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362화 (362/450)

EP.362

애국 테마주

2주차.

세간의 관심이 주가로 치환되기 시작한다.

〔한국 주식 갤러리〕

─불매운동 이번에는 좀 큰 거 같더라

─애국 테마주 ㅇㅈ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국뽕은 돈이 된다

─오늘 한국볼펜 상친 이유.News

시장의 투심이 메말랐다.

아무도 주식을 사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오르는 주식도 존재한다.

갈 곳 잃은 유동성이 쏠리고 있다.

─오늘 한국볼펜 상친 이유.News

연간 4조원에 이르는 국내 필기류 시장은 일본 업체들이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번 불매운동의 여파로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한국볼펜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어이가 없눙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다하다 반일 테마 ㅋㅋ

└펄~럭!

└한국 주식 시장 수준에 부랄이 떨린다……

개잡주.

종종 있다.

아니, 매일 한두 개씩은 보인다.

시답잖은 이유로 주가가 오른다.

며칠 지나면 아닌과? 하고 내린다.

위험하다.

들어가면 안된다.

그런 심리가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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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 테마』

한국볼펜 3,315원 +30.00%

한국의류 1,285원 +11.73%

주방CN 32,500원 +7.61%

서울악기 15,800원 +5.68%

카카로트 2,250원 +3.68%

KS네트윅스 3,350원 +1.98%

바이오콘돔 56,900원 +1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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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슈팅을 하게 된다.

개미들이 붙지 않는 주식은 주가를 올리기 좋다.

─애국 테마주들 존나 쏘네;;

맥주, 패션, 완구, 콘돔 뭐 없는 게 없누

└콘돔은 뭐누 ㅋㅋㅋㅋㅋㅋㅋ

└별 게 다 엮이네

└지금 투심이 다 저따 몰려서 다른 섹터는 좆망함 ㅠㅠ

└진짜 수혜 보는 거 맞음?

그렇게 올라가는 주가.

투자자들의 생각을 바꿔 놓을 만하다.

FOMO가 온다.

정말로 수혜를 보는 게 아닐까?

투심이 생기는 과정이다.

─불매운동 이번에는 좀 큰 거 같긴 하더라

[우리 마트는 일본 제품을 판매하지 않습니다!!.jpg]

동네 마트에 이런 거 붙어있음

주변에도 불매하는 사람 늘어나고

└지금까지 불매 ㅇㅈㄹ 떤 것 치고 오래 간 거 한 번도 본 적 없는데

글쓴이− 이번에는 좀 심상찮다고

└우리 엄마도 일본산 불매하라고 하심 컄ㅋㅋㅋㅋㅋㅋㅋ

└뉴스에서 하루종일 떠드는 거 보면 뭔가 있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다.

인터넷상에서 떠돌던 불매가 현실에서도 확산된다.

기업들의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

최소한 기대 심리는 붙게 되어있고.

─애국 테마주 덜 오른 거 추천 좀

이미 쏜 건 무서워서 못 붙겠음

└일본차 테러하는 것 보니 매출 저하 확실한데 미래차 어떰?

└흉기차를 누가 사 이 새끼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이오콘돔 사라 애국 콘돔으로 애국 아기들 태어나서 애국 섹스 해댈 테니 성장성 밝다

└알면 내가 샀지

애국 테마 열풍이 불고 있다.

오를 만한 주식을 사는 것이다.

급변하는 주식 시장.

적응을 하는 것이 투자자로서의 자세이지만.

─국술당도 애국 테마 아니냐??

일본주 멀리하고 우리술 마시면 애국이잖아 ㅡㅡ

└술 마시는 것 자체가 애국 아님

글쓴이− 씨발아

└댓글이 살리누

└너 처물린 거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작 자신이 샀을 때는 오르지 않아서 문제다.

모든 주식이 오르는 게 아니다.

수혜주.

분석을 하는 것이 최대 화젯거리다.

너도 나도 예상되는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한다.

─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그러한 시장 상황.

기관으로서는 좋다.

말랐던 매수 심리가 조금씩 되살아난다.

"개미들 붙는데?"

"상승장이 다시 오려나."

"상승장은 무슨 상승장이야. 기회 줄 때 팔아!"

""네~.""

물린 주식을 탈출할 기회다.

개미투자증권 트레이딩 3팀은 분주하다.

팀장인 이원영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

현물을 가능한 한 처분한다.

'지금 한일 상황이 얼마나 안 좋은데.'

개미들은 모를 것이다.

지금 한일간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증권가에는 여러가지 찌라시가 돈다.

그중 사실로 확인된 것만 해도.

─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오금이 저릴 지경.

작년도 정말 피 말리는 장이었지만 올해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현물을 처분하고 있다.

추세가 뚜렷하게 정해지지 않은 주식들을 파는 것이다.

─진짜 매국노는 따로 있었누

[투자자별 일일 매매동향.jpg]

기관 씹새끼들 풀매도 중

기관 M 뒤졌다고 생각하면 개추

└적은 내부에 있었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관들 저러는 게 하루이틀임?

└외국인은 사는데 ㅅㅂ

└비추1 뭐고

기관이 사는 주식의 양은 매우 많다.

버튼 한 번 누른다고 팔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렇듯 거래량이 터져 나올 때.

그 물결을 이용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어중간한 호재로 주가를 올릴 수 없는 이유.

물려있던 기관이 탈출 러쉬를 한다.

"아, 진짜 어디서 먹어야 되지."

"반도체주가 그나마 선방하는데."

"안돼! 거기 이미 포지션 다 잡혀있어."

그 반대도 해당해서 문제다.

먼저 포지션이 잡힌 주식에 섣불리 들어갈 수가 없다.

사자 아가리에 머리를 들이미는 꼴.

평소라면 고려조차 하지 않았겠지만.

'시장 좆같네.'

장기 투자가 아니다.

트레이더는 매일매일 급등주에 뛰어드는 직업이다.

테마주라는 게 개미들에게는 생소하다.

익숙해지면 별것도 없다.

「다 아는 사람들이구먼.」− 前 대통령

전 대통령님의 말씀처럼 말이다.

대개 정해져 있는 놈이 오른다.

한 번씩 있었던 테마.

테마만 바꿔서 올리는 주식.

패턴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

"애국 테마주는 시발……."

"불매운동 가면 얼마나 간다고 저 지랄이지?"

"차트도 전혀 완성돼있지 않은데."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안 들어갈 수도 없다.

시세가 터져 나오는 섹터.

달리 없기 때문이다.

애국 테마주 뿐이다.

《손익좌가 요즘 주식 매수하고 있더라.》

복잡한 이원영의 머릿속.

자욱했던 안개가 확 하고 걷어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러네.'

친구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이렇게 난해한 상황에서도 이득을 보는 투자자가 있다.

"손익좌 계좌 한 번 훔쳐볼까?"

"손익좌요?"

"그게 가능한가……."

"가능하지. 증권사의 힘을 쓰면."

""!!""

손익좌.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그들의 꿈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이뤘다.

'짜식. 감 되게 좋단 말이야.'

떼돈을 벌어 독립하는 것이다.

그것을 하지 못해서 기관 소속의 트레이더를 하고 있다.

그렇기에 쓸 수 있는 것도 존재한다.

바로 고객의 정보를 훔쳐보는 것이다.

"손익좌가 애국 테마주를 샀어?"

"이 새끼는 다 알고 있었구만."

"귀신이네 귀신!"

그러한 생각.

하는 것은 다른 증권사 트레이더들도 마찬가지였다.

리스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로서의 자존심도 걸려있다.

'섹터 오지게 잘 고르잖아.'

'아니, 뭐 털어먹겠다는 것도 아니고……."

'살짝 시세 차익만 보고 빠져나갈 건데 뭐~.'

밥을 먹여주지 않는다.

트레이더들은 당장 살아남는 것이 급급하다.

성과를 내지 못하면 잘린다.

수단과 방법은 가린 적이 없다.

자존심 따위 얼마든지 내려놓을 수 있다.

정답지를 몰래 살펴본다.

* * *

한국의 주식 시장.

더럽다는 사실은 구구절절 말하는 것이 귀찮을 지경이다.

'하루이틀 일이겠냐고.'

한국에는 성공한 투자자가 없다.

수십 억, 수백 억 정도가 아닌 진짜배기 말이다.

가끔씩 유튜브에 나오는 인간들?

인증이 되지 않은 증권사 얼굴마담에 불과하다.

"수급 엄청 들어오는데요?"

"나도! 나도!"

"갑자기 거래량 엄청 터지네."

거기에는 당연히 이유가 있다.

증권사들이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주지 않는다.

'좀 잘 나간다 싶으면 존나게 따라붙지.'

그 위화감.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평소와는 다른 매매가 진행된다.

─기관님이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더블 킬!

트리플 킬!

그것이 눈에 띌 정도다.

예상했던 거래량보다 1.5배 이상 치솟고 있다.

'이 속도면 장 끝날 때쯤 어제 거래량의 2배도 넘겠네.'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최근 애국 테마는 시장의 주요 관심사다.

하지만 아직 옥석 가리기가 덜 됐다.

오를 만한 주식과 아닌 주식이.

"와, 한국볼펜은 너무 미친 듯이 오르는데……."

"슬슬 익절 좀 해야겠다."

"아니야."

""?""

좀 더 방황을 해야 한다.

위아래로 흔드는 차트가 그려져야 할 시기다.

'이렇게나 빨리 따라붙었다는 건 인위적인 움직임이 있다고 봐야겠지.'

애시당초 예상을 하고 있었다.

한두 번 겪어본 일이 아니다.

최근에 주식을 지양한 이유.

이러한 상황 때문도 분명히 있다.

─기관님이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더블 킬!

트리플 킬!

주식 시장에서 정보는 절대적인 힘.

그것을 휘두르는 기관은 위협적이다.

'한국 증권사를 써야 하는 지금은 어쩔 수가 없지.'

개미 투자자의 설움이다.

조선에서 태어난 죄……, 아니 그러한 시각도 있을 것이다.

거래를 방해 받을 수밖에 없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아무리 나라도 지장을 받겠지만.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조금 특수하다.

최근의 시장.

여기저기 휩소(눈속임 신호)가 가득하다.

'잠깐 단타 치는 걸로 만족하고 싶지 않을 걸?'

선물도 채권도 환율도 녹록지 않다.

거래를 하기에 좋은 환경이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나타난 테마주.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할 수 있다.

─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투심이 간단히 꺾여서는 안된다.

최대한 발라 먹을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야무지거든.'

기관들의 생각은 뻔하다.

공 든 탑을 쌓아 올려서 무너뜨릴 때의 쾌감.

자신들만이 칠 수 있는 공매도.

마음대로 안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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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볼펜』

3,780원 ▲465원 (+14.02%)

[며칠만에 2배 가까이 올라버린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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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직접 관리에 들어간다.

단타를 치는 척하면서 투심을 끌어올린다.

'그런 무빙.'

이 정도로 유동성이 몰리면 가능하다.

한국볼펜을 천하제일단타대회장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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