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387화 (387/450)

EP.387

수확

연기금의 시장 개입.

〔한국 주식 갤러리〕

─손익좌를 신뢰하긴 하지만……

─3분기 컨센서스 아주 좆박았구나

─손익좌 게시 떴냐?

─주식존예여신 상승장 보네

투자자들의 최대 이슈였다.

언제 다시 물량을 던질지 불안하다.

─주식존예여신 상승장 보네

이년 정신 못 차리고 또 풀매수 박음 ㅋㅋㅋㅋㅋㅋㅋㅋ

└또 엉덩이 흔들겠누 ㅋㅋㅋㅋㅋㅋㅋ

└징징대는 거 커여움

└이 시국에 매수를 한다고??

└연기금 탐방도 갔다 오고 주붕이들보단 낫더라

풀매수로 지수를 올렸다면?

풀매도로 지수를 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불안 심리가 조성됐다.

일부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서서히 가라앉는다.

─손익좌 게시 떴냐?

[반도체 저점인 거 설명하는 상황.jpg]

풀매수 때리란다 ㅇㅇ

└이 글 보고 바로 풀매수

└손익좌도 연기금 이슈 신경도 안 쓰나 보네

└슴가좌 아는 오빠도 사라고 하던데

└고수들 믿고 달린다

기우.

괜한 걱정일 수 있다.

그 이상의 믿음을 심어주는 것으로 탈피가 가능하다.

투자 심리가 살아나게 된다.

그럴 뻔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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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

2049.81 ▼50.71 (−2.41%)

[폭등했다가 조정 받고 있는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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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가 흔들린다.

기관의 대량 매도가 나오며 불안 심리가 다시 커진다.

─3분기 컨센서스 아주 좆박았구나

[코스피 3분기 실적 preview.jpg]

증권사 예측치 다 박살 낢

수출 규제 여파가 크긴 컸나 봐

└설마 저걸 상회 못하나?

└응 선반영~

글쓴이− 경제 개박살 났는데 선반영 ㅇㅈㄹㅋㅋㅋㅋㅋㅋㅋㅋ

└증권사 컨센은 믿을 게 못돼

실제 이슈도 있다.

실적.

주가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가장 본질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기업의 가치라는 것은.

─손익좌를 신뢰하긴 하지만……

암만 봐도 3분기 실적은 좆박을 거임

거기에 따른 조정 나올 거고

그때 사는 게 합리적이다

└방송에서 트레이딩 관점으로 설명할 순 없으니 ㅇㅇ

└자산 많아지면 엉덩이 무거워지잖아

└이 새끼들 손익좌 무시해?

└이래서 알고도 따라하기가 힘들구나

실적을 따라가게 돼있다.

산책을 나온 개와 주인처럼 말이다.

'당연히 그건 알고 있는데…….'

소라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아니, 상식과도 같은 일이다.

가치투자.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격언이다.

「경제와 주가의 관계는 산책 나온 주인과 개와 같다」− 앙드레 코스톨라니(André Kostolany)

하루하루의 변동에 현혹되지 마라.

본래 가치를 찾아갈 것이다.

그 원리를 가르쳐준다.

개가 앞서가거나 잠깐 뒤처질 수는 있어도.

"실적 우려에 대한 악재는 다 반영이 돼있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지금은 매수 기회?"

−코수 야회 ㄷㄷ

−이러다 또 물리겠네

−눈나 유동성 공급해주는 거야?

−빵댕이나 흔들어 이년아

충신지빡이님이 채팅금지 1회가 되었습니다.

결국 주인을 따라간다.

따라서 좋은 주식을 사고 안심하고 묻어두면 된다.

'그렇게 간단하면 얼마나 좋겠어…….'

실제로는 훨씬 고난하다.

신경 써야 할 요소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한국 주식.

생각지도 못한 이유로 주가가 내려가는 일이 비일비재한다.

─충신지빡이님께서 1,000원 후원!

어닝쇼크로 주가 하락시 비키니 공약 걸 수 있음??

"그래 까짓 거 걸지."

지난 3년간 숱하게 경험해왔다.

실적 우려 정도는 충분히 견딜 수 있다.

'내가 기관이라도 지금 기회를 이용하고 싶을 거야.'

개인들이 공포에 질려있다.

지난 하락장의 여운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이다.

시장을 흔들기 딱 좋은 시기.

예상된 악재에 겁을 먹어서는 안된다.

─벌레좋아크앙님께서 10,000원 후원!

지지합니다

─여캠방죽돌이님께서 50,000원 후원!

눈나 빵댕이만 믿을게……

─동백나무첼로님께서 1,000원 후원!

작년부터 계속 처물려있었는데 내가 죽나 코스피나 죽나 해보려고요

그것을 떨쳐내야만 한다.

주가 하락의 두려움을 견뎌내는 것이다.

'제발.'

겉으로는 그렇게 말을 했지만, 속으로는 쫄리는 것도 사실이다.

만약 틀리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춤이라도 춰서라도 버티는 수밖에 없는데.

한국신문− 「3분기 10대 그룹 영업이익 40% 감소...미래차만 증가」

팩트뉴스− 「코스피 상장사 58%, 추정치 넘어서는 어닝 서프라이즈」

데일리뉴스− 「실적 시즌 본격화…이익추정치 상향에 코스피 전망 ‘맑음」

천만다행.

아니, 상상도 못했다.

줄줄이 어닝 서프라이즈가 뜬다.

시장의 예측치를 초과한 이익을 거둔 것이다.

그 자체라면 그럴 수 있지만.

─내꿈은단타왕님께서 10,000원 후원!

속보) 오성전자 어닝서프 영업익 전년비 20.2%↓ 어닝서프라이즈

"와 진짜? 구라핑이면 진짜 때린다."

−업계포상 캬

−줄었는데 왜 호재야??

−컨센이 마이너스 50이었는데 20%면 선방한 거

−구라면 H컵으로 맞을 준비해라 ㅇㅇ;

기적이 일어난다.

컨센서스가 워낙 낮았기 때문에 초과하는 일 자체는 호재가 아니다.

오히려 내릴 수도 있다.

기업 실적이 꺾인 것은 결국 맞지 않냐?

'근데 이 정도로 선방하면.'

호재라고 보는 게타당하다.

하나둘 발표가 날수록 확실해진다.

─기관님이 숏커버링을 합니다!

외국인님이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더블 킬!

트리플 킬!

공매도를 쳤던 기관.

울며 겨자 먹기로 대량의 숏커버링이 들어온다.

등 뒤를 밀어버리는 외국인의 순매수도 이어진다.

지수가 폭등한다.

−대 말 올

−코스피 2500 가즈아!!

−실적 좋은데 어칼 건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찐상승인 듯?

−외국인, 기관 쌍매수 ㄷㄷ

−와 진짜 연기금 안 파네

−코스피 플3 야스 출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오른다고……?

주식의 가치에 기반한 랠리.

절대 가짜일 수가 없는 진짜 상승이다.

─여캠방큰손님께서 1,000,000원 후원!

눈나 믿고 매수하길 잘했음 ㅠㅠ

"100만 원 감사드립니다! 실적이 잘 나와서 다행인 것 같아요. 한국을 위해서도 그렇고."

−애국녀 ㄷㄷ

−크~ 국뽕에 취한다

−한국에 숏 친 호로매국개미 없제? 컄ㅋㅋㅋㅋㅋ

−실적 보니 기업은 탄탄함!

개미가 이겼다!

개인 투자자들의 베팅이 승리한 것으로 떠들썩해진다.

세간에서는 이슈가 된다.

자신도 조금은 기여했다는 것에.

'세력들의 흔드는 것에 털리면 안되지.'

소라로서는 뿌듯한 마음을 느꼈지만.

* * *

슈퍼개미.

세간에서 띄워주는 것만큼 좋은 입장은 아니다.

"선생님 덕분에 살았습니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요."

"아닙니다. 정말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그래봤자 결국 개미이기 때문이다.

시장 전체에서 봤을 때는.

'벌레잖아.'

언제든 찍어 터트릴 수 있다.

파리채를 조금 높게 들어야 할 뿐이다.

"풋옵션 헷지를 걸어둔 덕분에 실적을 선방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분기의 투자 계획도 더 과감하게 세울 수 있었고요."

가끔씩 일어난다.

기관이 슈퍼개미를 잡기 위해 시장을 조작하는 일이.

'시골국수 사건이 제일 유명하지.'

옵션 만기 1분을 남기고 17포인트를 내렸다.

누가 봐도 인위적인 움직임.

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주식 시장에는 반칙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짚어주신 시기도 딱 맞아서……."

"지난 일은 그쯤 해두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아, 네! 앞으로도 찬욱씨가 고문을 맡아주셨으면 하거든요. 저희 증권팀에서도 만장일치가 나왔습니다!"

써먹는 쪽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

고문도 그래서 맡아주는 것이다.

'회사의 실적을 누구보다 잘 알 수 있으니까.'

시장의 움직임을 살필 수 있다.

실적 발표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기업의 어닝.

투자 심리를 쥐고 흔드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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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

2102.99 ▲84.1 (+4.16%)

[조정 받았다가 폭등하고 있는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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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가 폭등하게 된다.

한국 기업이 살아날 거라는 확신이 선다.

"신규 설비 투자는 어떻게 보시나요?

"중기적인 계획인가요, 장기적인 계획인가요?"

"1년 가까이 걸리는 프로젝트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추진하세요."

실질적인 효과도 있다.

베팅.

기업들이 하는 것도 결국 투자다.

'투자를 하려면 확신이 있어야 하는데.'

당장 실적이 부진하다.

장밋빛 미래만 가지고 투자를 결정할 수는 없다.

영업이익 방어가 그것을 가능케 한다.

더 공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든다.

위이잉~!

다른 기업들도 속속들이 투자 소식을 내놓을 것이다.

상승장의 연료가 된다.

'그러니까.'

시장이 좋을 거라는 전망.

상담을 했던 4개월 전부터 그려두었던 밑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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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욱님의 계좌』

콜매수│20,000,000,000│+111,784,000,000│+558.92%

평가 손익: +111,784,0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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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인 움직임에 흔들리지 않는다.

일부러 12월 만기의 장기 옵션을 걸어두었다.

'중간에 털려고 헛짓거리 하는 것도 생각을 해둔 거지.'

휴지 조각이었던 콜옵션.

올해 말쯤 되면 증권사 이사 수십쯤 퇴사시킬 금액이 될 것이다.

<진짜 찐바닥 맞죠? 역시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가져야…….>

소라로서도 신이 날 만하다.

저점을 잡았다.

주식은 공포에 사야 한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

그렇게 간단한 이야기가 아닐 뿐이다.

경제학자.

잘나신 분들이 주식을 못하는 것은.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거거든.'

실물 경제에서는 다른 일이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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