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364화 (364/450)

EP.364

역사적 고점

애국 테마주.

관심 받는 것은 당연히 한 주식만이 아니었다.

〔한국 주식 갤러리〕

─엄복동< 시대를 잘못 타고난 불운아 같으면 개추

─국뽕컴퍼니 좆나 쏘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볼펜은 이제 끝난 거냐?

─한국볼펜 7층이다 질문 받는다

다른 주식들도 발굴된다.

그것은 당연히 주가가 오르고 있는 것이다.

─[특징주] 국뽕컴퍼니 신작 영화 기대감에 29.58%↑

봉오동 전투를 기반으로 한 'The 봉오동'이 반일감정 맞물려 흥행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기대감 ㅇㅈ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시국에 국뽕 영화는 ㅇㅈ이지

└근데 진짜 잘 나갈 것 같은데?

└앗 이 데자뷰는……

매출 상승.

점유율 확대.

애국 테마주들의 특징이다.

그 외에도 있었던 것이다.

애국과 엮일 만한 테마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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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뽕컴퍼니』

10,250원 ▲2,340원 (+29.58%)

[갑자기 상 칠 때까지 오른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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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박스』

3,420원 ▲315원 (+10.14%)

[국뽕컴퍼니 오르자 같이 오른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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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 영화가 개봉된다.

높아지고 있는 반일 감정에 수혜(?)를 입을 만하다.

─엄복동< 시대를 잘못 타고난 불운아 같으면 개추

지금 투심이면 최소 5만 원 갔다

└5연상 씹가능 ㅋㅋㅋㅋㅋㅋㅋㅋ

└영화는 어차피 좆 박는데?

글쓴이− 알빠롱

└세력 좆밥이었네. 반년만 늦게 개봉하지 ㅉㅉ

적어도 기대감은 높아진다.

주가가 오를 만한 이유로 설명되는 것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져 간다.

기관 투자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여기다 돈을 옮기고 있었구만?"

"하긴 뭐 먹을 만큼 먹었으니까."

손익좌의 계좌.

살펴보는 것이 가능하다.

증권사가 가진 힘을 쓰면.

'옛날에는 참 좋았는데.'

현재는 100% 자유는 아니다.

회사 내의 불공정 거래를 감시하는 컴플라이언스팀에 보고를 해야 한다.

이 계좌가 주가 조작이 의심되는 것 같다!

이런 식의 형식상의 절차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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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욱님의 계좌』

화이트소맥│20,892주│+20.01%

한국의류│750,824주│+47.33%

영화박스│75,900주│+5.89%

한국볼펜│502,204주│+150.10%

대/한국볼펜│136,974주│+7.20%

평가손익: +2,268,047,971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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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도 증권사별로 나눠져 있다.

손익좌의 포지션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다.

'그래서 좀 늦긴 했지만.'

개미투자증권의 이원영 과장.

트레이딩 3팀을 이끌고 있는 그는 얼굴이 좀 풀렸다.

최근 시장이 막장이다.

매수를 할 만한 섹터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던 와중에.

"한국볼펜 처분하고 있는 건 확실합니다."

"슬슬 고점이라고 보나 보네."

"우리도 다 팔죠?"

애국 테마주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

불매운동 열풍을 타고 이슈가 되고 있다.

'바람도 불어 넣고 있고.'

종목.

어떤 걸 사야 하는지 모른다.

개미들은 정보력에서 한참 뒤쳐진다.

그것을 선심 쓰듯이 알려준다.

회사 소속의 애널리스트들이 말이다.

─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공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물량을 떠넘기기 위함이다.

고맙게도 고점에서 설거지를 해준다.

"국뽕컴퍼니로 자금 옮기겠습니다."

"너무 빠르게 하진 말고."

"?"

"공매도 쳐야 하잖아."

"아하!"

손익좌가 포지션을 옮겼다.

더 이상 주가를 끌어올릴 매수 세력이 없다.

기관이 바라지 마지 않는 상황이다.

아주 안정적으로 공매도를 칠 수 있다.

'이렇게 잔반만 먹어도 충분해.'

알뜰살뜰하게 발라 먹는다.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주가를 하락시킨다.

〔종목토론실− 한국볼펜〕

─보수적으로 1만 원 봅니다

─염부장님이 2만 원 간다고 하셨는데……

─독립투사는 못 되더라도 애국투자는 해야지~

─다신 안 올 고점인 거 알제?

아직은 투심이 남아있다.

개미들이 너도 나도 사려고 달려든다.

─다신 안 올 고점인 거 알제?

7천이면 많이 묵었잖아

한국볼펜 잘 가~

└가긴 이눔아 2만 원 간다

└확실함? 근거는?

└ㅋㅋㅋ 차트는 볼 줄 아냐?

└안티 붙는 거 보니 2만 원 가겠네 ^^

지금은 말이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면 가라앉기 마련이다.

'설마 그때까지 불매하겠어.'

고평가된 주식.

공매도를 치는 아주 간단하고 쉬운 방법이다

관심이 꺼지길 기다린다.

결국 제자리를 찾아가게 돼있는데.

─외국인님이 기관님의 개미 학살을 종결시켰습니다!

예상치 못한 사태가 일어난다.

기껏 눌러 놓은 주가가 오르고 있다.

"프로그램 매수 들어왔습니다!"

"매수 주체 확인해봐."

"노무라입니다."

"?!"

외국인 매수.

어떤 증권사에서 했는지에 따라 투자 목적이 갈린다.

'노무라는 좀 그런데…….'

일본계 증권사다.

대단히 보수적이고 장기투자의 성향이 강하다.

단타가 아닐지도 모른다.

나쁜 쪽의 예상은 꼭 들어맞는다.

─노무라님이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더블 킬!

트리플 킬!

물 밀듯이 들어온다.

기세를 보니 단순한 저점 매수가 아닌 것 같다.

"장 끝날 때까지 계속 살 분위기인데요."

"어떻게 할까요?"

"……."

물론 모르는 일이다.

증권사 창구는 얼마든지 조작을 할 수 있다.

A증권사가 B증권사에 시키는 식.

그 가능성도 분명히 있지만.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트레이딩 3팀은 단기 투자에 속한다.

물려있는 것 자체가 손해다.

기회 비용.

공매도를 상환하는 숏커버링을 할 수밖에 없었다.

* * *

한국 기관들의 패턴은 뻔하다.

고점에서 개미에게 떠넘긴다.

그것을 알고도 당한다.

인간은 항상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욕심이 아주 드글드글하잖아.'

가격이 조금 내렸다고 사는 것이다.

그동안 오른 것은 생각도 않고.

정말 멍청하기 짝이 없다.

그렇기에 가능한 매매법도 존재한다.

"어제 주문 넣었던 거 매도 부탁드립니다. 시간은 장 마감까지. 매도 평단가는 7800~7300 정도 맞춰주세요."

<하이!>

소위 '외국인 단타'로 불리는 것이다.

하루만에 수십만 주를 매수하더니.

'다음날에 귀신 같이 다 팔아버리는 거.'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이렇게 많이 사도 누군가 사줄 거라는 계산이 선다.

─노무라님이 주식을 매도했습니다!

더블 킬!

트리플 킬!

그것을 의도적으로 일으켰다.

카에데 덕분이 쓸 수 있는 수단이 늘어났다.

외국인인 척 위장이 가능하다.

국내 증권사를 거치지 않으니 흔적도 안 남는다.

'효과 확실하거든.'

매수 심리가 다시 타오른다.

외국인이 사는 주식이니 좋은 주식이겠네?

개미들이 미친 듯이 산다.

기관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숏커버링을 한다.

─외국인님이 노무라님의 개미 학살을 종결시켰습니다!

다른 수급 주체도 들어온다.

내가 단타로 이득을 본 걸 확인한 외국 증권사가.

'맛집이라는 걸 깨달아버린 거지.'

그러한 검색식을 가지고 있다.

외국인들의 패턴은 누구보다 잘 안다.

맛있는 냄새를 풍기게 만들었다.

조금만 내려가도 단타 세력이 붙도록.

"또 오르네……."

"이거 어디까지 가는 거야?"

"우리가 산 주식이지만 무섭다."

맛집을 넘어 핫플레이스가 돼버린다.

천하제일단타가 대회가 열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숏을 못 치지.'

아니, 쳤던 것도 주워 담는다.

숏커버링을 먹고 주가는 더 더 점프하게 된다.

그것을 인위적으로 일으키는 작업.

수준 낮은 기관들을 상대로는 쉬운 일이다.

* * *

애널리스트의 몸값.

주가 예측을 얼마나 잘했는지로 귀결된다.

'어째서, 어째서?'

염유안은 상승장에서는 주목 받는다.

주가에 거품이 마구마구 끼기 때문이다.

하락장에서는 욕만 먹는다.

거품이라는 것은 유동성이 있어야 생기기 마련인데.

"정말로 지금 한국볼펜이 미친 듯이 쏘고 있습니다.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를 받고 있다고 봐야겠죠?"

"아……, 그렇다고 할 수 있죠."

−만 원을 진짜 넘네

−7천 원에 탔는데 따닷합니다 ㅎㅎ

−염부장님 감사합니다

−우윳빛깔 염블리!

최근의 시장.

애국 테마주가 대세다.

거품이 어느 정도는 낄 만하다.

'이게 진짜 되네.'

그 정도가 아니다.

주가의 상승을 예측했던 염유안 자신조차 당황스럽다.

적정 시세 따위 무시하고 오른다.

대체 누가 사는 건지 궁금할 지경으로.

─우리염블리님께서 500,000원 후원!

염부장님 덕분에 돈 복사하고 있어요!

─지성과감성님께서 1,000,000원 후원!

목표주가 2만 원은 변함 없으신 거죠??

─공제영님께서 100,000원 후원!

염유안 부장님 의심해서 죄송합니다……

자신의 추종자들이다.

한국볼펜을 매수해서 이득을 보고 있는 것이다.

'대체 왜 오르지?'

이미 고평가된 상태에서.

그럴 듯한 이유를 붙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염부장님께서는 더 간다고 보시는 거죠?"

"뭐……, 그렇습니다. 이번에 기사도 하나 떴더라고요. 한국볼펜의 공식 온라인 몰에서 매출이 533.7% 늘었다. 불매 운동의 수혜를 받고 있다는 것이 단순한 기대감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오오!

−한 달도 안돼서 5배가 늘었으니 앞으로는 흐흐

−일본 기업 점유율 70%를 다 뺏어오고 국내 1위 기업이 된다고 생각하면 지금도 아직 저평가죠 ^^

−염부장님 말씀대로 돼가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말이다.

장기적으로는 그럴 수 없는 것이 기업이다.

'매출이 늘면 뭐할 건데? 공장을 갑자기 5배 더 짓기라도 할 거야?'

기업은 보수적으로 회계처리를 한다.

꿈과 희망만 먹고 크지 않는다.

5배나 되는 투자!

갑작스레 결정을 하는 것은 말 자체가 안된다.

"애널리스트분들 중에 만 원이 넘을 거라고 예측하신 분이 염부장님밖에 없어요."

"그, 그러네요."

"대단하다는 말씀밖에 나오지가 않습니다!"

일본 기업의 빈 자리를 노리고 다른 해외 기업들도 들어올 것이다.

한국볼펜이 다 먹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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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볼펜』

12,120원 ▲9,570원 (+475.29%)

[3주만에 5배 가까이 올라버린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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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에는 반영이 돼서 문제.

얼떨결에 주가 예측을 맞추며 스타 애널리스트로 복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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