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370화 (370/450)

EP.370

한국 안 망함

손익좌.

지상파의 여러 유명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있다.

'요즘 좀 이름을 날리는 것 같은데…….'

그런 전문가가 한둘이 아니다.

반대쪽 패널로 나온 최용배는 입맛을 다신다.

먹잇감이다.

상대방이 유명하면 유명할수록 자신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다.

"제가 잘못 들은 거면 좋겠지만……, 일본 주식을 샀다는 풍문이 있거든요. 일본 주식이요!"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최상이다.

한일 분쟁.

일본을 까는 걸 시청자들이 원한다.

절대적인 선의 입장에서 두들겨 팰 수 있다.

손익좌의 약점에 대해 조사하고 왔다.

"네 샀습니다. 근데요?"

"어허, 이 사람 큰일 날 사람이었네……. 일본 극우들 문서를 보면 조선에 협력자들이 있다고 하던데 이런 분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었을까 염려가 됩니다."

미끼를 던진 걸 덥석 문다.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는 것이다.

'방송이 나가고 나서야 정신이 번쩍 들겠지.'

토론 방송.

무슨 서로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부딪히는 자리가 아니다.

기싸움을 하는 곳이다.

시청자들의 편에서 서서 반대쪽 패널을 팬다.

"저는 투자자입니다. 오직 제 돈을 더 불려줄 나라에 투자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 식으로 친일 행위를 합리화하는 것입니까?!"

방금 전 결정되었다.

자신은 선.

상대는 악.

시청자들의 눈에는 그렇게 보인다.

투자 고수인지 뭔지는 모르겠다.

토론 초보인 것은 방금 전 확신했다.

'이 시국에 일색 조금이라도 묻으면 큰일 난다고.'

최용배는 끓어오르는 흥분을 참을 수 없다.

전문가들이 패널로 나오는 이유.

바로 유명세를 쌓기 위함이다.

여러 강연과 방송에 출연하며 떼돈을 벌 수 있다.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경제 전문가로 힘 잔뜩 주며 다닐 생각에 들떠있었는데.

"그래서 이번에 친한파로 바꿨습니다."

"뭐라고요?"

"한국 주식 수백 억씩 사고 있습니다. 교수님은 얼마 투자하셨죠?"

"……."

예상치 못한 대답이 들려온다.

이렇게 압박을 하면 십중팔구는 횡설수설을 한다.

'어, 어?'

자기 변호에만 필사적이게 된다.

토론 경력이 적은 애송이들은 실수를 저지른다.

"그, 그게 중요합니까?!"

"교수님께서 확인되지도 않은 정보로 자꾸 괜찮다고 하니까 그렇죠. 한일 단교가 어떻게 영향이 없을 수가 있어요?"

"그런 토착왜구 같은 소리가 문제에요!"

일말의 당황도 없이 반박한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어린 놈의 자식의 말이다.

마음 같아서는 소리를 버럭 지르고 싶다.

상대 패널을 악으로 몰아가고 싶었지만.

"확신하시면 전재산 주식에 박으세요."

"아니, 갑자기 주식 얘기가 왜 나와요!"

"경제학 교수가 말로는 괜찮다고 하면서 정작 본인은 사리니까 국민들이 불안해 하는 거잖아요."

"……."

오히려 어버버하게 되는 것은 자신이었다.

대답을 할 말이 없다.

선악 논리.

그에 구애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없었던 색깔의 패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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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호 1일 좋아요 3.3천

탈일본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던데……

큰 문제는 없다고 봐도 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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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관 1일 좋아요 2.5천

아 자기 돈 박는 것보다 더 확실한 증명은 없지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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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봉 1일 좋아요 2.1천

손익좌 이분 수백 억씩 굴리는 사람입니다……

한국 승리에 수백 억 베팅하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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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 감정.

애국 심리.

한국인이라면 조금씩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몇 달이고 지속되면 옅어진다.

눈앞의 현실에 더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다.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내색을 못할 뿐.

정치 논리에 지쳤던 사람들에게 호평을 얻는다.

* * *

공중파 방송.

시청자들이 원하는 말을 해주는 것이 중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 인간들은 결국.'

대체가 된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방송계에서 롱런하지 못한다.

"안 괜찮은 걸 괜찮다고 하니까 국민들이 더 불안한 겁니다. 코스피 계속 떨어지고 있잖아요. 주가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투자를 하겠다."

−오……

−말로만 떠드는 분들보다 믿음직하네요 ^^

−코스피 떡상 가즈아!

−어떤 식으로든 해결이 된다는 거군요?

자신만의 색깔이 있어야 한다.

시청자들이 내 의견을 찾아볼 이유를 만든다.

'긍정적이라는 부분도 있고.'

벼랑 끝.

배수진을 치고 싸우고 싶어하는 애국심(?) 있는 사람도 분명 존재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기 싫다.

당장의 생계와 계좌 수익이 더 절실하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말해준다.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말이다

"앞으로는 문제가 없을 거란 건가요?"

"없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기업들도 최선을 다 하고 있고 정부에서도 노력을 할 것이기 때문에 차차 개선이 될 것이다."

"이찬욱 패널은 대통령님이 그럴 만한 경제 상식이 있다고 보십니까?"

"……."

정치 외의 분야.

경제 논리만으로 시청자들에게 안도감을 주고 싶은데.

'그러기가 힘든 분야지.'

야권에서 나온 패널이 공격적이다.

아니, 사실은 타당한 추측이다.

─우리나라가 진심으로 걱정되는 이유

[대통령曰 국가채무비율 40%가 왜 마지노선이냐?.News]

부총리가 국가채무 40% 이상은 안된다니까

대통령이 미국, 일본, 유럽은 100% 넘는데 왜 한국은 부채 늘리면 안되냐고 반문함

└왜 안되는지 몰라서 물어……?

└원화 똥휴지 만들 거면 해도 되지 컄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지금까지 농담으로 웃고 떠들었는데 웃음기 싹 사라짐

└가짜뉴스겠지 설마 하하하

커뮤니티도 괜히 불타는 게 아니다.

대통령님의 국정 운영이 걱정될 만도 하다.

'여성 대통령이시라 잘 모르실 수도 있어.'

인권을 첫 번째로 여기신다.

요즘 ESG 경영이다 뭐다 해서 아무튼 중요한 것이다.

일반적인 경제.

대부분의 서민들이 체감하는 삶에 대해서는 무심하다는 것이 섭하다.

"부족하신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죠."

"지금까지 대통령 말대로 해서 경제가 잘된 게 있냐고요!"

"지금까지 다 틀렸기 때문에 앞으로는 맞을 수 있는 겁니다."

"……."

−???

−저게 말이야 방구야

−대통령이 시켜서 나왔냐 네이노옴!!

−너무 억실 아닌가요……

그 부분이 개선될 것이다.

달라질 때도 되었다는 것이 차트로도 증명이 된다.

타악!

대통령의 지지율.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넘어서기 직전까지 와버렸다.

"차트가 데드크로스가 되기 전에 반드시 사수해야 됩니다."

"지금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무슨……."

"완전 진지한데요?"

무언가가 나오게 돼있다.

모럴헤저드를 일으켜서라도 주가를 끌어올린다.

'미국에서는 맨날 있는 일이야.'

S&P500이 트럼프의 지지율을 추종할 지경이다.

실제로 유의미하게 반영한다.

한국에서도 나타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아니, 그렇게 되리란 걸 알고 있다.

"대통령님께서도 슬슬 뭐라도 하실 겁니다. 뭐라도 하겠죠 대통령인데."

"안 하면요? 안 하면 어쩔 거냐고!!"

"그렇게 믿으면 숏을 치세요."

"……."

−아 뭐라도 하겠지 대통령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말 대잔치

−이런 전문가는 처음이야……

−진짜 경제 다시 살아나는 거 맞나요?

내년이 총선.

과반수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정책을 내놓는다.

'설사 속 빈 강정이라 하더라도.'

증시 부양에는 효과가 있다.

경제가 좋아질 거라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 * *

테라포밍.

착착 이루어지는 중이었다.

〔한국 주식 갤러리〕

─대통령 버스 2X 출발!

─이왜진) 손익좌 공중파 탐 ㄷㄷ

─곱버스 목표가 얼마 보고 있음??

─한국 망하기 전에 일본어 배워둬라

코스피가 연일 하락한다.

한국에 정이 떨어질 지경이다.

─한국 망하기 전에 일본어 배워둬라

1. 먹다 남은 거라도 괜찮습니다. 제발 저에게 먹을 것 좀 주세요 ㅠㅠ

→타베노코시데모 다이조오부데스요 제히 와타시니 타베모노쿠다사이

2. 때리지 마세요 시키는 대로 다 할게요.

→나구라나이데쿠다사이네~

3. 사장님 나빠요!

→샤초오 와루이데스

└이게 꿀팁이지 퍄퍄 ㅋㅋㅋㅋㅋ

└죠센징이 아닙니다→ 쵸센진가 아리마센

└사장님 나빠요~~~

└덴노헤이카 반자이!

반대급부로 부상하게 된다.

일뽕이 게시판을 가득 채우고 있다.

'후후, 난 이미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하는데.'

윤네바야시.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향이다.

한국이 올바른 형태를 갖춰가는 중이다.

앞으로는 더 그렇게 될 것이다.

─곱버스 목표가 얼마 보고 있음??

평단 8천 원인데

약수익 먹고 나올지 존버할지 고민이네……

└난 최소 1만 원대 본다

└존버 이 새끼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곱버스=가치투자

└아베가 용서해줄 때까진 들고 있자 ㅇㅇ;

대일본제국에 거역했다.

한국 경제는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받았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깨닫는다.

조선이 얼마나 보잘것없고 작은 나라인지.

'내 지갑도 두둑해지고.'

망국에 베팅한 보람이 차고 넘친다.

조센징들은 아주 꼴 좋게 되었다.

꽈앙!

전율이 온몸을 타고 흐른다.

일뽕이 옳았다는 사실이 증명되는 순간이다.

'멍청하고 미개한 조센징들은 꼭 처맞아야 정신이 들지.'

자신의 학창 시절.

이 나라에서 당한 수모.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지나간다.

돈을 번 것보다 희열이 앞선다.

윤네바야시의 자존감을 충족시키게 된다.

'조선이 망하면 꼭 침을 뱉으러 가주마.'

타오르는 분노를 표출할 날이 머지않았다.

한국이 곧 망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왜진) 손익좌 공중파 탐 ㄷㄷ

[KBC에 나온 사진 캡처.jpg]

멍청한 개미들이 숏 쳐서

곧 증시 반등할 거라고 주식 풀매수하라고 함

└합성 아니고?

글쓴이− 레알 참트루

└공중파에서도 불러주고 성공했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손익좌 일뽕 아니었어??

'아니, 손익좌 니가 왜?!'

자아가 분열되는 상황이 도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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