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330화 (330/450)

EP.330

진짜 헌팅

이변.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호재인과님께서 1,000원 후원!

국뽕제지 구글이랑 NDA 체결 성공 ㄷㄷ

"진짜? 그럼 대박 난 거 아니야?"

−ㅁㅊ 구글이랑

−시초가 개떡상중 ㅋㅋㅋㅋㅋㅋㅋ

−지금 들어가긴 비싼데

−조정 오면 잡으쉴?

처음에는 의기양양했다.

자신이 예상했던 대로 다 맞는 것 같다.

'이런 건 바로 잡아야지.'

용기를 가지고 사기만 하면 된다.

쉽게만 느껴졌던 주식이.

─외국인님이 주식을 매도했습니다!

더블 킬!

트리플 킬!

달라 보이는 것도 한순간이었다.

평소 하던 매매 패턴이 먹히지 않는다.

'어?'

서은으로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딱히 실수를 한 것은 없다.

"계속 내려가는데 뭐지? 혹시 악재가 새로 떴나?"

−뉴스는 없는데

−세력이 개미 터는 중 ㅋㅋㅋㅋㅋㅋㅋ

−님 물량 뺏으려고 하는 거임

−홀딩하면 무적권 간다!

사자마자 −3%의 손실이 찍힌다.

정신이 혼미해질 만한 상황이지만.

'이럴 것 같아서.'

서은도 폼으로 매매를 한 게 아니다.

한 가지 깨달은 게 있다.

시드가 많아야 한다!

주식은 돈이 많을수록 유리한 게임이다.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오를 때는 더 많은 수익.

내릴 때는 물타기가 가능하다.

'풀대출 땡겼지롱.'

학자금 대출 200만 원.

햇살론 유스 300만 원.

총 500만 원의 시드를 추가했다.

반등을 노리고 매수했는데.

−이걸 풀매수하네

−한강뷰 가냐?

−움직인다

−오

−가ㅡㅡ즈ㅡㅡㅡ아ㅡㅡㅡㅡ

−물량 넘기나 본데

−흔들기야 견뎌

−일단 한강은 가겠네 ㅋㅋ

또다시 예측이 어긋난다.

그래프가 살짝 고개를 드는가 싶더니.

'어, 어?'

다시 처박고 있다.

이미 많은 조정을 받은 상황에 이해가 안된다.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그토록 잘되던 매매가 거짓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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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은님의 계좌』

매수금액│12,050,892원

평가손익│−3,720,110원

평가수익률│−3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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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족 실패한다.

시드가 컸던 만큼 손실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

재능이 있다!

주식이야 말로 자신에게 딱 어울리는 길이라고 여겼다.

─내꿈은단타왕님께서 1,000원 후원!

이걸 또 사네 ㅋㅋㅋㅋㅋ 역시 인간지표

"뭐……?"

−거기서 들어갈 생각을 하네

−벙찐 거 보소

−서은이 반대로만 해도 손해는 안 봄

−서반꿀 매매법!

불과 며칠 전까지는 말이다.

이렇게 돼버릴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내, 내가 인간지표라고?'

시청자의 도네에 정신이 번쩍 든다.

지금 자신은 실패한 투자자.

주식을 못하는 사람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손실을 보고 있으니까.

─매수 주문이 체결했습니다!

오기가 생긴다.

자신이 못한 게 아니다.

단순히 운이 없었을 뿐이다.

그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매매를 한다.

그렇게 매매 회수가 많아질수록.

─내꿈은단타왕님께서 1,000원 후원!

난 땄는데 딴 걸로 하루종일 놀려야지 ㅋㅋ

"아, 아아."

−진짜 빡쳤나 본데?

−놀리는 재미가 있네 ㅋㅋ

−찐텐

−얘 진짜 지가 잘하는 줄 알음

손실은 더 커진다.

아이러니하게도 방송의 인기는 많아지고 있다.

'말도 안돼.'

그것이 전혀 기분 좋지 않다.

한 명의 광대가 돼버린 기분이다.

이런 것을 원한 게 아니다.

자신도 소라 선배처럼 되고 싶었다.

타닥, 탁!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끊어진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대출을 받고 있었다.

---------------------------------------------+

『비상금 대출 신청』

비상금 충전금액│ 3,000,000원

대출 금리   │ 4.187%

대출 상품   │ 비상금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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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메오톡 비상금 대출.

학자금이나 햇살론 유스와 달리 금리가 높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위험하다는 사실은 안다.

자신도 모르게 해버릴 만큼 절벽 끝에 몰렸다.

꿀꺽!

따면 그만이라는 생각.

머릿속에 스쳐버린 그것을 부정할 이성이 남아있지 않았다.

'딱 몇 번만 거래 잘해서 따고 다시 채워 넣으면 돼.'

그런 거래를 해왔기 때문이다.

서은이 매매한 주식들은 급등주에 속한다.

순식간에 5%씩도 왔다 갔다 한다.

VI, 아니 상을 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그 안에서 수익을 거두겠다는 생각.

얼마나 얼토당토않은지 이해하지 못했다.

"세력이 흔드는 거겠지……? 다시 올려주겠지?"

−ㅇㅇ

−물량 뺏기면 안됨 ㅋㅋㅋㅋㅋㅋㅋ

−계속 내려가기만 해서 슬슬 한 번 쏠 때 됐음

−국뽕제지 가즈아!

서은은 소라가 아니었다.

* * *

급등주.

〔종목토론실−국뽕제지〕

─소소하게 2000주 담았습니다 ㅎㅎ

─신랑이 보면 나 쫓겨나요 빨리 80층 만들어 놔요

─5천 원에 아가리 쩌어어어억~!

─■ 물려 있으라고 ~~

몇 달에 걸쳐 계속 오른다.

그 주식을 산 사람들의 사고까지 바꿔 놓는다.

─■ 물려 있으라고 ~~

물려 있으라고 ~~물려 있으라고 ~~

그냥 사서 물려 있으라고 ~~

10배 이상 간다고~

└옳으신 말씀입니다

└그냥 가지고만 있으면 되는데 이게 어렵나 ㅎㅎ

└대표님 비전도 좋고, 기술도 좋으니 우상향할 일만 남았습니다

└그래핀이 뭔지 공부했으면 이 기업의 가치를 알죠^^

오르는 것만 봤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가치에 대해 의심하지 않게 된다.

아니, 의심을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적정 주가를 나름대로 계산하지만.

─6천 원에 아가리 쩌어어어억~!

슬슬 공매 맞으면서 조정 들어갈 텐데

내려오면 사야겠다 ㅋㅋ

└그만 징징거리고 어서 사라

└아뒤 기억해 놓을께^^ 담주에 봐~

└또 기회 놓치게??

└국뽕제지 1만 밑 두 번 다시 안 옵니다~

그조차 손바닥 위.

가지고 노는 거라는 사실은 말해봤자 입만 아프다.

---------------------------------------------+

『국뽕제지』

4,500원 ▼4000원 (−47.06%)

[8500원 찍고 급락하고 있는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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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주가가 내려오면 밑에서 설거지를 한다.

"대충 그런 상황이라고 보면 돼."

"제, 제가 당한 거에요?"

"그래."

그 당사자.

서은은 제지주를 매매했다.

처음에는 제법 수익을 보았다.

'쉽게 먹여준 데는 당연히 이유가 있다는 거지.'

결국은 다시 물리게 되어있다.

주가를 괜히 쏴주는 것이 아니다.

"그게 세력이군요."

"뭐?"

"저도 들었거든요. 세력이라는 애들이 주가를 조종한다고……."

"뭔 세력 드립이야."

한국 시장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개미들은 세력 탓을 많이 한다.

'그럴 리가 있겠냐고.'

세력은 작은 기관에 불과하다.

조 단위의 회사를 움직일 능력은 없다.

최상위 포식자.

외국인과 기관들이 심심하면 치는 장난질이다.

"장난질이요?"

"개미들이 잘 받쳐주는 주식에서 단타를 치는 거지."

"그걸 어떻게 알고……."

"그런 계산식을 넣고 돌리니까."

프로그램 매수라고 부른다.

그것이 홍보가 잘된 급등주와 어우러지면.

'말도 안되는 상승이 가끔씩 나오거든.'

10배씩 올라가는 주식!

호재가 있다고 해서 가능한 영역이 아니다.

기관과 외국인의 놀이터다.

주식을 샀다가 팔았다가 단타를 친다.

─국뽕제지 막차 탄 개미들 대다수가 일반인임

뉴스랑 유튜브 보고 막차 탐

삼성급 된다는 말 듣고

아예 장기로 박아 놓음

└신기술 ㅇㅈㄹ 호로빨갱이 사기꾼이야? 큐ㅠㅠㅠㅠㅠ

└울 아빠도 그래핀 광신도다 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다 그러네. 우리집도 그럼. 우리집 애비는 3년 바라봄

└폴더블폰 2030년은 돼야 나오겠다 ㅅㅂ

주가를 쭉쭉 올리다 설거지.

개미들한테 물량을 떠넘길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걸 모르는 사람들은.'

무슨 이유가 있어서 오른 줄 안다.

주가가 오르는 것에 온갖 의미부여를 해댄다.

"그래도."

"응?"

"그래핀을 개발하고 있는 건 사실이잖아요. 지금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하아."

물론 그래핀이 좋은 기술인 것은 맞다.

차후 폴더블폰이 상용화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근데 그게 저 회사일 이유는 없잖아.'

그렇게 좋은 회사면 비상장으로 꿀꺽한다.

개미들에게 친절하게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말했잖아. 먹고 버리라고."

"그, 그런 의미였어요?"

"그래."

그러한 시장 원리.

전혀 알지 못한다.

욕심만 그득그득하다는 게 보인다.

'실수야 누구나 할 수 있는데.'

소라도 처음에는 똑같았다.

기세만 앞서서 급등주를 매수했다가 혼구멍이 났다.

"……."

하지만 과정이 다르다.

주식을 산 이유도, 물리고 난 후의 대처도 형편없다.

'주식 좀 물렸다고 멘탈이 나가서.'

마음이 꺾였다.

시장에 대한 조사를 포기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선택했다.

소라와의 차이가 있다면 그것.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기본기가 결여돼있다.

"너무한 거 아니에요?"

"뭐가?"

"장난질……, 그러면 개인 투자자들은 피해를 보잖아요."

"세상이 원래 그런 거야. 저 하늘에 있는 자들은 하층민들이 어떻게 되든 전혀 관심 없어."

감정에 호소하고 있다.

성격 자체가 투자와 맞아 보이지 않는다.

뚝! 뚝!

질질 짤 줄만 안다.

본인에게는 매우 안타까울 수 있겠지만.

'그럼 나는 왜 너한테 관심이 있어야 하냐.'

감흥이 없다.

와꾸가 좀 받쳐주는 것 외에는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사정은 알겠는데."

"네……."

"니가 엎지른 물이니 니가 닦아야지. 알바를 하든 몸을 팔든 인생 갈아 넣으면서 빚 갚아야지. 안 그래?"

동정심을 끌어내려고 해봤자 소용 없다.

투자자라는 생물은 냉철하다.

'가슴이 뒤지게 크다고 다가 아니라고.'

내가 소라에게 이것저것 알려주는 것.

어디까지나 나를 위한 일이다.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그렇지 않은 사람까지 도와줄 만큼 한가하지 않다.

"저기 그."

"더 할 말 있어?"

"혜리 선배한테 들었는데 선배가 그런 쪽에 관심이 있으시다고……."

"뭐가?"

"모, 몸이요."

대가가 있지 않은 이상 말이다.

그것이 자본주의 시장의 섭리다.

'혜리 얘도 나쁜 년이라니까.'

내 부탁을 수행해줬다.

말귀를 못 알아 듣는 년도 아니었다.

"하, 한 번 정도라면."

고고한 년을 저가 매수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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