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407화 (407/450)

EP.407

리딩방

주식 전문가.

박왕재 소장은 듣던 대로 신통방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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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살바이오』

10,900원 ▲2900원 (+36.25%)

[미친 듯이 쭉쭉 상승하는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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찝어준 주식.

정말로 주가가 오른다.

그것도 2%, 3% 수준이 아니다.

'이야~ 주가 잘 오르는 거 봐라!'

20%씩도 오른다.

이후로도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결국 우상향하는 그림이다.

─신용만님께서 100,000원 후원!

선생님 덕분에 수익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어이구, 신용만님 10만 원 후원 감사합니다. 믿고 따라와 주시기만 해도 저는 감사하죠~.>

조금 늦게 샀음에도 수익권.

주식을 언제 팔지도 정확하게 짚어주셨다.

'만 3천 원까지 들고 있다가 탁 매도하면 되는 거 아니야.'

용만이 원하던 것이다.

손익좌인지 뭔지 하는 녀석처럼 헛소리를 하지 않는다.

필요한 부분만 딱딱 알려준다.

얼마에 사고, 얼마에 팔아야 하는지.

따르릉~♬

손절을 하라는 둥, 시드를 줄이라는 둥.

시시콜콜할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게 아니다.

<작은 아버지!>

"용수냐?"

<네, 주식 잘되고 계신지 궁금해서…….>

"잘되고 말고! 이 숙부가 언제 못하는 거 봤느냐?"

그 손익좌를 추천해준 장본인.

조카에게서 올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카 녀석도 어려서 그런지.'

경험이 부족하다.

그리고 사람 보는 눈이 없다.

어디서 허섭한 이야기만 하는 녀석을.

"보거라. 이누야스시스 잘만 올라가지 않느냐?"

<아, 네. 그렇긴 한데 손익좌님이 말씀하신 것은 당장의 등락이 아니라 투자자로서의 실력을 키우자는 취지라…….>

"좌는 무슨 좌! 그놈 뭐 아는 것도 없더만."

주가 예측이 틀렸다.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한다.

전혀 전문가스럽지가 않다.

<그래도 작은 아버지. 그분이 주식으로 수백억을 버신 분이기도 하고, 여러 경제 방송에도 나올 만큼 대외적으로 인정 받는 분이세요.>

"이 숙부도 국민학교 다닐 때 신동 소리 들었어!"

<저번에도 듣긴 했는데…….>

직접 보고 판단한 것이니 틀림없다.

어린 놈의 녀석이 헛바람만 잔뜩 들었다.

'부모 휘광 업고 거드럭대는 녀석 아니야? 개천에서 용이 나야 진짜 인재지.'

아무것도 없는 시골 마을.

충청남도 아산에서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신동 소리를 들었다.

하필 첫째가 아닌 바람에.

"이 작은 아버지 때는 말이야. 대학을 가러면 소를 팔아야 됐어. 근데 집에 소가 하나밖에 없잖아?"

<네, 네…….>

"그래서 대학을 못 갔지. 대학을 안 나왔어도 대기업에서 부장을 했다 이 말이야."

대학은 가지 못했다.

하지만 신동 소리 듣고 자란 머리가 어디 가지 않는다.

'지금까지 인생을 살면서 잘못된 선택을 한 적이 없는데.'

강한 확신이 있다.

주식도 반드시 성공해서 큰 소리 떵떵 치고 다닐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주식은 이 숙부가 알아서 할 테니까 너는 대학이나 잘 다니고.>

<네, 학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어디 학교였지?"

<고려대 경영학과입니다.>

박왕재 소장님 말씀만 잘 들으면 된다.

매일 같이 유튜브로 공부하고 있다.

타악!

전화할 시간도 아깝다.

용만은 다시 주식의 세계에 빠져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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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살바이오』

9,800원 ▼1,100원 (−10.09%)

[갑자기 내려 박고 있는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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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맞기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

'어, 어?'

목표가인 13,000원을 채우지도 못하고 내려온다.

자신의 평단 밑으로 말이다.

─기관이 주식을 매도했습니다!

더블 킬!

기다려도 올라가지 않는다.

오히려 밑도 끝도 없는 심연 속으로 가라앉고 있다.

타닥, 탁!

당황한 용만은 댓글을 쓴다.

자신이 그렇게 믿고 따르는 박왕재 소장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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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만 1일 전

박살바이오 주가가……

계속 떨어지네요……

어찌 된 일인지……

설명을 좀……

해줘야 할 듯싶은데요……

└───────────

│박왕재 소장님 30분 전 좋아요 124

│저는 분명 8000원에 매수 추천드렸습니다

│현재 주가 8000원이죠?

│대체 뭔가 문제인가요?

│설마 고점에 익절 못했다고 제 탓하는 거라면 억지 트집 잡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비중 조절하라고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

이유도, 해결책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들려온 대답은 싸늘한 것이었다.

'내가……, 잘못한 거야?'

기대했던 것과 전혀 다르다.

대댓글도 자신을 탓하는 반응뿐이다.

└───────────

│허영자 1일

│벌 때는 가만히 있다가 쫄래쫄래 기어 나오는 안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박창호 1일

│설마 8천 위쪽에서 사셔쎄요??

│본인이 실수하고 박왕재 소장님한테 성내긴

└───────────

│솔매 1일

│난 11000원에 익절하고 지금 더 담고 있는디 ㅎ

│꼭 하라는 대로 안 하고 손해 본 다음에 탓을 혀~~

└───────────

욕만 바가지로 먹는다.

손실을 본 계좌를 복구할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세상 야속한 일.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저들의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 하라는 대로 정확하게 따라하지 못한 내 잘못이지.'

13,000원이 매도가라고 정확하게 13,000원이 오는 게 아니었다.

8,000원에 산 것도 아니었다.

이번에는 정확하게 따라 해보기로 한다.

박왕재 소장이 추천해주는 다른 주식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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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만님의 계좌』

매수금액│281,000,891원

평가손익│−52,700,250원

평가수익률│−1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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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순환만 반복된다.

아니, 목표주가는 커녕 제대로 된 양봉 하나 띄우지 못한다.

'어, 어이가 없어서.'

그대로 내려가기만 한다.

설상가상 이누야스시스도 쭉쭉 빠지고 있다.

어마어마한 손실.

불과 1주일만에 7천만 원이 넘는 손실을 보았다.

하아, 하아

숨이 잘 안 쉬어진다.

그동안 모은 월급과 퇴직금이 합쳐진 소중한 돈이.

'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분명 오른다고 한 거 마, 맞잖아.'

용만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키보드를 두들긴다.

한 자, 한 자 필사적으로 말이다.

욕을 얻어먹더라도 대답을 듣고 싶다.

피 같은 돈을 복구할 수 있는 방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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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만 1일 전 좋아요 2

박왕재 소장만 믿고 사는 주린이입니다……

요며칠 싱숭생숭합니다……

정말 믿고 있지만……

늘어나는 손실을 보면 멘탈을 부여잡기 힘듭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박왕재 소장님 30분 전 좋아요 9

│안녕하세요 박왕재 소장입니다!

│유튜브 영상으로만 보시는 분이시군요?

│좀 더 정확한 실시간 정보를 원하신다면

│VIP방 가입을 고려해보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

그 대답.

다행스럽게도 욕이 아니었다.

생각지도 못한 내용이 쓰여있었다.

'VIP방이라는 게 있어?'

유튜브로만 정보를 말해주는 게 아니었다.

VIP방에는 더 고급진 정보가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럴 만하다.

귀중한 정보를 공짜로 말해주는 게 말이 안된다.

'크흠, 그래. 전문가 선생님도 땅 파서 장사하는 게 아닌데 200만 원 정도는 낼 만하지.'

가격이 걸림돌.

하지만 투자 수익을 계속 불릴 수 있다면 지불하지 못할 돈은 아니다.

〔VIP 텔레그램방〕

「신용만 회원님 VIP방 가입 축하드립니다! 전문과님과 얼른 방비부터 뽑고 그 후 수익 누적해가시기 바랍니다^^」

「어서 오세요!」

「또 새 호구……, 아니 투자자분이 오셨군요 흐흐」

이제는 일사천리로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 * *

컨텐츠는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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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

해보고 싶은 사람은 많다.

막상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

'지금은 더 그렇지.'

국민 대부분이 주식을 하지 않던 시기다.

패가망신하다는 선입견만 짙게 배어있다.

제대로 알고 접근한다면 그렇지 않다.

애시당초 주식만큼.

"안전한 게 없어. 배당 주지, 상승장 오면 탈출시켜주지."

"선물도 추천했잖아요."

"선물도 할 줄만 알면 안전해."

그 난이도가 높을 뿐.

하지만 적성에만 맞으면 꽤 안정적으로 벌 수 있다.

'시장에서 허락한 수익을.'

누구에게나 맞는 방법이 있다.

롤에서 포지션과 챔피언이 나뉘듯이 말이다.

탱커, 서포터가 쉬운 것은 맞다.

하지만 딜러로 줄타기하는 것이.

"편한 사람도 있으니까."

"뭐……, 이해는 하는데요."

"니가 이해를 안 하면 어쩔 건데."

"정말 답답한 분들도 간혹 계셔서."

그것이 주식의 세계.

소라도 여러가지 경험을 해보며 알게 되었다.

시청자들에게 가르쳐준다.

돌이키지 못하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본인도 좋은 모양이고.'

보람을 느낀다.

소라의 성격상 시청자들을 도와주고 싶어한다.

"저번의 그 아버님도 그렇고 나이 드신 분들이 대체로 고집이 좀 있으신 것 같아요."

"틀딱들이 그럼 그렇지."

"아니, 그런 말이 아니라!"

"아니야?"

"……."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아무리 잘 설명을 해도 대화가 엇나간다.

'정답을 딱 정해주는 걸 원하거든.'

매수가 1만 원!

매도가 2만 원!

무슨 게임 공략이라도 해달라는 것 같다.

"주식을 그렇게 하면 안되는 거잖아요? 충분히 설명을 드렸다고 생각하는데……."

"그거는 니가 역지사지를 안 해봐서 그렇지."

"네?"

이해가 되지 않는 일.

거기에는 당연히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세대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알아야 한다.

시간이 멈춰있는 장소 증권사 객장에 들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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