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404화 (404/450)

EP.404

투자 상담

소라의 합방.

〔한국 주식 갤러리〕

─손익좌배 주갤 손실자랑대회를 개최합니다

─존예여신이랑 손익좌 아는 사이일 만도 한 게

─언성을 높이지 마라 하는 거 멋있었음

─손익좌도 롤대남 세대 맞네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그도 그럴게.

─손익좌도 롤대남 세대 맞네

롤 얘기 존나 진지하게 하는 게

롤대남이 아니면 할 수가 없는 반응임

└개소리하는데 그럴 듯해서 웃김 ㅋㅋㅋㅋㅋㅋ

└롤대남 또 너야?

└저번에도 롤 하고 갔잖아

└롤 안에 인생이 있다 ㅇㅈㄹㅋㅋ

손익좌.

워낙 유명하다.

한국에서 그를 모르는 투자자는 없다.

사소한 발언 하나하나까지 주목 받는다.

그런 손익좌와 진행한 실시간 방송은.

─언성을 높이지 마라 하는 거 멋있었음

[아이젠 소스케 짤.jpg]

이래서 유명해지면 똥을 싸라는 건가

└손익좌 똥은 ㅇㅈ이지

└소라도 잘 받아주더라

└원래 저렇게 노나 봄 ㅋㅋ

└친해야만 가능한 대화지

그간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충분했다.

여성 방송인.

스캔들에 휘말릴 수 있다.

손익좌와 함께 있는 사진을 찍혔다.

세간에서 여러 억측을 낳게 했지만.

─주식존예여신이랑 손익좌 아는 사이일 만도 한 게

둘 다 한국대임

과도 아마 경제학과라 선후배 사이고

└ㄹㅇ '아는 오빠'였네 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대 식품도 손익좌가 낸 거잖아

└이왜진?

└걍 상상연애 하는 육수들이 문제임

방송 한 번으로 해소가 된다.

이성적인 여론이 주류를 되찾는다.

애시당초 논란거리가 아니었다.

단순히 친분 관계가 있을 뿐이다.

그보다 이슈가 되는 것이 따로 있기도 하다.

손익좌가 제안한 컨텐츠다.

─손익좌배 주갤 손실자랑대회를 개최합니다

[따봉하는 개구리 사진.jpg]

본인이 세상에서 제일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는 글을 올려주세요

└코갤의 숨은 고수들 나와라

└씨벌 이거 보고 올해 손익 다시 확인해보니 개좆같네

└전국손해자랑!

└이긴 병신이 누군지 좀 보자  ㅋㅋㅋㅋㅋㅋ

개인 투자자.

수익을 보는 비율은 전체의 5%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손실을 보고 있다.

그중에는 극심한 사람도 적지 않다.

─[손실대회] 내가 1등 맞지?

[−30% 계좌 사진.jpg]

벤츠 한 대 폐차 시켰다 ㅅㅂ

└벤츠좌 입갤 ㅋㅋㅋㅋㅋㅋㅋㅋ

└침수됐냐?

└뽑은 셈 쳐라 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겨우 벤츠로 깝치네

연봉 단위의 액수를 잃은 것이다.

자력으로는 복구가 불가능하다.

부끄러운 계좌.

손익좌에게 도움을 받기 위해 용기를 내서 공개한다.

─[손실대회] 벤츠 따위로 외제차 자랑하네 ㅋㅋㅋㅋㅋㅋ

[−50% 계좌 사진.jpg[]

포르쉐 정도는 돼야지

└국내 외제차 애호 갤러리 ㅋㅋㅋㅋㅋㅋㅋ

└아 요즘 강남에서는 벤츠 안 쳐준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갤 형님들 윾쾌하누

└1억 밑으론 명함도 못 내미네

어지간한 차값, 집값에 필적한다.

수천, 수억 원을 잃은 투자자도 즐비하다.

하지만 기준.

어디까지나 특별한 사연이 있는 사람들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손실대회] 특별참가상은 없나요?

[한전 6층에 1천만 들어간 계좌.jpg]

쥐좆시드지만 올려봅니다

└한전 6층 미친 ㅋㅋㅋ 이건 평단 보고 개추 준다

└한전 6층……, 이건 귀하네요

└실존했었누

└대한민국 1등 펜트하우스 전망은 ㅇㅈ할 수 밖에 없지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참가한다.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타인에게는 적어 보일 수 있다.

자신에게는 인생이 걸려있는 문제다.

[손실대회] 야 이 좆밥 새끼들아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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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회생법원』

1. 채무자에 대하여 개인회생절차를 실시한다

2. 개인회생채권에 관한 이의 기간을 2017.7.1까지로 한다

3. 개인회생채권자집회의 장소를 5별관 3층 제9호 법정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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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쟁을 끝내러 왔다

└국내 앰창인생 갤러리 ㅋㅋㅋㅋㅋㅋㅋㅋ

└(네가 이겼단다콘,,,)

└회생해도 주식 붙잡는 거 봐라 넌 될 놈임

└남자는 신용미수지!

그중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

방송에 출연할 수 있는 권리를 얻는다.

그 손익좌가 직접 상담을 해준다.

커뮤니티에서 난리가 날 만하다.

─캡슐커피매니아님께서 1,000원 후원!

포르쉐좌 봤음??

"별의별 분들이 있었죠. 이메일로 보내신 분 중에는 페라리좌도 있었습니다."

−페라리좌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주식으로 돈 꼻은 사람들 많구나

−부자인데 왜 병신이지

−왜 손절을 안 함??

그러한 반응.

예상을 하고 의도적으로 저지른 것이다.

'의심이라는 게.'

부정을 하고, 해명을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오히려 판을 키운다.

의심이 의심을 낳는다.

하나하나 상대해주다 보면 밑도 끝도 없다.

"너도 첨에 마티즈 정도 폐차시키지 않았냐?"

"그걸 왜 말하는데!"

"테에엥~ 도와줘요 선배에몽!"

"$#^#$^#$@!"

적당히 무시하는 편이 좋다.

대중은, 사람들은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

−마티즈좌였누 ㅋㅋㅋㅋㅋㅋㅋㅋ

−소라도 첨에 꼴았구나

−손익좌의 리딩 ㄷㄷ

−두분 친해 보여서 보기 좋아요!

−개깐족 댐 ㅋㅋ

−저러다 한 대 안 맞음?

−대학생이 주식 잘하는 거 신기했는데 모든 의문이 풀리네

−너무 강한 말은 쓰지 마……

친근감이 중요하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처럼.

'방송 분위기가 좋은데 별 일 있겠냐는 거지.'

그리고 화제를 바꾼다.

관심의 방향을 다른 쪽으로 돌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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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김용택

나이: 32세

직업: 회사원

시드: 5천만 원

손실: 1천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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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컨텐츠.

손실을 본 투자자를 도와주는 것은 그러한 속셈도 숨어있다.

"첫 번째 사연이기 때문에 너무 극단적인 것보다는 평범한 느낌으로 뽑았습니다."

"그래도 천만 원이면……, 많이 힘드실 것 같은데요?"

"너도 질질 짜고 있었지."

"하지 마라."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시청자들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이 사연을 선택한 이유도.

'비슷한 실수해본 사람, 할 예정인 사람 많을 거거든.'

어떤 분야든 있는 일이다.

처음 시작한 초심자가 하는 실수는 대개 비슷하다.

주식도 마찬가지.

쏟아진 많은 사연들 중에서 일부러 그런 케이스를 골랐다.

끼익−!

소라와 함께 차를 타고 가고 있다.

선정된 투자자를 만나기 위해서 말이다.

─하늘바람님께서 1,000원 후원!

와 직접 가주는 거임?

"투자 환경에 따라서 그 사람이 지향해야 할 매매 방식이 달라지니까요."

−찾아가는 서비스

−뭐 사라고만 하는 애널리스트들이랑 다르네

−회사원이면 어떻게 해야 함?

−유동성 공급자 만나러 가즈아!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공감하기 좋다.

실제 사람과 마주한다는 건.

'현실감이 있잖아.'

주식.

여전히 하는 사람보다 하지 않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

무섭기 때문이다.

어디서 돈 잃었다는 이야기만 자주 들린다.

"확실히 회사원이면 안정적인 매매를 지향하는 게 날 것 같아요."

"그 안정적이라는 게 힘든 거야."

"?"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주식을 해본 사람들도 느끼는 것이다.

'거기서부터가 잘못된 거거든.'

신청을 한 투자자의 집에 도착한다.

작은 빌라에 세 들어 살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32살 회사원 김용택입니다."

"본인의 사연을 시청자분들 앞에서 간단하게 설명 좀 부탁드릴게요."

"아, 네……."

−생긴 건 건실하네

−어쩌다 천만 원이나 잃었지 ㄷㄷ

−딱 봐도 친구 말 듣고 투자했다가 꼻은 듯 ㅋㅋㅋㅋㅋ

−욕심 부린 거 아님?

평범한 직장인이다.

주식을 하게 된 이유도, 잃게 된 과정도.

'어떤 의미로는 모범생이네.'

예상에서 한 치도 엇나가지 않는다.

개미들의 흔한 시나리오다.

"처음에는 잘됐는데 액수를 늘리자마자 갑자기 막 내려가서……."

"잠도 안 오고, 밥도 안 넘어가고 미치겠죠?"

"어떻게 알았어요?"

"님 같은 사람 존나 많거든요."

"……."

초심자의 행운.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자 도박장 주인이 환수에 들어갔다.

'그 행운이 더 이어질 수도 있긴 한데.'

결국 결말은 같다.

운으로 번 돈은 늦든 빠르든 언젠가 잃게 되어있다.

"상담하러 와서 말싸가지가 그게 뭐에요!"

"이 정도면 상당히 자중하는 건데?"

"그렇긴……, 해요."

−이렇게 쉽게 인정한다고?

−평소에는 대체 어떻길래

−방송에서도 헛소리 많이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식 물리면 밥 안 넘어가긴 하지

한 가지 다행인 것은 늦지 않았다.

진짜 최악으로 가기 직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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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님의 계좌』

이누야스시스│10,000주│−18.89%

평가 손익: −10,001,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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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씨의 계좌.

현재 19%를 잃었다.

여기서 더 잃기 시작하면.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모드가 돼버리지.'

급등주에 불나방처럼 달려든다.

조금 따고, 많이 잃고를 반복하다 시드가 순식간에 갈려나간다.

주식으로 몇 억 날렸다더라!

그런 사람들이 돈을 잃게 된 이유는 이 마지막 단계를 거쳤기 때문이다.

"솔직히 그런 생각 많이 했거든요. 엄청 오르는 주식에 잠깐만 넣었다 빼면 복구할 수 있는데……."

"아마 이대로 시간 지났으면 했을지도 몰라요."

"아."

도박에서도 똑같이 일어나는 현상이다.

진짜 본전만 돌려주면 그만두겠다.

'돌려주겠냐고.'

도박과 주식.

괜히 비슷하다는 게 아니다.

사람의 심리로 움직이는 게임이다.

"오늘 제가 도와드릴 것은 손실을 인정하는 것이에요."

"손실이요……."

"그리고 자기만의 매매법을 찾는 방법이에요."

−손실 인정하는 게 어렵지

−개꿀주가 뭔지는 안 가르쳐주네 ㄷㄷ

−그냥 2배 갈 거 가르쳐주면 안됨?

−손절하기 싫을 텐데 ㅋㅋㅋㅋㅋㅋ

반대로 말을 하면 그짓만 안 하면 된다.

그리고 조금씩이라도 알아가면 된다.

'주식은 도박이 아니니까.'

코스닥 개잡주가 아니고서야 말이다.

주식이 오르고 내리는 데는 근거가 있다.

그것을 스스로 사고하는 방법.

주식의 세계에 발걸음을 내딛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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