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414화 (414/450)

EP.414

리딩방 폭파

지휘.

박왕재의 신호에 따라 리딩방 인원들은 매수에 들어간다.

〔VIP 텔레그램방〕

┌■매수 Signal/단타

│▶종목명: 금오건설

│▶매수가: 2700원~2900원

│▶비 중: 20%

│※ 매수가 범위 안에서 매수

└※ 신호 줬을 때 추가 매수

「호재 확실하고요 자리도 좋습니다」

「먼저 비중 20% 실어주시고」

「제가 지휘하는 타이밍에 맞춰 추가로 20% 매수해주세요」

「네!」

「탄환 준비 완료」

「이번엔 먹을 수 있겠죠?」

「박왕재 소장님만 믿습니다 ㅎㅎ」

짬찌 리딩방에서 자주 쓰이는 수법이다.

이 업계에도 등급이 존재한다.

'신도가 없는 녀석들은 그렇게라도 회원을 모아야 하니까.'

리스크가 크다.

틀릴 확률이 높다.

그래서 자주 쓰진 않는다.

하지만 종목을 고르고, 협조를 받는다면 안될 것도 없다.

대략적으로 맞추는 것이.

---------------------------------------------+

『금오건설』

2,710원 ▼1,340원 (−33.08%)

[3배 상승했다가 쭉 떨어지고 있는 그래프.jpg]

+---------------------------------------------

금오건설.

대북 관련주 중 하나로 묶이며 최근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단물 다 빠진 주식이긴 한데.'

60일선을 터치했다.

기술적 반등이 터져 나올 만한 위치다.

안 그래도 하따충들이 노리고 있다.

그런 주식에 매수세가 유입되면.

「제가 3, 2, 1 하면 사는 겁니다」

「목표가는 3100원 잡겠습니다」

「3」

호로구라양봉이든 뭐든 뜰 만하다.

그것을 인위적으로 일으킨다.

수백 명에 달하는 리딩방 인원.

그중 절반만 사도 100억 이상이다.

'결국 니들 돈으로 띄우는 거지만.'

따도 지들끼리 따고, 잃어도 지들끼리 잃는다.

자신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된다.

대상승을 예견한 선지자로서 말이다.

큰 소리 떵떵 칠 거리를 만들 목적이었는데.

─???님이 주식을 매도했습니다!

더블 킬!

트리플 킬!

분명히 장대 양봉이 치솟긴 했다.

100억이 넘는 자금이 들어갔으니 당연하다.

거짓말처럼 눌리고 있다.

매수가 들어가는 족족 매도 호가창이 다시 채워진다.

「이거 왜 이러죠……」

「올라가야 하는데」

「영」

「차」

「영」

「영차고 지랄이고 저희 또 좆된 것 같습니다만」

리딩방이 혼돈의 도가니가 될 만하다.

돈을 쏟아 부었는데도 안 오른다.

'어, 어?'

힘을 다한 상승.

미끄러질 일만 남았다.

박왕재도 직감적으로 눈치챈다.

「매도」

「+3%」

「팔았습니다」

「「+1%」」

「겨우 탈출」

「아니 지금 말해주시면 어떡해요」

「손해 보고 나왔네……」

「저 물렸는데 어떡하죠?」

안 좋은 예감은 꼭 맞는다.

흘러내리는 수준도 아니고 장대음봉이 꽂힌다.

리딩방 인원들.

이득을 본 사람은 소수다.

대부분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아니, 누가 이렇게 타이밍을 정확히 맞춰서…….'

기관 내지 세력의 잔량 매도가 나올 수는 있다.

꼭지가 찍힌 이후에 말이다.

하지만 속도가 말이 안된다.

기다렸다는 듯이 찍어 누르는 건 계획에 없었다.

┌■매수 Signal/단타

│▶종목명: 유일석재

│▶매수가: 1100원~1200원

│▶비 중: 20%

│※ 매수가 범위 안에서 매수

└※ 신호 줬을 때 추가 매수

「바로 다음 추천주 들어갑니다 ^^」

「이득 보신 분들 더 부자되시고~ 손해 보신 분들은 여기서 만회하세요~!」

불만.

치솟기 전에 바로 다음 종목을 푼다.

다시 따준다면 없었던 일이 될 수 있다.

'같은 테마니까 띄우기도 좋고.'

매수세를 이용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유일석재도 대북 관련주로 묶여있는 주식이다.

금오건설이 쐈다면?

유일석재도 쏠 거라는 기대감이 부풀어 오를 만은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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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석재』

1,250원 ▲155원 (+12.40%)

[갑자기 장대 양봉 치솟고 있는 그래프.jpg]

+---------------------------------------------

이 정도 속도는 아니었다.

매수가를 벗어날 정도로 빠르게 치솟고 있다.

「누가 10억 주문 넣었습니까?!」

「와 큰손이네」

「20%만 사라고 했는디……」

「욕심 부리는 사람이 있네요」

「소장님 매수 신호 안 주시나요? 네?」

리딩방이 술렁인다.

이미 손실을 본 상황.

눈앞의 행운이 멀어져 가는 것 같다.

조바심을 느낀다.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다.

아니, 애시당초 할 줄 모른다.

「제가 3, 2, 1 하면 사는 겁니다」

「회원님들?」

리딩방.

스스로 판단을 내릴 줄 안다.

할 줄 아는 것은 따라 사는 것 뿐이다.

박왕재 소장이 사라고 했다.

타이밍이 항상 맞지는 않는다.

그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개미님이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개미님이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개미님이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주가가 미친 듯이 폭등한다.

그 광기의 현장에서 정신을 차리고 있는 사람은 한 명밖에 없다.

'앗!'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주포뿐이다.

박왕재도 넋이 나가있었다.

한 템포 늦게 매도 타이밍을 띄우지만.

「아」

「못 팔았어요」

「매도 타이밍이 너무 늦은 거 아닌가요???」

「이걸 어떻게 팔라고」

「보자마자 매도 버튼 눌렀는데 10% 꽂았네요 네」

동시에 폭탄 물량이 쏟아진다.

매도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피도 눈물도 없는 장대음봉.

'…….'

탈출할 수 있을 리가 만무하다.

단 한 명도 익절하지 못하고 전원 물리게 되는 대참사가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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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석재』

1,025원 ▼70원 (−6.39%)

[장대 양봉 솟았다가 바로 박는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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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방은 아비규환.

죄다 10~30% 손해를, 그것도 막대하게 봤다.

추매를 했기 때문이다.

'이 시발.'

투자원칙을 따르지 않았다.

니가 늦게 판 것 뿐이다.

그런 변명거리.

도저히 통하지 않을 상황이다.

사면초가에 처하고 나자 설마 하는 의심이 떠오른다.

꿀꺽!

며칠 전부터 기묘했다.

찍어주는 주식마다 이렇게 안 맞을 수가 없다.

오늘도 마찬가지.

매수, 매도 타이밍을 알기라도 하는 듯이 흔들고 있다.

'이 방에 유다가 있다!'

그것이 아니고서야 설명이 안된다.

동시에 할 수 있는 짓인가 싶다.

안다고 조작할 수 있다면?

다름 아닌 자신이 수익을 창출했을 것이다.

미리 선매집을 하는 게 아닌 이상 불가능하다.

온갖 머릿속 상상.

「어떡하죠 14층인데;」

「13층 구조대가 오려나……」

「12층인데도 죽겠습니다」

「방금 11층 뚫렸네요 네」

「다 물리셨군요 ㅋㅋㅋㅋㅋㅋㅋ」

「소장님 해명 좀 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만?」

탓으로 돌린다고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엎질러진 물이었다.

* * *

믿음.

우스워 보이면서도 우습게 봐서는 안되는 것이다.

'우슬람만 해도.'

그토록 많은 세력들을 엿 먹였다.

수 배의 손해를 떠안게 만들었다.

오직 믿음 하나 때문에 말이다.

주가가 반토막이 나도 안 흔들린다.

"VIP방 민심 박살 났어요!"

"VVIP도 장난 아니네."

"VVVIP방도 곧인 듯.

어설픈 믿음만큼 만만한 것이 없다.

공매도 세력의 좋은 먹잇감이다.

'이렇게 사냥을 하지.'

세력을 잡아먹는 좋은 경험을 쌓고 있다.

그것도 무위험으로 말이다.

돈이 오가는 일.

법이라는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는 일도 흔하다.

"매도라는 단어에 연동해서 물량 쏟은 건 진짜……."

"리딩방 사람들 울고 불고 난리도 아니네."

"우리 나쁜 짓 한 거 아니야?"

수많은 자본시장법이 그렇게 만들어졌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으로.

'아직 안 고친 것도 산더미처럼 많다 이거지.'

동아리원들.

불안해 할 만하다.

작정하고 따지면 범법 행위가 맞다.

"우리가 왜 나쁜놈이지?"

"아니, 인간적으로!"

"도의적인 차원에서……."

"번 걸로 보석금 내고 나오면 되는데?"

"사고방식 자체가 다르구나."

"조커가 이렇게 탄생했구나."

거래방 정보를 이용했다.

인위적으로 시장을 움직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증거가 어딨는데.'

리딩방.

텔레그램을 쓴다.

메신저 특성상 보안이 매우 높다.

범죄용으로 악용이 된다.

설사 사건이 터져도 서버 기록에 남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만 입 다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거지."

"와우."

"범죄자의 마인드네요. 알고는 있었지만."

"너희도 공범이야."

""…….""

하물며 리딩방을 운영했다.

누구보다 제 발 저릴 것이 박왕재 소장이다.

'그러니까.'

철저하게 준비를 했다.

각 방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스파이 배치.

그것을 연동하는 프로그램.

손익비를 구하는 계산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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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욱님의 계좌』

기대손익│+7,080,000,892원

기대수익률│+2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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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가 보는 것은 주가다.

세력이 보는 것은 레버리지와 공매도 등을 상환했을 때의 기대 수익.

'그래서 믿음이 강한 주식은 까다롭지.'

아무리 주가를 많이 내려도 결국은 다시 사야 한다.

±0는 커녕 손실을 볼 수 있다.

리딩방 인원들은 그렇지 못하다.

롤러코스터를 잠깐 탑승시킨 것만으로도.

"그래도."

"?"

"이분들……, 이번 기회에 탈출이라도 시켜드리는 게 최소한의 도리 아닐까요?"

정신이 나가버린다.

주식을 사고 팔라는 간단한 명령조차 듣지 못하는 상태가 돼버린다.

'믿음 하나로 유지되는 곳이.'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되었다.

리딩방 운영은 앞으로 큰 차질을 빚을 것이다.

누적된 손해는 더더욱 멘탈을 흔들어버린다.

끓는 물 속의 개구리로 남았다면.

"저 사람들은 남들이 믿으니까 자신도 믿게 되는 간단한 사고구조를 가진 사람들이야."

"그렇……, 겠죠."

"사이비도 분위기에 넘어간다고 하던데."

"탈출시키기 위해서는 분위기를 깨야 하는 거지."

""?!""

절대 느끼지 못했을 고통과 분노.

이제는 알게 되었다.

인간은 탓을 할 대상을 찾는다.

'만에 하나 나에게로 돌아오기 전에.'

적당한 악역이 필요하다.

그것을 만들 수 있는 스피커를 가지고 있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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