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343화 (343/450)

EP.343

바이럴 마케팅

대동제 마지막 날.

와아아아아아아~!!

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가지 볼 거리가 벌어지고 있다.

"이즈한테 일단 궁 썼어."

"쓰지 말라고 이 간나 새끼야!"

그중 하나.

바로 체육대회다.

일반적인 운동은 물론 e스포츠까지 포함된다.

홍팀과 청팀으로 나뉘어 치루어진다.

어느 학교던 있는 평범한 행사지만.

두두두둥−!

한 가지가 다르다.

응원석.

웅장한 북소리와 함께 위풍당당한 모습을 드러낸다.

<봄이 두두등장!>

구독자가 500만 명이 넘는 초인기 유튜버 서문봄.

선글라스를 쓰고 나타난다.

한국대학교에 재학 중이다.

학생회측의 요청을 받아 청팀의 대표가 되었다.

"와 봄이다!"

"겁나 귀여운데?"

"대가리 깨물어주고 싶어."

응원의 열기가 뜨거워질 만도 하다.

그녀의 팬, 팬이 아니기 이전에 유명하다.

유명인.

나타나는 것 자체가 흥미롭다.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려 줄 만하다.

""봄이! 봄이! 봄이! 봄이! 봄이! 봄이! 봄이!""

<후후.>

전광판에 우쭐한 그녀의 얼굴이 비친다.

한국대 학생들이 하나가 되어 소리친다.

광기에 찬 함성 소리가 한국대를 뒤덮고 있다.

그 모습이 흡사 열성 지지자와 같다 보니.

[승리가 먼저다 -더불어봄이당-]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아무튼 이길 거임!]

각 정당에 비유하게 되었다.

봄이가 이끄는 청팀은 '더불어봄이당'으로 불린다.

현수막도 컨셉을 지키고 있다.

청팀 응원석이 여러 의미로 광기에 차오른다.

<가자 이 새끼들아!>

그를 상대하는 팀.

광기라는 면에서 뒤지지 않는다.

홍팀의 대표는 소라가 맡고 있다.

공중파 방송을 탔다.

유튜브에서 나름 유명하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밀리는 것도 사실이지만.

""슴가! 슴가! 슴가! 슴가! 슴가! 슴가! 슴가!""

<닥쳐!!>

단합력은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홍팀은 '슴가의힘'으로 명명되었다.

본인은 완강히 거부했다.

남학생들의 사기를 올릴 수 있다는 안이 통과되며.

'씨발'

억지로 맡게 되었다.

소라로서는 어처구니가 없다.

그래도 기왕 하게 된 일.

최선을 다해 임하고 있다.

홍팀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말이다.

<못 이기면 뒤진다 진짜!>

"죽여줘요!"

"누나 나 주거!"

처음에는 응원 구호 같은 것을 조사하고, 대표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도 알아봤다.

의미가 없다.

'어휴, 미친놈들.'

가슴에 미쳐있다.

구호라는 이름의 명분, 축제의 열기까지 더해지며 도저히 통제가 안된다.

짜증 나서 욕을 했더니 좋아한다.

쌍욕을 뱉어줄수룩 더 흥분하고 있다.

와아아아아아아~!!

사기가 올라가는 기분이 든다.

그 덕인지 아닌지는 알 수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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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팀 vs 홍팀 스코어』

더불어봄이당− 5승

슴가의힘− 6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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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소한 차이로 앞선다.

소라가 이끄는 홍팀이 스코어를 리드하고 있다.

<헐.>

""봄이! 봄이! 봄이! 봄이! 봄이! 봄이! 봄이!""

어디까지나 조금.

체육대회의 양상은 전체적으로 막상막하다.

응원석의 함성 소리가 높아진다.

한국대 학생들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

그 외에도 여러가지가 있다.

각 학과와 동아리에서 전시회와 공연을 연다.

한 번씩 쓱 둘러보기만 해도 눈요기가 된다.

젊음의 활기가 느껴지는 공간이다.

펑~! 퍼벙! 펑☆

밤.

축제의 마지막 날을 장식하는 폭죽이 어두운 하늘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체육대회가 끝난 대운동장의 단상 위도 분주하다.

유명 연예인들이 초청되었기 때문이다.

<여러분! 지금 여러분들의 등록금이 터지고 있습니다!>

보고 즐길 거리.

소소한 사건들도 일어나며 재학생들과 방문객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한다.

하지만 첫 번째는 정해져 있었다.

도저히 깜빡할래야 깜빡할 수 없는 것이다.

우적!

먹고 있으니까.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음식을 들고 있다.

딱히 시장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가격이 싸서 사먹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와 시발 나 이렇게 많이 안 먹는 편인데."

"나두."

"넌 원래 많이 처먹잖아."

박성수는 대전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한국대까지 왔다.

너무나도 궁금했기 때문이다.

'진짜 뒤지게 맛있긴 하네.'

세간의 이슈.

김털보가 어쨌는지 교이쿠상이 저쨌는지 그런 게 궁금했다기 보다는.

"그래도 맛있으니까 먹지."

"인정."

"올해 먹을 스테이크 여기서 다 먹고 가는 듯 크크."

그냥 한 번쯤 가보고 싶었다.

대전이라는 성심당 Only 동네에만 있는 것은 심심하다.

'학교 가서 자랑 존나게 해야지!'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5천 원 스테이크?

맛있으면 뭐 얼마나 맛있는데?

선입견이라는 것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아니, 신포도이기를 바란다.

"참기름 파스타도 의외로 맛있고."

"근데 두 그릇은 못 먹겠어."

"끄윽~!"

대부분의 경우 그러하다.

인터넷에서 맛집이라고 설레발 치는 것 중에는.

'진앤키노 정도를 빼면 뭐.'

직접 가보면 실망한다.

고속버스를 타고 가면서도 친구에게 몇 번이나 구박을 당했다.

그 서러움이 싹 씻겨나간다.

친구도 오기를 잘했다며 자신에게 고마워한다.

"음식도 잘 먹었고, 한국대도 와보게 되어서 좋은데."

"좋은데?"

"또 내년이 돼야 먹을 수 있겠지?"

"그렇게 먹고도 먹을 생각하냐?"

한국대에 온 경험.

분명 좋았다.

명문대는 명문대인 이유가 있다.

꾸웨에에엑!!

단상 위에서는 공연이 펼쳐진다.

유명 유튜버인 봄이는 한국대 재학생이다.

'봄이더락의 직관이라니!'

귀청이 떨어져라 울부짖는다.

신기한 발성법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저 작은 몸에서 어떻게 저런 발성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확실히 흥미롭긴 하지만.

"근처에서 팔면 무조건 사먹을 텐데."

"그러게."

"니가 웬일로 동의를 하냐?"

"그야 뭐……, 맛있으니까."

가장 아쉬운 것.

바로 음식이다.

한국대 대동제에서 판매한 것들은.

'돈이 있어도 못 먹을 거 아니야.'

사먹을 수가 없다.

축제 음식.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다.

평소였다면 이런 생각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회오리 감자를 굳이 찾아서 먹진 않는다.

우물우물!

그런 것과는 비교도 안된다.

맛도, 가격도, 아이디어도 보기 드문 것이다.

평소에도 이런 걸 먹으면 얼마나 좋을까?

방문객 모두가 하는 생각이었다.

* * *

음식.

싸고 맛있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스테이크가 5000원? 파스타가 4500원?!>

<이 말도 안되는 가격에는 비밀이 있다는데…….>

바로 유통망이다.

TV에서 지난 축제의 촬영분이 방송된다.

'싸게 팔려면 당연히.'

싸게 떼와야 한다.

식재료의 퀄리티도 받쳐줘야 가능하다.

<학생들을 위해 저렴한 가격에 식재료를 공급해준 둘마트!>

그러한 사실.

의도적으로 노출했다.

지원을 해줬기 때문도 있지만.

"PB상품으로 출시한다면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오! 그거 좋은데?>

진정한 목표를 위함이다.

축제에서 돈 좀 벌자고 나의 재능을 빌려준 것이 아니다.

'진짜는 박리다매에 있지.'

PB상품.

전국의 둘마트와 협력사에서 판매를 한다.

그 의미는 클 수밖에 없다.

따로 광고며 영업이며 할 필요 없이.

<나도 들었거든. 아니, 봤거든. TV 보는데 나오더라고.>

"아, 쑥스럽게……."

<어허, 선수끼리 왜 이러나? 처음부터 노려 놓고.>

"그렇죠."

오롯이 생산에 집중할 수 있다.

유통을 대기업에서 책임져준다.

'그래서 PB상품을 하는 거고.'

혜자 도시락은 KS 편의점에서만 판다.

천종원 도시락은 DU 편의점에서만 판다.

다 이해관계가 있는 것이다.

독점 형태로 계약하는 대신 확실한 유통망을 확보한다.

"그래도 이렇게 잘 풀릴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서요."

<그게 대단한 거야!>

"그런가요?"

<과정이야 어찌 되든 목표를 이뤄낸다는 거니까.>

그 대신 둘마트는 홍보 효과를 가진다.

소비자들이 마트에 와야만 할 이유 말이다.

'이미 꽤 있잖아.'

노브랜드.

둘마트의 대표적인 PB상품이다.

퀄리티도 괜찮고, 가격은 너무 싸다.

그 경쟁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저가 제품이라는 것은 결국 대체품이 있기 마련이다.

"맛은 보증돼있기 때문에 성공은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었습니다."

<우리 마트에서 진열을 하면 더 빨라지겠구만.>

"회장님께서 사다리를 놓아주셨죠."

<하하! 말은 잘해.>

고퀄리티 제품은 그렇지 않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브랜드 이미지까지 가졌다면 더더욱.

'야켓몬빵처럼.'

그것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구체적인 계획은 있나?>

"아, 생산 말이죠."

<자네만 괜찮다면 자사에서 위탁 생산하는 방식도 있네만.>

지금까지 안 한 이유.

딱히 기업을 설립할 능력이나 여건이 안돼서가 아니다.

'죽 쒀서 개주는 꼴이 될 수 있거든.'

대형마트는 소비자에게 참 좋은 시스템이다.

온갖 제품들은 최저가에 가깝게 살 수 있다.

기업에게는 그렇지 않다.

상품을 진열하기 위해 여러가지를 양보해야만 한다.

"헤일즈푸드 쪽에서 진행을 하려고 하거든요."

<헤일즈푸드?>

"생산 경험도 풍부하고 저도 지분이 있어서 관리하기가 편한 측면이 있습니다."

<아~ 그!>

"네."

<자네와 처음 만나게 된 계기가 백화선 사장이었지. 고맙게도.>

아이디어를 뺏긴다.

수익의 대부분은 납품사에 헌납하는 꼴이 될 수 있지만.

'아니, 돼야 하지.'

업계의 관례.

대형 유통사가 많지 않은 한국에서는 평범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한 카르텔이 조성돼있다.

그 윗대가리와의 친분을 쌓아뒀다.

<자세한 건 이사회를 열어봐야 알겠지만.>

"네, 그렇죠."

<품질과 납품 기한만 맞춰준다면 큰 이견은 없을 걸세.>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난다.

일개 하청과 협력사는 어감부터가 다르다.

'조선, 아니 한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선행되어야 하는 일이다.

카르텔.

해먹는 라인에 들어가는데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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