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365화 (365/450)

EP.365

역사적 고점

급등하는 주식.

〔한국 주식 갤러리〕

─한국볼펜 살 걸 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

─테마주 진짜 함부로 탔다가 지옥 볼 수 있습니다.

─염블리가 사라고 할 때 샀다면……

─[공지] 국내 벼락거지 갤러리입니다

매달 존재한다.

하지만 그 정도가 상식의 궤를 벗어나면.

─[공지] 국내 벼락거지 갤러리입니다

[한국볼펜 로고.jpg]

한국볼펜 안 사서 벼락거지 됐으면 개추……

└매국 베팅한 놈들도 개추 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국하면 돈이 벌리는데 애국을 안 해? 호로빨갱이 투기꾼이야? 큐ㅠㅠㅠㅠㅠㅠㅠ

└어이가 없농

└이 씨부랄 공장에 핵 한방 안 떨어지나

FOMO를 일으키게 된다.

짬을 먹은 투자자들도 흔들린다.

아니, 그렇기 때문이다.

도저히 정상적인 주가 상승이 아니다.

─염블리가 사라고 할 때 샀다면……

[한국볼펜 일봉 차트.jpg]

놀랍게도 지금 3배 먹었음 ㅇㅇ

└고장 난 시계도 2번은 맞는다

└이게 왜 되는데?

└씨발 나 빼고 다 강남에 아파트 사겠네

└한국볼펜 안 주운 내가 밉다 벼락거지 됐음 ㅠㅠㅠㅠ

저점에서 5배 이상이 올랐다.

그리고 또 매일 같이 오르고 있다.

세간의 화제.

다 아는 입장에서 봐도 납득이 안될 지경이다.

─테마주 진짜 함부로 탔다가 지옥 볼 수 있습니다.

[애국 테마주 차트.jpg]

실적과 재무는 나쁘지 않지만 엄청 좋은 것도 아님

저는 1만 원 이상은 매우 위험한 자리로 봅니다

자사주 매도라도 나오면 반드시 도망가시길……

└한국볼펜은 나락 가면 쌍봉도 안 나오고 수직대하락할 듯

└너무 대놓고 작전이야

└20일동안 오름 미틴 ㅋㅋㅋ

└공매도 뭐 하냐 시발

위험하다는 분석.

이성적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돌게 된다.

그것은 타당하고 논리적인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악재가 터진다.

한국신문− 「애국 테마주로 뜨더니…한국볼펜, 자사주 매도」

팩트뉴스− 「주가 오르자 주식 판 기업들…'애국株의 배신'」

사장이 주식을 판다.

자사주 매도는 주식 시장의 최대 악재 중 하나다.

회사를 누구보다 잘 알 텐데?

주가가 고평가인 것을 아니 판 것이다.

─애국의 말로 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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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식 처분 결정

처분예정: 350,000

처분방법: 시간외대량매매

처분목적: 유동자금 및 투자자금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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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상하니까 바로 자사주 매각 현금화 ㅋㅋㅋㅋㅋㅋ

아아 "금 모으기" 해버렸다

└이건 내가 한국볼펜 사장이래도 팔지 ㅋㅋ

└나중에 개미들 뒤졌을 때 다시 주우면 됨~

└드디어 이 알빠노 랠리 끝나는 거냐?

└하느님 한국볼펜 주주들 제발 좆되게 해주세요……

그러한 해석이 가능하다.

배가 아팠던 투자자들이 쌍수 들고 환영한다.

"제발."

"개미들아 좀 팔아라."

"이 정도 악재인데 설마?"

기관 투자자들도 말이다.

공매도를 쳐놓은 물량은 수십 억 정도가 아니다.

'정보팀 일 좀 해 빨리.'

추세를 반전시켜야 한다.

그것이 가능한 수단들을 보유하고 있다.

언론.

애널리스트.

'입'을 통해 개미들의 심리를 부추긴다.

증권사발 기사들이 겁을 준다.

물린 물량을 탈출할 기회라고 봤는데.

"아르파노?"

"Alpano!"

보다 큰 틀에서 움직인다.

외국인들이 매수에 나선다.

이 주식은 투심이 살아있다.

세간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다.

─금일 자 한국볼펜 반등 이유.txt

[한국볼펜 외국인 대량 순매수.jpg]

자사주 매각금으로 신규 공장 증설 기대감이라고 함

└자사주 매도가 호재농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시발 억지 아님?

└온 세상이 볼펜이다

└증설해야 하는데 돈 마련했으면 호재 맞지 ㅇㅇ;

주식을 살 근거로 충분하다.

공매도 세력을 씹어 먹을 사이즈가 나온다.

호재성 기사 띄우기.

언론 플레이는 기관들의 전매 특허가 아니다.

─외국인들이 한국볼펜 사는 이유 있었네

[한국볼펜, MSCI 소형주 편입 기대감 강세.News]

이번에 주가 급등하면서

MSCI 지수 편입으로 패시브 자금 유입되나 봄

└시발 하도 쳐올리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외국인은 다 계획이 있구나?

└진짜 들어가면 웃길 듯

└원래 MSCI 편입 전에 기대감으로 주가 20~30%씩 쏨

훨씬 다양한 방식이 있다.

호재를 띄우며 주가를 점점 올린다.

여론.

주가의 영향을 받는다.

좋은 주식이니 오르는 게 아닐까?

─이번에는 염유안이 1승 했다고 본다

일본 점유율 70%<<

이거 다 뺏어오면 국내 독점 기업이 돼버림

물론 단기 슈팅이 과한 감은 있지만

만 원대는 고평가 아니라고 본다

└불매운동 생각보다 세더라

└요즘 편의점에 아사히도 없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염유안 말이 맞을 수가 있다고……?

└아 시발 설득된다

적어도 사고 싶다는 생각은 들게 된다.

개미들의 FOMO를 자극한다.

이성과 상식.

가지고 있을수록 돈을 벌 수가 없다.

지금까지의 결과가 증명한다.

마음속 욕망이 차오른다.

─한국볼펜은 너무 오른 것 같고

눈여겨보던 종목 위주로 주워 담아야겠다

이쪽도 빛 볼 날 오겠지

└ㄹㅇ

└죄다 애국 테마주만 사서 근본주들 개쌈 ㅋㅋㅋㅋㅋㅋㅋㅋ

└싸게 주울 기회 맞다

└내 주식도 올려줘!

돈을 벌고 싶다.

테마주를 산 개미들도, 안 산 개미들도 눈깔이 돌아간다.

* * *

휩소.

뾰족뾰족한 톱날처럼 주가가 위아래로 출렁이는 것을 빗댄 표현이다.

'그런 눈속임이 있지.'

위로 쏠까, 아래로 쏠까?

다른 시장 참여자들을 속이기 위함이다.

"개미 터는 거 말하는 거에요?"

"작은 의미에서는 그렇지."

"큰 의미도 있어요?"

"당근."

한국 증시에는 특히 많다.

지수를 조작하는 것이 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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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

2082.11 ▼21.19 (−1.01%)

[3일 전부터 내려가고 있는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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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증시.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의외로 크게 하락하지 않았다.

'너무 확실한 악재면 오히려 안 내려.'

증시가 갑자기 내리면?

겁 먹은 개미들이 물량을 안 받아준다.

까맣게 잊을 때까지 시간을 끈다.

지수를 떠받들면서 말이다.

"그게 가능해요?"

"외국인 선물 방향과 국내 지수의 상관 관계가 0.7이라는 논문 본 적 있는데."

"잘 아네."

외국계 증권사.

그들에게 있어서 코스피는 너무 조그맣다.

억지로 올릴 수 있다.

그것이 가능한 돈과 능력을 가졌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게 돼있거든.'

'휩소'라는 형태로 드러난다.

한 마디로 분위기가 싸한 것이다.

왜 대형주만 사는 거지?

왜 선물에서 풋옵션을 잔뜩 사놓은 거지?

"그게 무슨 의미에요?"

"풋옵션은 알겠는데."

"데이트 전에 콘돔이랑 피임약 사두는 거랑 비슷한 거지."

""…….""

물론 섹스를 안 할 수도 있다.

외국인이라고 전지전능한 건 아니다.

'다만, 준비를 해두면.'

야스할 때 도움이 된다.

지난 한 달간 한일 관계는 개선된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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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볼펜』

17,850원 ▲15,300원 (+600.00%)

[3주만에 6배가 올라버린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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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심리는 나아지고 있다.

애국 테마주라는 이벤트를 통해서.

'개미 입장에서는 몇 배씩 오르는 게 대단해 보일 수 있지만.'

거래 대금.

코스피 전체의 수십분의 1밖에 미치지 못한다.

겨우 그 돈으로 투심을 살린다.

주포 입장에서는 남는 장사인 것이다.

─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그것까지 고려했다.

외국인들이 이벤트에 참여해줄 것을 말이다.

"파티는 이제 끝이니까 현물 다 처분해."

""네~""

"그리고 메인 이벤트에 대비해야지."

""?""

테마주는 미니게임이다.

나로서도 진심전력으로 뛰어든 것은 아니다.

'생각보다 짭짤하게 먹긴 했는데.'

노노재팬을 통한 예측 모델.

투자 심리를 조종하는 매매도 잘 먹혔다.

그래봤자 수백 억에 불과하다.

거래량이 작아서 많은 이득을 볼 수가 없다.

─외국인님이 선물을 매도하셨습니다!

더블 킬!

트리플 킬!

진짜는 파생시장에 있다.

움직이는 돈의 단위가 최소 몇 개는 다르다.

'그것을 맛있게 먹을 이벤트도.'

일본의 수출 규제.

애국 테마 반짝으로 끝날 만큼 간단한 사태가 아니다.

억지로 눌러 놓았을 뿐이다.

주가가 유지되니 별일이 아닌 줄 안다.

그 반대의 상황도 일어나게 돼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큰일인 걸 깨닫는다.

* * *

최근의 시장.

─내꿈은단타왕님께서 1,000원 후원!

한국볼펜 2만 원 간다 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어쩌라고!!"

−드디어 빡쳤네 ㅋㅋㅋㅋㅋ

−약 오르쥬? 킹받쥬?

−내가 1만 원일 때 사라 했제~?

−진짜 광기임

소라로서는 정말 스트레스를 받는 장이다.

도저히 정상적이지 않다.

'미친놈들 같애.'

애국 테마주.

소라도 참여를 안 한 건 아니다.

꽤나 괜찮은 투자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시장의 심리도 그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비중을 약간 실을 만하다고 봤지만.

〔한국 주식 갤러리〕

─좆망장에 한국볼펜 혼자 ㅋㅋㅋㅋㅋ

─손익좌<<한국볼펜 샀을 거 같으면 개추

─지금 애국 테마주 매매 중인 새끼들 쌉고수 ㅇㅈ한다

─코스피를 지탱하는 세 개의 기둥

그 정도가 과하다.

커뮤니티에도 한국볼펜 이야기밖에 없을 정도다.

─손익좌<<한국볼펜 샀을 거 같으면 개추

[죽창 든 개구리 사진.jpg]

샀든 안 샀든 죽창 마려워도 개추

└무조건 샀을 듯 ㅋㅋ

└주갤 오지도 않는 배신자

└흿자 내놔 흿자

└재능 기부하라고!

매일 같이 상을 치니 그럴 만하다.

주가가 단기간에 초급등을 했다.

'선배가 산 건 아는데.'

조금은 따라 산 감이 있다.

하지만 진지한 투자는 불가능하다.

매매 스타일이 맞지 않는다.

불안해서 가지고 있기 힘들다.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차라리 저평가주가 마음이 놓인다.

언젠가 오르게 되어있다.

천천히 사서 스윙을 치면 된다.

자신만의 투자를 하려고 했는데.

−개처물림 ㅋㅋㅋㅋㅋ

−뭐지? 타점 좋았는데

−와 여기서 더 내려갈 수가 있나 ㄷㄷ

−지수가 박음

−속보) 코스피 마삼쩌둥!

−외국인이 다 팔고 있어요……

−이거 심상치 않은데

−대폭락 오는 거 아님?

'???'

메인 이벤트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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