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336화 (336/450)

EP.336

진짜 헌팅

<아, 달립니다! 달립니다! 선두에 있는 건 우리 한국의…….>

TV에서 나오는 화면.

평소에는 관심도 없지만 특정 시즌에 주목 받는 그것이다.

타다다다닥!

국제 경기가 다가올 때 말이다.

여자 육상 100m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선두 싸움이 치열하다.

하지만 2위와의 격차를 착실하게 벌려 나가며.

<서나래 선수가 우승을 거두는 장면이죠?>

<맞습니다. 지난 2018 아시안 게임의 자료 화면으로…….>

우승을 한다.

결승선을 처음으로 도착하며 한국의 위상을 드높였다.

'정말 국대이긴 했네.'

영상 속 여자.

낯익은 것은 착각이 아니었다.

서나래는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다.

그것도 그냥 국대가 아니다.

아무리 아시안 게임이 올림픽보다 격이 낮은 대회라고 해도.

<저렇게 젊고 유망한 선수가 외모까지 출중하니 팬분들께서 기대를 하는 것도 이해가 되네요.>

<육상계의 김연아로 불리고 있을 정도죠.>

<아~ 김연아요?>

금메달리스트는 와 닿는 어감부터가 다르다.

양궁처럼 잘 나가는 종목가 아니기도 하다.

약세로 평가 받는 종목.

영웅 같은 선수가 나오면 띄워주는 것은 거의 관례다.

'김연아 때부터 자리 잡은 한국 유구의 전통이지.'

각 분야마다 있다.

육상에서는 서나래라고 한다.

실력뿐만 아니라 외모까지 받쳐준다.

한국신문− 「[도쿄올림픽을 바라본다] 한국 女육상 단거리 서나래 선수」

팩트뉴스− 「올림픽 서나래 육상선수…"실력은 '기본' 아이돌급 미모"」

데일리뉴스− 「'육상계 김연아' 서나래, 도쿄올림픽…"11초대 목표"」

매스컴에서 띄워주는 것도 이해가 된다.

스포츠도 사실 넓은 의미에서 봤을 때.

'장사니까.'

간판격의 선수가 필요하다.

방송과 뉴스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이름을 알린다.

전국민이 아는 스타가 된다.

서나래도 그러한 루트를 밟고 있었지만.

<서나래 선수가 최근에 부상을 당했다고 들었는데…….>

<다행히 큰 문제 없이 치료가 되었다고 합니다. 다가올 2020 도쿄 올림픽을 목표로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고 하네요.>

안타까운 사정이 있었다.

그것이 해소되며 다시 한 번 도약을 노리고 있다.

'2020 도쿄 올림픽이었나?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일단은 그런 걸로 쳐도 될 것이다.

올림픽이 열리는 날짜는 지금 중요한 게 아니다.

"오빠."

"응?"

"왜 히죽거려요. 기분 나쁘게."

"……."

그것을 전혀 모르고 있다.

샤워를 마치고 온 수현이 띠꺼운 말을 해온다.

'빡치게 하고 있네.'

부동산 매집.

집중하기 위해 휴학까지 했다.

아니, 일이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매일 같이 호텔에서 쉬니 그럴 만하다.

인스타와 온리팬스도 대성황이라고 한다.

"와봐. 빡치니까."

"애새끼임?"

"여기가."

"하아……."

꼴림 포인트를 너무나도 잘 안다.

지금도 로션을 온 몸에 덕지덕지 바르고 왔다.

'로션 섹스를 어떻게 참아.'

잡티 하나 없이 맑은 피부.

나의 카드를 사정 없이 긁은 결과물이다.

관리를 받으며 더 예뻐졌다.

침대에 눕히고 바로 맛을 본다.

쑤걱!

촉촉한 물기와 미끄러운 로션 덕에 수월하다.

전희도 없이 박힌다.

"오빠."

"왜?"

"저도 오빠한테 꼭 따먹히고 싶었어요."

꼴리는 말까지 속삭여온다.

박아 달라고 사정을 하니 어쩔 수가 없다.

'수현이 보지도 괜찮은데.'

내 전용으로 개발되었다.

빈틈 없이 꽉 조이면서 물기도 제법 잘 나온다.

잘 젖지도 않던 처음과는 다르다.

섹스에 임하는 마음가지도 말이다.

쪼옥! 쭈웁♡

마치 연인을 대하는 듯 사랑스러운 키스.

무미건조했던 성욕 배출구가 아니다.

'존나 임신 마렵게 하네.'

로션이 발린 가슴을 꽉 쥔다.

작지만 탄력이 있어서 쪼물락대는 맛이 있다.

찰박! 찰박!

애액도 늘어났다.

수현이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 생리적 반응으로도 보인다.

"빡치게 하지 마. 애 생기고 싶지 않으면."

"만들까요?"

"어?"

"몰래 한 명 낳을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목소리도 한결 부드럽다.

사랑을 속삭인다고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만.

'누구 몰래인지는 안 물어봐도 되겠지.'

수현이 말하면 농담 같지가 않다.

그만큼 나에 대한 애정이 있다는 뜻이다.

『Jeon_Su_Hyeon』

게시물 290 팔로워 20.1만 팔로우189

「샤워하고 로션 바른 피부 사진」

「샤워가운 안의 배꼽 사진」

「샤워가운 풀어헤친 사진」

팬들에게도 보여준다.

인스타 버전은 15금, 온리팬스 버전은 19금에 가깝다.

컨셉도 충실하다.

만족스러운 야스를 마치고 땀을 흠뻑 흘린 느낌으로 한 장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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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썬 1시간  좋아요 508

와 퀄리티 몬데?

진짜 야스했다고 해도 믿을 듯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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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현팬 1시간  좋아요 375

진짜 눈나만큼 구독자들 꼴리게 해주는 사람이 없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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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선비 1시간  좋아요 289

"구독료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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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들의 반응이 좋을 만도 하다

유료다 보니 퀄리티가 높아야 잘 나간다.

'그럴 수밖에 없지.'

실제로 하고서 찍었으니 말이다.

낮에도 밤에도 업무 능력이 출중하다.

그런 수현과의 만남.

충분히 자극적이지만,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나래〕

「저 거의 왔어요」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좋은 여자는 대체할 수 없는 것을 하나씩은 갖고 있다.

'먼저 톡을 해올 줄은 몰랐네.'

당연하게도 좋은 기억일 수 없다.

원나잇으로 아다를 떼인 셈이니까.

나쁜 기억도 아니었다.

소중한 걸 잃은 만큼 얻게 된 것도 있었다.

"안녕하세요."

카페 안.

먼저 도착해있었다.

모자를 푹 눌러 쓴 나래였다.

'정상인 코스프레 잘하네.'

아주 일반인 같다.

아니, 운동 선수 특유의 묵직한 존재감까지 느껴진다.

"얌전하네."

"……네."

"주점으로 갈까?"

"술 마시면 안돼요."

그러한 갭.

본인도 인지하고 있는지 볼이 빨갛다.

클럽에서 하던 지랄도 생각났을 것이다.

'오늘만 살던 년이.'

내일이 있으면 사람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

사실은 이쪽이 본모습이었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그럴 수 있지."

"선수 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기도 했고."

눈을 마주 보지 못한다.

주저리주저리 숨도 돌리지 않고 늘어 놓는다.

'폐활량 좋네.'

육상 선수를 할 만하다.

적어도 자기 자신에 대한 변명은 됐을 것이다.

"후련해?"

"네."

"뚫려서?"

"네?"

운동 선수이기 전의 스무 살의 청춘이다.

해볼 거 다 해보고 싶기 마련이다.

'덕분에 잘 먹었지.'

클럽에서 가끔 있는 일.

본인의 가치를 모르는 여자가 흘러오고는 한다.

원한다면 깔끔하게 끝내줄 수 있다.

사건이 생기는 건 나도 사양하는 바다.

"오빠한테 많이 고마워하고 있거든요."

"재미있는 첫 경험을 선물해줘서?"

"아뇨, 그건 완전 최악이었는데."

나래의 생각은 달랐다.

그날 밤 따먹혔던 것이 기적을 일으키게 되었다.

'그냥 취해서 한 번 해본 건데.'

진지하게 의료적 행위를 노렸을 리 없다.

단순히 성행위를 노렸을 뿐이다.

결과적으로 좋았다.

인터넷에서 봤던 썰처럼 허리 디스크가 원위치를 해버렸다.

"그럼 됐네. 해피엔딩이네."

"그게 아직……."

"응?"

"많이 나아지긴 했는데 그래도 그 완전히 치료된 건 아니라."

선수 활동을 다시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온 것은 아니었다.

쭈뼛쭈뼛 본론을 꺼내온다.

명랑했던 소녀가 한 명의 여자가 된 것이다.

"하고 싶어?"

"하고 싶어요……. 안될까요?"

"그냥 편하게 말해."

"네."

따먹는 보람.

인생 창창한 년을 더럽혀주는 배덕감도 분명 있다.

가장 큰 건 변했을 때다.

나로 인해 인생이 바뀌어버린 년 말이다.

'이렇게 좋은 쪽일 줄은 몰랐지만.'

나쁘지 않은 결말이다.

아니, 편하게 쓸 수 있는 좋은 좆집이 생겼다.

체육계 여자와의 섹스는 중독성이 있다.

국대다 보니 조임부터가 다르다.

"근데 그……, 어디 가서 말하고 다니면 안되는데."

"너나 잘해."

"이제부터는 잘할 거에요."

얼굴도 반반하다.

매스컴에서 띄워주는 것도 이해가 된다.

'이 정도 유명인이면 내가 알고 있을 만도 한데.'

그러지 않았던 이유.

부상으로 인해 은퇴했기 때문이었다.

본래라면 그렇게 사라져야 했다.

후장에서 좋은 혈이 개통되었다.

* * *

둘마트.

한국 유통 업계의 전통 강자다.

콰앙!

그 지위를 가까스로 지키고 있다.

얼마 전, 온라인 플랫폼 개선이 큰 효과를 거뒀다.

"이번 분기 영업이익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

"아니, 백보 양보해서 그것까진 이해할 수 있어요."

경쟁 업체로 떠오른 루팡.

이커머스 시장에서 지분 경쟁을 패배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그 말이 이겼다는 뜻은 아니다.

기존의 입지도 평생 갈 수는 없다.

'이 연봉만 빨아가는 빈대들이.'

강무열 회장은 회사의 실권을 잡게 되었다.

전주성 상무가 실각한 덕분이다.

그렇다고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라서 문제지.

회사의 실적은 더더욱 그렇다.

"회장님……."

"발언하시죠."

"말씀드리기 송구합니다만, 인건비 상승과 소비 둔화를 감안하면 실적 하락은 불가피했던 걸로 파악이 됩니다."

이사진의 말은 분명 옳다.

대외적인 상황을 감안하면 악수를 둔 것까진 아니다.

'그걸 누가 모르냐고.'

만족이 안된다.

아니, 해서도 안된다.

강무열도 회장 자리에 그냥 앉은 것이 아니다.

가문에서 맡긴 것이다.

실적을 내지 못하면 가문 내에서의 발언권을 잃어버린다.

이 둘마트에서 끝날 수는 없다.

자신은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는 남자다.

"유통 마진에 대해서는 저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발전하고 있는 사업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게 아닙니까?!"

대형마트는 결국 사양산업이다.

가만히만 있으면 도태되어 점점 쇠퇴한다.

'밥버러지 같은 놈들.'

신사업들을 시도해야 한다.

이사진이 준비했던 것들은 영 성과가 없다.

단 한 가지를 빼놓고 말이다.

이찬욱만이 자신을 만족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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