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395화 (395/450)

EP.395

재무 마사지

기업의 운영.

자영업자처럼 물건 떼다 팔면 전부인 사업이 아니다.

'큰 돈을 굴린다는 게.'

부채를 얼마나 잘 쓰느냐에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최대한 이자를 줄인다.

난 빚이 없는데?

절대 자랑이 아니고, 회사 사장의 능력이 없다의 동의어다.

"회사가 건전하고, 성장성이 있으면 돈을 빌려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거든."

"……."

본인 돈을 쓰는 것보다 싸다.

본인 돈도 잠재적인 이자 수익을 포기하는 셈이니까.

'개인보다는 회사가 더 신용이 두터울 거 아니야.'

신용이 두텁다면?

더 낮은 금리로 빌릴 수 있다.

기업들은 금리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아아!"

마사지를 받고는 한다.

침대에 누워서 신음을 지르고 있는 소라처럼 말이다.

"힘이 좀 들어갈 거에요 고갱님."

"아!"

"어깨가 왜 이렇게 단단……, 하실 만도 하네요 호호."

뭉쳐진 부분.

부드럽게 주물러서 푼다.

마사지의 기본적인 원리다.

'마찬가지로.'

재무제표도 마사지를 한다.

이른바 '재무 마사지'라고 불리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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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회계의 종류』

1. 매출액 부풀리기

2. 손실 누락시키기

3. 투자금 빼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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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회계.

당연히 불법이다.

하지만 방법에 따라서는 합법으로 만들 수 있다.

"그게 말이 돼요?"

"말이 되니까 하지."

"아니, 상식적으로……."

"이년 가슴 마사지 좀 해줘요."

"%$%#!"

강남의 뷰티샵에 왔다.

수현이 나의 카드로 뺀질나게 드나드는 곳이다.

'하도 많이 써서.'

초우량 고객.

VVIP를 획득한지 오래다.

가게 마담이, 아니 실장님이 전속처럼 따라붙는다.

"자, 잠깐만요."

"괜찮아요 고객님~."

"남성분들은 발기도 자주 하시는데."

여러가지 비밀 서비스도 제공해준다.

관리사 언니들이 소라의 온몸 곳곳을 주무른다.

'약간 3P 하는 느낌이라 흥분되네.'

단단하게 선 꼭지.

오일이 흘러 떨어진다.

그대로 쓱쓱 문지른다.

봉긋한 가슴이 반짝거리는 오일로 뒤덮인다.

AV에서나 봤을 법한 광경이다.

"아, 아……. 이거 시원해."

"가지는 마."

"안 가!"

마사지가 익숙하지 않다.

처음에는 수치심으로 굳어있던 소라도 점점 풀린다.

'하도 뒤지게 커가지고.'

들고 다니기가 힘들다.

유방의 무게로 인한 어깨결림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아, 아, 아앙♡♡"

허리에도 꽤나 무리가 간다.

그래서 가슴 큰 애들 중 허리 수술한 애들이 많다.

눈물까지 흘리며 좋아한다.

어깨와 허리에 성감대라도 개발되고 있는 것 같다.

'누가 들으면 스웨디시 영업하는 줄 알겠어.'

충분히 오해할 만한 신음이 울려 퍼진다.

어른의 안마방에 와버린 기분이다.

당연히 그런 서비스는 없다.

하지만 VIP 중에서도 VIP인 고객이기 때문에.

"5시에 손님분 예약 있으시거든요. 옆에 샤워실 있으니까 그때까지만 자리 비워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눈치껏 자리를 비켜준다.

아직 3시가 채 되지 않았다는 걸 생각하면.

'그 정도 눈치 없으면 VIP들 상대로 서비스업 못하지.'

높은 요금을 받는 이유.

덕분에 분위기 좋은 밀실이 마련됐다.

"하아, 하아, 하아……."

따끈하게 데워져 있다.

침대 위에서 소라가 여운을 즐기고 있다.

잘 개발한 여성의 육체는 민감하다.

전문 관리사가 살살 풀어줬으니.

'딱 알맞게 익었겠지.'

오일도 잘 발라두었다.

큼지막한 살덩이에 손을 착 하고 얹는다.

"겁나 팔딱팔딱 움직이네."

"아, 정말……."

"함 하자."

"여기서?!"

소라는 아직 상황 파악을 못하고 있다.

직원들이 배려해줬다는 걸.

'이 차려진 밥상을 어떻게 안 먹고 가.'

씻고, 차 타고, 호텔 가는 사이에 다 식는다.

따끈할 때 먹고 싶기 마련이다.

마사지를 받은 몸.

평소 이상으로 쌔끈하고 잘 빠진 건 기분 탓이 아니다.

"괜찮다니까."

"괜찮긴 개뿔."

"닥치고 자세나 잡아."

"으힉♡"

그러려고 받는 게 마사지니까.

뭉친 근육이 풀리며 힘도 쏙 빠졌다.

배를 통! 하고 치자 다리가 벌어진다.

덮어둔 수건이 흘러내린다.

'안 젖었을 리가 없지.'

꿀물이 올라와 있다.

물건을 갖다 대자 스르륵 빨려 들어간다.

"난 몰라……."

"오늘 느낌 좋다."

"들키면 아! 알아서 해."

소라도 발정이 나있다.

제정신이었으면 엎어서라도 말렸겠지만.

'지도 하고 싶으면서.'

안에 닿자마자 몸이 바르르 떨린다.

질 근육도 꿈틀대며 졸라 댄다.

철벅! 철벅!

피부에 발린 오일.

은은한 조명 덕에 더 야시시하게 보인다.

살 부딪히는 소리가 조용한 방 안에 울린다.

조임은 조임대로 맛있고.

"이 좋은 걸 왜 안 했지."

"미친 짓이니까 안 하지."

"이래도? 이래도?"

"♡♡♡"

미끄러지기까지 한다.

평소보다 빠른 피스톤질에 숨 쉴 여유마저 잊는다.

조임으로 대답한다.

헐거워지기는 커녕 떡 칠 맛이 나는 맛있는 구멍이다.

'침대 존나 삐걱대네.'

마사지 침대다 보니 내구성이 약하다.

진동을 죽일 겸 소라의 몸에 엎어진다.

안 그래도 보드라운 살결은 마사지와 오일 덕에 녹아내릴 것 같다.

안고 있는 느낌이 죽인다.

"신음 내고 싶어?"

"……."

"괜찮아. VVIP니까."

고개를 끄덕끄덕한다.

마음이 허락하지 않은 듯 품속에서 따듯한 숨결만을 내뿜는다.

'야외플 마렵게시리.'

소라로서는 부끄러워한다.

하지만 남자에게는 본능적인 욕망이 있다.

이 훌륭한 여자가 내 것이라는 사실.

과시하고 싶은 마음이 말이다.

"샤워실 갈까? 샤워하면서 할까?"

"……."

"알았어. 가서 따먹어줄게."

그래서 여자를 소유물이라고 하는 걸지도 모른다.

아직은 익숙하지 않다.

'쾌감 정도는 느끼는 것 같지만.'

마조히즘은 개발하기 나름이다.

소라도 훌륭한 개변태 치녀가 될 수 있다.

쏴아아아아─!

성욕에는 솔직해졌다.

샤워실에서 세 번이나 하고 나서야 돌아간다.

"진짜 내가 못 살아……."

"마사지가 뭔지는 알게 됐잖아."

"이건 그냥 마사지잖아!"

재무 마사지도 맥락은 같다.

회사를 맛있어 보이게 만드는 작업이다.

'그런 거 안 해도 맛있긴 하지만.'

받지 않아도 맛있는 우량기업이다.

소라는 그렇다는 이야기다.

매력적이지 못한 기업들은?

마사지를 받아서라도 꾸미는 것이다.

"상장 전에 재무 마사지 한 번 받는 것은 관례라고 할 수 있지."

"불법 아니에요?"

"합법적인 방법도 있다니까."

대표적인 것인 상품권.

가끔씩 인터넷에 보면 말도 안되게 싸게 팔곤 한다.

'그게 다 이유가 있다는 거지.'

단기적인 매출이 상승한다.

재무제표상으로 실적이 좋게 나온다.

사자마자 바로 쓰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결국 다음 분기에는 안 좋아지는 거잖아요."

"카드 돌려막기 같은 거지."

"사기네."

당연히 적자.

그래도 잠깐 동안은 재무제표가 좋아 보일 수 있다.

'상장 전에 많이 하는 이유고.'

공모가를 높여서 투자금을 많이 땡긴다.

업계에서는 기본적인 수법이다.

"손실도 누락시켜요?"

"너도 제기했잖아. 무형자산화에 대해."

"아, 그거!"

바이오주에서 많이 써먹는다.

연구개발비의 비중이 높다 보니.

'그걸 다 반영하면 당연히 적자거든.'

그것도 엄청난 적자.

초록창 들어가서 보면 화면이 아주 새빨갛다.

그 기간이 너무 길어지면?

상장폐지의 절차를 밟게 될지도 모른다.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처리해서 회계상 실적이 좋아 보이게 하는 거지."

"분식회계 맞지 않아요?"

"워낙 비일비재한 일이라 큰 귀책 사유까지는 아니다."

"하아……."

재무제표를 봐야 한다!

투자자라면 한 번쯤 들어보는 이야기다.

'정작 보는 사람은 거의 없지.'

끽해야 매출과 영업이익+부채 비율 정도.

자세히 본다면 여러가지가 있다.

회사의 진짜 내부사정이 담겨있다.

소라로서는 한숨을 쉴 만도 하지만.

"투자금은 어떻게 빼돌려요?"

"경주왕 엄복동 기억 안 나?"

"엄복동이 왜 나와."

"우라노스도 투자를 했으니까."

결코 의미가 없는 일은 아니다.

우라노스는 이전부터 뒤가 구린 기업이었다.

'우라노스 엔터라는 회사를 차려서.'

엄복동을 만드는데 일조했다.

제정신이라면 못할 짓이다.

돈이 썩어 나나?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영화에 투자했다는 그럴 듯한 명목이 생긴다.

"그딴 영화에 투자를 했다고요?"

"아무튼 명분은 있으니까 트집은 잡을 수 없는 거지."

"씨발."

분식회계.

당연히 불법이다.

금감원도 바보가 아니다.

주주들도 생각보다 똑똑한 사람들이 많다.

허튼 짓 하다가는 손 모가지 날아간다.

'언제나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는 법이지.'

다른 나라였다면 종신형을 선고 받는다.

미국은 징역 150년까지도 때린다.

한국은 사기죄에 대한 처벌이 관대하다.

사기공화국이라 불리는 이유다.

기업들은 별의별 방법을 다 쓴다.

작정하고 속이니 속을 수밖에 없다.

"완전 주식에 회의감이 들 지경인데."

"그러니까 필요한 거지."

"?"

"투자자라는 직업이."

소액 주주들은 그렇다는 이야기다.

허점이 발견됐다고 해도 뭐 어쩔 거야?

'경찰서에 신고한다고 아 그렇습니까? 하고 받아주는 일반 범죄와 다르거든.'

금융 범죄는 약육강식의 세계다.

약자에게는 발언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끼익−!

이전이었다면 그랬을 일.

지금의 나에게는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넓어졌다.

"탐방 약속을 잡았다고요?"

"그래."

"근데 저는……."

"마사지를 받았잖아."

색기가 흘러넘친다.

화려하게 치장까지 하면 평소와는 전혀 분위기가 다르다.

'이쪽도 마사지를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적어도 데리고 가는 데는 문제가 없다.

직접 가서 실상을 확인해준다.

소라가 제기하는 의혹.

만약 사실이라면 큰 거 한 방 해먹을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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