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337화 (337/450)

EP.337

한국대 브랜드

최근의 증시.

평범한 횡보장을 이루고 있다.

"요즘 기업들 실적 좆됐던데."

"전부 개박살 났음!"

"이러다 한국 망하는 거 아님?"

그 말이 이벤트가 아예 없다는 것은 아니었다.

발표되는 기업들 실적이.

한국신문− 「둘마트, 1분기 영업이익 943억...전년比 41.6% 급감」

팩트뉴스− 「오성전자, 1분기 매출 52.4조…영업이익 전년比 60.16%↓」

데일리뉴스− 「G2 분쟁·反기업 정책 여파…4분기 상장사 절반 `어닝쇼크`」

개박살이 나고 있다.

동아리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증폭될 만하다.

'내가 내려간다고 했제?'

나로서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

아니, 예고돼있던 부분이기도 하다.

"작년에 주구장창 내린 이유가 이거 때문이지."

"아……."

"진짜 좆되긴 했네요."

"외국인들은 이걸 아니까 팔았던 거네."

최저임금을 미친 듯이 올렸다.

16.4%라는 도전적인 시도를 해버렸다.

'그 여파가 없을 수가 없는 거지.'

인건비 부담.

기업들의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대형 기관들은 예측 모델을 굴린다.

"근데 소득 주도로 성장할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

"뉴스에서 좋다고 했는데!"

"유튜브에서도 봤음."

"크흠."

그것은 일반적인 경제학 이론을 토대로 한다.

듣도 보도 못한 사짜를 쓰진 않는다.

'일부 사짜들이 주장을 하긴 하는데.'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

경기가 좋으면 기업들은 근로자를 구하기 위해 인건비를 높인다.

근로자들은 높아진 인건비로 소비를 한다.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지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그것을 반대로 해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게 아닐까?

소득 주도 성장의 골자는 그것이다.

"경제라는 이름의 물고기는 양식이 불가능한 게지."

""오~!""

"똥을 쌌으니 박수를 쳐라."

""짝! 짝! 짝!""

당연하게도 불가능하다.

주류 경제학자들이 의문을 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국뽕TV에서 아무리 괜찮은 신작이 많이 나와도.'

실제 경제는 그렇지가 않다.

가파른 소득 상승은 악영향을 낳게 된다.

"보수적으로 둘마트 샀는데 둘마트도 망했어."

"이번에 실적도 좆됐더라."

"경기방어주는 니 애미."

세계에서 가장 큰 하락을 기록한 이유.

언론에서는 말해주지 않는 뒷사정이다.

'그나마 경기방어주는 기대해봄직한데.'

아무리 돈이 없어도 생필품은 사야 한다.

소비재관련주가 오르게 되어있다.

하지만 한국은 관치의 나라다.

라면값 올리는 것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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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마트』

215,500원 ▲1,500원 (+0.70%)

[박스권으로 횡보하고 있는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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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방어주 (경기 방어 안됨).

기업 실적이 개박살 나는 것은 필연이었다.

'사실은 더 개박살이 나야 했지.'

사양산업이기도 하다.

루팡에 밀려 업계의 선두 자리를 내줘야만 했다.

그것이 조금 늦춰졌다.

온라인 플랫폼의 문제점을 해결해줬기 때문이지만.

《자네가 우리 둘마트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더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강무열 회장도 그 점을 알고 있었다.

'옹이구멍이 아닌 이상.'

여러가지 규제가 많다.

정부의 간섭도 심하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성장이 불가능.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

성과를 냈었던 나에게 개인적인 요구를 해왔다.

귀찮다고 생각할 일만은 아니다.

기업의 CEO쯤 되는 사람이 부탁을 해왔다는 건.

'기브 앤 테이크라는 거니까.'

세상에 공짜는 없다.

먼저 부탁을 해온 만큼 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쌓아온 입지와 인맥도 존재한다.

성대하게 판을 벌여본다.

* * *

한국대 대동제.

「한국대학교 대나무숲」

1주 전。

#892번째아우성

제71주년 한국대동제가 개최됩니다!

총학생회에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마련하였으니 교내구성원 및 방문객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바랍니다.

• 행사명 : 대동제(슬로건 : Together)

• 기 간 : 2019. 5.09(수)~ 5.11(금)

• 장 소 : 대강당 앞 중앙무대 및 학교 교정 주요지점

• 주 관 : 한국대학교 총학생회

• 행사일정 및 내용 : 붙임 참조

지역 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매년 수천 명의 가족 단위 방문객이 찾아온다.

원래도 이름이 높았던 축제.

지난 2년간 사건사고들을 겪으며 더 확고해졌다.

└올해도 기대해도 됨?

└교이쿠상을 묻어버린 축제 가슴이 웅장해진다……

└교이쿠상 이제 방송 못 나옴 ㅋㅋㅋㅋㅋㅋ

└올해는 꼭 가야지!

└여기 음식 개맛있음 꼭 가셈

└한국대 스테이크맛 아직도 못 잊음 ㄷㄷ

└봄이단 대기 중

└칙쇼오오~~!!!

유명 방송인이었던 교이쿠상.

나락을 간 행사로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었다.

음식도 맛있다고 정평이 나있다.

가격 대비 있을 수가 없는 퀄리티다.

"와 한국대……."

"나 여기 지원했다가 떨어졌는데."

"너는 지원이라도 해봤지!"

그 이전에 누구나 알 법한 명문대다.

그저 그런 대학교였다면 깜짝 이슈로 끝났을 것이다.

'명문대 애들은 축제도 대충 하질 않네.'

선망.

뭔가 대단해 보인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가 되는 효과가 있다.

지방대 2학년 김철수는 한국대에 왔다.

지방이다 보니 버스를 타고 2시간이 넘게 걸렸다.

타칵! 타칵!

그만큼 기대감도 높을 수밖에 없다.

그것을 충족시키는 퀄리티의 음식이 만들어지고 있다.

"저기 파스타 판다!"

"파스타? 비쌀 거 같은데……."

"아니야. 존나 살 만해."

단순한 맛.

맛집에 가면 그만이다.

시간을 할애하면서까지 올 가치는 없다.

충분히 있다는 생각이 든다.

눈앞의 메뉴판은 보고만 있어도 감탄스럽다.

『K−Pasta』

참기름갈릭 파스타 4500냥

고추장로제 파스타 4500냥

캔콜라·사이다 2000냥

일반 음식점의 반도 안되는 가격이다.

메뉴 구성도 감히 상상도 못한 부류다.

'파스타에 참기름과 고추장이 들어간다고? 가슴이 웅장해진다.'

한국 사람이라면 반드시 먹어봐야 할 것 같은 맛!

궁금해서라도 시켜본다.

최소한 인스타용은 될 것이다.

다름 아닌 한국대에서 만든 음식이니 말이다.

『한국대 스테이크!』

숙성 스테이크 5,000원

캔콜라·사이다 2000원

이미 화제가 된 것도 있다.

재작년 놀라운 가성비를 보여준 스테이크도 부활했다.

"이게 5천 원이라고?"

"가격도 가격인데 맛이 존맛탱임!"

최소 2만 원의 가성비.

소문으로만 듣던 그것을 먹어볼 수 있게 되었다.

"인스턴트 라멘이라고 했지?"

"맛은 전혀 인스턴트 같지 않은데."

작년에 화제가 됐던 이자카야도 있다.

맛있는 음식점이 한두 곳이 아니다.

「김종훈」

1시간 전。

#한국대#대동제#파스타

[한국대 파스타 사진.jpg]

참기름 파스타 뭥미? ㅋㅋ

특이한데 졸라 맛있네

「오이핫도그」

1시간 전。

#한국대#대동제#스테이크

[한국대 스테이크 사진.jpg]

전설의 스테이크 부활 ㄷㄷ

5천 원에

「박다름」

1시간 전。

#한국대#대동제#이자카야

[한국대 라멘 사진.jpg]

토핑도 두둑하고 퀄리티도 높은데 가격까지 깡패

왜 안 먹?

방문객들의 반응이 좋을 만도 하다.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SNS에 올린다.

2차적인 파급 효과를 일으키다.

한국대 대동제는 빠른 속도로 이슈화되고 있다.

* * *

지난 2년.

한국대를 다닌 보람을 수거할 시간이다.

"보시면은."

"오~!"

"다 일류 음식점 수준입니다. 식품영양학과 신은정 교수님께 맛도, 위생도 합격점을 받았습니다."

교수님들과 인맥을 쌓았다.

좀 더 윗대가리들과도 교섭이 가능해졌다.

'윗대가리들이 좋아할 만한 말을 해줘야지.'

대학도 결국 장사.

대외적인 이미지가 중요하다.

축제의 흥행은 그 발판이 될 수 있다.

웅성웅성!

그것을 설득시킬 수 있는 광경이다.

부지 내부는 어마어마한 인파가 돌아다닌다.

SNS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이 올라온다.

당초 설명했던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방송 3사의 촬영도 예정돼 있습니다. 방송을 탄다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죠."

"방송까지?"

"섭외가 들어왔거든요."

대학총장.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다.

그동안의 실적과 교수님들의 보증으로 동의를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보여주면 믿을 수밖에 없고.'

주식 동아리뿐만 아니다.

타 동아리들의 음식 부스도 나의 손길이 닿았다.

내가 총괄적으로 지휘한다.

하이 퀄리티의 음식들을 낮은 가격에 팔고 있다.

"행동력이 대단하구만."

"과찬이십니다."

"교수진이 자네를 신뢰하는 것도 이해가 가. 그 나이에 이름을 날리고 있는 것이 우연이 아니었어."

그것만이라면 동아리 부장들만 꼬드겨도 된다.

대학총장까지 안 가도 말이다.

'겨우 음식 좀 파는 게 내 목표가 아니니까.'

한국대.

인연을 만들어서 나쁠 건 없다.

주식 동아리에서 인재를 공급 받을 수 있다.

그것은 먼 미래의 일이다.

지금 당장 판을 벌인 건 얻고자 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믿고 맡기겠네.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 일일이 동의를 구하지 않아도 좋아."

"그 특별한 일에 대해서 말입니다만."

"뭔가?"

한국대는 명문대다.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를 가진다.

홍보 효과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축제까지 얽힌다면 더더욱.'

이번 대동제로 노리는 것.

1회성의 흥행이 아닌 하나의 사업 아이템으로 아이덴티티를 굳히는 것이다.

"대기업에서 제의가 하나 왔거든요."

"대기업에서? 어떤 곳인가?"

"둘마트라고 분명 들어보셨을 겁니다."

"둘마트?!"

한국대를 브랜드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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