사례가 한두 개가 아니다.

투자자들은 의심을 하고 있는데.

─보정산업, 오성로보틱스 씹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정산업 일봉 차트.jpg]

[오성로보틱스 일봉 차트.jpg]

내가 시발 국장 10년 하면서 이런 차트 처음 봤다 했더니

리딩방 버러지넘들 작품이구만??

└이 새끼 돈 꼴았나 보네 컄ㅋㅋㅋㅋㅋㅋㅋㅋ

└20년 하면 볼 수 있다 아가야

└지지선 존나 쉽게 무너지는 게 세력 작품이긴 했음

└금감원 일 좀 해라 ㅅㅂ

너무나도 확실한 사건이 터졌다.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까지 제시됐다.

일개 투자자들도 연결고리를 알 지경.

눈 가리고 아웅을 할 수가 없다.

한국신문− 「칼 빼든 금감원 “주식 리딩방 엄정 조치」

팩트뉴스− 「금감원, 주식 리딩방 불공정거래 혐의 집중 조사」

얼마 지나지 않아 뉴스가 나온다.

리딩방 관련자들이 수사를 받게 된다.

'…….'

AM투자컨설팅.

정경구도 그 대상 중 하나다.

세력질을 한 것이 들통나고 말았다.

"저, 저희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요."

"너희 선매집 했잖아~."

"그게……,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건 맞는데."

금감원의 의심은 정확하다.

제 발이 저리는 입장인 것이 사실이지만.

'미치겠네.'

박왕재로서는 어이가 없다.

이득은 커녕 손실만 보았기 때문이다.

기껏 올려둔 주가.

기가 막힌 타이밍에 매도한 녀석은 따로 있다.

《리딩방에 유다가 있어요!》

박왕재의 변명도 맞아 떨어진다.

처음에는 그가 배신을 한 줄 알았다.

'우리 엿 먹이고 튀었나 했더니.'

본인도 못 볼 꼴을 당했다.

계좌가 동결 당하고 부당 수익을 몰수 당할 위기에 처했다.

애시당초 인물이 되지 못한다.

큰 돈 만질 줄 모르고 아가리만 털어대는 전형적인 소인배다.

"보시라니까요! 저희는 손해만 봤잖아요."

"너랑 박왕재랑 커넥션 있는 거 이미 다 발각됐어. 시간 끌지 말고 빨리 이실직고해."

"미치겠네."

"뭐, 미쳐? 모욕죄랑 업무방해죄도 추가까지 추가해줘?"

"도치겠네……."

설사 벌인다고 하더라도 티 안 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분명 수익 다 뺏어간 그 새끼가 범인일 건데…….'

의심은 자신들이 받아서 문제.

차라리 이전에 해먹은 주식들이라면 억울하지라도 않다.

손실만 본 주식으로 확신범 취급을 받고 있다.

이미 답이 정해져 있는 수사였다.

─도리뱅뱅이님께서 50,000원 후원!

기사 봤어요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이번 영상이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착한 일하고 상도 받네 ㄷㄷ

−금감원도 못 잡는 걸 소라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포상금도 있음?

−진짜 세력 얽힌 거 맞았구나

그에 결정적인 제보를 했다.

소라는 생각지도 못한 희소식에 들뜬 가슴을 감추지 못한다.

'사실 고소 당하는 줄 알았어.'

대한민국의 법과 규율.

믿음직스럽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괜히 보복만 당할 수 있다.

어느 정도 각오를 하고 총대를 멨던 것이지만.

데일리뉴스− 「금감원, 리딩방 제보자에게 '포상금 1억' 지급」

의외로 시원시원했다.

수사가 빠르게 이루어진 것은 물론, 포상금까지 받게 되었다.

"여기가 금감원이라 불리는 금융감독원이 있는 건물이에요. 오늘 이곳에 가서 담당자분을 만나 뵐 예정입니다."

−와 으리으리하네

−세금 낼 보람이 있나?

−개쩐당

−금감원이 일을 하다니……

그 기쁨을 시청자들과 함께 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이번 사건이 한국 주식 시장을 바꿔 놓을 수도 있지 않을까?'

소라가 익숙지 않은 야외방송에 나온 이유다.

좀 더 이슈화가 됐으면 좋겠다.

『금융감독원』

20층에 달하는 고층 빌딩.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가 있는 청사다.

투자자라면 반드시 신경 써야 하는 곳이다.

주식 시장의 관리 감독을 맡는다.

끼익−!

내부는 일반 상업용 빌딩과 다르지 않았다.

훨씬 한산하다는 것 정도.

─인삼튀김소스님께서 1,000원 후원!

쥐 죽은 듯이 조용하네 ㄷㄷ

"그러게요……."

안내데스크 하나 없이 텅텅 빈 로비.

세 대의 엘리베이터만이 시야에 들어온다.

'5층에 있다고 했지.'

괜시리 긴장감이 든다.

솔직하게 찔리는 것이 없지는 않기 때문이다.

선배가 별별 짓을 다 했다.

만약 금감원이 그것까지 파악했다면?

딩동!

혹시나 하는 불안감이 안 들 수가 없다.

고민하는 사이에 도착해있다.

『 조사1국 시장감시팀』

걸려있는 팻말이 더 혼란스럽게 만든다.

발걸음을 내디디려는 찰나.

"혹시 윤소라님?"

"네, 맞아요. 저 아세요?"

"방송 보고 있거든요! 오늘 방문하신다는 소식 듣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 금감원 직원이 팬 ㄷㄷ

−소라 잡혀간다

−못 알아볼 수가 없지 ㅋㅋㅋㅋㅋㅋㅋㅋ

−뒤지게 큰데

충신지빡이님이 채팅금지 1회가 되었습니다.

직원분과 만나게 된다.

안내를 받아 안에 있는 사무실로 이동한다.

다행히 별일은 없었다.

오히려 감사하다며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저희가 신고 내용의 중요도와 기여도에 따라서 포상금을 차등 지불하거든요. 일반적으로 타가시는 포상금이 250~500만 원선인데……."

신고를 한 보람이 있었다.

하나하나 구체적인 사례를 조사해가며.

─KDA개쩔음님께서 10,000원 후원!

소라는 그럼 기여 엄청 한 거임??

"소라님 같은 경우 각 주식의 매수, 매도 시기와 피해자분들의 연락처까지 제공해주셨기 때문에 저희는 다된 밥에 숟가락만 올리면 되었습니다."

−오오

−금감원 직원이 이 정도로 말하는 거면 말 다했지

−1억 원 ㄷㄷ

−와 나도 한 번 신고해볼까

동시에 아쉽다는 생각도 든다.

직접 조사를 해보니 어려운 것까진 아니었다.

'이렇게 되기 전에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리딩방.

유튜브는 물론이고, 개인 문자로도 올만큼 성행하고 있다.

그것이 사기라는 사실은 명백하다.

미리미리 잡아주면 좋겠지만.

"그런 생각을 하실 수 있죠. 충분히."

"잡기가 힘든 거에요?"

"우선 협조가 잘 안됩니다. 리딩방 피해자들에게 연락을 해도, 오히려 우리 선생님 욕하지 말라고 옹호하는 경우가 있어요."

현실적으로 그렇게 안된다.

모든 과정을 경험했기 때문에 이해가 간다.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신고하려면.'

먼저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스스로가 인정해야 한다.

그것부터가 쉽지 않다.

잃은 돈을 만회하려고 더, 더, 더 리딩방에 빠져들게 된다.

그때에는 이미.

"예산도 많이 배정되지가 않아요."

"아……."

"그러한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저희들이 잡고 싶지 않아서 안 잡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만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돈이 문제구만

−금감원도 일을 하는구나

−무슨 스톡홀룸 증후군 같네……

−윗대가리들이 잡을 생각이 없는 거 아님?

수사 적기가 지나간다.

금융비리사건은 신속한 수사가 생명이기 때문이다.

'내가 할 수 일이라면 다음에도 꼭 해야지.'

주식 유튜버.

하다 보면 여러가지 이야기가 들려온다.

누가 봐도 금융 범죄다.

국장에는 비일비재하다.

그런 것들이 사라진다면 코스피도 재평가를 받을지 모른다.

한국의 금융 선진화에 조금이나마 일조했다.

소라로서는 뿌듯함을 느꼈지만.

* * *

리딩방 사태.

국장을 주무르는 세력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이래 가지고 저희가 일을 하겠냐고요."

<차질이 생기는 점 저희도 알고 있습니다.>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출동했기 때문이다.

'여의도 저승사자'라 불리는 곳이다.

괜히 일이 커지기라도 한다면?

자신들이 하는 일까지 여파를 미칠지도 모른다.

<오히려 그 반대가 될 겁니다.>

"뭐라고요?"

<작은 세력 하나 지근지근 밟아 놓으면 국민들이 푹 안심을 하겠죠.>

절대 그렇게 되어서는 안된다.

수십, 수백억 정도가 움직이는 작은 일이 아니니까.

'오호라?'

전화 너머의 상대.

막대한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이다.

그가 하는 말이 이해가 되려고 한다.

<본보기로 일벌백계 한다면 한동안 조용할 겁니다.>

"그 녀석들은 불쌍하게 되겠지만."

<계획을 밀어붙일 충분한 시간을 벌고도 남겠지요.>

쥐가 포식을 못하는 이유는 인간 때문이 아니다.

인간 따위 얼마든지 피해 다닐 수 있다.

'고양이 때문이지.'

인간과 달리 쥐를 잡는 방법을 빠삭하게 안다.

섣불리 음식을, 돈을 훔쳐올 수 없다.

그렇다면 이야기는 매우 간단하다.

고양이가 문제라면 그 고양이 자체를 없애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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