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385화 (385/450)

EP.385

연기금 펀치

증시의 악재.

〔한국 주식 갤러리〕

─외궈형님들 연기금 조공 맛있게 먹고 떠나누 ㅋㅋㅋㅋㅋㅋㅋ

─인버스 비중 늘렸습니다.jpg

─연기금도 걍 개물린 거임

─연기금 2조 매수했다는 놈들 봐라 ㅋㅋ

투자자들은 공포에 떨 수밖에 없다.

내리면 내려서.

오르면 올라서.

─연기금 2조 매수했다는 놈들 봐라 ㅋㅋ

[2019년 1~9월 매매 동향.jpg]

8월에 2조 매수한 것만 주목 받는데

연초부터 따지면 8조 2천 억 순매수다

└연금으로 저 지랄한 거냐ㅋㅋㅋㅋㅋㅋ

└2030은 걍 연금 없다고 보면 되겠네

└무서버

└진짜 지령이 아니고서야 저렇게 살 수 있나?

하락장의 여운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2년간 내리기만 했다.

트라우마가 돼버릴 지경이다.

쉽게 떨쳐내라고 하는 것은 무리다.

─연기금도 걍 개물린 거임

억지로 사서 끌어올릴 수는 있겠지

파는 건 어떡할 건데?

연기금이 매도 박는 순간

외국인, 기관 쌍매도 박으면서 지수 폭락함

개미처럼 하루이틀 안에 팔 수 있는 물량이 아니라 걍 좆됐다고 봐야 됨

└여러분 걱정마십쇼 코스피는 연기금이 지키고 있습니다

└오필승 애국코리아펀드 사망각 뜨나?

└응 나라 미래 팔아서 더 살 끄야~

└연기금주도성장 가즈아!

안 좋은 소식도 계속 들려온다.

증시가 폭락할 것만 같은 전조 말이다.

주식을 가지고 있기 힘들다.

속삭이는 달콤한 유혹에 빠지고 싶어진다.

─인버스 비중 늘렸습니다.jpg

[한국 수출, 1년 전보다 9% 줄어… 10대 수출국 중 최대폭 감소.News]

코스피 상승에 대한 피로

연기금 매도에 대한 우려

대통령 귀국 예정

경제 좆망

모든 퍼즐은 맞춰졌다 ㅅㄱ

└샀습니다 선생님

└대통령 버스 2X 출발~!

└와 진짜 숏 마렵긴 하네

└코스피의 유일한 성장주……

주가의 하락.

기회가 될 때도 있기 때문이다.

그것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을 보았다.

최소한 주식을 사는 것이 망설여진다.

매수 버튼을 누르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수도권 지진 전조?

송도 메탄 냄새

서해안 고속도로 뒤틀림

인천 수도 녹물

천안 수도 녹물

SRT터널 레일 뒤틀림

└강남 붕괴각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도 대멸망!

└이렇게 조선이 사라지나

└수혜주 머냐?

평소라면 신경도 안 쓸 것들.

주식을 매수하기 싫은 근거로 작용하게 된다.

"정보팀 작업 끝났습니다."

"운용지원팀 분석 일치했습니다."

"트레이딩팀 포지션 준비되었습니다."

그것을 조장한다.

기관들은 하나의 거대한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려고 한다.

'좋아, 계획대로 착착 이루어지고 있어.'

개미투자증권도 참여하고 있다.

유동건 이사는 음흉한 미소를 짓는다.

이 날을 위해 준비한 게 한둘이 아니다.

업무와 금전적인 부분은 기본이다.

"트레이딩 3팀 의견 있습니다."

"뭐지?"

"이 정도로 편향된 포지션을 잡으면 반대 상황에서 손실이 막대해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연기금의 대량 매도가 나온다거나……."

트레이딩팀.

일리가 있는 관점이다.

세간에서도 우려를 하고 있지만.

'이래서 트레이더 놈들은.'

트레이더는 기술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본다.

한 매수 주체가 억지로 끌어올린 것은 건전한 상승이 될 수 없다.

그 매수 주체가 팔지 않는다면?

증권사가 존재하는 것은 단순히 거대한 자금을 끌어오기 위함만이 아니다.

"리스크 관리팀장 강오성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려서 그럴 일은 없다고 단언하겠습니다."

"대체 무슨 근거로요?"

"단언은 좀 과한데."

시장의 정보들.

여러가지 관점에서 알 수 있다.

강오성 팀장도 그중에 한 명이다.

'연기금의 의도가 궁금하면.'

연기금의 인간을 스카웃하면 된다.

그는 국민연금 운용본부의 간부 출신이다.

"지금 국민연금 이사장이 누구인지 아십니까?"

"누구였더라?"

"이사장까지는 잘……."

"여당 출신 정치인입니다. 정치권에 거슬리는 짓을 할 리가 없습니다."

""!!""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각 주식에 대한 세세한 포지션은 달라져도.

'큰 틀에서는 유추할 수 있다는 거지.'

어째서 정치권 인사를?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일이다.

증권가에서도 그 의도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이번 하락장을 거치며 확실해졌다.

정부의 입김이 국민연금에 닿는다는 사실이 말이다.

"진짜?"

"그건 좀 소름 돋네."

"손익좌의 말이 사실이었나 봐. 지지율 신경 쓴다더니."

그것을 한 발 늦게 파악했다.

워낙 하락 모멘텀이 크다 보니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뒀다.

'만에 하나 모르기도 하고.'

거대한 자금.

손실이 생기면 수억, 수십 억 단위가 아니다.

수천 억이 날아가고, 수십 명이 책임을 지게 된다.

연기금이 받쳐준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상 매수를 할 수 있다.

마침 시장도 공포를 조성하기 딱 안성맞춤이다.

한국신문− 「증시 하락 모멘텀 커져..코스피, 2000선 이탈 우려」

팩트뉴스− 「"미중 무역분쟁에 일본 수출규제” 기업, 9월도 어렵다」

데일리뉴스− 「'다시 한 번 연기금이냐, 아니면 연기금의 배신이냐?」

여러 악재가 겹친다.

개미들은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보가 앞서는 기관에서는.

"정보팀입니다. 이번 2분기 기업 실적은 시장에 공포를 주기 충분합니다. 내부 협력자……, 아니 관계자들에 따르면 실적 전망이 어둡습니다."

다 알고 있다.

기업에 자금 출자를 해주는 것이 바로 증권사이기 때문이다.

아예 대놓고 관계를 맺기도 한다.

채권 매입과 우호지분 등으로 얽힌다.

'살짝 내리는 척하면서 받아먹고, 기업들에게 호재 좀 발표하라고 하면 완벽하지.'

선제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실적이 나쁜 기업은 미리 숏 포지션을 잡아둔다.

그리고 시장이 공포에 물들었을 때 회수한다.

그것을 하기 최적화된 상황이다.

"정보팀과 리스크 관리팀의 말이 사실이라면 저희 트레이딩팀도 동의하겠습니다. 개인들의 숏 포지션이 커지고 있거든요."

지난 2년.

내리 하락장이었다 보니 숏을 노리는 개미들이 많아진 것이다.

'회의에 참석하길 잘했어.'

트레이딩 3팀의 이원영 과장은 최근 실적이 좋지 않다.

애국 테마주의 영향이다.

공매도를 친 것이 실수였다.

외국인의 개입으로 하락 시기가 늦춰졌다.

손실을 감수하고 숏커버링을 해야 했다.

가장 중요한 멘탈에도 금이 가며.

"운용지원팀입니다. 아직 그렇게 매물대가 쌓이진 않았습니다만……."

"현장에서 파악하기로는 그러한 기류가 있습니다. 본격적인 하락장이 시작되면 개인들의 숏 포지션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일종의 밈도 있어서."

"대통령 버스 말이지요?"

이번 상승장에서도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게 다 그 녀석 때문이다.

'손익좌 그놈한테도 꼭 돌려줄 게 있고.'

손익좌의 계좌.

참고했던 것이 자충수가 됐다.

마치 알고 있다는 듯이 기묘하게 움직인다.

최근에는 콜옵션을 엄청나게 쌓아뒀다.

이번 상승장에서 천문학적인 이득을 봤을 것이다.

그 꼴을 두고 볼 수 없다.

이원영은 회의의 내용을 되새기며 복수의 칼날을 간다.

* * *

하락장.

─슴가가3Kg님께서 1,000원 후원!

지금 사면 좆된다니까!!

"아니야. 안 사는 게 더 좆돼."

−연기금이 1000억도 안 팔았다니까?

−연금 주려면 다 팔아야 되는데 ㅋㅋ

−야수의 심장

−좆좆거리는 거 꼴리누……

기관의 대량 매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소라도 모르지 않다.

'무서울 만해.'

연기금이 언제 매도할지 모른다.

2분기 실적도 좋을래야 좋을 수가 없다.

하지만 시장은 선반영을 한다.

실적에 관한 불안은 지난 하락장으로 끝났다.

─눈나나주거님께서 1,000원 후원!

연기금이 파는 순간 바로 2천 뚫는데?

"네, 근데 연기금이 대량으로 매도만 하지 않으면 다시 상승장이 이어질 수 있을 거라고 봐서요."

남은 것은 연기금.

주식을 되팔지 모른다.

시청자들의 이야기도 분명히 일리가 있지만.

---------------------------------------------+

『코스피 지수』

2049.81 ▼50.71 (−2.41%)

[폭등했다가 조정 받고 있는 그래프.jpg]

+---------------------------------------------

그 불안이 주가에 반영돼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주식이 싼 것이다.

−그러니까 그걸 어떻게 알음?

−너무 무지성인데

−알빠롱!

−일단 2천은 뚫고 사야지

−응 코스피 팔아서 연금 줄 거야~

−아직 시작도 안 했다

−기업들 실적은?

−입 벌려라 8조 들어간다 ^^

연기금이 팔지 않는다면?

단기간의 조정으로 끝나고 상승장이 재시작될 수 있다.

'직접 가보지 않았으면 나도 흔들렸겠지.'

공포에 떨게 된다.

손해를 조금만 봐도 팔고 싶고, 이득이 생겨도 오래 들고 있지 못한다.

─멘탈강한신입님께서 1,000원 후원!

연기금에 가봤다고??

"아는 오빠랑 탐방 갔다 왔거든요. 운용역분들이랑 상담을 해봤는데 단기간에 시장을 흔들 것 같지는 않았어요."

눈으로 봤기 때문에 확신할 수 있다.

자신의 포지션이 옳다는 사실을 말이다.

'아무리 잘 사도, 잘 팔지 못하면 성공한 매매가 아니니까.'

차트로 보면 쉬워 보이는 것.

실제로 하면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주식을 사는 데도, 파는 데도 근거가 필요하다.

그것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오오

−그 오빠 쌉고수잖아

−야럼 코정이지

−진짜 귀중한 정보네

−근데 어디까지나 추측 아니에요?

−흠터레스팅……

−난 그 오빠분이 제일 궁금함 ㅋㅋㅋㅋㅋㅋ

−슴가단은 롱베팅하면 된다는 거죠?

정치적인 시각까지 포함해야 한다.

시장이 움직이는 원리는 매우 복잡하다.

자신이 생각하는 트레이더의 모습.

가까워졌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마약은 절대 안 할 거지만.'

현실은 조금 많이 괴상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